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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랑 스타 한식당 방문기를 올려 봅니다. 한식. 친숙한 우리 음식이어서 그런지 막 다루고 막 내는 식당이 많아요. 넌더리나서 돈 아꼈다가 좋은 그릇에 정성껏 준비해 내는 집만 다니기로 했습니다. 내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그릇이 좋든, 재료가 좋든, 맛이 좋든, 셋 중 하나는 충족을 해야 외식하는 의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곳은 셋 다 충족할 확률이 높습니다. 호텔이라 그런지 층고가 높습니다. 다른 식탁에는 벌써 손님들이 앉아 계셔서 우리 자리 옆의 빈 식탁 한 곳만 조용히 찍어 봅니다. 해파리 같기도 하고 버섯 갓 같기도 한 천장 조명. 조명만 봐도 식욕이 무럭무럭. 81층입니다. 태어나서 가장 높은 곳에서 식사를 한 날입니다. 이보다 더 높은 층에서 식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덧글에 자랑해 주세요..
▣ 원어민 발음을 들어 보니, "리v봐ㄹㅎ오". 이 고약한 발고린내 치즈가 한국에 수입돼 들어왔다니 단단은 놀라 자빠지것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생활 수준이 매우 높아진 선진국임에 틀림없습니다. 꺄몽베흐, 뉴샤뗄, 퐁 리붸끠의 본고장이기도 한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산 치즈입니다. 1231년에 이미 '껍질을 닦은 치즈washed rind cheese' 리바로에 대한 기록이, 18세기 초에는 리바로 마을에서 만들어 파리에 공급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9세기에는 철도의 발달로 전국으로 퍼져 나가 꺄몽베흐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는 노르망디산 치즈가 되어 황금기를 맞았었다고 합니다. 1877년 한 해에만 25,000개가 팔렸습니다. 요즘은 미식가들이나 먹는 괴팍한 치즈로 간주되지만 "가난한 자의 고기"라는 기록..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의 딸기 홍차가 떨어졌습니다. 같은 차를 또 사 오려 했는데 마침 차동무 아리아 님 블로그에 딸기 티타임 글이 올라와서 이번에는 의 딸기 홍차를 사서 맛보기로 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교류가 필요합니다.) 좋아하지만 갖고 있지는 않은 '와일드 스트로베리' 찻잔에 딸기 홍차를 담아 드셔서 단단은 대리만족하며 행복했습니다. ☞ 아리아 님의 딸기 티타임 (1) ☞ 아리아 님의 딸기 티타임 (2) ☞ 웨지우드 직원을 가족으로 둔 영국인 친구 집에서의 티타임 홍차는 처음 사 봅니다. 차 깡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유럽 흉내 낸 어설픈 디자인보다는 촌스럽더라도 자기들 색깔이 뚜렷한 포장이 저는 더 좋은데, 여기 홍차 깡통이 딱 그렇습니다. 중후하면서도 키치하죠. 그런데, 이게 그 "알라후..
지난 주에 권여사님 모시고 백신 접종소에 다녀왔습니다. 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접종 후 에 모시고 가서 좋아하시는 탕국 사 드리고, 카페에 들러 좋아하시는 치즈케이크와 커피 한 잔 사 드리고, 댁에 도착해 편히 주무시는 것까지 확인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파란색의 근사한 접종확인증을 스마트폰에 내려받게 해 드렸더니 "와아, 이런 것도 다 있네?" 훈장 얻은 듯 신나하셔서 이 여식에게는 참으로 흐뭇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ㅋ 4,50대는 자녀와 연로하신 부모님을 둔 세대라서 위 아래를 두루 생각합니다. 4,50대가 접종 마지막 순서가 되어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덧글에도 있듯 양가 부모님 먼저 맞으신 것만 해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됩니다. 방역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우리나라가 ..
