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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2020 - 삿포로 대표 음식 ① 스프카레 Sapporo Soup Curry - 스아게(Suage), 히비(HIBI)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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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2020 - 삿포로 대표 음식 ① 스프카레 Sapporo Soup Curry - 스아게(Suage), 히비(HIBI)

단 단 2023. 9. 30. 19:20

 

 

 

'맛있는 일본' - 2020년, 두 번째 우표 모음 - 삿포로 편.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저는 삿포로에서 미소라멘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면은 아니지만) 스프카레예요."

- 라멘집 <부탄츄 선릉점> 글에 달린 덧글 

 

 

이 달의 탐구 음식은 삿포로 스프카레로 정했습니다.  

 

'스-프'라는 촌스러운 표기와 발음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거냐며 오랫동안 궁금해했었는데, 하... 이게 일본 발음이었군요. 심지어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도 수프 끓여 놓고 블로그에 '스프', '슾'이라고 쓰시는 걸 종종 봅니다. 

 

이 음식의 역사와 특징, 지도를 곁들인 삿포로의 유명 식당 소개 등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배포한 잘 만든 문서가 이미 존재하므로 연결해 놓습니다. 먼저 읽고 오세요. 일한 자동 번역 기능이 꽤 훌륭합니다.

삿포로 스프카레 맛집! 스프카레의 종류와 먹는 법, 기초 정보까지

 

이 일본 문서에 의하면, 1971년에 스프카레의 원형인 약선 카레가 등장했고, 이를 내는 가게가 꾸준히 늘면서 1980년대에 처음으로 '스프카레'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가게가 생겼으며, 2000년을 전후로 크게 성장해 2005년에는 드디어 미디어를 통해 '스프카레 = 삿포로'라는 등식이 정착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비교적 젊은 전통 음식입니다. 홋카이도가 원래 각종 라멘이나 이시카리나베[いしかりなべ, 石狩鍋. 우표 전지에서 스프카레 오른쪽에 있는 음식] 같은 국물 요리가 발달한 곳인데, 여기에 국민음식인 카레가 접목돼 인기를 끌게 된 것 같습니다.    

 

 

 

 

 

 

 

 

 

문서에서 소개한 삿포로의 유명 스프카레 체인 <스아게SUAGE> 분점이 저희 동네에 이달 초 문을 열었습니다. (뭣?)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어요. 허허...

 

상호명 '스아게素揚げ'가 무슨 뜻인지 알아보니,

 

"일본식 튀김은 조리법과 튀김옷의 재료 등에 따라 세밀하게 분류된다. 일본식 튀김을 총칭하는 말은 ‘아게모노’다. 직역하면 ‘튀긴 것’이라는 뜻이다. 아게모노는 다시 고로모아게와 스아게로 나뉜다. 고로모아게는 반죽물(고로모)을 입혀 튀긴 요리로 덴푸라, 후라이, 가라아게 등이 있다. 스아게는 반죽물을 입히지 않고 튀긴 요리다. 흔히 말하는 일본식 튀김은 스아게보다는 고로모아게에 가깝다. 고로모아게가 훨씬 대중적인 형태의 튀김이기 때문이다. 고로모아게 중 덴푸라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덴푸라의 반죽물은 물과 달걀 노른자, 밀가루(혹은 전분)를 섞어 만든다. 후라이는 재료를 미리 양념에 재워 놓았다가 밀가루와 달걀물로 만든 반죽물과 빵가루를 차례로 묻힌 뒤 튀긴 것이다. 대표적으로 돈카츠, 쿠시카츠(쿠시아게) 등이 있다. 쿠시카츠는 오사카 지방에서 유래한 요리로 꼬치에 식재료를 끼워 튀기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가라아게는 양념에 재운 재료에 그대로 전분을 묻혀 튀긴 요리다. 일반적으로 닭 튀김을 말한다."

- 『월간 식당』 통권 445호 '일본식 튀김 오마카세' 

 

그러니까,

이 집은 채소나 고기붙이 같은 스프카레 토핑들을 튀김옷 없이 바로 튀겨서 국물에 담가 낸다는 뜻이겠지요? 

