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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본문

투덜이 스머프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단 단 2013. 2. 15. 09:43

 

 



김밥

 

우리 어릴 때 먹던 엄마표 김밥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연에 가까운 꼴을 하고 있었다. 김밥에는 으레 시금치, 당근, 달걀부침, 간장에 볶아 맛낸 쇠고기나 우엉 등이 들어 있지 않았나. 요즘 엄마들이 선보이는 알록달록 김밥들을 보면 이건 뭐 가공식품 박람회장이 따로 없어. 게살은 눈곱만큼도 안 들어간 게맛살, 공장제 프레스 햄, 공장제 형광 주황색 가공치즈, 첨가물 범벅 어묵과 단무지... 좌우간 음식 만들어 블로그에 자랑하는 걸 법으로 금하든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저 사진발이 최우선이다. 요리책까지 낸 이름난 요리 블로거치고 재료에 관해 심도 있게 논하는 사람 별로 못 봤다. 태반은 자기가 쓰는 재료가 어떻게 해서 생산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조차도 없어 보인다. '체험단', '서포터즈' 빙자한 광고도 작작 좀 하라. 공짜로 받은 제품 꼼꼼히 써 본 뒤 제조사에 기탄 없이 개선점 일러주는 사람이 진정한 '서포터즈' 아니냐.  

 


주는 대로 먹어  

 

군필軍畢 한국 남자들과 세상 모든 반려동물들을 존경한다. 어떻게 매일 하루 세 끼를 남이 주는 대로만 먹고 지내는 게 가능한가? 어릴 때는 누구나 엄마가 주는 대로 먹지 않느냐 따지는 자여, 그래도 아이들은 마치 저 옛날 다방 DJ에게 음악 신청해 듣듯 가끔씩은 엄마한테 맛있는 거 해 달라고 주문도 할 수 있고 외식도 할 수 있지 않나. 한국의 군대에서 쫄따구가 "오늘은 채식을 하고 싶지 말입니다." 취사반에 요청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말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음식을 남길 수도 없다는 것이다. 맨정신의 민간인이라면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수준의 음식을 주는 대로 꾸역꾸역 다 먹고 (양이 하도 적어 더 먹지 못 해 아쉬워 하는 이도 수룩하단다.) 뽀득뽀득 자기 식판 말끔히 설거지까지 해 놔야 한다니, 내가 이래서 군필들을 존경하는 것이다. 이들은 인생의 그 어떤 험난한 것도 역경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참, 
고양이한텐 또 왜 그렇게 채소를 먹이려 드나. 고양이 육식동물인 거 모르나. 

 

 

 



삼겹살 혹은 '로스구이'

 

어느 집에 갔을 때 다음과 같은 구성의 밥상을 받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불판 위 돼지 삼겹살, 쌈장, 상추, 풋고추, 생마늘, 김치, 밥, 후식으로 과일 한 접시. 

주인 내외는 그래도 손님에게 고기 대접했다고 뿌듯해할지 모른다. 만일 그 집이 쌈장과 김치를 대형 마트에서 사다 먹는 집이라면 그 밥상은 주인장의 솜씨라곤 눈곱만큼도 엿볼 수 없는 성의 없는 밥상이 된다. 남의 집에 갔을 때 삼겹살이나 생고기, 쌈채로 이루어진 밥상을 받으면 홀대 받는 것 같다. 그런 건 집에서 부부끼리, 혹은 가족끼리 만사 귀찮을 때 차려먹는 간편식이지 손님용 밥상이 아니다. 이런 '고기 밥상'보다는 정성껏 조리해서 내준 떡볶이 상이 백배 낫지 않나. 고기를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다. 불고기나 갈비찜처럼, 주인장이 직접 정성껏 양념하고 조리한 고기 요리에 이런저런 소스로 맛낸 채소 접시들을 곁들여 낸다면 그 밥상은 제대로 된, 아주 훌륭한 밥상이다.  


MSG

 

L-글루탐산나트륨(MSG)이 무슨 독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온 국민이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내수용 라면 분말 수프에 MSG 대신 다른 이름을 가진 유사한 첨가물을 넣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無 MSG'가 써 있는 가공식품이면 그나마 안심하고 먹는다는 국민이 수두룩. 내 주변에 있는 식품이나 화학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MSG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나친 알레르기 반응을 우습다고 여긴다. MSG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연 상태의 식재료에서도 얼마든지 발견되는 물질로, 글루탐산을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 나트륨 성분을 붙인 것. 

