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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잉글리쉬 머핀 English Muffins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잉글리쉬 머핀 English Muffins

단 단 2015. 9. 17. 00:00

 

 

 



머핀을 드디어 소개합니다. 진작에 소개했어야 하는데요. 오븐 없이도 구워 즐길 수 있는 다재다능한 빵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이들 보시죠?

 

 

 

 

 

 

 



한국에 계신 분들은 아마 이 영국 빵을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를 통해 처음 접하셨을 겁니다.

 

 

 

 

 

 

 



미국 유학을 하셨거나 체류하셨던 분들은 위 사진에 있는 음식을 통해 먼저 접하셨을 테고요. 에그(스) 베네딕트eggs benedict죠? 잉글리쉬 머핀에 햄이나 베이컨, 염지한 소혀 저민 것 등을 취향에 따라 얹고 수란을 올린 뒤 올랑데즈Hollandaise 소스를 끼얹어 먹는 음식입니다. 맛은 기가 막히나 설거지가 끔찍하고 만들기 번거로워 한 번 해먹고 나면 다시는 직접 해먹고 싶지 않은 음식 상위권에 드는 음식입니다. 저는 딱 두 번 해먹어 봤습니다. 어휴, 그 버터 묻은 체와 냄비들 설거지... 이런 건 그냥 밖에 나가 브런치 집에서 사 먹는 게 상책이죠. 그래도 참 맛있는 음식이니 특별한 날 아침에 만들어 기분 내 보세요. 영국 머핀, 캐나다식 동그란 등심 베이컨, 프랑스 소스를 가져다 근사한 '미국음식'을 뚝딱 만들어 내다니, 미국인들 재밌죠.

 

 

 

 

 

 

 


 베이킹에 막 취미 들였던 시기에 오븐 성격 파악한다고

열심히 구웠던 초보용 아메리칸 머핀들.

 



잉글리쉬 머핀은 1700년대 영국 요리책에 이미 등장하는 오래된 빵입니다. 그런데 영국 밖에는 사진에 있는 것 같은 미국식 속성 단빵인 아메리칸 머핀이 먼저 유행을 하는 바람에 영국 머핀은 이름 앞에 '잉글리쉬'라는 수식어가 붙어 불리게 되었지요. 영국 머핀이 미국 머핀보다 먼저 있던 겁니다. 영국에서는 자기들 머핀을 그냥 '머핀'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한국 된장'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고로, 누리터에 떠도는 시판 머핀 사진은 포장의 문구만 봐도 이게 영국산인지 아닌지 대번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즉, 이렇게 머핀 앞에 'English'가 붙어 있으면 영국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는, 영국에서 만들었다 하더라도 내수용이 아니라 수출용이거나요. 한국에서도 이제는 잉글리쉬 머핀 시판 제품들이 나오죠? 성분이 궁금하네요. 집에서 직접 구워 드시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아래에 영상을 하나 걸어 드리겠습니다. 오븐 필요 없어요. 저도 한국 가면 직접 구워 먹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국 아주머니가 얼마나 재미있는 분인지 모릅니다. 목소리부터가 벌써 '코믹'하죠? 표정도 무슨 일간지 만평에 나오는 인물 같아요. 시원시원 재미있게 잘 가르쳐 주셔서 이 분 빵 만들기 영상을 즐겨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영국에서는 머핀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수퍼마켓들마다 잘 만든 것들을 기본 너댓 종류씩 취급하고 있거든요. 재료도 집에서 만드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다들 그냥 사 먹죠. 프렌치들이 바겟트나 크화썽을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고, 우리 한국인들이 두부를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머핀 살 때 주의할 점 -
떨이로 나온 것은 사지 않는 게 좋습니다. 빵이 좀 말라 있을 수 있거든요. 만든 지 얼마 안 돼 수분을 적당히 갖고 있어야 쫀득쫀득 씹는 맛이 좋아요. 토스트 한 뒤 그 위에 수분 있는 재료들을 얹어 먹을 목적이면 떨이 제품도 괜찮지만요. 티타임에 간식으로 먹을 머핀은 플레인으로, 식사로 먹을 것은 플레인 외에 통밀로 만든 것, 심지어 치즈나 후추 등을 넣어 짭짤하게 맛낸 것을 사셔도 좋습니다. 식사용은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어지죠.

 

 

 

 

 


건강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은

맛있는 씨앗과 통곡이 박힌 유기농 통밀 머핀으로.

 

 

 

 

 

 

 


치즈와 후추를 넣은 것도 식사용으로 꽤 괜찮음.

 



이 잉글리쉬 머핀의 쓰임새는 아주 많습니다. 동그란 모양의 두툼하고 쫄깃한 식빵이라 생각하고 활용하시면 됩니다. 반 갈라 바삭하게 토스트 해 버터와 마말레이드를 발라 간단한 아침으로 드셔도 좋고, 버터와 잼을 발라 오후 티타임에 간식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참고로, 영국인들은 마말레이드를 아침에만 먹습니다. 오후에는 여간해서 내질 않아요. 오후에는 무조건 잼이죠. 잼 종류는 취향껏 선택하세요. 마말레이드와 달리 잼은 하루 중 아무때나 먹을 수 있습니다. 머핀에 달걀, 고기, 생선, 채소 등을 올려 샐러드와 함께 브런치로 드셔도 아주 좋고요.

