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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1) A Bowl of Rice 본문

투덜이 스머프

쌀밥 (1) A Bowl of Rice

단 단 2016. 7. 6. 01:00

 

 

 

 영국 덴비 밥그릇. 밥그릇에 밥 퍼 담은 것 보고

나는 그 사람의 손끝 감각과 살림 솜씨를 가늠한다.

 

 

 

쌀 소비가 줄어 걱정이라는 한국 ☞ 기사들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쌀밥을 먹은 게 언제였나 곰곰 생각해 보니... 

지난 3개월간 쌀밥을 먹은 기억이 없다. 영국에도 쌀은 흔하다. 한국보다 오히려 종류가 더 많으면 많았지. (☞ 한국인보다 더 다양한 쌀을 먹는 영국인) 그런데도 3개월이 넘도록 쌀밥을 먹지 않았다.


한국인이 끼니 때 쌀밥을 먹지 않아도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영국 와 살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탄수화물을 주로 과일로 섭취한다. 어쩌다 찌개를 먹더라도 밥 없이 맨입에 먹을 수 있도록 건더기 많이 넣고 싱겁게 끓여 여기 사람들 스튜 먹듯 그냥 먹는다. 쌀밥 안 먹고도 잘 살아진다. 나이가 제법 있는 나도 이럴진대 요즘 애들은 더하지. 그러니 기자들 구워삶아 자꾸 효능 드립 해가며 쌀 먹자고 신문 도배할 생각말고 생산량을 줄이든지 가공할 궁리를 하든지 해야 한다. (☞ 일본 쌀과자들) 양과자 먹느라 한과나 떡도 잘 안 먹고, 생일상도 한식으로 기껏 잘 차려 놓고는 꼭 서양식 케이크로 마무리들 하잖나. 살찔까봐 쌀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선택지가 많아서 안 찾는 건데 헛다리들 짚고 '효능 드립'이다.

 

내가 집에서 한식 백반을 안 해먹는 이유는 하나다. 간 안 된 싱거운 쌀밥 하나 목에 잘 넘기자고 상 위에 올리는 다른 음식들을 짜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못마땅해서다. 특히 그 '밑반찬'이라는 것들. 그리고 소위 '밥도둑'이라는 것들. 

 

차라리 밥에도 적당히 간을 하고 다른 음식들 간은 대폭 낮춰 반찬이 아니라 요리처럼 만들어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중국인들처럼 채소 반찬들을 요리로 격상시키고 밥도 맛있게 잘 볶아 즐기면 좋으련만. 중국식 달걀 볶음밥은 어엿한 요리 취급 받지 않나. 초이섬, 가이란, 팍초이 같은 채소들도 나물 반찬이 아니라 요리로 대접 받고. (말 나온 김에, ☞ 초이섬 레서피)

 

쌀밥은 잘 안 먹어도 떡국은 좋아한다. 이 세상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먹을 음식을 고르라면 나는 잘 끓인 떡국을 선택할 것이다. (☞ 마지막 식사) 파인 다이닝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좋은 재료로 잘 만든 떡국은 2만원 주고도 사 먹을 용의 있다. 잘 만든 김치 다섯 쪽 담은 작은 접시는 5천원 주고 곁들일 용의도 있고. 쌀을 백반 형태보다는 일품 요리로 즐기고 싶다. 그리고, 쌀밥 먹으라고 캠페인 하기 전에 식당들 밥그릇부터 좀 제대로 갖추게 했으면 좋겠다. (☞ 밥그릇 싸움

 

 

 

돈부리에 든 쌀밥 왤케 맛있냐 비결이 뭐냐 

쌀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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