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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피칼릴리 Piccalilli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피칼릴리 Piccalilli

단 단 2014. 10. 3. 00:30

 

 

 

 


영국인들은 느끼한 고기 요리를 먹을 때면 항상 새콤달콤한 피클이나 렐리쉬, 처트니 등을 곁들입니다. 새콤하게 조린 베리류 과일을 곁들이기도 하고요. 우리 한국인들도 쨍한 통닭무 없이는 통닭 먹는 맛이 안 난다고 하잖아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국 피클은 이름부터가 경쾌합니다. 피칼릴리. 이런저런 채소들을 식초, 설탕, 강황, 맵싸한 영국 겨자 가루, 각종 향신료를 푼 물에 넣고 짧게 끓인 뒤 병입한 것을 말합니다. 한국인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을 겁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기름진 고기 먹을 때 곁들여 보세요. 만들기도 쉬운데다 재료는 그야말로 본인 취향대로 골라 넣을 수가 있어 변주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동영상을 걸어 드릴 테니 만드는 과정을 한번 보세요.

 

 

 

 

 

 

 

 

 

아래에 조리법을 다시 정리해 드립니다. 350g 용량의 유리병 다섯 개 정도의 피칼릴리가 나옵니다.

 


피칼릴리


재료
 제철 채소 1.8kg (예를 들어, 여러 종류의 샬롯shallots, 콜리플라워, 줄기콩, 오이, 버터넛 스쿼쉬butternut squash, 호박courgettes, 당근, 색색의 피망 등), 씻어서 잘 다듬을 것
•  소금 100g
  맥아 식초malt vinegar 568ml [영국 1pt = 568ml. 나라마다 파인트 양이 다름]
•  황설탕 200g
•  마른 홍고추 부순 것 1작은술 [1작은술 = 5ml]
•  생강 가루 1작은술
•  강황 가루 2작은술
  잉글리쉬 머스타드 파우더 1큰술 [1큰술 = 15ml]
•  흑겨자씨 2큰술
•  당절임 해서 투명해진 생강stem ginger 3조각, 잘게 깍둑 썰기
  옥수수 전분 1큰술

 

만들기


1. 채소들을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썰어 우묵한 그릇에 담고 소금을 친 뒤 뚜껑을 덮어 서늘한 곳에 24시간 둔다.


2. 흐르는 찬물에 잘 헹궈 여분의 소금기를 씻어내고 키친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3. 맥아 식초는 2큰술 가량을 따로 덜어 두고 모두 냄비에 붓는다.


4. 설탕과 향신료들을 식초에 넣고 잘 섞는다.


5. 불을 올린다.


6. 끓기 시작하면 채소 준비한 것을 넣고 다시 끓기를 기다린다.


7. 남겨둔 식초에 옥수수 전분을 잘 풀어 끓기 시작한 채소 냄비에 붓고 잘 저어 준다.


8. 국물이 다소 걸죽해질 때까지 약 5~6분간 얌전히 끓인다simmer. 채소가 너무 물러질 때까지 익히지 말고 약간의 아삭함은 남도록 한다.


9. 뜨거울 때 소독한 병에 나누어 담고 건더기가 모두 잠길 때까지 국물을 채워 준다.


10. 건냉암소에 6주간 두어 숙성시킨 뒤 먹는다. 끝.

 

 

 

 

 

 

재료 중 '잉글리쉬 머스타드 파우더'라는 게 있었죠. 순도 높은 영국의 <콜만스> 머스타드 파우더를 쓰시면 됩니다. 기분 좋은 알싸한 맛을 내줍니다. 영국인들이 원래 먼 옛날부터 고기 요리에 머스타드를 곁들여 먹던 습관이 있습니다.

 

 

 

 

 

 



요즘 한참 주가 상승중인 강황도 들어갑니다. 피칼릴리의 노란색이 바로 이 강황에서 오는 겁니다. 강황을 꼭 카레의 형태로만 섭취할 생각 마시고 쓰임새 많은 이 피칼릴리를 만들어 드셔 보세요. 일본이나 한국의 시판 카레 성분표를 보신 적 있나요? 강황 하나 먹자고 그 많은 팜유와 첨가물을 같이 먹어야 한다니 으악 소리가 절로 나죠. 피칼릴리는 첨가물 일절 없이 채소와 향신료로 만든 피클이라 시판 카레 분말로 카레 만들어 먹는 것보다는 몸에 훨씬 낫습니다. 일부로도 먹는다는 식초도 들었고요.

 

 

 

 

 

 

 



어느 집에서 만든 피칼릴리 사진. 콜리플라워와 줄기콩과 작은 양파가 보입니다. 이 세 가지는 필수로 넣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판 제품들에도 이 세 가지는 꼭 들어 있는 경우가 많고요. 셋 다 식감이 판이해 다양하게 씹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뭘 넣든 크게 상관은 없으니 취향껏 이것저것 넣어 보세요. 다양하게 채소를 먹으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죠. 단, 채소를 너무 오래 끓이면 아삭한 식감이 사라져 먹는 재미가 반감되니 주의하시고요.

 

 

 

 

 

 

 



열탕 살균하거나 오븐에 넣고 살균한 병에 담으면 오래 갑니다. 피칼릴리를 곁들이면 음식 사진 찍을 때 예쁘게 나옵니다. 집에서 양식 자주 해 드시는 분들은 피칼릴리를 여러 병 만들어 두면 유용할 겁니다.

 

 

 

 

 

 

 



집에서 만들기 귀찮은 분들은 사 드셔도 됩니다. 영국에 계신 분들은 어느 수퍼마켓에서든 선반에서 피칼릴리 병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생산자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죠. 너무 싼 제품은 추천하지 않으렵니다.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면서 채소는 얼마 없고 노란색 전분 소스와 식초 맛만 잔뜩 나거든요. 저는 위 사진에 있는 제품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먹어 본 시판 제품들 중에는 이게 제 입맛에 가장 잘 맞았는데, 더 맛있는 제품을 알게 되면 저한테도 귀띔 좀 해 주십시오.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한 첨가물 하나 안 들고 재료가 참 좋죠. 줄기콩이 특히 맛있게 씹힙니다.


<The Bay Tree> 피칼릴리 성분:
Cauliflower (14%), gherkin (14%), green beans (14%), silverskin onions (14%), cider vinegar, mustard (water, spirit vinegar, mustard flour, salt, spices), sugar, maize starch, ginger. 끝.

 

 

 

 

 

 

 



누가 안 말리면 단단은 앉은자리에서 반 병도 먹어치웁니다. 영국인들은 뜨거운 고기에는 그레이비를, 피크닉에 들고 나가 먹는 찬 고기, 예를 들어, 고기가 든 샌드위치, 햄, 파테, 스코치 에그, 포크 파이, 플라우맨스 런치 등에는 피칼릴리나 처트니, 렐리쉬를 곁들입니다. 삶은 달걀이나 달걀 프라이하고 먹어도 맛있습니다.

 

 

 

 

 

 

 


 1867년의 시판 피칼릴리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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