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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영국 2003 - 영국의 펍 간판들(British Pub Signs), 손그림 간판의 세계(Signwriting)

단 단 2023. 12. 20. 23:57

 

 

(가로로 긴landscape 사진들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영국에 여행 가시면 아프터눈 티룸말고도 꼭 가보셔야 할 곳이 한 곳 더 있는데요, 바로 펍입니다. '펍'은 '퍼블릭 하우스'의 준말로 '선술집'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의자도 있고요. 술 안 마시는 분들도 들러보세요. 영국 펍이 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거든요. (펍과 바bar는 다릅니다.) 그런데 영국인들은 어떻게 안주도 없이 그렇게 깡술을 마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소장 음식우표 중 영국의 손그림 펍 간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우표들을 소개해봅니다. 관련 우표 몇 장을 모아 잘 디자인한 문서와 함께 제공하는 이런 상품을 '프리젠테이션 팩presentation pack'이라고 부릅니다. 영국은 우표 발명국이라서 지금도 우표 제작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 [사진] 영국의 펍 간판들 감상하기

 

 

 

 

 

 

 

 

 

우표 부분은 분리가 됩니다.

저 아세테이트 필름 댄 종이에서 우표를 따로 빼서 볼 수도 있고요.

 

 

 

 

 

 

 

 

 

우표만 빼서 찍어보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이 펍 간판을 꽤 의미 있는 디자인 장르로 여깁니다. 손그림 간판 제작을 'signwriting', 'signpainting'이라고 부르는데, 아직도 이 작업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릴 적 한국의 극장 간판이 생각 나네요. (어, 이거 알면 옛날 사람인데.) 저도 손그림 간판 애호가입니다. 영국에 여행 가셔서 손그림 간판을 보시면 사진기에 꼭 담아오세요.

 

THE SIGNWRITERS 

각 우표에 담긴 간판 제작자의 이력을 밝히고 있는데, 미대에서 제대로 공부하신 분들이 많네요.

 

THE STATION 
Andrew Davidson studied graphic art and design at Norwich and the Royal College of Art. He is a well-known commercial artist and book illustrator. As one of the illustrators behind a ground-breaking project for John Smith's Yorkshire Brewery, Davidson used vitreous enamel in pub sign art for the first time.

 

앤드류 데이빗슨은 노리치와 왕립미술대학에서 그래픽 아트와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유명한 상업 예술가이자 도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John Smith's Yorkshire Brewery'의 혁신적인 프로젝트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으로서, 데이빗슨은 처음으로 펍 간판에 법랑을 사용했습니다.

 

BLACK SWAN 
Stanley Chew studied at the Royal College of Art. After war service, he moved to Devon where he spent the rest of his life. Starting in 1960, he painted more than 600 signs, mostly in the West Country and mostly for Bass. His work is noted for the use of colour.

 

스탠리 츄는 왕립미술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전쟁 복무 후 데번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1960년부터 600개 이상의 간판을 그렸으며, 대부분 웨스트 컨트리 지역과 바스의 양조장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색채 사용이 특징적입니다.

 

THE CROSS KEYS 

George Mackenney, one of the most prolific signpainters of the post-war period, studied at art school in the 1930s. He painted more than 6000 signs, many of them for Bedford brewer Charles Wells, in a career that lasted over 30 years.

 

조지 맥캐니는 전후 시대의 가장 다작한 간판화가 중 한 명으로, 1930년대에 미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30년이 넘는 경력 동안 6000개 이상의 간판을 그렸으며, 그 중 많은 작품이 베드포드의 양조업자 찰스 웰스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THE MAYFLOWER 
Ralph Gordon Ellis became an artist after service in World War I and was a noted painter of portraits and landscapes as well as inn signs. In a 30-year career, he painted over 250 signs for long-gone breweries such as Atkinson's, Fremlin's, Watney and Whitbread.

 

레이프 고든 엘리스는 제1차 세계대전 복무 후 예술가가 되었으며, 초상화와 풍경화, 그리고 여관 간판으로 유명했습니다. 30년 경력 동안 'Atkinson's', 'Fremlin's', 'Watney', 'Whitbread' 등 지금은 사라진 양조장들을 위해 250개 이상의 간판을 그렸습니다.