이 블로그에서 멸치(안초비)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번 했었지요. 멸치는 제가 참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한국식 말린 것과 서양식 염장한 것, 둘 다 떨어뜨리지 않고 집에 항상 갖춰 두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건멸치를 네 가지 판으로 볶아 먹는데, 오늘은 그중 한국식 중멸치볶음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권여사님 조리법과 '방배동 최경숙 선생' 조리법에 제가 손을 조금 보았습니다. 권여사님 것은 사진에 있는 것과 달리 국물이 자작해 질감이 많이 부드럽습니다. 저희 집 것은 멸치는 좀 더 바삭하고 마늘은 캬라멜처럼 찐득거립니다. 단단도 한국인이라서 마늘을 좋아합니다. 생마늘은 많이 못 먹지만 익힌 마늘은 삽으로 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오늘 소개해드릴 멸치볶음이 바로 저희 집 음식 중 마늘을 가장 많..
드디어 우리 한국에서도 이런 포장을 봅니다. 한국인들은 "애걔?" 하겠지만 영국에서는 이것도 많다며 한 개bulb만 살 수 있게도 합니다. 미리 까 두거나 찧어 둔 마늘은 잘 쓰지 않는 저는 이런 소포장 통마늘이 나와 줘서 편합니다.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인의 마늘 사랑에 관한 유머 짤이 누리터에 수두룩. 나는 우리 집 중멸치꽈리고추볶음에 들어 있는 투명하고 찐득한 편마늘이 젤루 맛있어요. ▲ 레서피는 다음 글에서.
꽥, 제가 지금까지 맛본 치즈들 중 주름이 가장 많습니다. 크기는 작아도 카리스마 넘치죠. 죄 지은 인간 수 만 명이 발가벗겨진 채 불구덩이 속에 한데 엉켜 몸부림치고 있는 지옥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하는데, 너무 늦었을까요?;; 반 가른 것을 작게 잘라서 냠냠 먹는데 업무 전화가 와 일처리 하느라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을 그만 깜빡 잊었지 뭡니까. 아참, 치즈. 세 시간 뒤 다시 보니 마지막 사진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ㅋ 저렇게 흐를 정도로 두면 안 되고 그 윗사진에 있는 정도로만 상온에 두었다 드시는 게 좋아요. 프랑스 동부 샹파뉴아르덴 지방 오트마른 주 랑그르의 고원에서 만드는 전통 치즈입니다. 원산지명칭통제[AOC, PDO]로 보호를 받으려면 생산자들끼리 모여서 정한 어떤 원칙을..
올해의 알감자가 나왔다길래 한 봉지 샀습니다. 5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런데, 품종명은 온데간데없이 그냥 "햇알감자", "조림용 감자"입니다. 감자를 팔 때는 제발 품종 좀 알려 주세요. 흑흑. 궁금해 미쳐요. "무농약 조림용 감자". 한국의 알감자 조림, 맛있지요. 짭짤한 고속도로 휴게소 감자, 것두 맛있지요. 조림 해 드시다가, 휴게소 알감자 해 드시다가, 색다른 게 먹고 싶어지면 치즈와 함께 즐기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아유, 예뻐라. 햇감자나 햇알감자를 보면 라끌레트 치즈와 함께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이제는 마트, 백화점, 코스트코, 온라인 치즈 가게가 전부 라끌레트를 취급합니다. 썬드라이드 토마토 한 병과, 작은 오이처럼 생긴 거킨gherkin 또는 더 작은 오이처럼 생긴 코흐니숑cornich..
영국 수퍼마켓에서 과자 검색하다가 발견. 200그람 70펜스짜리, 영국인들 체감 환율로는 700원짜리 쇼트브레드 성분 좀 보라. 하일랜드 올 버터 쇼트브레드 핑거 성분: Fortified British Wheat Flour (Wheat Flour, Calcium Carbonate, Iron, Niacin, Thiamin), Salted Butter (Cows' Milk) (33%), Sugar, Sea Salt, Raising Agent: Ammonium Hydrogen Carbonate. 밀가루, 가염버터 33%, 설탕, 소금, 팽창제. 끝. 더 놀라운 건, 무게 두 배인 400g짜리 포장은 값 두 배인 1.4파운드가 아니라 1파운드. 체감 환율로는 1천원. 곧이곧대로 환산해도 1,571원. 버터 33..