허나, 
MSG가 해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 역시 MSG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MSG가 싫은 게 아니라 MSG 뒤에 숨은 인간의 의도가 싫다. 천연 식재료를 써서 내야 할 맛을 싼 MSG로 손쉽게 때우려는 인간의 그 사악한 생각이 싫은 것이다. 

내 생각엔, 중국음식 먹고 메스껍고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MSG 때문이 아니라 너무 짜게 먹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싶다. (MSG 든 음식들이 대개 짜게 마련이므로.) 왜 그거 있잖나, 짜게 먹고 난 뒤 염분 때문에 귓속 내림프액 압력이 높아져 메스껍고 어지러워진다는 '메니에르병'. 산패된 기름이 문제일 수도 있겠고.


MSG II

 

몇 년 전에 있었던 일.

"새해를 맞아 건강하게 생활하기로 했습니다."라고 하자 지도교수가 대뜸 "오, 새해부터는 운동도 하고 식생활도 신경 쓰겠다는 뜻인가? 이제 MSG도 끊고?" 하시는 것이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한국인들은 MSG를 혐오합니다. 그건 일본의 발명품이고 중국인들이나 아무 음식에 쳐대는 거라고요." 

집에 돌아와 왜 이 양반이 우리 한국인을 MSG에 중독된 사람들로 여기는 걸까, 곰곰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이 분이 두어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식당 음식마다 '잔뜩' 들어 있던 MSG 맛이 꽤 충격적이서 그걸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몇 년 전 한국을 잠깐 다녀왔을 때 외식할 때마다 맛보았던 MSG 맛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한국에 있는 분들은 집에서 아무리 신경 써 잘 해먹더라도 밖에 나가면 MSG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MSG 맛에 내성이 생긴 듯하다. 서양 식품들에도 MSG나 이와 비슷한 향미증진제가 들어가긴 하지만 한중일 극동아시아 음식들만큼 노골적이지는 않다. 영국 살면서 MSG 맛을 잊고 있다가 오랜만에 귀국해 맛본 미원과 다시다의 그 강렬한 맛. 음식을 먹은 뒤 MSG 맛이 혀에 두 시간 넘게 맴돌아 아주 괴로웠다. 냉면집을 가도, 일식집을 가도, 인도 음식점을 가도, 피짜 집을 가도, MSG를 안 쓰는 곳이 없는 것 같았다. MSG의 문제점은, 많이 쓰거나 잘못 쓰면 어떤 음식을 먹던 똑같은 뒷맛을 남긴다는 데 있다. MSG를 안 먹다 먹는 사람은 대번 알아차린다. 지도교수가 아마 그런 경우였던 것 같다. 

 

 

 

 


카레 덮밥

영국에서는 인도 커리와 타이 커리가 '갑'이지만 가끔은 어릴 때 먹던 카레가 그리워 카레 덮밥을 해먹을 때가 있다. 한국의 분말 카레보다는 MSG 맛이 일품인 일본의 고형 카레를 선호한다. 일본이 이런 전분 베이스roux 카레의 원조이기도 하고, 원조라 그런지 맛도 좀 더 진하게 잘 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카레 만들 때 고기 외 부재료로 감자 당근 양파를 넣는데, 나는 감자를 넣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자가 들어가면 빈민촌 원조식품 같아진다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카레 속 푹 익은 감자, 이게 얼마나 맛있는지는 물론 잘 알지만 소스에 이미 전분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다 밥에 얹어 먹기까지 하는데 여기에 굳이 감자까지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전분이 지나치게 많아진다. 감자 대신 셀러리를 넣어 보라. 향기롭고 아주 맛있다. 

 

쵸콜렛

 

왜 'chocolate'을 한글로 '초콜릿'이라 표기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미국식인가? 미국에서는 어떻게 발음하나?) 나는 쵸콜렛이 먹고 싶어 '쵸콜렛'이라는 상품을 샀는데 성분표에 '설탕'이 맨 앞에 써 있으면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 설탕 먹고 싶댔나, 쵸콜렛을 샀으면 최소한 성분표에 코코 빈 파생 물질이 먼저 올라와야지. 

