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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차(代用茶) 천국 본문
▲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식품관의 대용차 혹은 보신차 재료들.
와아...
이게 다 끓여 마시거나 우려 마시는 재료들이랍니다. 하도 많아 사진에 다 담지도 못 했어요. 이러니 한국에서는 녹차든 홍차든 차가 고전을 면치 못 하는 거지요. 식후 숭늉 마시던 민족이라 DNA에 구수한 맛, 탄 맛 선호가 떠억 박혀, 풋내 나거나grassy 쌉쌀한 맛 나는astringent 깍쟁이 같은 차 좋아하기는 좀 힘들겠구나 생각은 듭니다. 영국처럼 차에 고소한 우유를 보탤 환경도, 버터나 크림 써서 기름진 차음식을 만들어 먹을 환경도 아니었으니까요.
볶은 콩으로 만드는 커피는 그나마 선전중인데, 차인들은 노랗던 콩을 그토록 갈색 나도록 볶아 섭취하는 것에 의구심을 표하곤 합니다. 안 그래도 미국에서는 요즘 볶은 커피콩의 아크릴아마이드 소비자 고지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죠. 보리차도 사실 같은 처지이고요. 차인들은 또 커피가 '없는 기운도 몰아 쓰게 만드는 노동자 착취형 음료'라고 마뜩잖아하기도 합니다. ㅋ
저는 대용차 중에서는 생강차를 좋아합니다. 다쓰 부처한테는 ☞ 이 집 생강차가 지금까지 맛본 생강차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귀국 후 시부모님께 선물 받아 알게 된 제품인데 험하지 않고 우아하면서도 진한 맛이 납니다. 몸살감기 걸릴락말락할 때 이 차 우려 영국 생강 비스킷과 함께 먹고 자면 다음날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맛있는 생강차 제품 또 알고 계신 분들은 귀띔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심지어 말린 도라지도 다 있네요. 도라지는 그냥 나물로 먹는 게 섬유질도 먹고 몸에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우린 물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한번 맛은 봐야겠습니다. 영국인 지도교수님께 인삼차, 메밀차, 둥굴레차를 우려드렸더니 이런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 한국인은 창의력이 뛰어나군
우리 권여사님과 시어머니는 두 분 다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물은 늘 무언가를 끓여 만든 것으로 드십니다. 생수보다는 달인 '맛물'을 선호하시는데, 아마 노인들 대부분이 이럴 듯합니다. 맹물 드시는 게 그렇게 허전한가 봅니다. 저도 어릴 때는 보리차, 옥수수차, 결명자차 등을 마시고 자랐습니다. 요즘도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한식집에서는 생수 대신 대용차를 주지요. 며칠 전 고등어구이집 갔다가 실로 오랜만에 고소한 옥수수차를 받아 들고는 반가워했습니다. ■
☞ 치커리 커피
☞ 보리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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