 

THE BARLEY SHEAF 
Joy Cooper worked under her maiden name, Linton, and painted many signs in a bold contemporary style for the St Austell Brewery in Cornwall in the 1940s. The brewer's chairman, Egbert Barnes, was a noted connoisseur of modern art and architecture. 


조이 쿠퍼는 결혼 전 성인 린튼으로 활동했으며, 1940년대 콘월의 'St Austell Brewery'를 위해 대담한 현대적 스타일의 많은 간판을 그렸습니다. 양조장의 회장 에그버트 반즈는 현대 미술과 건축의 유명한 감정가였습니다.

 

 

 

 

 

 

 

 

 

3단으로 접혀 있는 프리젠테이션 팩을 펼치면 설명이 나옵니다. 옮겨볼게요. 사진에서 글만 뽑아내 정리해 보여주는 AI 기능, 신기하고 편리합니다. 펍 간판이 생기게 된 배경과, 중세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여인숙旅人宿, inn 및 펍 이름들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What could be more British than the traditional public house? Like red pilar boxes (빨간 우체통을 뜻함) and double-decker buses, we often take the pub for granted. But there is a thousand years of history behind your local, and a fine way to investigate its past is to take a look at the sign hanging outside.

 

전통적인 영국 펍만큼 영국적인 것이 있을까요? 우리는 빨간 우체통이나 2층 버스처럼 펍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동네 펍 뒤에는 천 년의 역사가 있으며, 그 과거를 살펴보는 좋은 방법은 밖에 걸린 간판을 보는 것입니다.

 

In early medieval times, most people brewed ale for their own use; if they had a surplus to sell they would put out an alestake - a pole with a sprig of greenery attached - to advertise the fact. This most primitive of signs survives in pub names such as The Bush. However in town, an inn needed a name to distinguish itself from rivals; and since most people were illiterate, the name had also to be represented by an image. Royal associations, heraldic symbols, heroes of the day, religious, military, sports and patriotic themes have all given rise to pub names since 1393, when King Richard II passed an act making it compulsory for alehouses to exhibit a sign.

 

중세 초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마실 에일을 직접 양조했습니다. 팔 여분이 있을 때는 '에일 막대기'(녹색 잎이 달린 막대기)를 내걸어 이를 알렸습니다. 이 가장 원시적인 간판이 'The Bush'와 같은 펍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여관이 경쟁자들과 구별되는 이름이 필요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기 때문에 이름은 그림으로도 표현되어야 했습니다. 1393년 리처드 2세가 에일하우스에 간판 전시를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킨 이후, 왕실 연관, 문장 상징, 당대의 영웅들, 종교, 군사, 스포츠, 애국적 주제들이 모두 펍 이름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Many medieval inns took their names from the arms of their feudal lords, whose heraldic devices were familiar and memorable to the illiterate public. The Red Lion, for instance, became Britain's most popular pub name because lions were the most common heraldic beasts. These signs multiplied after 1603 when King James I of England, in whose arms a lion gules appears, succeeded Queen Elizabeth I. During the Reformation hundreds of Pope's Heads were painted over and replaced with the visage of Bluff King Hal to become King's Heads. Queen Victoria was against such images and, early in her reign, banned the use of portraits of living members of the royal family in advertising - a ban that embraces inn signs and still holds good today.

 

많은 중세 여관들은 문맹인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기억하기 쉬웠던 봉건 영주들의 문장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예를 들어 'The Red Lion'은 사자가 가장 흔한 문장용 동물이었기 때문에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펍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간판들은 1603년 문장에 붉은 사자가 있는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가 엘리자베스 1세의 뒤를 이은 후 더욱 늘어났습니다. 종교개혁 기간 동안 수백 개의 'Pope's Head'가 덧칠되어 헨리 8세의 모습으로 바뀌어 'King's Head'가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이러한 이미지들을 반대했고, 재위 초기에 광고에 살아있는 왕실 구성원의 초상화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 이 금지는 여관 간판에도 적용되며 오늘날까지 유효합니다.