 


머핀을 먹을 때 주의할 점 -
갓 구운 게 아니라면 머핀은 그냥 먹는 것보다 항상 반 갈라 토스트 해서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오히려 더 쫄깃하고 촉촉해집니다. 이 빵을 퍼석퍼석 퍽퍽하고 마른 질감의 빵으로 기억하고 계신 분들은 잘못 드시고 있는 겁니다. 밀도가 다소 높으면서 쫀득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기분 좋을 정도의 약간의 산미도 있어야 하고요. 위에 부재료를 얹어 그릴을 하더라도 반드시 먼저 토스트를 충분히 해 주셔야 합니다. 토스트를 한 다음에는 지체말고 바로 드시고요. 시간 지나면 뻣뻣하고 질겨집니다. 에그(스) 베네딕트나 부재료 올리는 음식 만들 때는 머핀 데우는 시간과 다른 재료 준비하는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머핀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기억하세요.


아래에 제가 주로 해먹는 것들을 열거해 봅니다.

 

 

 

 

 

 

 


버터와 마말레이드[아침용],

버터와 잼[오후 티타임용]을 바른 머핀. 플레인 머핀.

 

 

 

 

 

 

 


초간단. 토마토 칠리 소스 바르고

토마토 얹은 뒤 체다 조각 얹어 그릴.

5분이면 완성. 체다 앤드 블랙페퍼 머핀.

 

 

 

 

 

 

 


스크램블드 에그와 훈제연어 ①

- 단단은 이렇게 먹는 걸 좋아하고,

 

 

 

 

 

 

 


 스크램블드 에그와 훈제연어 ②

- 같은 재료를 써도 다쓰베이더는 이렇게 해먹는 걸 좋아함.

플레인 머핀.
(레서피는 아래 댓글 창에 써 놓았으니 참고하세요.)

 

 

 

 

 

 

 


허브 양념한 가지, 호박, 페퍼를 불맛 나도록 지진 뒤

파마산 솔솔 뿌려 지중해풍으로. 체다 앤드 블랙페퍼 머핀.

 

 

 

 

 

 

 


영국 서부 해안 특산 브라운 쉬림프로 만든

포티드 쉬림프potted shrimps.

유혹을 참지 못 해 두 입 베어먹음.

 

 

 

 

 

 

 


오랜만에 다시 만들어 본 에그(스) 베네딕트.

맛있어서 번거로운 것도 다 용서가 됨. 플레인 머핀.

 

 

 

 

 

 

 


영국의 클래식 치즈 온 토스트cheese on toast

웰쉬 래빗Welsh rabbit. ☞ 만드는 법

 

 

 

 

 

 

 


더 번거로운 머쉬룸 앤드 베이컨 웰쉬 래빗.

이것도 맛있어서 용서가 됨. 플레인 머핀.

 

 

 

 

 

 

 


궁금해서 만들어 본 맥머핀.

어우, 맥머핀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구나.

자주 해먹어야겠다.

 


잉글리쉬 머핀은 피짜 도우처럼, 버거 번처럼, 오픈 샌드위치용 식빵처럼 활용할 수 있어 그 쓰임새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백지 도화지라 생각하시고 창의력을 발휘해 보세요. 맛있는 조합 발견하시거든 소개 좀 해주시고요. 저는 한식에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식빵이나 버거 번보다 강단이 있고 찰기가 제법 있어 떡 먹는 민족인 우리 한국인의 DNA에 잘 맞는 서양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고기를 올리시든, 양념 삼겹살을 올리시든, 김치 넣은 무언가를 올리시든, 다 잘 어울리리라 봅니다. 빵에 힘이 있어 무거운 걸 올려도 잘 받치고 있습니다.

 

 

 

 

 

 

 

다재다능한 머핀.

 


유태계 이민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도 많은데 영국에서는 왜 베이글이 미국에서만큼 인기를 끌지 못 했는가.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인데요, 이미 머핀이라는 막강한 자국 빵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머핀말고 크럼핏crumpet도 있죠, 프랑스의 슈choux나 크화썽croissant이 전혀 아쉽지 않은 바삭하고 고소한 요크셔 푸딩도 있죠, 잘 부서지면서도 기름지고 촉촉한 스콘도 있죠.

 

 

 

 

 

 

 

 

 



지금은 머핀을 그냥 접시에 올려서 격식 안 따지고 편하게들 먹지만, 옛 시절엔 간단한 머핀 하나 먹는데도 전용 그릇까지 갖춰가며 제대로 먹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죠.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지 말라고 바닥에 뜨거운 물을 먼저 담고 그 위에 머핀 담은 작은 쟁반을 얹습니다. 그리고는 역시 식지 말라고 뚜껑을 덮어 제공을 합니다. 주방과 다이닝 룸이 한참 떨어져 있던 시절에 고안된 그릇일 거라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궁이나 <다운튼 애비> 드라마에 나옴직한 대저택 같은 곳들이요.


잉글리쉬 머핀은 바쁜 유학생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식재료입니다. 쫄깃하고 푹신하고 두툼해서 식빵보다는 좀 더 푸근합니다. 보름달 모양이라 뭔가 우아하고 예뻐 보여요. 사각형이나 길죽한 형태의 토스트에 올린 것과는 그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일반 식빵 토스트는 간이식처럼 보이지만 동그란 빵 토스트에 올린 것은 좀 더 제대로 차려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잘 활용하셔서 간편하면서도 즐거운 식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던

조지안 시대의 은제 머핀 디쉬. 1807년.

 

 

 

 

 

 

 


영국 미술공예운동Arts & Crafts Movement 시절에

만들어진 은도금 머핀 디쉬. 1902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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