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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Full English Breakfast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Full English Breakfast

단 단 2015. 3. 11. 00:00

 

 

 

달걀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하고 블랙 푸딩까지 넣어야 정통임.

영국인들한테는 1인분, 다쓰 부처에게는 2인분.

 

 

 

오늘 문득 깨달았습니다. 영국음식 블로그라고 떡 하니 간판 내걸고서는 영국의 대표음식인 영국식 아침 식사를 아직 소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요. 가장 준비하기 까다롭고 번거로운 영국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이 영국식 아침 식사인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국인들은 줄여서 '풀 브렉퍼스트', '프라이-업fry-up', 혹은 '풀 몬티full monty'라고도 부릅니다.


"이까짓 걸 요리라고 할 수 있나? 그냥 재료들 익혀서 접시에 담기만 하면 되지." 누리터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자주 봅니다. 그 "그냥 익혀서 내기만 하면 되는 재료들"이 바로 그 나라 식문화의 저력이란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요. 영국식 베이컨, 영국식 생소세지, 영국식 블랙 푸딩을 모르거나 이것들이 영국 식문화와 딱히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니 이런 무식한 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모짜렐라 치즈와 생토마토와 바질 올리고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 뿌리는 게 무슨 이태리 '요리'예요, 프로슈토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포장 뜯어 올리는 게 무슨 이태리 '요리'예요, 해도 겠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말하는 분들은 재료 사다가 집에서 직접 해먹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이지요. 익는 속도가 다 다르고 성격이 다른 재료들을 각각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익혀서 접시에 한 번 담아 내 보세요. 제대로 내려면 직불, 그릴, 오븐, 토스터를 모두 써야 하고, 익는 시간이 다르니 계산을 잘 해서 시간 차를 두고 재료를 익히기 시작해야 합니다. 기껏 익힌 음식을 식지 않게 하려면 접시도 데워야 하죠, 여기에 밀크티까지 우리고 빵 썰어 토스트까지 구워 함께 곁들여야 하니 얼마나 정신 없는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영국과 영연방의 신문이나 방송에서 "Stress-free full breakfast", one pan full breakfast" 소개를 다 하겠어요. 그런데도 다들 번거로워 밖에 나가 사 먹죠. 게다가 설거지도 끔찍합니다. 시간도, 노동력도 많이 드는데다 재료비도 만만찮아요. 그리고, 영국은 자기들 나름의 소세지와 베이컨 조제cure 방식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 한국 마트에서 흔히 보는 것 같은 인공 고기향과 조미료 맛 풀풀 나는 영혼 없는 가공식품과는 달라요. 이런 이유로 저는 이 영국식 아침 식사를 호화로운 식사로 칩니다.

 


재료 각론 들어갑니다.

 

 

 

 

 

 

 



먼저 소세지
제가 예전에 영국 소세지에 대해 한참 설을 푼 적 있었지요.
☞ 영국 소세지의 특징


독일 비너Wiener나 프랑크푸르터Frankfurter처럼 뜨거운 물에 4분 정도 데쳤다 꺼낼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하고 좋겠습니까마는, 영국 소세지는 통통한데다 살균 과정조차도 안 거친 생소세지라서 익히는 데 시간이 훨씬 많이 들고 잘 굽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영국 소세지는 물에 익히면 안 됩니다. 오븐에 굽거나 지짐판frying pan에 지진 뒤 그릴에서 약 15분간 구워야 하는데, 그릴에 구울 때 위만 홀랑 태우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가 2분마다 계속 돌려 줘야 합니다. 대개는 후추와 넛멕으로 맛낸 '컴벌랜드 소세지'를 쓰는데, 다양한 맛이 나와 있으니 취향껏 골라 사 드시면 됩니다. 제가 사 온 것은 밖에서 뛰놀며 자란 돼지로 만든 제품입니다.

 

 

 

 

 

 

 



그 다음, 베이컨.
베이컨 모양이 늘 보던 것과는 좀 다르죠? 영국 베이컨은 두툼하고 살코기 비율이 높습니다. 가만 보면 영국식 아침 식사 해먹는다면서 미국식 뱃살 베이컨을 올리는 사람이 많아요. 아래 사진들을 잘 보세요.

