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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프론 콕테일, 쉬림프 칵테일, 새우 칵테일 Prawn Cocktail 본문
영국에 계신 유학생 여러분, 영국도 요 며칠 꽤 더웠죠?
집에서 불 써가며 밥 해먹기 귀찮은 분들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에 들러 냉장 식품 매대에서 이렇게 생긴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채소 매대로 가서 윤기 잘잘 흐르는 ☞ 아이스버그 레티스와 아보카도도 담으시고요.
헤스톤 블루멘쏠이 웨이트로즈와 손잡고 낸 프론 콕테일입니다. 새우가 소스 밑에 깔려 안 보이는데, 콕테일 새우를 담고, 그 위에 마리 로즈 소스marie rose sauce를 담고, 그 위에 카이옌 페퍼cayenne pepper를 뿌린 제품입니다. 잘 버무려서 씁니다. 집에서 새우 데치고 마리 로즈 소스 만들기 귀찮아하는 사람들, 바쁜 사람들을 위해 수퍼마켓들이 이런 제품을 팔고 있으니 잘 이용하시면 좋아요.
콕테일 잔에 담아 낸다고 해서 '프론 콕테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식starter인데, 윗지름이 넓은 잔이면 어떤 것이든 괜찮습니다. 저는 ☞ 트라이플용 잔에 담겠습니다. 손님상에 안 내고 혼자 드실 때는 그냥 파스타 그릇 같은 데 담아 편하게 드셔도 됩니다.
☞ 젬 레티스나 ☞ 로메인 레티스도 괜찮은데 제가 해먹어보니 아이스버그 레티스가 식감도 더 좋고 풋내나 쌉쌀한 맛도 안 나면서 더 고소하고 맛있네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그냥 양상추를 사시면 됩니다. 직역해서 '얼음양상추'라고 부를 때도 있죠. 겉잎을 몇 장 떼서 버리고 채 썰어 물에 한 번 씻은 뒤 ☞ 샐러드 스피너로 물기를 최대한 많이 빼주세요. 쓸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밀페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시면 됩니다. 이틀 정도는 자른 단면이 벌겋게 변하지 않고 생생하게 유지됩니다. 사진에 있는 것도 이틀 묵은 아이스버그 레티스 채입니다.
바닥에 먼저 채 썬 아이스버그 레티스를 깔고,
아보카도를 깍둑 썰어 얹고,
웨이트로즈 헤스톤 제품을 얹으면 신선하고 산뜻하면서 아주 맛있는 전식 완성. 양을 늘려 한 끼 식사로 드셔도 됩니다. 저는 더워서 엊저녁과 오늘 저녁을 이 프론 콕테일로 먹었습니다. 씨푸드 샐러드인 거죠. 소스에 보이는 거뭇거뭇한 작은 점들은 바닐라 씨입니다. 바닐라를 넣어 고급스러운 맛을 냈어요. 바닐라 자체에는 단맛이 없는 것 아시죠? 요리사들과 미식가들은 바닐라와 다크 쵸콜렛을 짭짤한savoury 요리에 쓰기도 합니다.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시판 제품의 성분을 적어드리겠습니다. 가정용 레서피는 아래에 따로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프론 콕테일에는 '마리 로즈'라는 영국 소스를 쓰는데, 토마토 케첩, 마요네즈, 우스터셔 소스, 레몬 즙을 섞고 이런저런 부재료로 맛낸 소스를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마리 로즈 소스를 간단하게 토마토 케첩과 마요네즈만 섞어서 만들죠. 헤스톤은 어떻게 맛을 냈는지 아래의 재료 목록을 유심히 보세요. 맨 앞에 쓰여 있는 콕테일 새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리 로즈 소스 재료입니다.
Prawns (crustaceans) (55%), rapeseed oil, TOMATO KETCHUP (tomatoes, spirit vinegar, sugar, salt, celery extract, spices, garlic powder), pasteurised free range egg yolk, water, sugar, vodka, cornflour, spirit vinegar, tomato paste, WORCESTERSHIRE SAUCE (water, sugar, spirit vinegar, molasses, onion puree, salt, tamarind paste, cloves, ginger puree, garlic puree), concentrated lemon juice, salt, mustard flour, tomato powder, vanilla seeds, ground cloves, FORTIFIED WHEAT FLOUR (wheat flour, calcium carbonate, iron, niacin, thiamin), ground celery seeds. 끝.
영국 밖에 계신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는 헤스톤 블루멘쏠의 가정식 레서피를 읊어드리겠습니다. 시판 제품보다는 아무래도 마리 로즈 소스 재료가 단순합니다.
헤스톤 블루멘쏠의 가정식 프론 콕테일
재료
[4인분]
• 토마토 케첩 110g
• 마요네즈 100g [헤스톤은 마요네즈도 직접 만들어 씁니다만, 귀찮은 분들은 그냥 시판 제품을 쓰셔도 됩니다.]
