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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단 단 2023. 5. 28. 23:30

 

 

4년쯤 전,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 전문점에 갔다가 반찬 내는 데 전력이 분산돼 정작 주요리인 생선구이는 개떡같이 내는 걸 보고 개탄한탄수류탄한 적이 있습니다. (허허... 고등교육 받은 숙녀 말본새 좀 보소.)

 

한식 반찬의 명과 암

 

오늘은 한식당 반찬에 대해 다른 불만을 제기해 봅니다.

 

 

 

 

 

 

 

 

 

양념고기구이와 냉면으로 유명한 <봉피양>이 영역을 넓혀 <봉피양 제주>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더군요. 저한테 신세를 진 지인이 점심을 사겠다고 해 일처리했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밥집 아무데나 들어갔더니 그게 <봉피양 제주>였습니다. 장기인 냉면과 양념고기구이는 그대로 내면서 제주산 해산물로 된 식사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지인은 도미솥밥을 드시고, 저한테는 신세 져서 고마우니 비싼 밥 먹으라며 무려 3만 5천원짜리 제주산 은갈치조림 정식을 시켜 주셨습니다. (아니, 저는 냉면이 먹고 싶었는데...)  

 

 

 

 

 

 

 

 

 

 

그렇게 해서 받아 본 갈치조림 정식.

 

주요리인 갈치조림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서 평하기로 하고, 오늘은 딸려 나온 반찬을 보십시오. 뚝배기에 펄펄 끓여 내온 맵고 짠 생선조림에 꽈리고추 쓴 짠 멸치조림, 맵고 짠 무말랭이(갈치조림 속에 무 이미 있음), 맵고 짠 김치를 냈습니다.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죠. 먹는 동안 뜨거운 데다 양념까지 험해 쩔쩔맸었습니다. 상차림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요? 

 

한식당에서는 이런 일을 너무 자주 겪습니다. 제가 이래서 한식당 가기를 꺼려요. 한식의 특징인 반찬 때문에 한식당 가기가 꺼려진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습니까. 얼마 전에 올렸던 ☞ 일식 장어덮밥 상차림, ☞ 텐동 상차림과 비교해 보십시오. 반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저 일본 별로 칭찬하고 싶지 않은데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주요리에 딸린 반찬은 (1) 주요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2) 주요리의 맛을 북돋우기 위해 존재하는 거지요. 이 집에서 갈치조림 정식을 먹느니 5천원 더 주고 <해목>의 나고야식 장어덮밥을 먹겠습니다. 

 

 

한식당 가기 싫은 이유

 

(1) 반찬 재사용하는 집이 너무 많아서. 

 

(2) 반찬 내는 데 전력이 분산돼 주요리는 부실한 경우가 많아서.

 

(3) 감각 부족 혹은 무신경으로 주요리와 반찬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가 많아서.

 

그리고 이건 순전히 '예쁜 것' 좋아하는 제 개인 취향 탓이기는 한데,

 

(4) 음식 내온 품이 '포토제닉'하지 않을 때가 많아서.

(조림, 찌개, 탕 등 그릇째 조리해 가장자리에 양념이 말라붙은 채로 나오거나

그릇 하나에 한 가지 음식이 '막' 담겨 있을 때가 많아서.)  

 

그 외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보십시오.

 

(5) 먹기 불편해서.

한정식은 생선 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국물 이토록 좋아하는 나라가 숟가락 형태는 글러먹어

 

(6) 식감 문제.

☞ 한식 백반 구성 시 고려해야 할 점

 

갈치조림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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