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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 Steak and Ale Pie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 Steak and Ale Pie

단 단 2017. 1. 18. 00:00

 

더이상 영국적일 수 없는 음식,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영국은 쇠고기와 에일의 나라입니다. 와인도 기원후 43년부터 즐겨 왔으니 즐긴 지는 꽤 오래되었고 요리에도 많이 쓰기는 하나, 어쨌거나 수입 술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사과술인 싸이더cider, 맥주ale, 위스키, 진gin이야말로 지극히 영국스러운 술로 생각들을 하죠. 생산량도 많고요. 영국 전통 음식에 그래서 와인뿐 아니라 이 술들을 쓰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와인을 소량 생산하기는 합니다. 주로 스파클링 와인.)

 

이 파이도 서민 음식이라서 조리법이 단순합니다. 기본 얼개는, 장시간 푸욱 익힌 비프 스튜 위에 파이지를 얹어서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 것. 조리법 시연 영상을 세 개 걸어 드릴게요. 재료는 조금씩 달라도 관통하는 기본 요소들이 보일 겁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맥주는 취향껏 선택하시면 되는데, 이 영상에서는 기네스를 쓰네요. 제이미의 다른 레서피에서는 또 다른 맥주를 씁니다. 요리사마다 다르고, 만드는 이의 그날그날 '무드'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체다와 버섯을 넣어 기름기와 우마미를 보강했습니다. 맛있겠죠. 제이미는 파삭하게 부서지는 '퍼프 페이스트리'를 씁니다. 파이지도 취향껏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파이지를 바닥에까지 대는 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위에만 얹어 노릇노릇 바삭바삭 구워 드세요.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의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제이미는 체다와 버섯으로, 마르코는 진한 소육수로 우마미를 보강합니다. 이번에는 파이지를 쇼트 페이스트리로 씁니다. 스튜는 오븐에 넣고 두 시간 이상 충분히 익혀 주어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 하루 정도 묵힌 다음 쓰면 맛이 어우러지면서 더 깊어집니다. 식은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파이지의 유지를 녹일 염려가 없어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요. 

 

 

 

 

 

 

 

 

고든 램지의 비프 앤드 에일 스튜


엄밀히 말하면 파이가 아니라 '덤플링을 듬성듬성 올린 스튜'인데, 구조와 재료가 거의 같으므로 같이 묶어서 소개를 해봅니다. '비프 스튜 윗 덤플링'이라고, 이것도 영국 전통 음식입니다. 위에 파이지를 씌우는 대신 동글동글 굴린 밀가루 공을 올려 같이 굽습니다. 밀가루 공은 취향껏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고든 램지는 씨겨자를 쓰고 있는데, 쇠고기와 겨자는 원래 영국에서 '클래식 콤비'로 통합니다.  

 

 

정리: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핵심 두 가지


1. 비프 스튜를 만든다. 큼직하게 썬 쇠고기, 양파, 맥주는 필수, 그 외의 맛내기 재료들은 취향껏 추가. 

 

2. 파이지는 퍼프 페이스트리와 쇼트 페이스트리 중 선택, 귀찮으면 공 모양으로 빚은 덤플링을 얹어도 되나, 가장 흔한 형태는 퍼프 페이스트리.

 

이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간편식으로 즐겨 보기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는 '국민 파이'라서 간편식ready meal으로도 잘 나옵니다. 오븐에 데우기만 하면 되죠. 영국 레디 밀 계의 최강자 ☞ 챨리 비검스의 제품으로 소개해 봅니다. 여기 레디 밀들이 웬만한 레스토랑 음식들보다 재료와 맛 모두 낫기 때문에 돈은 없으나 입맛은 세련된 'budget foodie' 유학생들은 잘 이용하면 좋습니다. 이 제품은 2인분에 7파운드, 영국인들 체감 물가로는 7천원. 훌륭하죠? 돈 없는 사람들도 집에서 충분히 질 좋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작은 기업인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뭔가 제대로 포장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간편식인데도 유약 바른 두툼한 도기earthenware 그릇에 담아서 팝니다. 다 먹고 나면 집에 오븐 용기가 두 개 생기는 거죠. 알맞은 형태와 용량의 일인용 파이 그릇 찾기 은근히 힘든데 그릇 생겨서 신납니다. 도기는 자기에 비해 저렴하지만 두툼하고 기공이 많아 한 번 뜨겁게 데워 놓으면 열기가 오래 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븐에서 상 위에 바로 올리는 용기로는 더없이 좋은 재질이고, 이런 국물 많은 포트 파이pot pie용으로는 안성맞춤이죠. 

