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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성가] [안티폰] 힐데가르트 폰 빙엔, 빙엔의 힐데가르트 '오 지혜의 힘이여', '생명을 주시는 성령' Hildegard von Bingen, Antiphon 'O virtus Sapientie', 'Spiritus sanctus vivificans' (12세기) 본문

음악

[중세 성가] [안티폰] 힐데가르트 폰 빙엔, 빙엔의 힐데가르트 '오 지혜의 힘이여', '생명을 주시는 성령' Hildegard von Bingen, Antiphon 'O virtus Sapientie', 'Spiritus sanctus vivificans' (12세기)

단 단 2024. 9. 17. 00:00

 

 

 

 

이 달에는 중세 성기(High Middle Age, 11-13세기)에 활약했던 여성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음악인들은 보통 '빙엔의 힐데가르트'라고 부르고, 가톨릭교회에서는 '빙엔의 성녀 힐데가르트'라고 부릅니다. 9월 17일이 힐데가르트가 사망한 날이어서 가톨릭교회에서는 이 날을 축일로 정해 기립니다.

 

 

 

 

 

 

 

 

 

 

 

역사상 최초로 남성 수도원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된 수녀원을 설립하고 이끌었던 힐데가르트(Hildegard von Bingen, c.1098-1179)는 독일 베네딕도회 수녀원 원장이면서 작가, 과학자, 의학자, 철학자, 기독교 예언자, 작곡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악보와 함께 작사가·작곡가로 동시에 이름이 남은 몇 안 되는 중세 음악인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성가 중에서 특히 잘 알려진 두 곡을 걸어봅니다.

 

(드라마틱한 사운드의 '트레일러용 샘플'을 써서 급조한 상투적인 음악에 속지 않으시기를. 어느 트레일러든 음악이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영화 제작자들이 트레일러 음악 작업에 충분한 시간이나 비용을 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도 트레일러 음악과 영화 속 실제 들리는 음악이 전혀 다릅니다. 영화는 매우 정적이며, 고증을 거친 그 시대의 음악을 간간이 들려줄 뿐입니다.)

 

 

 

 

 

 

 

 

 

 

O virtus Sapientie

 

O virtus Sapientie,
que circuiens circuisti,
comprehendendo omnia
in una via que habet vitam,
tres alas habens,
quarum una in altum volat
et altera de terra sudat
et tercia undique volat.
Laus tibi sit, sicut te decet, O Sapientia.

 

Antiphon for Divine Wisdom

 

O Wisdom’s energy!
Whirling, you encircle
and everything embrace
in the single way of life.
Three wings you have:
one soars above into the heights,
one from the earth exudes,
and all about now flies the third.
Praise be to you, as is your due, O Wisdom. 

 

 

오 지혜의 힘이여

 

유일한 생명의 길에서

빙빙 돌고 돌며 모든 것을 감싸는

오 지혜의 힘이여

하늘 높이 치솟고, 

땅에서 정수를 만들어 내며, 

도처에 존재하는, 

세 개의 날개를 가지신 분

찬양받아 마땅한 이, 

오 지혜여.

 

 

 

 

 

 

 

 

 

 

Spiritus sanctus vivificans

 

Spiritus sanctus vivificans
vita movens omnia,
et radix est in omni creatura
ac omnia de inmunditia abluit,
tergens crimina ac ungit vulnera,
et sic est fulgens ac laudabilis vita,
suscitans et resuscitans
omnia. 

 

Antiphon for the Holy Spirit

 

The Holy Spirit: living and life-giving,
the life that’s all things moving,
the root in all created being:
of filth and muck it washes all things clean—
out-scrubbing guilty staining, its balm our wounds constraining—
and so its life with praise is shining,
rousing and reviving all. 

 

 

생명을 주시는 성령

 

성령: 살아 계시고 생명을 주시는,
만물을 움직이는 생명,
모든 창조물의 뿌리:
부정함과 불결함에서 모든 것을 깨끗이 씻어내시고—
죄의 얼룩을 씻어내시고, 우리의 상처를 멎게하시는 향유—
그러므로 그 생명은 찬양으로 빛나시며,
모든 것을 일깨우고 소생시키나이다.

 

 

 

힐데가르트의 성가는 동시대 남성 수사들이 불렀던 성가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선율이 장식적이면서 화려해 고양된 느낌을 주고 여성의 목소리에 최적화되어 있지요. 노랫가락 밑에서 악기 또는 인성人聲으로 울리고 있는 지속음을 ‘드론drone'이라고 하는데, 음악에 최면적이면서hypnotic 신비로운 기운과 긴장감을 동시에 줍니다.

 

저는 저 옛날 가톨릭교회가 왜 교회와 오페라 극장에서 여성 목소리를 금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 글에 걸어드린 연주들, 성스러운 가사의 경건한 종교 성악곡이지만 뭇 선원들을 홀렸던 ☞ 사이렌 이야기의 배경음악으로 삼아도 손색 없겠습니다. 여성과 여성 목소리는, 너무 아름다워서 탈입니다.

 

 

9세기의 여성 작곡가가 지은 동방정교회 성가도 한 곡 들어봅시다 

거세한 수소 씹다가 파리넬리 생각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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