 

 

 

 

 

 

 

 

 

가게가 무척 좁고 손님이 다 차 있어서 창밖만 겨우 한 장 찍습니다.

 

 

 

 

 

 

 

 

 

어머 얘들아 늬들 눈빛이 왜 그래?

얼굴도 카레빛으로 상기돼서는.;;

밥 다 먹고 모텔로 '고고씽' 할 분위기네.;;

(아니 벌써 다녀온 건가.)

 

 

 

 

 

 

 

 

 

 

 

 

 

아이고, 번거로워.

10대 20대라면 재미있어하며 이리저리 궁리해 나만의 스프카레를 주문하겠지만, 이제 막 개업해 가뜩이나 일이 손에 안 익어 느린 주방에 대고 손님들이 제각각 맞춤 주문을 하고 있으니 주문하는 데도 시간 걸려, 알바생이 주문서 받아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시키는 데도 시간 걸려, 주방에서 주문서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재료 하나하나 꺼내 준비하고 재차 확인하며 담느라 시간 걸려...

 

 

 

 

 

 

 

 

 

설상가상, 단단처럼 악필인 사람은 기껏 수기한 추가토핑을 못 알아보고 잘못 내주기까지 해,

"영콘"을 '연근'으로 잘못 보고 연근만 두 배를 얹어 내줬어요.

아,아니, 내가 아무리 악필이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닌데;;

 

 

 

 

 

 

 

 

 

우여곡절 끝에 받은 스프카레.

 

과연.

달걀만 빼고 토핑들을 전부 '스아게' 해서 담았네요.

 

우표에 있는 것과 가장 닮은 것으로 먼저 먹어봅니다.

 

'튀긴 닭다리 카레' 13,000원.

연근과 영콘 추가 각각 1,000원, 1,500원.

총15,500원. 

 

가라앉아서 보이지 않는데, 당근과 고구마도 있었습니다.

거참, 음식 이렇게밖에 못 담나.

이 체인의 특장점이 구성 요소들을 잘 보이게끔 꼬치에 꿰어 담아 낸다는 건데 장점을 하나도 살리질 못하고 있어요. 기껏 꼬치에 꿰어 큰 재료 뒤에 감추질 않나, 낮게 꿰어 국물 속에 잠기게 하질 않나.

 

스프카레는 이렇게 닭다리가 올라간 모습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나 솜씨 없는 주방을 만나면 과조리돼 질기고 수분 없이 뻣뻣한 고기 씹다가 일이 끝납니다. 많이 아쉬웠어요. 캬라멜화한 양파가 들어가서 그런지 국물도 흔한 일본식 카레맛이 나면서 달고요.     

 

그건 그렇고, 

상호가 인쇄된 그릇을 보면 갑자기 저렴한 분식집 체인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맛도 가벼울 것 같고요.

 

참,

밥에 치즈를 얹으면 1,500원이 추가됩니다. 처음이라서 궁금해 추가해 보았는데, 치즈가 고소한 맛과 산미를 더해 맨밥과 먹을 때보다는 좀 더 맛있었습니다. 밥에 레몬 즙도 꼭 짜서 드세요. 기름져서 느끼한 음식이므로 산미가 꼭 있어야 합니다.

 

먹는 방법은요,

밥을 국물에 말아 먹는 게 아니라 한술 떠서 숟가락째 국물에 담갔다 꺼내어 입에 넣습니다.

 

 

 

 

 

 

 

 

 

'가쿠니 카레' 15,000원.

브로콜리 추가 1,500원.

총16,500원.

 

돼지 삼겹살의 조리 상태와 맛이 닭다리보다는 나았습니다만, 브로콜리를 너무 태워 쓴맛 풀풀, 달걀은 지나치게 익혀 노른자 가장자리에 녹태 생성, 황화합물 쿠린내 풀풀, 음식 먹을 때 여간해서 불평 않는 착한 다쓰베이더가 참다 못해 툴툴.

 

 

 

 

 

 

 

 

 

'하와이안 새우 카레' 15,000원.

단호박과 연근 추가 각각 2,500원, 1,000원.

총18,500원. 

 

가라앉아서 보이지 않는데, 당근, 고구마, 가지, 그린 빈도 기본으로 들어 있었습니다. 

