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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몹스 Rollmops, Rollmöpse, Rollmop Herrings - 독일 초절임 청어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롤몹스 Rollmops, Rollmöpse, Rollmop Herrings - 독일 초절임 청어

단 단 2017. 9. 12. 00:00

 

 

단단은 안타깝게도 그 비싸고 맛있다는 회를 못 먹습니다. 면역력이 시원찮아 날음식은 조심하는 편이 좋겠다고 의사가 그랬거든요. (의사 말 잘 듣는 모범생.) 그래도 익히지 않은 생선살이 주는 관능적인 식감이란 게 또 있잖아요. 잘 만든 냉훈cold-smoked 연어를 신음하며 먹어 본 적 있어 어렴풋이 알죠. 이런 냉훈 생선이나 식초·감귤류 즙에 절인 생해산물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해서 회 대신 이것들로 위안을 삼습니다. 영국에서 즐겼던 것들 사진을 몇 장 올려 봅니다.

 

 

 

 

 

 

 

 

 단시간 연기를 씌운 냉훈 연어.
☞ 런던 <Dinner by Heston Bluementhal>에서 밥 먹은 이야기

 

 

 

 

 

 

 


 장시간 연기를 씌운 냉훈 연어.
수퍼마켓에서 사다 먹은 "London Cure Smoked Salmon".

영국 가시면 꼭 잡솨봐.
☞ 영국 훈제연어에 대하여

 

 

 

 

 

 

 


 감귤류 즙에 살짝 절인 연어.
☞ 런던 <마커스 앳 더 바클리>에서 밥 먹은 이야기

 

 

 

 

 

 

 


 라임, 오렌지, 레몬 혼합 즙에 살짝 절인 농어sea bass.
☞ 런던 <Outlaw's At The Capital>에서 밥 먹은 이야기

 

 

 

 

 

 

 


 양념 촛물에 살짝 절인 뒤

껍질만 토치로 그을린 고등어와 훈제 장어eel
☞ 런던 <Gilbert Scott>에서 선데이 로스트 먹은 이야기

 

 

 

 

 

 

 


 집에서 해먹은 스페인식 초절임 생멸치anchovy.
☞ 레서피는 여기에 - 안초비 먹고 산 이야기

 

 

 

 

 

 

 

 

 수퍼마켓에서 사다 먹은

독일식 초절임 청어herring '롤몹스'.

 


오늘은 영국 생활 막바지에 맛보았던 '롤몹스'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귀국 준비하랴, 영국음식과 치즈 맛보랴, 정신 없는 와중에 남의 나라 음식까지 궁금해 무지 바빴습니다. 이 맛난 것을 영국 생활 끝자락에 발견했다는 사실이 다만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시간이 없어 두 번밖에 못 먹고 귀국했어요. 흑흑.

 

 

 

 

 

 

 



영국에 계신 분들은 수퍼마켓 냉장 수산물 매대에 독일식 초절임 청어가 있는 지 한번 살펴보세요.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기도 하고 유리병에 담겨 있기도 합니다. 다쓰 부처는 고기를 잘 안 먹는 대신 영국에 있을 동안 연어, 송어, 청어, 고등어, 정어리, 안초비 같은 등푸른생선을 실컷 먹고 살았습니다. 흰살 생선들이 가진 담백하고 우아한 맛도 좋아하지만 등푸른생선들의 기름지고 강렬한 맛도 아주 좋아합니다.

 

영국인들의 청어 취식법은 제가 예전에 소개해 드린 적 있지요.

☞ 영국식 훈제 청어, 키퍼스

 

글 끝에 각국의 청어 취식법을 간단히 언급했었는데, 유럽에서는 과거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이었던 지역들과 북유럽이 청어 산지라서 청어를 특히 즐깁니다. 지역에 따라 훈제한 것을 좀 더 선호하는 곳이 있고, 초절임한 것을 더 좋아하는 곳도 있고, 염장한 것을 즐기는 곳도 있고 그렇습니다. 저희는 영국식으로 훈제한 청어를 주로 즐기다가 우연히 초절임 안초비를 맛보고는 혀가 번쩍, 이후 초절임 청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죠. 역시나 부지런한 영국 수퍼마켓들, 독일식 초절임 청어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성분
Herring (39%), water, sugar, onion (13%), spirit vinegar, salt, tartaric acid. 끝.


단순하죠?
소금보다는 설탕이 좀 더 많이 든 걸로 보아 그 맛을 대략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한마디로, 새콤달콤.

 

 

 

 

 

 

 



양파채를 품은 청어 포fillet 돌돌 말린 것이 세 개 들어 있었습니다. 열을 가하지 않아도 촛물에 익으면 살이 저렇게 뽀얘집니다. 그래서 제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거지요.

 

 

 

 

 

 

 

 


접사.
등 푸른 생선의 저 카리스마 넘치는 검푸른 등과 호화로운 은광택. 은빛으로 아름답게 반짝인다고 해서 영국의 어부들은 '헤링'이라는 본명 대신 '실버 다알링'이라는 애칭으로 부릅니다. 크기가 작아 '버터플라이'로 포를 떴네요.

 

 

 

 

 

 

 



궁금해서 돌돌 말려 있던 것을 풀어 보았습니다. 이 제품에는 양파만 들어 있었는데, 대개는 오이gherkin를 함께 넣어 절입니다. 아니면 오이 피클을 따로 곁들이기도 하고요. 오이나 양파 대신 빨간 고추pimento 박은 그린 올리브를 넣기도 합니다.

롤몹스의 다양한 모습들

 

초절임 안초비와 비슷한 식감이 나면서 이것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전식starter으로 훌륭할 듯합니다. 우리나라도 과메기만 내지 말고 이런 초절임 상품도 같이 냈으면 좋겠는데 말예요. 생물 사다 집에서 포 떠 절이자니 너무 귀찮아요.


네덜란드 사람들도 청어를 즐기는데, 독일 것처럼 살이 식초에 익어 뽀얗지가 않고 붉고 투명하면서 기름기가 잘잘 도는 것으로 보아 이웃하고 있는 나라들인데도 선호하는 식감과 맛이 좀 다른 듯합니다. 롤몹스를 먹었을 때는 짭짤하고 기름진 느낌이 아니라 몹시 시면서 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신 음식 매우 좋아합니다.) 네덜란드식은 독일식보다는 오히려 우리 한국식 과메기 맛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네덜란드 현지에서 맛보신 제 블로그 이웃께서는 과메기보다는 네덜란드식 청어 절임maatjes(haring)이 더 맛있었다고 하십니다.

네덜란드 현지에서 염장 청어를 드시고 오신 보름달 님

 

 

새콤달콤한 독일식 초절임 청어 롤몹스.
고소하고 짭짤한 네덜란드식 염장 청어.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포장 뜯어 먹기만 할 수 있는 제품을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원합니다.
생산하기 힘들면 수입이라도.
수입하는 김에 영국 훈제 청어kipper도 같이 좀;;
기왕이면 전통 방식으로 잘 만든 '망스 키퍼Manx kipper'나 '크라스터 키퍼Craster kipper'로;; (깨몽) 

 

 

 

 

 

 

 


롤몹스는 대개 이렇게 생긴

짧은 나무꼬챙이로 고정시킨다.
이쑤시개보다 면적이 넓어 손으로 들기 편하다.

두 개를 꽂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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