 

쵸콜렛 II

 

쵸콜렛에 쓰이는 기름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코코 버터로만 쓰는 게 돈이 드니 쵸콜렛 회사들이 너도나도 잡다한 식물성 기름들을 섞어 넣기 시작. 이런 저질 쵸콜렛들은 맛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울렁울렁 미끌미끌 느끼한데다 싱겁기 짝이 없거든. <린트Lindt> 쵸콜렛도 그 중 하나다. 퉤. 

 

 

피스타치오 아몬드

쵸콜렛을 뱉고 나니 우리 까타리노 둘째 오라버니 생각이 나네. 
배스킨 로빈스 아이스크림 중에 '피스타치오 아몬드'라는 제품이 있었다. 초현실적인 형광 연둣빛 아이스크림 속에 아몬드가 통째로 숭숭 박혀 있는 제품이었는데, 가족이 다같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는데 유독 우리 둘째 오라버니만 먹다 말고 아몬드를 후두둑 뱉어내는 것이었다. 평소 아몬드를 즐기는 사람이었는데도. 


"이게 대체 무슨 만행이오!" 
버럭했더니 그의 이유인즉슨,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데 왜 이런 쓸데없는 걸 넣는 거지?" 

미국 아이스크림 회사들 제품에 이런 쓸데없는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배스킨 로빈스>, <하겐 다즈>, <벤 앤 제리스> 등. 유럽인들은 '아이스크림이란 자고로 혀 위에서 사르르 녹아 흩어지는 럭셔리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수퍼마켓에서 파는 유럽식 아이스크림들은 대개 '건더기'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과일맛 아이스크림들도 과육째 넣지 않고 즙이나 고운 퓨레를 내서 합친다. 정 다채로운 식감을 내고 싶을 때는 조린 과일, 바삭한 토핑 등을 따로 곁들인다. 

 

 

지글지글 와글와글

한국의 식당은 너무 시끄럽다. 가뜩이나 사람들이 목청도 큰데다 식탁마다 고기 불판, 전골 냄비 등이 올라와 지글거리고 뽀글거리고 있으니 더 시끄럽다. 뭔 고깃집도 그리 많은지. 전세계 어디를 봐도 식당 밖에까지 불판 내놓고 지글지글 연기 내가며 고기 구워 먹는 식당이 이렇게 많은 나라도 또 없는 것 같다. 직장인들 단체 회식하는 모습도 내 눈엔 참 신기하게 보인다. 먹다 말고 단체로 술잔 치켜들고 주변 사람 밥 먹든 말든 목청껏 "위하여!". 

 

 

주방에서는 뭘 하는 거야

고기 불판, 전골 냄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코쟁이들은 이런 식의 식당 서비스를 신기하게 생각한다. 돈 주고 음식을 시켰으면 주방에서 정성껏 조리해 '짠' 하고 내줘야지, 왜 내가 내 테이블 위에서 조리를 해야 해? 라고 생각한다. 나도 식탁 위에서 직접 조리해야 하는 고깃집, 전골집은 번거롭고 피곤해서 잘 안 간다. 먹을 때만이라도 좀 편히 쉬고 싶다.

 

 

분식집

인스탄트 라면을 끓여 손님에게 내주는 식당이 있다고 말하면 외국인들 다들 놀라 자빠질걸.

 

 

경쟁

 

뜨거운 음식 잘 못 먹는 단단은 다같이 한 냄비에 달라붙어 먹는 한국식 전골 식사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앞접시에 담긴 김 펄펄 나는 국물과 건더기를 느긋하게 기다리며 식히고 있노라면 어느새 냄비 속 음식이 죄 사라지고 없거든. 게다가 억울한 것은, 늦게까지 꼼지락거리며 먹고 있으니 사람들이 내가 제일 많이 먹은 줄 알아. 

 

 

식당 내 금연

한국에서도 이제 규모가 큰 식당에서는 금연을 실시하기로 한 모양. 영국에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식당이든 술집이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적인 실내에서는 무조건 금연이다.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도 자기 집이지만 여러 세대가 모여 살기 때문에 건물 내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 금연 관련 뉴스가 올라오면 우리 한국인들은 꼭 "담배 냄새 안 맡을 권리가 담배 피울 권리보다 우선한다."며 열변을 토하는데, 법적인 우선권이고 뭐고 간에 나는 일단 식당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은 절대 미식가일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맛의 상당 부분이 향에서 온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미식가들이나 평론가들은 레스토랑에 갈 때 향수도 뿌리지 않는다. 이름난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들은 심지어 손님 상 위에 음식을 올려 주는 순간 그 음식에 어울리는 향을 담은 스프레이까지 뿌려 주는 서비스를 다 한다. (예를 들어 훈향이라든가, 바다향이라든가.) 오감이 총동원되어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식사 마쳤다고 담배 꺼내 무는 인간은 옆 테이블에서 지금 막 음식을 받고 향을 들이켜려는 사람에 대해 무례한 것은 둘째치고 음식 맛을 알 턱이 없는 둔한 부류일 게 틀림없다고 본다. 이런 사람은 뭘 먹던 간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게 분명하다. 섬세한 회를 먹어도 초고추장, 브로콜리를 데쳐 먹어도 초고추장. 

