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리우드(톨리우드) 음악

 

 

 

 

 

제 친구 중에 요즘 몸과 마음이 힘든 이가 있어 기운 내라는 뜻에서 신나는 음악과 춤이 담긴 영상을 올려봅니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받은 영화 《RRR》(2022)의 한 장면입니다. 이웃이나 직장에 인도인이 있거나 인도인과 상거래 혹은 학업을 같이 해야 하는 분들은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ㅋ 15일간 매일 12시간씩 150명의 춤꾼들과 200명의 영화 관련 일꾼들이 모여 찍은 장면이라고 합니다. 촬영지는, 허허, 놀랍게도 전쟁 일어나기 직전의 우크라이나 키이우Kyiv 대통령 관저 '마린스키 궁'이랍니다. 

  

대학 다닐 때 국악과에서 개설한 '인도음악' 강좌를 듣고 인도음악에 심취한 적이 있습니다. 영상 속 음악과는 달리 매우 진지하면서 관능적인 음악이었지요. 영화를 위해 새로 창작된 춤곡인 이 '나뚜나뚜'는 인도 동남쪽 안드라 프라데쉬 주state의 공식 언어인 뗄루구어로 'raw and rustic'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도내 공식 언어 무려 22개.) 위 영상은 뗄루구어로 돼 있습니다만, 영화와 음악 모두 뗄루구어로 찍은 뒤 시장을 의식해 힌디어 더빙으로 배급했다고 하죠. 영화상의 설정이기는 하나 과연 당대 서양의 거친 사교 춤들에 비해서도 훨씬 더 거칠고 과격한 데다, 영화에서도, 음악에서도, 한국 드라마·영화의 "비빔밥 시놉시스" 같은 복합 장르 및 양식polystylism이 느껴집니다. 인도인들은 자기네 향신료 배합을 뜻하는 용어를 써서 '마살라 필름masala film'이라고 부르더군요. ㅋ 위 영상을 보고 제 머리에 스쳐간 음악들과 춤들을 열거하자면, 

 

• 인도음악

• 방글라

• 힙합

• EDM electronic dance music

• 자진모리-휘모리 등 뒤로 갈수록 빨라지고 몰아치는 한국 국악 산조에서의 뒷부분 (인도음악도 뒤로 갈수록 빨라짐)

• 강병철과 삼태기

• 한국 사물놀이의 급격한 리듬 변이shift와 추임새

• 일본의 집단 타이코たいこ, 太鼓 연주

• 플라멩코 춤

• 한국 농악에서의 상모 쓴 자 춤

• BTS 춤

• 짝짓기 철의 수컷과 암컷 새의 커플 춤

 

 

가,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웬 엉덩이가 이렇게 많이;;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센터장인 강성용 교수의 인도 문화 및 인도 영화계 설명도 같이 걸어봅니다. 인도의 문화뿐 아니라 사회·정치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 끝부분에 주인공이 사프론색(주황색) 바지를 입고 나온 데에는, 흠... 다 이유가 있었군요.

 

'단단 추천 4월의 영화'로는 무려 세 시간이 넘는 이 《RRR》을 권해드리겠습니다. ㅋ 지금부터 4월말까지 시간 나실 때 쉬엄쉬엄 보세요. 저는 인간 남녀가 떼 지어 춤추는 모습과 공들여 만든 클리셰 범벅 과장된 제스처의 '병맛' 영화를 좋아해 이 영화도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습니다. 한 세대 정도 차이를 두고 실존했던 국가 영웅 둘을 한데 모아 그렸다고 하는데, 마블 히어로물에, 중세 판타지물에, 중국 무협물에, 홍콩 느와르 슬로우 모션 총질에, 영화 《매이트릭스》에, 소비에트 프로파간다 포스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온갖 '웅장'한 것들이 다 지나갑니다. ■

 

 

 

그리운 인도음식

한국에 있을 때는 인도음악에 심취했었고, 영국에 유학 가서는 인도음식에 불타다 왔습니다. 실력 있는 인도 요리사들은 영국이 죄 데려가 최고의 인도음식은 인도가 아니라 영국에서 맛볼 수 있다는 방송 멘트가 기억 나네요. 다쓰베이더가 영국 땅에 발을 디뎌 사 먹은 첫 음식이 허름한 동네 인도 식당의 볼품 없어 보이는 커리였는데 눈이 번쩍 뜨이게 맛있었다고 아직도 흥분하며 회상합니다. 영국 수퍼마켓의 인도음식 도시락ready meal들도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인도 요리책, 향신료, 식기, 바리바리 싸 갖고 귀국했습니다. 차인들은 아쌈, 다질링 같은 인도산 '클래식' 홍차들과 인도식 향신료 밀크티인 '마살라 짜이masala chai' 때문에라도 인도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 [음식우표] 인도 향신료

☞ [영국음식] 영국식 커리 파우더 집에서 조제하기 

☞ 인도 커리를 집에서 손수 만들어 즐겨 봅시다 - 달걀 커리 '에그 쿠르마'

☞ 시금치 치즈  커리 - 팔락 파니르

☞ 인도 사람들도 오징어를 먹더라 - 오징어 커리

☞ 좀 특이한 인도 커리 하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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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가정식 백반인 '탈리'(thali)가 대단하다

 

 

 

 

 

▲ Wife serves meal to her husband. c.1700.

"반찬투정은 도끼로 다스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