 

 

 

 

 

 

 

 

 



영국, 미국, 캐나다는 서로 다른 부위를 써서 베이컨을 만듭니다. 캐나다에서는 기름이 거의 없는 등심loin을 쓰고, 미국은 기름 많은 뱃살belly을 쓰죠. 영국식은 이 둘을 다 포함합니다. 전통적으로 등심과 뱃살을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썰어 썼기 때문에 살코기 씹는 맛도 느낄 수 있고 맛난 기름도 적당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는 얇디얇은 미국식 뱃살 베이컨보다 훨씬 두껍게 썰기 때문에 그야말로 고기 씹는 맛이 물씬 납니다. 먹다 말고 베이컨 두께를 자로 재 봤더니 두께가 무려 3mm나 되더라고요. 등심, 뱃살, 하는 어떤 고정된 틀을 뛰어넘는다는 점, 그리고 맛있는 두 부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인들은 자기들의 베이컨을 무척 소중히 여깁니다. 12세기부터 써 온 영국의 오랜 표현 중에 "bring home the bacon (가족을 먹여 살리다)"라는 표현도 알아 두시면 좋고요.

 

참고로, 영국 수퍼마켓들은 캐나다식과 미국식도 다 취급을 합니다. 캐나다식은 고기 모양이 동그랗다고 해서 '베이컨 메달리온medallion'이라 부르고, 미국식은 기름띠가 줄무늬처럼 나 있다고 해서 '스트리키 베이컨streaky bacon'이라 부르니 사실 때 참고하세요. 영국식은 '백 베이컨back bacon'이라 부릅니다. 전에 보니 음식 이야기를 전문으로 하는 어느 웹툰 작가가 '영국식 아침 식사'라고 써 놓고는 미국식 뱃살 베이컨을 떡 하니 그려 놓았더라고요. 아메리칸 치즈(주황색 가공치즈)를 샌드위치에 끼워 넣고서는 샌드위치 백작이 먹었을 오리지날 영국 샌드위치가 이랬을 거라고 하질 않나, 킷캣KitKat을 미국 쵸콜렛으로 소개를 하질 않나, 음식 정보에 오류가 제법 눈에 띕니다. 한국에서 캐나다식이나 영국식 베이컨을 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미국식 기름띠 있는 뱃살 베이컨만이 베이컨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달걀
달걀은 기름을 많이 두른 뒤 센불에서 가장자리를 바삭하게 부치셔도 되고, 테두리가 안 생기도록 약불에 얌전히 익히셔도 됩니다. 취향대로 하세요. 둘 다 맛있습니다. 영국인들은 바삭하게 부친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튀기듯 부친 프라이의 가장자리에서 머리카락 탄 맛과 머리카락 씹는 것 같은 질감을 느껴 기름은 듬뿍 쓰되 약불에 살짝만 익혀 먹는 걸 좋아합니다.

 

기름 섭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분들은 성능 좋은 논-스틱 코팅 팬을 쓰시면 됩니다. 저는 요즘 신소재인 세라믹 코팅 팬을 써 보고 있는데, 테플론 코팅 팬보다 성능이 좋은 것 같네요. 기름을 손톱만큼만 써도 프라이가 잘만 됩니다. 끈적하게 흐르는 저 고소한 달걀 노른자에 토스트를 찍어 먹어야 하니 달걀은 스크램블 하면 안 되고 반드시 노른자가 살아 있도록 프라이로 부쳐야 합니다. (달걀은 프라이로 부쳐 먹는 게 스크램블드 에그로 해먹는 것보다 열량이 적은 것 아시죠?)

 

영국 수퍼마켓에서는 자연방사란은 기본이요, 달걀을 닭 품종별로도 골라 살 수가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 와서야 달걀 프라이에 맛을 들였는데, 여기 달걀은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는지 모릅니다. 영국인들이 하도 까다롭게 굴어 맥도날드도 영국에서는 달걀을 16년 전부터 모두 'free range'로만 쓰고 있습니다. 고기나 유제품도 영국 맥도날드가 본고장인 미국 맥도날드보다 질이 훨씬 좋고요. 제이미 올리버도 그러잖아요, "맥도날드가 그래도 영국에서는 꽤 잘하고 있다고."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들도 영국 맥도날드는 좋은 재료를 쓴다고 종종 칭찬을 하곤 합니다. 소비자 단체와 언론들이 밤낮 맥도날드가 재료 뭐 쓰고 있는지를 따지고 보도해 대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 한국 맥도날드가 어떤 재료 쓰고 있는지 영국인들처럼 깐깐히 따지고 자꾸 캐물으세요. 그럼 우리도 질 좋은 음식을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토마토
큰 토마토를 사서 썰어 쓰는 게 일반적인데, 저처럼 방울토마토를 사서 통째로 익히셔도 됩니다. 설익은 것을 미리 따지 않고 줄기에서 빨갛게 제대로 다 익힌 뒤 줄기째 수확한 토마토입니다. 영국 수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 제가 영국 와서 이 줄기 토마토를 처음 사 먹어 보고는 놀랐었습니다. 아아, 향이 어찌나 진하던지요. 색도 흐리멍덩하지가 않고 진한데다 토마토 비린내도 안 납니다. 조심조심 잘 씻어서 물기를 말린 뒤 기름을 얇게 발라 그대로 낮은 온도의 오븐에 말리듯이 익히면 됩니다. 시간 날 때 미리 만들어 두셔도 되고요. 깨물면 뜨거운 즙이 와르르. 그야말로 '맛 폭탄'입니다. 신맛과 우마미가 있어 소금 간 하나도 안 해도 얼마나 맛있는데요.