지난 봄의 수국. 테헤란로 앞의 꽃밭. 6-7월에 피는 꽃이라는데 5월에 벌써 연둣빛 봉오리에서 꿈 같은 파스텔톤 하늘색으로, 파란색으로, 연보라색으로, 연분홍색으로, 진분홍색으로, 제멋대로 꽃 피운 뒤 깻잎 사촌 같은 잎을 남긴 채 여름문을 열고 떠났습니다. 앞 꽃밭은 녹지가 태부족한 강남에서 테헤란로를 걷는 단단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철마다 해마다 참 부지런히도 새 꽃을 가져다 심습니다. ■ ☞ 수국의 꽃 색깔을 바꿀 수 있다?
▣ ▲ 여의도 의 치즈 매대. 사진을 크게 띄워 트리플 크림 치즈인 '쌍 떵드레Saint-André'를 찾아 보세요.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과 쌍 떵드레Saint-André를 소개해 드렸으니 이 두 치즈가 속한 범주인 '트리플 크림 치즈'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겠습니다. 치즈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들을 옮겨 봅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를 프랑스어로는 '트리플 크렘triple crème'이라고 씁니다. '치즈fromage'는 따로 안 붙여도 '크렘crème'이라는 단어 안에 이미 '발효한 것', '치즈'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고 합니다. 먹거리의 관능적인seductive 질감을 특히 중시하는 프랑스에서 비교적 최근에 개발한 방식이므로 프랑스어로도 용어를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우유에 크림을 더..
치즈에서 수분을 날리고 고형분만 남겼을 때 유지방이 무려 75% 이상이 되는, 사악하게 맛있는 치즈를 소개합니다. 이런 치즈를 '트리플 크림 치즈'라고 부릅니다. 브리야 사바랭과 함께 트리플 크림 치즈 범주에 들지만 브리야 사바랭은 19세기 후반에 창조되어 1930년대에 미식가 이름을 붙여 브랜드화한 전통 치즈인 반면 이 치즈는 공장제 신생 치즈입니다. 영국과 가까운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노르망디는 꺄몽베흐의 고향이기도 하죠. 30일 정도 숙성시킨 뒤 출하한다고 합니다. 치즈 포장이 좀 특이하죠? 뚜껑에 창을 달았습니다. 치즈를 종이나 비닐로 꽁꽁 싸지 않고 위를 터 놓은 데다가 위로 공간까지 두어 치즈 윗면의 흰곰팡이가 보송보송 자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뚜껑 열어 보고는 드라이 아이스 연기가..
▲ 의 레스토랑 겸 티룸 가 내는 아프터눈 티. 런던 메이페어에 ☞ 라는 '힙'한 음식공간이 있습니다. 미슐랑 3-스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캐주얼한 레스토랑 겸 콕테일 바, 레스토랑 겸 티룸 등 네 개의 업장이 모인 곳인데, 특이하고 재미있는 인테리어에 식음료 잘 내기로 이름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방문기가 넘칩니다. 영국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이동 제한 조치lockdown를 여러 차례 했었죠. 식음료 업장들의 피해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런던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이니 차인인 저로서는 아프터눈 티를 내는 곳들이 특히 염려됐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영국의 고급 식음료 업장들이 '잘 포장해' 배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터눈 티 포..
▣ ☞ 까르보나라 글을 쓴 뒤 굵은 스파게티spaghettoni 건면을 사러 집 근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갔다가 정작 목적하는 식품은 없어서 못 사고, 영국산 새 쇼트브레드가 눈에 띄길래 ▣ 종류별로 다 사 왔었습니다. ㅋ 영국의 '국민과자' 올 버터all butter 쇼트브레드는 사만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브랜드도 많고, 수퍼마켓들도 자사 상표를 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영국에 살 때 수퍼마켓에서 보지 못 했던 거라서 신기하고 반가워 냉큼 손수레에 담았습니다. 제가 버터 비스킷 애호가입니다. 영국은 사방이 목초지라서 유제품이 '펑펑', 그래서 제과에 진짜 버터 쓰는 것을 아끼지 않습니다. 영국의 이런 풍토, 몹시 마음에 듭니다. 내 사랑 버터. 제가 귀국하면서 쇼트브레드를 직접..
