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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여행] 해로즈 식품관 Harrods Food Halls 본문
런던 여행을 오신 '푸디' 여러분께서는 <해로즈> 백화점 1층ground floor에 있는 푸드 홀도 꼭 가보시기를 바랍니다. 홍차, 커피, 쵸콜렛, 비스킷 코너만 유명한 게 아니라 각국 음식들을 구색 갖춰 늘어 놓고 파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제가 푸드 홀 먹거리들을 몇 장 찍어 왔으니 한번 올려볼게요. 판매 점원이 안 볼 때 아이폰으로 후다닥 찍어 죄 '발사진'입니다. ㅋ 일단 아래 링크를 눌러 <해로즈> 푸드 홀의 전경을 먼저 보세요.
☞ Harrods Food Halls
영국 전통 음식들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건 다진 쇠고기 위에 으깬 감자를 얹어 구운 '코티지 파이'입니다. 만드는 법은 아래 '셰퍼즈 파이'와 비슷하니 참고하세요.
이건 다진 양고기로 만드는 '셰퍼즈 파이shepherd's pie'입니다. '양치기의 파이'라는 뜻입니다. 영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BBC에서 선호하는 음식 설문조사를 했더니 선데이 로스트가 1위, 이 셰퍼즈 파이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 영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열 가지
만드는 법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원래는 감자를 으깨서 올리는데 이건 셀레리악celeriac을 으깨서 올렸습니다. 영국에서는 감자, 셀레리악, 파스닙 등이 고기 요리에 단골로 으깨져 올라오곤 합니다.
속도가 하도 빨라 정신이 하나도 없죠? 이 양반 요리 동영상들이 속도가 좀 빨라요.
이 카리스마 넘치는 쇠고기는 뭐냐면요, '비프 웰링턴'이라고 부르는 전통 음식입니다. 잘 만들기가 은근히 까다로워 선데이 로스트 때 가정집에서 이런 거 내면 다들 '폭풍 감동'합니다. 만드는 법은 아래의 고든 램지 영상을 참고하세요.
만드는 법 간단히 정리
1. 쇠고기 안심을 사다가 소금·후추로 간한 뒤 뜨거운 팬에 겉을 잘 지진다.
2. 디종 머스타드보다 더 알싸한 잉글리쉬 머스타드를 골고루 발라 준다.
3. 우마미 짙은 큰 버섯을 소금·후추 간한 뒤 푸드 프로세서로 곱게 다져 마른 팬에서 물기를 날린다.
4. 랩cling film 위에 얇은 조제 햄을 펼쳐서 깐 뒤 버섯 소를 골고루 도포하고 쇠고기를 가운데 얹어 팽팽하게 감아 준다. 냉장고에서 20분간 굳힌다.
5. 퍼프 페이스트리를 얇게 민 뒤 냉장고에서 식힌 쇠고기말이를 얹어 잘 감싼다. 냉장고에 5분을 두어 단단하게 한다.
6. 꺼내서 달걀칠을 하고 멋지게 칼집을 내준 뒤 소금을 솔솔 뿌려 준다.
7. 오븐에 굽는다.
8. 잠깐 휴지시켰다가 두툼하게 썰어 접시에 한 조각씩 담는다. 취향껏 그레이비나 소스를 끼얹고 이런저런 채소들을 곁들여 낸다. 끝.
얼마 전에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해 드렸던 영국의 피쉬케이크입니다. 이건 연어 피쉬케이크이고요,
이건 훈제 해덕haddock 피쉬 케이크입니다.
☞ 피쉬케이크 집에서 만들기 - 크리스 호리지
☞ 피쉬케이크 집에서 만들기 - 도미닉 채프만
☞ 피쉬케이크 집에서 만들기 - 네이싼 아웃로
이건 게살로 만든 크랩 케이크. 미국에서도 많이들 먹죠. 마카로니 치즈처럼 앵글로-아메리칸 클래식으로 통합니다.
지금부터는 영국의 나들이 음식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물기 적은 음식들을 피크닉 철인 5~6월에 싸 갖고 나가 잔디 위에 담요 깔고 앉아서 많이들 즐깁니다.
이건 스코치 에그Scotch eggs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스코치 에그 내는 집들이 많이 생겼죠? 변주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재미있는 음식입니다. 달걀을 메추라기 알로 대체해 작게 만들 수도 있고, 고기 대신 생선살을 쓰거나 게살을 쓸 수도 있는데, 고기도 여러 종류를 쓰는 게 가능합니다. 블랙 푸딩을 섞거나 매콤하고 훈향 나는 초릿쏘chorizo를 섞기도 합니다.
파스티(왼쪽)와 소세지롤(오른쪽).
굵직하게 갈아서 양념한 고기를 쓰기 때문에 제과점에서 파는 공장제 소세지 쓴 소세지빵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 소세지롤 집에서 만들기
스코치 에그 여러 종류.
반 갈랐을 때 노른자가 꾸덕하게 흘러내려서 'self saucing'이 되어야 목 메이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반 갈랐는데 다 익은 완숙 달걀이 나오면 잘 못 만든 것으로 간주합니다.