이날은 달걀 상태가 괜찮았고 새우도 양념이 맛있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야채 카레' 12,000원.

프랑크 소세지 추가 3,000원.

총15,000원.

 

이게 괜찮더군요. 야채 카레라서 채소 종류가 다양해 단백질 재료만 취향껏 추가하면 되니 편합니다. 붉은색이 들어가 보기에도 낫고 사진발도 잘 받네요. 소세지 맛이 제법 강해 카레 국물에 밀리지 않습니다. 정교하게 칼집 내 튀겨서 조금 질겨지긴 했지만 해삼 같아 보이고 카리스마 넘칩니다. 글 쓰느라 골고루 맛봐야 하니 소세지로 시켜보았는데, 소세지말고 위에서 소개한 다른 단백질 재료들을 선택해 올려도 됩니다. 

 

국물 맛은 어떤 카레를 시키든 다 똑같습니다. 차림표에는 코코넛 밀크를 추가 비용 내고 넣을 수 있다고 인쇄해 놓고는 선택 불가로 고쳐 놓았습니다.

 

 

 

 

 

 

 

 

 

인생카레는 무슨.

인도 커리나 동남아시아 국물 커리들에 비하면 향신료spices와 향초herbs 카리스마는 태부족한 데다, 일본 인스탄트 고형 카레 맛이 나면서 들척지근해 감흥이 많이 떨어지는걸요. 이것저것 추가하면 한 그릇에 2만원 가까이 나올 때도 있는데 그 돈만큼 맛있지는 않아요. 채소가 스프카레 국물과 함께 조리돼 국물맛이 배인 게 아니라 어설프게 튀겨져 흐물흐물, 기름만 잔뜩 머금은 채 따로 겉도는 상황이므로 다쓰베이더는 여러 종류의 채소와 국물을 먹는 게 목적이라면 차라리 덴푸라 장인이 제대로 튀겨 내는 모듬 텐동에 일본식 장국을 곁들여 먹는 편이 낫겠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주문서 건네고 음식을 받기까지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걸립니다. 첫 날은 무려 한 시간을 기다려 음식을 받았고(믿거나 말거나), 두 번째 방문에서도 30분 조금 넘어 음식을 받았습니다. 토핑 종류가 많은데 다 다른 주문에 맞춰 선별해 튀기고 꼼지락거리며 담으니 오래 걸릴 수밖에요. 주방은 좁고 인력도 부족한데 매장 주문 처리하는 사이사이에 배달 건까지 처리하니 식탁에 앉아 있는 손님들도 배달하는 분들도 투덜대며 한참을 기다리더군요. 60~80분에 겨우 1회전이라니, 식사 시간대에 식탁 회전률이 이렇게 떨어져서야 어디 이익이 나겠나요. 이 집뿐 아니라 다른 스프카레 집 후기에서도 같은 불평이 보이는 것 보니 돈 벌기에는 구조적으로 문제 있는 음식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오래된 스프카레 집들은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려나요. 

 

 

 

 

 

 

 

 

 

한 집만 가보고 속단할 수는 없으니 한 집 더 가봅니다. 용산의 <히비HIBI>입니다.

디자인에 신경 쓰는 집 같네요. 음식도 기대가 됩니다.

 

[지도] <히비> 위치

 

 

 

 

 

 

 

 

 

커리 누들 [점심 전용] 11,000원.

닭다릿살구이 추가 4,000원.

소살치구이 추가 4,500원.

총19,500원.

 

오, <스아게>의 기본 야채 카레보다 천원이 저렴한데도 구성이 더 낫고 격이 다릅니다. 재료 손질한 솜씨와 담음새 좀 보세요. 특히 저 네모 반듯하게 썬 레드 페퍼와 선명히 색을 살린 가지를요. 닭고기와 쇠고기도 크기를 잘 맞춰 손질했어요. 미슐랑 스타급 재료 손질입니다.

 

이 집은 현명하게도 손님이 채소 토핑을 고르게 하지 않고 자기들이 알아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8종을 엄선해 담습니다. 색이 골고루 나서 보기에도 좋고 음식 내는 시간도 훨씬 빠릅니다. 그렇죠, 장사는 이렇게 해야죠.

