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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케이크 - 영국 케이크의 기본 본문
영국의 클래식 티타임 케이크 중 만들기 가장 쉬우면서 유명한 것으로 '빅토리아 샌드위치 케이크'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영국에 있을 때 자주 구웠던 케이크죠. 빅토리아 여왕[재위 1837-1901]이 티타임에 즐겨 먹던 케이크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름에 '샌드위치'가 들어 있으니 짐작하시겠지만 케이크 쉬트sheet 두 장을 각각 구워 겹쳐 쌓습니다. 그래서 이런 특별한 쌍둥이 베이킹 틴이 필요합니다.
굽혀 나온 것을 완전히 식힌 후 불룩 솟은 윗부분이 접시에 닿도록 뒤집어서 놓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딸기잼이나 라즈베리잼 중 자기 취향에 맞는 것을 '듬뿍' 바릅니다. 빅토리아 여왕 시절의 원형은 딸기잼을 썼으나 저처럼 과일 산미 좋아하는 사람들은 라즈베리잼을 쓰기도 합니다. 어쨌든 하얀 크림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빨간색만 나면 됩니다. 잼 한 병이 다 소요되죠. 푸디foodie들은 이 잼마저도 즉석에서 만들어 씁니다. 살짝만 끓여 향과 색을 생생히 살릴 수 있거든요. 귀차니스트인 저는 질 좋은 시판 잼을 씁니다.
그 다음에는 생크림을 휘핑해 도포합니다. 바르다 말고 찍은 겁니다. 상온 선반에 두고 팔아야 하는 수퍼마켓들과 진한 맛을 선보여야 하는 호텔 아프터눈 티룸에서는 생크림 대신 버터크림을 쓰기도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원형은 크림 없이 잼만 썼습니다.
뚜껑을 덮은 뒤,
아이싱 슈가(슈가 파우더)를 솔솔 뿌려 마무리.
완성.
장식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쉬운 케이크가 또 없어요.
허나, 잼과 크림을 쓴 케이크야말로 케이크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케이크에 싱거운 물 '찍' 나오는 생과일 사용 금물. 제발 당절임하거나 조려서 농축해 쓰세요.)
영국 케이크들은 티타임에 집에서 누구나 뚝딱 구울 수 있어야 하므로 조리법이 간단합니다. 그러면서도 홍차와 함께 먹어야 해 맛은 진하죠. 영국 케이크들이 진한 맛을 내는 이유는, 케이크 쉬트sheet가 버터:설탕:달걀:밀가루를 1:1:1:1로 쓰는 '파운드 케이크'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폭신폭신 솜털처럼 가벼운 쉬퐁chiffon 케이크나 제느와즈genoise 쉬트의 케이크들을 선호하지만 진한 맛의 파운드 케이크 애호가들은 여전히 존재하죠. 저도 그중 한 명이고요. 제과점에서 흔히 보는 싱겁고 가볍기만 한 쉬트에 싱겁고 느끼하기만 한 식물성 크림 잔뜩 바르고 싱거운 즙 머금은 생과일 올린 케이크들은 저는 먹어도 먹어도 마음이 헛헛해 잘 안 사게 됩니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한 맛의 파운드 케이크가 저한테는 최고의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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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해서는 베이킹은커녕 요리도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시간도 안 나지만 이상하게도 요리하고 싶은 심적 여유가 생기질 않네요.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마음이 분주하고 지치는지 모르겠어요. 재료 구하기도 힘들고요.
▲ <얀 쿠브레>의 파운드 케이크 3종.
이 집 제품 중에서는 파운드 케이크들이 젤루 맛있더라.
(그 많은 전제품 다 먹어봄.)
다행히 몇 년 지내면서 파운드 케이크 맛집들을 발견했습니다. <얀 쿠브레>의 파운드 케이크 3종이 전부 맛있고요,
• 레몬 파운드 케이크cake citron
• 쵸콜렛 파운드 케이크cake chocolat tonka
• '이자티스' 파운드 케이크cake Isatis
<테라로사>의 레몬 파운드 케이크도 맛있습니다. 영국에 살 때 제가 집에서 생레몬 즙 짜서 만들던 촉촉한 ☞ 레몬 드리즐 케이크lemon drizzle cake와 맛과 질감이 정말 똑같아요. (이것도 영국의 클래식 티타임 케이크입니다.)
파운드 케이크는 맛도 좋지만 냉장고에 넣을 필요 없이 상온에서 최대 5일까지 보관 가능해, 선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편합니다. 제가 아직 많은 곳을 다니며 맛보지는 못 했으니 파운드 케이크 애호가 계시면 추천 감사히 받겠습니다. ■
▲ 집에서 만든 루바브rhubarb 파운드 케이크.
루바브 시럽 조제해 도포하기 전.
파운드 케이크 쉬트의 또 다른 클래식 티타임 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쉬트는 아니지만 영국의 또 다른 클래식 티타임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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