분홍분홍한 티타임을 갖고 싶을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의 딸기 홍차를 우리고, 사의 티 비스킷 전문 브랜드인 '엘레건트 앤드 잉글리쉬'의 딸기 쇼트브레드를 꺼냅니다. 우리 집 영감이 딸기, 체리, 라즈베리 같은 빨간 과일 맛을 좋아해 이 둘은 떨어뜨리지 않고 집에 늘 갖춰 두고 있습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디 가면 꼭 체리 주스, 딸기 스무디, 아, 이런 걸 주문해 마셔요. (헬로 키티 분홍 다쓰베이더 또 생각 나네...) 영국은 하우스 딸기가 아닌 노지 딸기를 즐기기 때문에 딸기 제철이 여름입니다. 6월부터 딸기와 딸기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죠. 아래에 옮겨 적은 딸기 홍차의 광고 문구에서도 여름 이야기를 합니다. "The delicious taste of this classic summe..
4층의 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2층의 에 내려가 한과와 떡 몇 가지를 사 왔습니다. 그 중 '주악'이라는 떡이 특이해 소개해 봅니다. 주악 진열대 위에 "양반들 간식"이라는 짧은 광고 문구가 있었습니다. 저 작은 주악 한 개가 글쎄 2천원입니다. 만드는 데 품이나 재료비가 많이 드나 보죠? 비닐에 싸여 있을 때는 몰랐는데 풀고 보니 앙증맞은 아기 도넛 형상을 하고 있어요. >_< 이것도 튀겨서 집청에 담갔는지 겉모습은 약과와 비슷해 보입니다. 조리법을 찾아서 걸어 봅니다. ☞ 주악 만들기 가운데 구멍을 뚫는 건 정말 현명한 판단인 듯합니다. 덜 익은 곳 없이 잘 튀겨지고 집청도 잘 스미겠습니다. 생산자 측의 설명이 진솔하고 재미있어 옮겨 봅니다. (제가 철자와 띄어쓰기 틀린 곳을 몇 군데 고쳤습니다.)..
맛있는 간식이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은 지금부터 제가 일러 드리는 대로 해보십시오. 마트나 백화점 식품관의 치즈 매대, 온라인 치즈 가게들을 살펴서 '꺄프리스 데 듀'라는 치즈를 하나 사십시오. '신들의 변덕'(?)이라는 뜻입니다. 치즈 이름이 재미있죠. 치즈를 구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백밀 바겟트를 구해 보세요. 살 데가 마땅치 않으면 집 근처 에 가셔서 당일 생산된 3,500원짜리 '겉바속촉' 바겟트를 집어오셔도 됩니다. 바겟트는 한나절만 지나도 눅눅해지고 둔해지니 치즈가 먼저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치즈 포장지와 치즈 외형을 잠시 감상하신 후 알맞은 두께로 저민 치즈를 슥삭슥삭 썬 바겟트 조각 위에 얹어 잘 펴바른 뒤 냠냠 드세요. 속살paste이 얼마나 매끄럽고 무른지 보시라고 제가 칼..
- 아무 생각 없이 산책 갔다가 발견한 멋진 패턴들 - ▣ ▣ ▲ 그 유명한 '낙수효과' 패턴 ▲ 늘 그렇듯 고도로 정교하고 기이하고 아름다운 패턴은 자연에 있다. 그런데 꽃 이름이? ▲ 약과가 붙어 있다. ▲ 이인숙 명인의 꿀약과 광고 사진. ▣ ▲ 출세가 보장된 인재(Jedi)들이 모이던 곳. 꽃무늬를 잔뜩 그려 놓았다. ▲ 제다이의 본산 창덕궁. 충전중인 라이트세이버lightsaber들. ▣ ▲ 창덕궁 외진 곳에서 오늘도 열심히 수련중인 제다이들. ☞ 역대 조선 임금들이 가장 좋아했다는 궁궐 1위는?
