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흑마늘 활용 - 버터, 치즈, 요거트, 마요네즈 Black Garlic 본문

세계 치즈

흑마늘 활용 - 버터, 치즈, 요거트, 마요네즈 Black Garlic

단 단 2022. 10. 21. 06:11

 

 

 

 

식초도 직접 담가 드시는 '푸디' 시모께서 정성 들여 만들어 보내주신 흑마늘.

시간도 시간이지만 마늘 값도 만만찮게 들었다는.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넙죽)

 

서양의 요리사들 사이에서도 요즘 '힙'한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죠.

 

 

 

 

 

 

 

 

 

 

 

태어나서 흑마늘은 2016년 런던 <버러 마켓Borough Market>에서 처음 봤습니다. 원래 한국 거잖아요? 영국에 오기 전에는 식당에서도, 마트나 시장에서도 흑마늘을 본 적이 없는데, 서양의 요리사들이 흥분하고 떠드니 한국에서도 알음알음으로 먹던 것을 뒤늦게 유행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1년, 한국 중식당의 '광동식 훈제 돼지 목살'에 흑마늘 소스가 곁들여 나왔었습니다. [코스 요리 속 1인분]

즉, 동서양 가리지 않고 유행중인 재료라는 거지요.

 

제가 지금까지 흑마늘이 파인 다이닝에 쓰인 예는 위의 중식을 포함, 세 번을 경험해보았는데, 쓴맛이 강하고 개성이 두드러지는 재료이다 보니 다들 조심스럽게 써서 세 번 모두 접시에서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흑마늘을 위 사진에서처럼 식용유와 함께 갈아서 쓰면 흑마늘의 큰 장점인 특유의 식감은 다 날려 먹는 겁니다. 그렇다고 요리에 식재료를 통째로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죠. 요리에의 활용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걸 또 즙으로 내 파우치에 담아 건강보조식품으로 팔고들 있지요. 환약으로도 나와 있고요. 중대한 병의 말기 환자나 이가 시원찮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흑마늘을 이렇게 먹는 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흑마늘은 제발 그냥 씹어 드세요.   

 

 

 

 

 

 

 

 

 

요리사들은 아껴 아껴 쓰는 비싼 흑마늘을 단단은 숙성 하드 치즈와 함께 '풍풍' 소비.

원래 하드 치즈에 모과묵quince cheese 같은 과일 묵이나 처트니chutney 같은 새콤달콤한 과채 당절임을 곁들이는 것은 오랜 관행입니다. 

치즈와 함께 먹는 스페인의 모과묵, 둘쎄 데 멤브리요

 

  

 

 

 

 

 

 

 

흑마늘의 맛과 식감을 묘사하자면요,

새콤달콤한 발사믹 비니거 맛에, 마늘 기운 아주 약간, 그리고 제법 강한 쓴맛이 불쾌하지 않고 기분 좋은 여운으로 남는 '어른의 맛' 젤리랄까요.

 

젤라틴 넣어 과하게 굳힌 하리보HARIBO나 전분 넣고 오래 끓인 로쿰lokum, Turkish Delight 같이 이를 튕겨 내는 질깃한 젤리가 아니라, 유럽의 아티잔 과일 젤리pâtes de fruits처럼 적당히 탄력 있으면서 쫀득거리지만 씹으면 잘 끊어지는 그런 질감입니다. 다시 한 번 - 흑마늘은 장점의 60%가 식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씹는 맛이 훌륭하니 씹어 드실 수 있는 분들은 제발 그냥 드세요. 치아에 닿는 느낌이 얼마나 관능적인데요. 맛도 식감도 좋은 데다 입 안에 마늘 냄새도 남기지 않고 속도 쓰리게 하지 않아 한 번에 다섯 알 정도 먹고 있습니다.   

 

 

 

 

 

 

 

 

 

버터와의 조화가 가장 좋고, 하드 치즈와 요거트에도 잘 맞으며, 크림 치즈, 마요네즈에 (갈지 말고) 반으로 잘라 넣어도 괜찮으니 집에 흑마늘이 들어오면 유제품과의 짝짓기도 고려해보세요. 감자튀김을 흑마늘 굵게 다져 넣은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본 적 있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감자튀김에 원래 마요네즈를 많이들 곁들이잖아요?

 

 

 

 

 

 

 

 

영국의 프리미엄 향신료 회사 <바트> 사의 '블랙 갈릭 페이스트' 성분:

Black Garlic (78%), Sunflower Oil, Salt, Lemon Juice Concentrate (Lemon juice, Sulphites), Citric Acid. 끝.

갈아서 마요네즈에 섞거나 요리에 쓰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갈 때 식용유와 소금만 조금 섞어 주면 됩니다. 구연산은 보존을 위해 넣은 것 같으니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고, 흑마늘에 산미가 이미 들어 있으니 레몬즙도 꼭 넣지 않아도 됩니다. 흑마늘은 어째 한국인들보다 영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시판 제품들을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