영국은 훈제연어 산지이니 이런 것들도 당연히 놓여 있어야지요. 사진을 눌러 크게 보세요. 영국 처음 와서 수퍼마켓 갔다가 각종 연어 제품 보고 꼬르륵. 훈제연어 좋아하는 다쓰 부처는 몹시 행복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것들이 수퍼마켓 선반에도 막 놓여 있거든요. 프랑스식 테린도 보이네요. 테린 단면 들여다보는 것도 참 즐겁지요.
영국음식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건 애플 파이입니다. 영국식 애플 파이는 위 아래에 모두 파이지를 댄 더블 크러스트 방식입니다. 수퍼마켓들도 더블 크러스트로 된 것들로 팝니다. 프랑스에서는 얇게 저민 사과를 조로록 둘러 열린 타트 형식으로 만들죠.[tarte aux pommes] 영국식 더블 크러스트 애플 파이는 자르면 큼직한 사과 덩어리들과 함께 뜨거운 소스가 왈칵 쏟아져 나와 훨씬 '컴포트'한 느낌을 줍니다.
비엔나 슈니츨.
아니, 왜 이렇게 작게 만들었어? 더 크고 불독처럼 주름지게 만들었어야지.
이태리 음식들도 있었습니다. 속 채운 포토벨로 머쉬룸. 수퍼마켓에서도 팔아 저희도 자주 사다 먹습니다.
바스크 지방풍 따빠스tapas인 삔쵸스pintxos. 이것저것 골라서 다섯 개에 10파운드. 아주 비싸지는 않네요. 만체고 치즈 깔린 것이 보입니다.
☞ 만체고 치즈 사다가 집에서 따빠스 즐기기
모로코 음식과 인도음식.
인도음식 계속.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음식들.
중국과 동남아 음식들 계속.
중국, 동남아 음식들 계속.
싱가포르에는 없다는 '싱가포르 누들'과 인도네시아 렌당이 보입니다.
일식입니다.
서양식으로 타락한 초밥들. 고소하고 맛있죠.
일식 계속.
교자와 덴푸라. 여기 사람들이 중국 딤섬과 일본 교자를 좋아합니다. 한식은 이제 막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니 이런 데 등장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치즈 코너.
<해로즈> 푸드 홀 치즈 매대도 규모가 제법 큽니다.
PDO 마크가 박힌 본고장 클래식 치즈들이 그득합니다. 페타는 정말로 양젖과 염소젖 비율을 지킨 그리스산 PDO 페타로, 모짜렐라도 부팔라 젖으로 만든 본고장 것으로, 심지어 유통기한 매우 짧은 부라따까지 본고장에서 공수해다 팝니다. 프랑스 생유 치즈들도 본고장 것들로 거의 다 들어와 있으니 유학생 여러분들은 다시 없을 기회라 생각하시고 영국에 계실 때 치즈 열심히 드셔야 합니다.
치즈 코너 계속.
고르곤졸라 원통은 처음 봅니다. 수퍼마켓에서 조각 포장된 것들만 봤거든요.
앞줄은 이태리산 버팔로 물소젖 모짜렐라와 부라따, 페타 등. 뒷줄은 이런저런 경성 치즈와 연성 치즈들.
발렌타인스 데이 직전이라고 하트 모양 치즈들을 잔뜩 들여놓았습니다.
하트 모양 치즈들 계속.
참, 하트 모양 치즈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프랑스의 ☞ 뉴샤뗄일 텐데요, 이게 하트 모양을 하고 있어 발렌타인스 데이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하필 이 때가 이 치즈가 가장 맛없을 때라고 하죠. ㅋ
크리스마스만 해도 마구간과 구유, 목자, 양떼, 동방박사, 별, 크리스마스 트리, 홀리, 루돌프와 싼타 클로스, 어드벤트 캘린더, 양말 등 상징이 다양한데, 발렌타인스 데이는 오직 빨간 하트 하나. 어우, 지겨워. 발렌타인스 데이 즈음에 빨간 하트 장식한 가게는 하도 식상해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요.
치즈 코너 계속. 경성 치즈들.
제과 매대로 넘어옵니다. 에그 타트.
☞ 에그 타트, 파스텔 드 나타, 메이즈 오브 오너 타트
단것들의 세계.
영국의 잘 나가는 도넛 전문점 ☞ 덤 덤 도너테리의 제품들. <해로즈>에 납품을 다 하고 있었네요.
국적 안 가리고 다 모여 있습니다. 뒤에 스콘 두 종류가 보이네요.
뷔에누아즈리viennoiseries.
브라우니.
☞ 재료비는 후덜덜하게 드나 기차게 맛있는 브라우니 레서피 하나
쁘띠 갸또.
아휴, 발렌타인스 데이라고 온통 하트에 분홍 빨강. 다른 날 오면 좀 더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컵케이크.
저기 저 "Harrods Bad Boy Cupcake"란 건 뭘까요? ㅋ
치즈케이크.
