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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영국음식] 아스파라거스 Asparagus

단 단 2014. 4. 25. 01:30

 

 

 

 

 

 

아스파라거스가 제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온갖 종류의 봄 나물이 있지만 영국 땅에서 나는 봄 채소는 몇 가지가 안 됩니다. 다른 것들은 죄 수입을 해와야 하는 형편이죠. 영국 땅에서 자란 아스파라거스가 시장에 풀리면 온 국민이 이 아스파라거스에 목숨을 겁니다. TV, 신문, 잡지, 사방에서 아스파라거스 해먹으라고 성화예요.

 

 

 

 

 

 

 

 


남아도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는 분들은 제가 지금부터 일러 드리는 아스파라거스 조리법을 한번 따라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 톰 케리지의 요리책에 있는 겁니다. 레스토랑 스타일이라서 재료비와 품이 좀 듭니다. 4인분을 만들기 위한 레서피입니다.

 

 

 

 

 

 

 



아스파라거스 스무 개비를 준비합니다. 일인당 다섯 개를 주는 겁니다. 아스파라거스 밑동 부분을 활처럼 휘어 보면 '딱' 하고 부러지는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을 죄다 따서 버립니다. 목질화해 질겨서 못 먹거든요. 그리고 나서는 머리 아랫부분의 껍질을 필러로 모두 벗겨 줍니다. 가느다란 아스파라거스는 껍질을 벗겨 낼 필요가 없지만 굵은 아스파라거스는 이 부분을 벗겨 내는 게 좋습니다. 섬유질이 많은 부분이라 몸에는 좋을 텐데 껍질에 쓴맛이 좀 있다고 하죠. 그놈의 파인 다이닝의 세계에서는 또 이런 질긴 섬유질을 웬수 취급하지 않겠습니까. 벗겨 내고 또 벗겨 내고, 거르고 또 거르고. 이런 게 바로 '파인' 다이닝인 겁니다. 돈 많은 사람들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들만 다니며 밥 먹다간 화장실에서 고생 좀 할 겁니다.

 

 

 

 

 

 

 

 



먼저, 소스를 만들겠습니다. 영국의 '샐러드 크림'입니다. 프랑스의 올랑데즈 소스와 유사하나 버터 대신 크림이 들어가고 향신료와 부재료가 이것저것 들어갑니다. 서양인들은 아스파라거스를 달걀 노른자 베이스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숙 달걀 노른자에 그냥 찍어 먹기도 합니다.



재료 [4인분]

 

오리알 4개, 노른자만 씀
화이트 와인 식초 100ml
물 50ml
잉글리쉬 머스타드 파우더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1작은술 = 5ml]
소금 1/2작은술
스페인 훈향 씌운 고춧가루pimemton 1/4 작은술

 

삶은 오리알 2개, 강판에 갈 것
더블 크림 100ml
케이퍼 잘게 다진 것 1큰술 [1큰술 = 15ml]
파슬리 잘게 다진 것 2큰술과 장식용 조금

 

버터 100g



소스 만들기


1. 냄비에 물을 1/3 정도 담고 냄비 위에 우묵한 내열 그릇을 얹는다. 중탕으로 소스를 만들기 위함이다. 물을 너무 팔팔 끓이지 말고 얌전히 보글보글 끓여 끓는 물이 그릇의 바닥에 닿지 않도록 한다.


2. 소스 재료 중 표시 된 것들만 냄비 위 그릇에 먼저 넣고 거품기로 부지런히 저으면서 데워준다. 부피가 조금씩 늘어 두 배가 될 때까지 계속 저어야 한다. 물이 너무 뜨거워 그릇 온도가 높아지면 소스 재료들이 엉겨 스크램블드 에그처럼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3. 부드러운 소스가 되면 표시 재료들을 넣고 잘 섞어 준 뒤 불에서 내린다.

 

 

 

 

 

 

 

 


아스파라거스 데치기


4. 물 300ml에 깍둑 썬 버터 100g과 소금 1작은술을 넣고 센 불에 올려 팔팔 끓을 때까지 잘 저어 준다. 물이 끓는 지점에 도달하면 손질한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중약불로 낮춰 3~4분간 익힌다. 건져서 키친 타월 위에 두어 물기를 뺀다.

 

 

 

 

 

 

 



접시에 담기


5. 재료 준비가 다 되면 아스파라거스를 접시에 보기 좋게 담고 소스를 얹어낸다. 파슬리를 튀겨 장식으로 얹어도 좋다. 끝.



아스파라거스를 버터물에 익히는 이유는요, 그래야 표면에 윤이 나고 버터의 고소한 풍미가 채소 속에 배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에서 내는 채소들에서 반짝반짝 윤 나는 거, 그간 신기해 하신 적 많죠? 버터물에 소금 간 하는 것 잊지 마시고요.



어디, 맛을 볼까요?


으음...


맛있습니다. 새콤하고 기름진 소스가 고소한 아스파라거스에 잘 어울립니다.


허나,


다시 만들라고 하면 고개를 가로저을 듯합니다. 재료비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무 번거로워요.

 


한·중·일의 아스파라거스 볶음을 생각해 봅니다. 어슷 썰어 볶은 동양풍 아스파라거스, 경제적이면서 훨씬 맛있지 않나요? 기름과 약간의 간장만 있어도 천상의 맛이 나죠. 품도 덜 들고요. 서양식으로 소스 따로 만들고 버터물에 아스파라거스 데치고 나면 뒷설거지가 정말 끔찍합니다. 특히, 저 아스파라거스 데치고 난 버터물 처리하는 게 아주 일이에요. 고작 스무 개비 아스파라거스를 데치기 위해 버터를 100g이나 쓰고 결국엔 버리다니,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죠. 그렇다고 아스파라거스를 프랑스 사람들처럼 올랑데즈 소스 만들어 끼얹어 먹는 것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또 그 많은 버터를 뱃속에 다 집어넣어야 하니까요. 튀김보다 더 번거롭고 더 기름져요. 남는 흰자를 따로 활용해서 뭘 또 만들어야 하는 것도 일입니다. 간장이 없었으니 코쟁이들, 이런 번거로운 푸닥거리들을 해 온 거지요. 아, 간장의 힘이란.

 


☞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더 맛있게 아스파라거스 즐기기 ①
☞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더 맛있게 아스파라거스 즐기기 ②
☞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더 맛있게 아스파라거스 즐기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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