한식 파인 다이닝의 대모라 불리는 조희숙 선생의 에 다녀왔습니다. 미슐랑 1-스타 집입니다. 종로구에 오래 살았었는데 창덕궁은 가 본 적이 없어(반성반성) 밥 먹고 창덕궁 산책도 할 겸 이 집으로 정했습니다. 지상층 간판을 보니 옛 공간사옥 건물에 쟁쟁한 집들이 잔뜩 들어와 있네요. 조희숙 선생의 한식에 관한 견해를 담은 인터뷰 기사를 걸어 봅니다. ☞ "한식 파인 다이닝의 비결?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맛 찾기" 식탁이 7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이라서 오래 전에 예약금을 걸고 예약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천으로 가림막을 했는데, 같은 시간에 밥 먹었던 분들이 다들 건강하셨기를 바랄 뿐입니다. ▣ 창덕궁이 보입니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밥 먹을 수 있다니, 맛 없어도 용서가 되겠습니다. ㅋ 클릭해..
도다리쑥국 철이 막 지났죠. 이제는 심지어 에서도 도다리쑥국 밀키트를 다 팝니다. 재료들을 간단하게 씻기만 해서 냄비에 바로 넣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 세상입니까. 제가 이 음식을 식당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뭐 이렇게 내는 음식이 다 있나 했습니다. 쑥은 갈기갈기 축 늘어져 거대한 덩이로 뭉쳐 있고, 생선살은 연해서 군데군데 부서져 떨어져 있으며, 시커먼 껍질도 다른 식재료에 부딪혀 벗겨지다 말아 얼룩덜룩, 심지어 떨어져 나간 뼛조각도 국물에 섞여 있고, 어수선하기messy 짝이 없었죠. 하, 제발 지느러미라도 제거하고 내줘요. 쑥 제철에 맞추느라 도다리라 불리는 문치가자미는 자기 철도 아닌데 억지로 갖다 넣었다질 않나. (어획량 증가에 따른 억지 제철은 2-4월, 맛과 영양 면에서 우수한 진정한 제철..
라연에 관해 썼던 글들을 먼저 읽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 삼치는 맛있는 생선이었습니다 ☞ 참 어려운 음식, 김치 ☞ 아름다운 한식 그릇 ☞ 한식 백반 구성 시 고려해야 할 점 ☞ 한식 샐러드와 드레싱 미슐랑 별 세 개를 받은 식당이라고 하면 손님들은 '과연?' 하며 촉각을 있는 대로 곤두세우고 오감을 총동원해 평가를 하려 듭니다. 제가 이 블로그에서 밤낮 한식과 작금의 한국 식문화에 대해 지적질을 해 대니 한식을 깔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식에 맛있는 음식 많잖아요. 양념고기구이들도 참 맛있고요. 섬유질도 많이 섭취할 수 있고, 장내 유익균 조성에도 아주 유리한 식문화죠. 다만, 재료를 중복해서라도 많이 차려 내야 한다는 '가짓수 많이' 식단 구성 관습과 ..
라연 측이 공개했던 레서피에 제가 보충을 했습니다. 집에서 고기요리 해 드실 때 곁들여 보세요. 재료 겉절이 소스 • 멸치액젓 40g • 사과주식초cider vinegar 30g (사과식초말고 사과주식초) • 흰설탕 30g • 양조간장 10g • 고추씨 20g (온라인으로 쉽게 살 수 있음. 값도 쌈. 생고추에서 나온 것으로 쓰려면 생고추를 무려 10개나 갈라야 하니 추천하지 않음.) • 간 마늘 4g • 간 생강 2g 겉절이 채소 • 알배기배추 (생으로 먹어야 하므로 뿌리 반대편의 주름진 얇은 부분만 사용) • 얼갈이배추 (이것도) • 양파 • 연근 • 영양부추 • 그 외 경수채, 항암초 등 취향껏 추가 만들기 1. 겉절이 소스 재료들을 계량해 섞은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하룻밤 숙성시킨다. 쓰..