 

 

 

 

 

 

 

 

 

퍼프 페이스트리를 썼습니다.

 

 

 

 

 

 

 

 

 

파이지에 달걀칠을 해주면 사진에 있는 것처럼 윤이 나면서 먹음직스러운 구운 색이 난다고 포장에 써 있어 저도 붓으로 달걀칠을 해주었습니다.

 

 

 

 

 

 

 

 

 

오오, 진짜네.

구운 색이 황홀합니다. 

 

 

 

 

 

 

 

 

 

옆에서 본 모습.

 

 

 

 

 

 

 

 

 

영국인들은 고기나 고기 파이에 녹색 채소와 당근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장 싫어하는 채소가 당근이었는데 영국 와서 저도 맛들였습니다. 영국 당근은 길고 가늘어서 가운데에 목질화한 심지 면적이 적습니다. 그래서 진한 소금물에 삶은 뒤 버터에 버무려 내기만 해도 아주 맛있죠. 포크로 세 번째 찍어 먹을 즈음에는 당근을 먹는 건지 견과류를 먹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고소한 맛이 혀 위에 쌓입니다. 꿀이나 메이플 시럽 넣고 씨겨자 넣어 윤기 나게 조려도 맛있습니다. ☞ 글레이즈드 캐롯

 

 

 

 

 

 

 

 

 

한국의 갈비찜과 비슷

 

파이지를 살짝 뜯어 보니 실한 건더기의 비프 스튜가 보입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파이지, 깊고 진한 맛의 쇠고기 스튜. 셰퍼즈 파이처럼 이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도 상당히 익숙한 맛이 나네요. 우리나라 갈비찜에서 설탕 단맛을 없애고 간장 짠맛을 줄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맛과 식감이 많이 비슷합니다. 한국 갈비찜은 달고 짭쪼름해서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 나고, 이건 맥주가 들어서 '어른의 맛', 웅숭깊은 맛이 납니다. 이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에 설탕과 간장 몇 숟가락만 넣어 주면 한국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겠습니다. 한국인들은 양념 고기를 늘 달게 해서 먹는 습관이 있으므로 서양식 스튜는 단맛이 부족해 익숙하지가 않을 테니 한국식으로 갈비찜을 하되 밥 없이 맨입에 먹을 수 있도록 덜 짜게 만들어 파이지만 따로 구워 올려 드셔도 되겠습니다. 


<챨리 비검스>의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성분

Puff Pastry (Wheat Flour, Water, Sustainable Palm Oil, Butter (Milk), Salt, Rapeseed Oil), British Beef (32%), Fresh Onions, Fresh Carrots, Ale (Barley) (4%), Wheat Flour, Rapeseed Oil, Tomato Purée, Worcestershire Sauce (Barley Malt Vinegar, Spirit Vinegar, Molasses, Sugar, Salt, Anchovies (Fish), Tamarind Extract, Onions, Garlic, Spices, Flavouring), Beef Stock (British Beef, Yeast Extract, Salt, Tomato Purée, Molasses, Lemon Juice Concentrate, Onion Powder), Cornflour, Salt, Cocoa Powder, Black Pepper. 끝.

 

이 파이도 영국인들의 '컴포트 푸드'입니다. 영국에서 파이는 식사용 짭짤한 파이든, 후식용 단 파이든, 다 컴포트 푸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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