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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 & 이튼 ④ 빌스 레스토랑 Bill's Restaurant, Windsor 본문

영국 여행

윈저 & 이튼 ④ 빌스 레스토랑 Bill's Restaurant, Windsor

단 단 2015. 6. 12. 01:30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끼니 때가 적어도 꼭 한 번은 끼게 되니 무언가를 사 먹지 않을 수가 없어요. 권여사님 문예진흥기금이 넉넉해서 교통비와 윈저성 입장료를 내고도 돈이 남아 '식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윈저 & 이튼 센트랄> 역에 바로 붙어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 <빌스>입니다. 기차 기다리면서 뭘 먹기에 아주 좋은 위치네요.

 

 

 

 

 

 

 



티룸은 아늑한 곳을 좋아하지만 여행지에서의 식사는 넓고 의자가 편한 곳에서 하고 싶더라고요. 기차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이렇게 넓은 식당이어야만 오래 앉아 있기가 좋아요.

 

 

 

 

 

 

 



분위기 좋죠?
체인점이라 영국 여기저기서 볼 수 있어요.

 

 

 

 

 

 

 



여름 콕테일 메뉴판.
메뉴판도 예쁩니다.

 

 

 

 

 

 

 



빌스의 메뉴판을 걸어 드립니다. ☞ Bill's Menu 여러 국적의 음식이 뒤섞여 있는데, 저는 영국음식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라 메뉴판을 보면 영국음식들을 골라 낼 수가 있습니다. 영국 여행 오셔서 영국음식 사 드시고 싶은 분들은 이 글을 꼼꼼히 읽어 보세요. ☞ 영국음식 열전

 

 

 

 

 

 

 



저렴한 식당이지만 나름 3-코스 식사를 했습니다. 전채로는 콩을 박아 넣은 햄 호크 터린ham hock terrine과 토스트를 골랐습니다. 이건 프랑스 음식인데, 전채로 많이들 먹습니다. 영국식 어니언 처트니가 곁들여졌습니다. 어니언 처트니말고 ☞ 피칼릴리도 흔히들 곁들입니다. 햄 호크에서 소위 '돼지 냄새'라는 게 나서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먹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햄 호크 부위가 원래 갖고 있는 냄새로, 돼지고기로 만든 통조림 장조림 냄새와 비슷합니다. 유럽인들은 고기 특유의 냄새를 즐깁니다. 돼지고기인데 돼지 냄새 나는 건 당연하다고 여기죠. 농장 가축말고 야생동물 사냥한 것game도 잘들 먹는데, 일반적인 고기들보다 향이 훨씬 짙다고 하죠. 고급 고기로 취급 받습니다.

 

 

 

 

 

 

 



본식으로는 영국음식 중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피쉬 파이를 시켰습니다. 어부의 파이fisherman's pie라고도 부릅니다. 피쉬 파이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글을 안 썼는데, 가장 좋아하는 영국음식이라서 글을 아껴 두고 있습니다. 나중에 구구절절 '썰'을 풀게요. 체다와 잉글리쉬 머스타드로 맛낸 매쉬트 포테이토 밑에는 대구, 연어, 훈제 해덕, 새우 등이 고소한 화이트 소스에 버무려져 있습니다. ☞ 피쉬 파이를 집에서 해먹어 봅시다

 

이게 마치 우리나라 떡국 같아서 싼 식당에서는 맛있게 잘 만든 걸 맛보기가 힘듭니다. 여긴 그래도 맛을 잘 냈네요. 맛있었어요. 떡국을 역전 싸구려 분식집에서도 사 먹을 수 있고 고급 한식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피쉬 파이도 펍이나 이런 캐주얼 레스토랑에서 사 먹을 수 있고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에서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솜씨 없는 집들은 생선을 너무 익혀 살이 고무처럼 질기고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써서 비린내 풀풀 나기 일쑤죠. (떡국과 피쉬 파이 둘 다 제 영혼을 위로하는 '컴포트 푸드'들입니다.) 그런데, 먹느라 정신 팔려 파이 속을 안 찍었네요.

 

 

 

 

 

 

 



후식으로 다쓰베이더는 딸기 아이스크림을,

 

 

 

 

 

 

 



저는 이튼 메스를 먹었습니다. 예뻐야 할 디저트가 왜 저 꼴이냐고요? 이름이 '메스(mess 난장판, 범벅)'입니다. 원래 저렇게 범벅을 해서 내야 하는 음식이에요. 얌전히 층 내서 담은 것보다 저렇게 해서 낸 것이 실제로 맛도 더 좋고요. 양 많죠? 6,7월이 영국의 딸기철이니 잘한 선택입니다. 집에서 딸기 듬뿍 넣고 만들어 먹는 것만은 못했지만 이튼을 관광하고 나서 이튼 메스를 시켜 먹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의자 편하고 분위기가 좋아 기차 기다리면서 쉬기 좋은 장소입니다.

 



☞ 이튼 메스
☞ 귀차니스트를 위한 이튼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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