 

 

 

 

 

 

 



버섯
제가 버섯 사진 찍는 것과 베이크트 빈 사진 따로 찍는 걸 깜빡 잊었는데, 버섯은 저처럼 붓으로 기름을 겉에만 얇게 발라 통째로 오븐 구이를 하셔도 되고, 썰어서 볶으셔도 됩니다. 통째로 익힌 버섯은 그야말로 스테이크 먹듯 썰어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오돌오돌 야들야들, 식감이 환상적입니다. 복잡한 양념하지 마시고 간단하게 소금만 뿌려 버섯 우마미를 한껏 즐겨 보세요. 흔히 보는 흰양송이보다는 크게 자란 밤양송이 버섯이 맛이 진해 더 맛있습니다. 밤양송이 버섯을 영국인들은 '체스넛 머쉬룸chestnut mushroom'이라고 부릅니다. 크게 자란 건 '포토벨로portobello'라고 부릅니다. 같은 버섯인데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겁니다.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니 학명을 알아 두시면 좋겠네요. '아가리쿠스 비스포루스Agaricus Bisporus'입니다. 한국에서도 재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버섯을 익히기 전에 갓 테두리 안쪽의 너덜너덜해진 부분을 칼로 깔끔하게 저며 내면 더 얌전하고 예뻐 보입니다. 이곳 요리사들한테 얻은 조언입니다.

 


베이크트 빈
베이크트 빈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쓸 수도, 깡통 제품으로 사서 쓸 수도 있는데, 시판 제품도 맛과 성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은 깡통 제품으로 썼습니다. 유명한 <하인즈> 사 제품보다는 <웨이트로즈> 수퍼마켓 자사 상품이 제 입맛에는 좀 더 나았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건 물론 훨씬 더 맛있습니다. 냄비에 넣고 콩알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저어가며 뜨겁게 데우셔야 합니다. 종지에 따로 담을 수도 있고, 다른 재료들에 닿도록 접시에 그냥 깔 수도 있는데, 각각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좋아합니다. 사진 예쁘게 보이라고 오늘은 종지에 담아 보았습니다.

베이크트 빈 집에서 만들기

 


해쉬 브라운hash(ed) browns
해쉬 브라운은 미국인들이 넣기 시작한 겁니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쪽에서는 태티 스콘tattie scone이나 팔potato farl 같은 감자빵을 넣기도 하지만 잉글랜드에서는 감자가 포함된 음식은 넣지 않습니다. 토스트로 탄수화물을 대신하죠. 그러나 미국인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요즘은 잉글랜드에서도 해쉬 브라운이 들어간 게 눈에 많이 띕니다.

 

 

 

 

 

 

 



영국식 백 베이컨back bacon을 눈여겨봐 두세요. 우리가 아는 뱃살 베이컨과는 다르게 생겼죠?

 

 

 

 

 

 

 



블랙 푸딩
블랙 푸딩은 못 샀습니다. 귀리oat와 선지로 만든 소세지인데, 이 블랙 푸딩을 꼭 올려야만 제대로 된 풀 브렉퍼스트라고 생각하는 영국인이 많아요. 블랙 푸딩도 질 좋은 건 꽤 비쌉니다. 지금 저 위에 있는 재료들만으로도 저는 이미 식비 지출을 많이 한 상황이라 블랙 푸딩까지는 못 샀습니다. 한국 순대와 똑같은 맛과 향이 나서 우리 한국인들도 잘 먹을 수 있을 겁니다. 당면 대신 귀리가 들어 쫀득하지가 않고 다소 퍽퍽한데, 영양면에서는 훨씬 나을 겁니다. 곡물 중 유일하게 '수퍼푸드' 안에 드는 것이 이 귀리라고 하지요. 이 외에 토스트도 몇 쪽 놓으시고 밀크티도 우려 곁들이세요. 완벽한 영국식 아침 식사가 될 겁니다.