• 카이옌 페퍼cayenne pepper 1/4 작은술 [1작은술 = 5ml]
[없으면 고운 한국 고춧가루를 쓰셔도 되는데, 한국 고춧가루에서는 희미한 훈향과 단맛이 좀 납니다.]
• 우스터셔 소스worcestershire sauce 12방울
[일본이 변형시킨 달착하고 끈적한 우스타 소스말고 오리지날 영국 것으로 쓰셔야 합니다. 맛이 다릅니다.]
☞ 우스터셔 소스
• 레몬 즙 10g
• 소금·후추
• 익혀서 껍질 깐 콕테일 새우 400g
• 양상추iceberg lettuce 1통, 잘게 채 썰기
• 아보카도 2개, 깍둑 썰기
만들기
1. 토마토 케첩, 마요네즈, 카이옌 페퍼, 우스터셔 소스, 레몬 즙을 잘 섞는다.
2. 소금·후추로 간한다.
3. 콕테일 새우를 넣어 잘 버무린다.
4. 그릇에 채 썬 양상추를 깔고 아보카도를 얹은 뒤 마리 로즈 소스에 버무린 콕테일 새우를 얹는다. 끝.
단단의 몇 가지 조언
• 양상추는 반드시 샐러드 스피너를 써서 물기를 최대한 많이 제거해 주셔야 합니다. 물기가 흥건하면 소스가 희석되면서 맛도 같이 흐려지고 그릇도 지저분해집니다.
• 헤스톤은 양상추 채 썬 것에 바질과 ☞ 타라곤 채 썬 것을 소량 섞어 주면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고 하나, 한국에서는 타라곤 구하기 무지 힘들죠. 양상추만 쓰셔도 됩니다. 바질과 타라곤 안 넣어도 맛만 좋습니다.
• 아래 영상에서 헤스톤은 토마토 깍둑 썬 것도 넣는데, 소스에 토마토 케첩이 들어가므로 안 넣으셔도 됩니다. 없어도 맛있습니다. 재료가 자꾸 늘어나면 먹고 싶을 때 뚝딱 해먹기 힘들어집니다.
• 제과제빵 많이 하셔서 집에 바닐라 포드가 있는 분들은 칼로 바닐라 포드를 길이로 반 가른 뒤 칼날로 안쪽의 씨앗을 긁어 마리 로즈 소스에 넣어 보세요. 색다르면서 고급스러운 맛이 납니다.
• 중새우를 쓰면 뭔가 더 근사하고 제대로 된 요리처럼 보일 것 같지만 작은 콕테일 새우를 쓰는 게 맛이 더 낫습니다. 새우에 물기가 많으면 키친 타월로 적당히 제거를 해 주세요. 새우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가장 산뜻하지 않나 싶은데, 새우가 신선해서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하고, 질감도 너무 흐물거리지 않아야 합니다.
• 마리 로즈 소스 맛을 잘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양상추와 아보카도까지도 버무릴 수 있어야 하므로 마리 로즈 소스는 넉넉히 얹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비빔밥처럼 잘 비벼 먹는 음식입니다.
• 그릇은 입구가 넓거나 요리책에 있는 것처럼 위로 여유 공간이 많아야 쉽게 비빌 수 있고,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마땅한 그릇이 없으면 프론 콕테일을 먹기 직전에 미리 비벼서 담아 내셔도 됩니다. 숟가락보다는 포크가 좀 더 잘 집힙니다.
프론 콕테일은 영국인들이 1960~80년대 디너 파티 때 많이 즐기던 전식으로,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다가 요즘 다시 유행하는 중입니다. 헤스톤도 일 마치고 돌아와 배고플 때 즐겨 해먹는 음식이라고 하죠. 제가 이 블로그에서 소개해 드린 영국음식 중 ☞ 귀차니스트용 이튼 메스 다음으로 간단한 요리가 아닐까 싶은데, 정말 금방 만듭니다. 맛도 훌륭하고요. 다쓰 부처도 이 프론 콕테일 광입니다. 무더운 여름 날의 한 끼 식사로 추천 드립니다. ■
▲ 헤스톤 블루멘쏠의 프론 콕테일.
▲ 고든 램지의 프론 콕테일.
▲ 단단은 동남아나 중미쪽 새우보다는 북대서양 새우를 선호.
▲ 영국에는 프론 콕테일맛 감자칩도 다 있다.
▲ 프링글스도 영국에서는 프론 콕테일 맛을 다 내고 있고.
워커스 것보다 이게 프론 콕테일 맛에 좀 더 가깝다.
▲ 새우를 가재로 바꾼 고급 'hand-cooked' 제품도 있다.
▲ 프론 콕테일을 이렇게 변주해 담아 내기도 한다.
미슐랑 2-스타 영국 셰프 네이싼 아웃로Nathan Outlaw의 가정식.
☞ 영국음식 열전
☞ 영국의 또다른 새우 요리 - 포티드 쉬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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