 

Religion also provided the inspiration for the names of countless medieval inns - indeed, many were actually owned by the Church. Monastic houses had a duty of hospitality and their guest-houses catered for travellers from beggar to baron. The pilgrims who flocked to cities like Canterbury utilised such lodgings and to them we owe some of today's commonest names - The Angel, The Anchor (or Hope & Anchor), The Salutation, The Lamb (with or without Flag), The Mitre, The Cross Keys and many others.

 

종교 또한 수많은 중세 여관 이름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 실제로 많은 여관이 교회 소유였습니다. 수도원은 손님접대의 의무가 있었고, 그들의 객실은 거지부터 남작까지 모든 여행자들을 수용했습니다. 캔터베리 같은 도시로 몰려든 순례자들이 이러한 숙소를 이용했고, 이로 인해 오늘날 가장 흔한 이름들이 생겨났습니다 - 'The Angel', 'The Anchor'(또는 'Hope & Anchor'), 'The Salutation', 'The Lamb'('Flag'(깃발) 문구의 유무와 관계없이), 'The Mitre', 'The Cross Keys' 등이 있습니다.

 

In the nineteenth century, pub names continued to diversify and become more commercial, with many names being drawn from trades. The Gardener's Arms, The Cooper's Arms and even The Plumber's Arms are frequent and often take the heraldic devices of the relevant City guilds as their signs. Publicans hoped that both employers and workers would be attracted to an aptly-titled pub and that it would be known as a highly profitable 'house of call'. Other local trades such as farming are celebrated in the numerous occurrences of names such as The Barley Mow, Barley Sheaf and The Plough.

 

19세기에 들어 펍 이름은 계속 다양화되고 더욱 상업적이 되어, 많은 이름이 직업에서 유래했습니다. 'The Gardener's Arms', 'The Cooper's Arms', 심지어 'The Plumber's Arms'도 흔하며, 흔히 관련 시 길드의 문장을 간판으로 사용합니다. 주인들은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가 적절한 이름의 펍에 끌리기를 바랐고, 수익성 높은 '집결지'로 알려지기를 희망했습니다. 농업과 같은 지역 산업을 반영하는 'The Barley Mow', 'Barley Sheaf', 'The Plough' 같은 이름으로 자주 기념됩니다.

 

Some amusing pub names were arrived at unintentionally. The once-usual practice of taking the old name with you when you relocated created strange couplings - The Cat & Custard Pot, The Shoulder of Mutton & Cauliflower, The Green Man & Black's Head. The translation of name into image also gave scope for ambiguity. An abbey guest-house might be called The Salutation but those who saw the sign may only recognise The Angel. And the Earl of Warwick's bear and staff, crudely painted, easily became The Pig & Whistle.

 

일부 재미있는 펍 이름들은 의도치 않게 생겨났습니다. 옛날식 이름을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상한 조합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 'The Cat & Custard Pot', 'The Shoulder of Mutton & Cauliflower', 'The Green Man & Black's Head'. 이름을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모호성이 생겼습니다. 수도원 객실이 'The Salutation'이라 불렸지만, 간판을 본 사람들은 'The Angel'로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워릭 백작의 곰과 지팡이는 조잡하게 그려지면서 쉽게 'The Pig & Whistle'이 되었습니다.

 

Often, customers invented humorous names that stuck. The Black Swan has transmuted into The Mucky Duck, and The Swan & Harp became The Goose & Gridiron. In other cases, the customers actually invented the name themselves such as Crocker's Folly in Maida Vale in London, which is officially called The Crown. Legend has it that its owner, Frank Crocker, spent a fortune on incredibly opulent fittings believing that a mainline train terminus was to be built next door; when it was erected in Marylebone instead, he killed himself. The story is nonsense, but the name survives.