 

달걀은 공깃방울에 눌려 일그러진 곳 없이 흰자도 노른자도 완벽하게 삶겼고, 채소들도 고소한 동물성 지방을 써서 익혔는지 맛도 익힘 정도도 좋았습니다. (브로콜리 맛이 특히 훌륭.) 주방 사람들 성격이 꼼꼼하면서 손이 야무진 것 같습니다. 이 집은 채소와 고기를 먼저 '스아게' 한 다음 토치torch로 불질을 한 번 더 해주는 것 같네요. 

 

커리 누들은 토핑들 밑으로 우동면 같은 굵고 쫄깃한 국숫가락이 들었습니다. 국수 좋아하는 분들은 이렇게 시키시면 되고,

 

 

 

 

 

 

 

 

 

국수 대신 밥으로 주문해도 됩니다. 닭육수로 변경해 국물 색이 노래졌고, 위의 것과 같은 토핑인데 국숫가락이 빠져 토핑들이 국물에 좀 더 잠겼습니다.  

 

커리 라이스 [점심 전용] 11,000원

닭다릿살구이 4,000원

소살치구이 4,500원

맨밥을 레몬치즈라이스로 변경 4,000원.

닭육수로 변경 2,000원.

총 25,500원.

 

커리 누들도 맛있었지만 이 닭육수에 레몬치즈라이스 구성이 농후하면서 더 기름져 제 입맛에는 좀 더 맛있었습니다. 닭기름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양이 많으니 2인이 가면 꼬치구이는 한 사람만 시켜 나눠 먹어도 되겠습니다. 위대하신 분들은 커리 누들에 닭육수와 레몬치즈라이스를 추가하셔도 되고요. 

 

 

 

 

 

 

 

 

 

카리스마 넘치는 레몬치즈라이스.

슬라이스 치즈도 신경 써서 고른 것 같아요. <스아게>에서 쓰는 것보다 치즈 맛이 더 진하고 고소합니다.

 

<스아게>에서 실망했다가 <히비>에서 만회했습니다. (소곤소곤, 주방장님, 스프카레 국물의 큐민cumin 양은 조금만 줄여주시고 갈아서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릇 바닥에 잔뜩 가라앉은 큐민을 통째로 씹으니 기껏 잘 먹고 나서 큐민 인상만 남습니다.)

 

 

 

 

 

 

 

 

 

레토르트 파우치에 담긴 즉석식품으로도 먹어봅니다.

 

<이마트 피코크> '삿포로식 치킨스프커리' 400g [6,980원] 성분:

정제수, 닭고기(국산), 단호박(중국산), 당근(네덜란드산), 연근(중국산), 유크림, 느타리버섯, 옥수수, 양파, 카레, 혼합간장, 설탕, 토마토페이스트, 조미돈지, 양파농축액, 대두유,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카레분, 마늘, 혼합제제(변성전분, 말토덱스트린), 닭육수분말, 맛내기베이스, 코리안더가루, 정제소금, 큐민분말, 향미증진제, 강황분말, 흑후추분말, 고춧가루, 파프리카추출색소, 세이버리베이스. 끝.

 

어쭈?

넣을 건 다 넣었어요. 제법이에요.

 

 

 

 

 

 

 

 

 

끓는 물에 봉지째 데운 뒤 식별을 위해 건더기만 건져 담았습니다. 국물은 따로 담아 위에 놓고 밥은 아예 크림치즈에 버무렸습니다. 생각보다 푸짐해 저한테는 2인분 양입니다. 맛을 보니 <스아게>의 스프카레를 모방한 것 같네요. 맛이 많이 닮았어요. 국물에 오랫동안 담겨 있던 덕에 이 레토르트 파우치에 든 채소가 <스아게> 것보다 맛은 오히려 낫습니다. 굳이 나가서 사 먹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이 들려는 찰나,

 

한숨.

단맛이 과해서 무효.