 

 

   



과일 잘 안 먹는 사람

이런 사람들, 의외로 미식가일 확률이 높다. 과일을 먹을 때는 대체로 당도, 산도, 이 둘의 적절한 균형, 즙의 많고 적음, 과육의 치밀한 정도 등을 따지게 되는데, 이 모든 요소가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어디 흔한가 말이지. 내 경우만 해도 침 뚝뚝 흘려가며 먹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과일이 맛있었던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맛없으면 맛없는 대로 그저 자연이 주는 대로 먹어야지, 체념하는 순둥이 동양인들과 달리 이를 생과일 최대의 단점이라 생각한 코쟁이들은 설탕과 레몬즙을 보태 절이거나 익혀서라도 기어이 원하는 당도와 산도를 얻어내고야 만다. 동서양의 차이랄까. 그래서 영국에 있는 한식당 리뷰에서 "식사를 마치니 성의 없이 생과일이나 몇 쪽 깎아 내주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솜씨를 뽐내야 할 식당이 직무 태만의 죄를 저질렀다는 것.

 

 

유럽 따라잡기

영국에 오래 있어서 그런가, 블링블링한 고가의 그릇을 세트로 사다 죽 늘어놓은 한국 마나님들의 상차림을 보면 뭔가 촌스러워. 어설픈 그릇 회사 광고 사진 같아서. 본인들은 유럽풍으로 근사하게 차렸다고 뿌듯해하는 것 같아 더 촌스러워. 감각 있는 유럽인들은 '믹스 & 매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잘 나가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일수록 메이커를 알아볼 수 없는 낡은 그릇과 소품을 써서 상을 차리는 법. 세트 그릇으로 차린 상은 저 으리으리한 귀족집 대저택에서나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대갓집에서는 남들 다 알아보는 명품 그릇을 사다 쓰지 않고 자기 가문을 위한 별도의 문양으로 특별 주문·제작해 쓴다. 그저 식탁과 그릇만 유럽에서 가져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또 하나. 테이블 세팅 기껏 잘해 놓고는 조화 좀 올리지 말라.

 

 

멜라민 그릇

한국에서는 멜라민 그릇에 음식 담아 내주는 식당이 부지기수인데, 이거 너무 격 없다는 생각 안 드나. 여기서는 아무리 저렴한 학생식당이라도 따끈하게 데운 도자기 접시에 담아 주는 게 기본이다. 한식은 반찬 가짓수가 많다 보니 그렇다는데, 반찬 많이 내주는 집들 가만 보면 가짓수만 많았지 죄다 지리멸렬, 어떤 땐 양념도 다 똑같아. 으윽, 짜. 내가 이래서 그릇 수만 많고 별볼일없는 엉터리 한정식집이나 백반집이나 쌀밥집에 가기가 싫어요. "아유, 이렇게 많은 반찬을 내다니, 이 집은 인심도 좋고 정성도 대단하네." 감탄들 하는데, 짠 반찬일수록 저 가락시장이나 도매시장 같은 데서 사다 쓰는 집이 수두룩하다는 거. 그런데도 반찬 가짓수 많으면 '맛집'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양 많이 주면 신난다 하고. 가짓수 줄이고 제대로 된 반찬을 제대로 된 그릇에 담아 내야 한다.

 

 

 

 

며칠간 다음 메인에 뜬 맛집 추천글을 모아 봤더니. 

 

 


 

깨 좀 아무데나 뿌리지 마라.

 

 

참기름

 

참기름도 아무데나 습관적으로 치지 좀 마라.

세상에서 맛과 향이 가장 강한 기름 중 하나가 이 참기름이다.

 

 

후추

 

코쟁이들아, 늬들은 후추 좀 아무데나 쳐대지 마라. 
나더러 서양요리 중 후추가 가장 예술적으로 쓰인 음식 하나를 꼽으라 하면 주저없이 이태리의 '스파게띠 까르보나라'를 꼽을 것이다.

