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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웬즐리데일 블루 Wensleydale Blue 본문

영국 치즈

영국 치즈 ◆ 웬즐리데일 블루 Wensleydale Blue

단 단 2014. 4. 14. 00:00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요크셔 지역의 대표 치즈인 웬즐리데일을 소개합니다. 웬즐리데일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오늘은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웬즐리데일 플레인 혹은 웬즐리데일 화이트가 기본형이고 여기서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파생돼 나왔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웬즐리데일 치즈의 시조입니다. 영국인들 중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아요.


웬즐리데일 블루는 현재 한 치즈 농장에서 거의 독점으로 생산하다시피 합니다. (☞ Wensleydale Dairy Products) 인근 지역의 농가들은 스틸튼Stilton 만드느라 바쁘거든요. 스틸튼이 워낙 유명한 치즈라서 수요가 많아 그렇습니다. 저 옛날 프랑스의 시토 수도승Cistercian들이 멀리 영국의 요크셔까지 이동을 해와 그곳 수도원에 정착을 한 뒤 지역 농가 아낙네들한테 록포르Roquefort 제조법을 전수한 데서 이 블루 웬즐리데일이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웬즐리데일 블루는 록포르와 마찬가지로 양젖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들을 합니다. 차츰 소젖으로 바뀌고 제조법에도 변화가 일어 지금은 록포르와 웬즐리데일 블루는 전혀 다른 치즈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웬즐리데일 치즈는 빨간 크랜베리나 노란 살구가 박힌 맛 치즈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웬즐리데일 치즈의 시초였고, 푸른곰팡이가 안 핀 플레인 웬즐리데일이 그 다음에 등장, 현대에 와서야 이런저런 건과일이나 부재료 넣어 맛낸 응용 웬즐리데일이 나왔습니다. 건과일 또는 반건조 과일이 든 웬즐리데일은 맛이 순한데다 과일 맛이 그 순한 치즈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많은 이들이 디저트처럼 찾는 치즈이지요. 부담 없이 술술 먹혀 간식으로 더없이 좋아요. 보기에도 예뻐 치즈 보드에 올리면 사진발도 잘 받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이 과일 박힌 웬즐리데일이 웬즐리데일 치즈 가운데서는 가장 많이 눈에 띄고 가장 많이 팔립니다.


웬즐리데일 블루 맛을 한번 보겠습니다.

 

 

 

 

 

 

 

 


아, 이런...

너무 오래 전에 사 먹고 찍어둔 사진이라 맛을 까먹었습니다.;;

이래서 홍차 시음기나 치즈 시식기는 제때 제때 써야 한다니까요.

 

 

 

 

 

 

 

 


다시 사 먹어봅니다. 이번에는 치즈 카운터에서 직접 잘라주는 고급 제품으로 사보았습니다. 스틸튼과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죠? 영국의 모든 블루 치즈들은 항상 스틸튼과 비교를 당하게 돼 있지요. 치즈 껍질을 자세히 좀 볼까요?

 

 

 

 

 

 

 



오톨도톨, 천 자국이 선명히 나 있죠? 천에 감싸 숙성시키는 전통 방식을 썼다는 소립니다. 'Traditional cloth bound cheese'라고 하죠. 영국 치즈에서 이 천 자국이 보이면 전통 방식으로 공들여 생산한 수제 고급 치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량생산으로 막 찍어내는 치즈들에는 이런 공을 안 들이거든요.

 

 

 

 

 

 

 



생긴 것은 스틸튼과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곰팡이의 배열이 스틸튼만큼 고르게 잘 퍼져 있지가 않고 곰팡이 양도 좀 적습니다. 애초부터 스틸튼보다는 순한 맛을 내도록 고안한 치즈입니다. 곰팡이가 고르게 많이 퍼져 있을수록 강도가 세지고 매운 맛이 나거든요. 게다가, 이 웬즐리데일 블루는 가볍게 압착을 하므로 스틸튼보다 질감도 더 단단합니다. 표면이 꼭 냉장고에서 막 꺼낸 버터처럼 단단해 보이죠? 실제로도 단단합니다. 손에 힘을 많이 줘서 잘라야 해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입에 넣고 몇 번 씹으면 부드럽게 녹아 곧바로 목으로 넘어갑니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치즈예요. 스틸튼보다는 역시 순합니다. 푸른 곰팡이가 덜 매우면서 고소한 맛이 많이 나는데, 그렇다고 앞서 소개해 드렸던 코니쉬 블루 만큼 고소하지는 않아요. 순한 스틸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금도 스틸튼보다 적게 들었습니다. 스틸튼도 록포르나 고르곤졸라 같은 타국 블루 치즈들에 비하면 소금이 많이 적게 든 편인데, 이 웬즐리데일 블루는 스틸튼보다도 소금이 더 적게 들었습니다. 블루 치즈 세계에서는 드물게 착한 녀석이죠. 블루 치즈들이 치즈 카테고리 안에서는 가장 짜거든요. 스틸튼과 비교를 당해서 좀 안됐는데, 이게 블루 치즈 천국인 영국에 있으니 주목을 많이 못 받을 뿐이지, 만약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그 나라 대표 치즈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웬즐리데일 블루도 스틸튼 못지 않은 상당히 맛있는 치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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