 

이태리 파스타 소스든, 인도 커리 소스든, 고기 양념장이든, 한국 식품 회사들은 끼니로 먹는 음식을 왜 이렇게 달게 내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너무 달아서 한 번 먹고 나면 재구매 생각이 들지 않는데 그걸 소비자가 맛있다고 여길 거라 믿으니 수정 않고 계속 내는 거겠지요? 단맛 나는 채소들을 잔뜩 넣었으면 됐지 설탕은 왜 또 이렇게 많이 넣었을까요. 단맛도 깔끔한 단맛이 아니라 잡맛 나는 이상한 단맛이라 이 제품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약간 매운 맛'이라는데 후춧가루와 고춧가루가 합세해 내는 매운맛이 저한테는 좀 세게 느껴지고, 그 뒤로는 이금기 치킨 스톡 파우더 풍의 MSG 우마미가 혀에 오래 남습니다.

 

 

 

 

 

 

 

 

 

한 종류 더 맛봅니다.

 

<오뚜기> '스프카레' 320g [4,880원] 성분:

정제수, 닭다리(국산), 양파(국산), 닭윙(국산), 메추리알, 연근, 감자, 당근, 마늘, 다이스토마토, 유크림, 과일소스, 이금기치킨파우더, 토마토페이스트, 생강, 고추맛기름, 조미양파분, 변성전분, 설탕, 덱스트린, 카레분0.25%, 오뚜기참치간장분말, 볶은샬롯분, 후추분, 쿠민, 오레가노, 클로브, 카르다몸, 바질, 고춧가루, 정제소금, 미향, 혼합제제(폴리인산나트륨, 피로인산나트륨, 메타인산나트륨), 구수한풍미분말향. 끝.

 

 

 

 

 

 

 

 

 

어후... 이건 아예 평할 가치도 없네...

 

카레 명가 제품인데 <이마트 피코크> 것만 못합니다. 하나씩 든 닭다리와 닭날개는 본디 매끄럽고 탄력 있는 육질이 특장점인 부위이거늘, 잘못 익힌 닭가슴살의 서너 배는 더 퍽퍽. 고온에 얼마나 오래 익혔는지 바스라져 떨어진 닭뼈가 국물에 돌아다니며 지근지근 씹힐 정도이며, 메추라기 알은 단단, 뿌리 채소들은 흐물, 재료들이 전부 응당 내줘야 할 식감의 정반대 식감을 내고 있어요. 무엇보다, 국물이 지향하는 바를 모르겠습니다. 닭육수의 고소한 맛도, 우마미도, 채소의 은은한 단맛도, 이국 향신료의 매력적인 향도 살질 않고 그저 맵고 칼칼한 자극만 있을 뿐입니다. 이 회사의 오랜 효자 상품인 저렴한 '3분 카레'만 못합니다. 살면서 사 먹어본 레토르트 국물 제품 중 가장 한심한 맛이 났는데 개발자의 변을 한번 들어보고 싶군요.

 

 

 

 

 

 

 

 

 

 

소장 음식우표 중 태국의 그린 커리입니다.

☞ [음식우표] 타이 그린 커리

 

 

 

 

 

 

 

 

 

소장 『커리Curry』(DK, 2015) 책에 있는 동남아시아 커리들입니다.

홋카이도가 원래 국물 요리가 발달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런 동남아시아 국물 커리들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알 수 있지요.

 

유명 체인이라는 <스아게> 것과 <이마트 피코크> 즉석식 모두 일본 카레 특유의 양파 단맛과 우마미가 많이 나서 개성 있는 음식 좋아하는 저한테는 참신함이 부족하게 느껴졌으나 이 익숙함을 장점으로 여기고 좋아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인기 체인, 인기 제품이 되었겠지요. 스프카레를 아직 드셔보지 않은 분들은 '내공 증진' 차원에서 한 번쯤 경험해보세요. 주방 실력에 따라 식상한 음식이 될 수도, 최상의 재료 써서 솜씨 있게 만든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도 될 수 있으니 잘하는 집을 찾아 맛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찾아서 맛보는 건 어쨌거나 즐거운 일입니다.

 

이달은 개강에 명절에 너무 바빠 우표에 담긴 음식을 실습해보지 못했는데 시간 날 때 만들어보고 글과 사진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태 좋은 재료를 구하려고 여러 차례 애썼으나 번번이 실패한 탓도 있기는 합니다.) 음식 구상은 다 해놓았습니다.  

 

 

 

한국 남정들의 스프카레 영접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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