 

 

바닐라

 

동양인들의 참기름 남용에 혀 끌끌 차는 프렌치들아, 

늬들은 바닐라 좀 아무데나 넣지 마라. 

프랑스 단것들은 정말이지 바닐라의 사용이 습관적이고 과하다. <본 마망Bonne Maman> 제품들도 하나같이 먹고 나면 바닐라 인상밖에 안 남는다. 심지어 신선한 크림과 쨍한 과일 콤포트의 대비가 핵심인 음식에조차 바닐라 과다 투척.

 

 

페스토

 

바질, 소금, 마늘, 잣, 파마산 치즈, 올리브 오일을 써서 만드는 이태리의 초록 소스. 이걸 그간 푸드 프로세서에 넣어 갈아 만들다가 호기심에 이태리 전통 방식을 써서 절구에 찧어 봤더니 완전히 다른 맛이 나는 것. 날카로운 칼에 갈갈이 잘린 잎과 통째로 짓이겨진 잎의 차이가 이토록 클 줄이야. 전통 방식인 절구에 한 표!

 

 

 

다쓰베이더가 새내기 주부들에게 추천하는 머스트 해브 주방소품 몇 가지

 

돌절구
☞ 화강암 절구와 전통 대리석 페스토 절구

 

스피드 필러speed peelers

(감자용, 양배추용, 줄리엔 등 다양할수록 좋음.)
☞ 아래 사진들

 

만돌린 채칼

(작은 채소용, 양배추·무·콜라비 같은 큰 채소용 둘 다 있어야 함.)
☞ 간지 나는 우리 집 빨간 만돌린

 

마이크로플레인 그레이터Microplane graters
☞ 치즈 갈 때, 쵸콜렛 갈 때, 감귤류 껍질 갈 때, 생강 갈 때

 

4면강판, 복스 그레이터box grater
☞ 치즈 갈 때, 채소 갈 때

 

전기 실링기 
(5만원도 안 되나 그 효용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음. 인생이 수월해짐.)
☞ 이 제품을 선호

 

믿을 만한 주방 전자저울
☞ 매끈하고 새끈한 우리 집 유리 전자저울

 

정밀한 스푼형 전자저울
☞ 찻잎이나 향신료 소분할 때

 

온도계 (오븐용, 식품용 탐침 둘 다 있어야 함.)
☞ 무식하고 용감한 단단이 오븐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

 

타이머 여러 개
☞ 차동무들의 필수품. 촌스러워도 이 제품을 선호

 

계량컵
☞ 차 우릴 때도 유용
☞ 이케아 제품을 선호

 

계량스푼 여러 벌

(조리 도중 다시 씻고 말려 쓰려면 번거로우니 여러 벌 준비.)

 

핸드 블렌더
☞ 수프 만들 때, 수프 거품 올릴 때, 퓨레 낼 때

 

치솔 (식품용, 설거지용, 청소용 따로) 
☞ 표고 등 말린 버섯 먼지 털 때, 셀러리 같은 골진 채소 씻을 때 

 

깔때기

 

건지개 (큰 것, 작은 것 둘 다 있어야 함.)

 

병뚜껑 여는 실리콘 디스크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석쇠

 

알뜰주걱
☞ 환경 보존에 지대한 공을 세우신 이 분

 

채소 탈수기salad spinner

(큰 것, 새싹 채소용 작은 것 둘 다 있어야 함.)
☞ 이 제품을 선호

 

대나무 찜기 
☞ 고상하고 시적인 대나무 찜기

 

전기 달걀 찜기 
☞ 화구 모자란데 고생 마시고 찜기 하나 장만하시라

 

셰프들이 플레이팅 마무리할 때 쓰는 소스/오일용 플라스틱 통 (값 무지 싸다.)
☞ 이렇게 생겼습니다

 

식재료 준비용mise en place 스테인레스 스틸 타원형 납작 그릇들 

(아래에 링크 건 글에서 재료 담은 그릇을 말함.) 

치즈 혼합 사용 요령 ① 여러 치즈의 블렌딩

레몬 스퀴저
☞ 레몬, 오렌지 등 감귤류 즙 낼 때

 

그래, 단단은 이것들을 어떻게 수납하고 사느냐?

 귀차니스트의 주방용품 수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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