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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이미 빅토리안 시대에 영국에서 대유행을 했었다 The low-carb Victorian diet 본문
▲ William Banting [1796-1878]
빅토리안들은 현대 영국인들보다 두 배나 많은 열량을 섭취했으나 그 시절엔 다들 활동량도 그만큼 많아 비만인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고 합니다. ('빅토리안'이란 빅토리아 여왕이 재위하던 시기[1837-1901]의 영국인들을 말합니다.)
워털루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웰링턴공과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었던 알버트공, 빅토리아 여왕의 장례를 맡았던 당대 유명한 장의사 가문의 윌리엄 반팅(William Banting, 1796-1878)이란 남자는 그러나 당시로선 매우 드물게 거구였다고 하는데, 얼마나 몸이 비대했는지 계단을 뒤로 돌아서서 내려와야 할 지경이었다는 기록이 다 있습니다. 그는 1863년에 자비로 출판한 소책자 《대중에게 부치는 비만에 관한 서신Letter on Corpulence, Addressed to the Public》에서 자신이 어떻게 단기간에 18kg 이상을 감량했는지를 다루었는데, 비만인이 거의 없던 시절인데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대단한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의학적 지식도 많지 않았을 비전문가가 대체할 식품이 지금처럼 많지도 않던 시절에 용감무쌍하게도 당대의 주식이었던 빵, 설탕, 맥주, 감자를 끊음으로써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살을 빼 화제가 됐었던 거죠. 저탄수화물식을 하기 전에 안 해본 식이요법이 없었다는데, 다른 방법들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 했다고 하네요. 요즘과 마찬가지로 그의 이론도 물론 당대 전문 의료인들로부터 말도 안 된다며 업신여김을 받았으나 대중들로부터는 그의 이름을 딴 "반트하기to bant" 요법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아예 살을 빼기 위한 '식이요법diet'이라는 단어가 지금도 '반타banta'로 통용된다면서요?
이 이야기의 끝은 그의 가문의 한 후손(Sir Frederick Banting, 1891-1941)이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로 더욱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당과 관련해 이래저래 인류에게는 고마운 집안이죠. 가문에 엉뚱한 조상이 있다는 것은 이토록 중요한 겁니다, 여러분.
저는 당 충만한 영국식 탄수화물 바flapjack 만들러 부엌으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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