장안의 화제 '필레오피쉬' 버거를 사 갖고 들어왔슴다. 먼저 드셔 본 분들이 누리터에서 명태 패티에 간이 부족하고 타르타르 소스 양이 하도 적어 먹기 힘들다는 푸념들을 하셔서 마음 단디 먹고 주문하는데, 뙇, 이제는 '타르타르 소스 무료 추가'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채소고 뭐고 없고, 그냥 번 두 쪽에 얇고 흐물흐물한 생선까스 패티 하나, 소스, 아메리칸 치즈 '반' 장이 전부인 버거입니다. 영감과 나누어 먹기로 하고 반 갈라 번 뚜껑을 열어 보는데, 타르타르 소스가 없습니다. 꽈당 소스 추가해 주문했는데 소스가 아예 뿌려져 있질 않다니요. 바쁘고 정신 없어 주방에서 까먹은 거죠. 저녁에 다시 갔다와 제대로 만든 걸 먹는데, 먹으면서 아니 내가 지금 5mm 두께의 흐물흐물한 냉동 명탯살 먹자고 2cm 두..
▲ 프랑스 오베르뉴Auvergne. 원어민 발음을 들어 보니 일반적으로 표기하는 "캉탈"로는 절대 들리지 않고 "콩딸"로 들립니다. 그런데 이 "콩딸" 발음도 미묘하기 짝이 없는 게, 입 모양은 "컹"을 발음할 것처럼 만들고 실제 발음은 "콩"으로 내야 원어민 발음과 비슷한 소리가 나더군요. "ㄸ"도 너무 세게 발음하지 말고 "ㄸ"와 "ㅌ"의 중간에서 "ㄸ"에 가깝게 내야 하고요. 아놔, 프랑스어 진짜. 포장에 적힌 정보들을 옮겨 봅니다. 식품유형: 자연치즈 살균여부: 72˚C 이상에서 15초 이상 살균 제조원: Le Fromageries Occitanes 원산지: 프랑스 내용량: 200g 원재료명: 우유, 정제소금, 렌넷, 발효균lactic starter cultures 100g당 열량: 370kcal..
▲ 런던 버러 마켓의 프랑스 치즈 매대. 2016년 9월. 한글로 소리 적기 가장 힘든 언어 중 하나가 프랑스어 아닐까 싶은데요, 한글 모음과 자음으로는 표기할 수 없는 중간 발음들이 많아 옮겨 적는 것도, 입으로 따라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게 아녜요. 치즈 시식기 쓰는데 이것 때문에 아주 골치 아픕니다. 영상에서 스무 가지 프랑스 유명 치즈들의 발음을 들려 주고 있으니 집중해서 들어 보세요. Camenbert는 "까망베르"로 많이 표기들 하는데, 저는 "꺄몽베흐"로 씁니다. 첫 소리를 "ㅋ"로 쓸지 "ㄲ"로 쓸지 고민하게 합니다. 'R' 발음도 골치 아픕니다. 오늘 점심 때 먹은 Livarot도 "리v봐ㄹㅎ오"로 발음하고 있네요. Roquefort는 "록f퍼"로 2음절 발음을 합니다. 저는 발음과 표..
'응유에 열을 가해 말랑말랑하게 만든 후 죽죽 잡아 늘리기stretching the curd' 기법을 써서 만든 이탈리아 치즈를 하나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계열의 치즈는 모짜렐라와 스카모르짜말고도 몇 종류가 더 있는데요, 그 중 한국의 마트나 백화점 치즈 매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소개해 봅니다. 노란색-빨간색 PDO 인장이 박힌 '프로볼로네 발파다나'를 한 덩이 장바구니에 담아 오세요. 온라인 치즈 가게들도 똑같은 걸 팔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둘러보시고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북부 포 밸리Po Valley, Val Padana 부근의 농가들이 남부에 오래 전부터 널리 퍼져 있던 '응유 데워 잡아 늘리기' 기법을 받아들여 만들기 시작한 치즈입니다. 남부에서 기술을 빌려 왔어도 프로볼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