영국 블랙 푸딩



단단의 조리법 다시 정리
사람마다, 각 재료마다, 조리법이 다른데요, 제가 조리한 방법들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소세지는 지짐판frying pan에 기름 두르고 굴려가며 먼저 지지다가 베이컨과 함께 기름 없이 그릴에(베이컨은 자체에 기름이 있으므로), 토마토와 버섯은 붓으로 얇게 기름을 발라 오븐에, 베이크트 빈은 직불에 올린 냄비에, 달걀 프라이는 직불에 올린 지짐판에, 토스트는 토스터에 구워 준비했습니다. (토스터 → 영국 발명품) 베이컨을 지짐판에 굽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긴 베이컨 기름에 달걀과 토스트 등을 부치기도 하는데, 맛난 기름을 낭비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저는 나중에 투입한 음식들에 베이컨 잔여물이 묻어 깔끔해 보이지가 않기 때문에 따로 익힙니다.

 


자, 칼로리를 따져 봅시다
해쉬 브라운, 토스트, 버섯, 블랙 푸딩이 표면이 스폰지 같아 조리 과정중 기름을 특히 많이 흡수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해쉬 브라운은 외래 요소이니 생략하시면 되고, 블랙 푸딩도 어차피 한국에서는 못 구하실 테니 생략하시면 되고, 토스트는 기름에 부치지 말고 토스터로 구워 담백하게 드시면 되고, 버섯은 저처럼 붓으로 표면에만 기름을 얇게 발라 오븐에 구우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식 버섯볶음보다 칼로리가 훨씬 적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고소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저는 영국인들처럼 각 요소를 두 개씩 안 올리고 하나씩만 올려 먹습니다. 그럴 경우 칼로리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음식 자체의 칼로리가 높다기보다는 양portion size이 너무 많은 게 문제입니다. 주는 대로 다 먹으면 살찔 수밖에 없습니다.

 


 달걀 프라이 한 개
Medium-sized free range egg 한 알에 69kcal. 
기름에 부치니 넉넉잡아 90kcal.


소세지 한 개
Traditional Cumberland sausage일 경우 133kcal.
익히면서 오히려 기름이 많이 빠져 나가니 사실 이보다 더 적어짐.


베이컨 한 쪽
단단이 사 먹는 제품으로는 70kcal. 이것도 익히면서 오히려 기름이 좀 빠져나감.


방울토마토 네 알 정도
칼로리 거의 없음. 익힐 때 얇게 바른 기름 칼로리나 조금?

넉넉하게 50kcal나 될까.


포토벨로 버섯 한 개
칼로리 거의 없음. 익힐 때 얇게 바른 기름 칼로리나 조금.

넉넉하게 50kcal.


베이크트 빈 조금
220g 작은 깡통의 반도 채 안 먹으니 대략 90kcal 정도.


토스트는 생략하거나 삼각형으로 썬 1/2쪽
White sourdough 큰 조각으로 곁들였다고 쳤을 때 1/2쪽에 약 60kcal.


설탕 안 넣은 밀크티 한 잔
1% fat milk 15ml 찔끔 넣은 칼로리 정도. 세기도 민망.
아주 넉넉하게 잡아서 10kcal.


총 칼로리, 넉넉하게 잡아 약 553kcal.
한식 아침 밥상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디에 담아 먹을 것인가
참, 마지막으로 그릇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녹색 잎이 조로록 둘러진 영국 포트메리온 보타닉 가든 접시는 이제 한국에서도 안 갖고 있는 집이 거의 없을 듯한데요, 저 두툼한 도기earthenware 접시야말로 영국식 아침 식사를 담기에 가장 적합한 그릇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두꺼워서 한 번 데워 놓으면 열을 오래 간직해 음식이 빨리 식는 걸 막거든요. 그래서 도자 산업이 매우 발달한 나라인데도 영국에서는 아직도 도기 식기를 많이 씁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식기는 얇고 단단한 본 차이나를 최고로 치는데요. (본 차이나도 영국 발명품.) 게다가, 이 포트메리온 보타닉 가든은 가장자리에 녹색 잎이 둘러져 있어 녹색이 부족한 영국식 아침 식사를 담으면 완벽한 시각적 조화를 이루어냅니다. 녹색 허브로 쓸데없는 장식할 필요가 없어요. (풀 브렉퍼스트에는 생채소로 된 샐러드가 썩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익힌 채소를 곁들이세요.) 무엇보다, 저 포트메리온 도기 그릇의 진가는 따뜻한 물로 설거지를 할 때 가장 잘 드러납니다. 이토록 부드럽고 감촉 좋은 그릇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손에 착 감깁니다.


이상, 영국식 아침 식사에 대한 고찰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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