다단 케이크.
식품관 안에는 바 형태의 음식점들도 제법 입점해 있습니다. 재료들도 훌륭한 편이고 맛도 괜찮으나 좀 비쌉니다.
구경하다 지쳐서 식품관 한 쪽에 자리잡은 일식집에 앉아 타락한 서양식 초밥을 먹었습니다. 롤 여덟 쪽에 무려 24.50파운드. 이 집의 시그너춰 디쉬 중 하나라는 "Harrods Special"이었습니다.
"Fresh snow crab, avocado & spicy mayonnaise roll, topped with chopped scallops, orange & black caviar & spring onions"라는 재료 설명이 붙었습니다.
저는 입맛이 서구화된 사람이라 느끼한 음식도 잘 먹고, 이런 고소한 서양식 초밥도 잘 먹습니다. 통조림 참칫살이나 게맛살 따위를 쓴 게 아니라 진짜 게살을 썼고, 관자까지 다져서 얹은 데다, 저 휘갈긴 소스에서 MSG 기운이 덜 나면서 덜 달아서 한국에서 사 먹던 캘리포니아 롤보다는 한결 낫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료비가 꽤 들긴 했겠지만요. (가만, 캐비아도 가짜가 아니라 진짜를 쓴 걸까요? 설마.)
돈 조금 더 보태면 백화점 근처에 있는 미슐랑 레스토랑들에서 3-코스 세트 런치를 먹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Outlaw's at the Capital이나 고든 램지의 ☞ Pétrus.) 런던의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들은 '자선 사업'이라 불러도 될 만한 가성비 훌륭한 세트 런치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니 이런 데를 가셔도 좋겠습니다.
그래도 <해로즈>에 온 기념으로 백화점 안에서 무언가를 드시고 싶은 분들은 해로즈 안에도 여러 식당과 카페, 티룸 등이 있으니 취향껏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해산물 잘하는 집이 몇 곳 있다고 합니다.
☞ Restaurants and Cafes in Harrods
식품관이 너무 방대해 일부만 담았는데요, <해로즈>에 가시면 정육 코너, 해산물 코너, 샤퀴테리charcuterie, 델리카테슨delicatessen을 찾아 고기, 해산물, 식품 등을 얼마나 근사하게 진열해 놓았는지 한번 보세요. 유명한 차, 커피, 쵸콜렛, 비스킷 코너도 구경해 보세요. ☞ Harrods Tea & Coffee
위에 올라가셔서 그릇 파는 곳도 구경해 보시고요. 명품 가방이나 비싼 옷, 악세사리만 파는 곳은 아니니 자자자, 남성분들도 겁 먹지 말고 한번 들어가 구경해 보세요. ■
- 2016년 11월 3일 재방문 -
11월에 또 들렀습니다.
정육 코너.
영국에서는 새고기와 육지고기를 꼭 따로 구분해서 부릅니다. 매대에도 항상 'poultry'와 'meat' 표지가 따로 붙어 있죠.
왼쪽은 'poultry', 오른쪽은 'meat'.
백색육, 적색육이라고 불러도 되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색이 다르네요.
고급 알들.
달걀, 오리알, 메추라기알 등, 새 종류별로, 같은 새 안에서도 품종별로, 심지어 껍질 색상별로 다양하게 팝니다. 흰색, 갈색 달걀뿐 아니라 연한 푸른색 껍질의 달걀도 살 수 있습니다.
예쁜 알들.
푸아그라.
영국 수퍼마켓들은 절대 팔지 않으나 <해로즈>와 <포트넘 앤 메이슨> 같은 졸부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백화점에서는 열심히 팝니다. <해로즈>는 특히 중동 부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익스퀴짓' 좋아하네.
동물 학대해 가며 억지로 만든 비알콜성 지방간 주제에.
거위 조형물까지 떠억.
생산자야, 판매자야, 구매자야,
저 까맣고 땡그란 눈깔 좀 찬찬히 들여다봐라,
미안하지도 않냐?
캐비아.
연어.
훈제연어에 맛을 따로 입히기도 합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런던 큐어 훈제연어.
고급이라 비싸서 저희는 사 먹지도 못 합니다.
구경이나 실컷.
해산물 코너.
진열이 근사하죠?
잉어.
못된 인간들이 훈장과도 같은 아름다운 비늘을 홀딱 벗겼구나.
자연산 터봇.
지구 여러 곳의 새우들.
바닷가재.
오른쪽은 랑구스틴.
언제 봐도 멋있는 <해로즈>의 해산물 매대.
청과 매대 일부.
대추야자 열매.
품종별로 있었습니다.
☞ [영국음식] 대추야자 열매를 갈아 넣은 스티키 토피 푸딩
건과일 매대.
견과류 매대.
과자, 쵸콜렛, 홍차 코너로 왔습니다.
영국의 상징들이 포장에 담겨 있어 선물하기 좋은 <해로즈>의 홍차와 과자들.
저는 이 날 홍차를 두 통 사 왔습니다. 시음기로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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