 

종종 손님들이 만든 유머러스한 이름이 정착되기도 했습니다. 'The Black Swan'은 'The Mucky Duck'으로 변했고, 'The Swan & Harp'는' The Goose & Gridiron'이 되었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손님들이 직접 이름을 지었습니다. 런던 마이다 베일의 'Crocker's Folly'는 공식적으로 'The Crown'이라고 불립니다. 전설에 따르면 주인인 프랭크 크로커가 옆에 주요 기차역이 들어설 것이라 믿고 엄청나게 호화로운 시설에 돈을 쏟아부었다가, 예상과 달리 기차역이 마릴본에 지어지자 자살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이름은 남아있습니다.

 

 

 

 

 

 

 

 

 

겉면.

우표 다섯 장에 담긴 펍 간판들의 장인을 한 명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적어드렸죠.

 

[사진 설명]

 

하단의 뿔 달린 수소 상

The Bull & Mouth is said to be a corruption of the 'Mouth of Boulogne Harbour' in France.

'The Bull & Mouth'는 프랑스의 'Mouth of Boulogne Harbour'가 변형된 것이라고 합니다.

 

신화 속 인물들을 담고 있는 노포크의 이름난 17세기 펍 간판 

The stunning seventeenth centrury pub sign at The White Hart in Norfolk represented the myth of Artemis and Actaeon, featured 25 figures and cost £1057.

노포크의 'The White Hart'에 있는 17세기의 화려한 펍 간판은 아르테미스와 악테온의 신화를 표현했으며, 25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1057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손그림 펍 간판 제작과 설치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신 분들은 다시는 영국의 펍 간판을 무심히 보실 수 없을 겁니다.

 

 

 

 

 

 

 

 

 

영국의 펍은 부담 없이 술과 안주 또는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일반 펍과, 음식에 좀 더 신경 쓰는 '갸스트로펍gastropub'으로 나뉩니다. 펍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펍 푸드', '펍 그럽pub grub', '펍 클래식pub classic' 등으로 부르는데, 영국의 소위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들은 대개 펍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갸스트로펍 영상을 걸어봅니다. 헤스톤 블루멘쏠의 <하인즈 헤드The Hind's Head>입니다. 영국의 파인 다이닝 셰프들은 엄격하고 '파인'한 음식을 내다가 지치면 꼭 저렇게 갸스트로펍이나 대중식당을 따로 열곤 합니다. 말하자면, '난 이런 것도 잘할 수 있어' 뽐내는 동시에 숨통을 틔우는 거지요. 술 사다가 집에서 즐기는 인구가 늘어 이제 일반 펍들도 술만 팔아서는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펍 오너들이 한숨을 쉽니다. 오전에 펍에 가면 영국식 브렉퍼스트도 맛볼 수 있고, 일요일에는 가족이나 친구들하고 선데이 로스트도 즐길 수 있습니다. 

 

 

 

 

 

 

 

 

 

 

갸스트로펍 <하인즈 헤드>의 크리스마스 디너와 실내.

(링크 건 누리집에 들어가서 구경해보세요. 누리집 디자인이 예술입니다.)

 

 

'영국식 펍' 하면 기대하게 되는 것들 -

 

 가게 전면의 꽃 장식

 손그림 간판

 중후하고 멋스러운 마호가니 인테리어 혹은 원목 그득한 아늑한 분위기

 겨울에 벽난로 장작까지 타고 있으면 금상첨화

 

 

매년 최고의 펍을 선정하기도 합니다. 상을 주기 위한 카테고리가 흥미롭습니다.

 

 Best Pub for Food
 Best Pub Garden
 Best Pub for Families
 Best Pub for Dogs
 Best Pub to Watch Sport
 Community Hero
 Best Sustainable Pub
 Best City/Urban Pub
 Best Pub for Entertainment

 

 

펍 클래식 - 헤스톤의 스코치 에그 집에서 만들기

펍 클래식 - 데블스 온 호스백 집에서 만들기

펍 클래식 - 뱅어스 앤드 매쉬 집에서 해먹기

펍 클래식 - 소세지롤

펍 클래식 - 플라우맨스 런치

 피쉬 앤드 칩스 잘 먹는 법

 헤스톤의 체리 베이크웰 타트 집에서 만들기

애플 베이크웰 타트 집에서 만들기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런던 <디너 바이 헤스톤>(Dinner by Heston Blumenth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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