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브리 작품 선호 순위 Studio Ghibli
-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② 광동식 차슈 포크 (Cantonese⋯
-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 아저씨와 딸기 - 탕후루 糖葫蘆 Tanghulu
- [음식우표] 일본 2021 - 나고야 전통 음식 ①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
- 토마스 탈리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Thomas Tallis 'If Ye Love M⋯
- 텐동(天丼) - 밥과 튀김?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Hainane⋯
-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
-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 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
cloudspotter
내 조부모는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 여덟 자녀로부터 스무 명의 손주들이 나왔다. 장성한 손주들은 이제 부모들 장례식에서나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스무 명의 손주들이 사는 형태를 보면 격세감이 든다. 내 아버지 대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집집마다 아이도 꼭 낳았다. 내 세대에 와서는 결혼해서 자녀를 둔 이가 일곱 명, 미혼과 비혼이 아홉 명, 딩크가 네 명이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한 세대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내 아래 세대에서는 동성 커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기증 받은 정자로 자녀를 얻는 비혼도 나올 수 있겠고. 재미있게도, 딩크인 집은 모두 대학 때부터 연애해서 결혼한 커플이다. 생물학과 커플, 미대 커플, 음대 커플, 건축학과 커플. 엊그제 이런 기..
선산 올라가는 길에 어느 집 순진이와 눈이 마주쳤다. 자려고 누우면 자꾸 생각 난다. ▲ 미안해, 고마워, 맛있게 잘 먹었어.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 고마워
이모부께서 팔순을 맞으셨습니다. 후아... 저는 이 나이까지 살아 온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팔순이라니요. 직계 자손들(단단의 외사촌)과 형제분들하고는 이미 호텔에서 성대하게 잔치를 치르셨고, 이 조촐한 자리는 처제인 우리 권여사님과 조카인 저희들이 따로 마련했습니다. 권여사님이 전망 좋은 곳에서 식사하는 걸 좋아하셔서 63빌딩의 59층 식당으로 예약하셨습니다. 사진에 우리 식구는 아무도 없네요. ㅋ 이런 곳은 연말에 손님이 많으니 서둘러 예약해야 합니다. 전식과 후식은 부페식으로 제공하고, 본식은 생선과 쇠고기 중에서 선택 주문하게 합니다. 접사. 아이스크림과 캬라멜. ㅋ 어이구내새끼1, 2가 준비한 꽃다발. 이십대 초반의 꽃다운 아가씨 둘이 샤넬풍 정장으로 잘 차려입고 참석하니 모임에 빛이 납니다. 남..
▲ 운전면허시험장 접수 창구. 한국인들 검은색 옷 참 좋아하는 듯. 외국에 오래 살다 귀국하신 분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한국처럼 일처리 빠른 나라가 없다니까." 잖아요. 단단도 귀국해서 그 '무지 빠른 한국'을 겪고 혀를 내둘렀었습니다. 한국이 얼마나 빠른 나라인지 놓고 저랑 배틀 하실 분? 사례1 귀국한 다음날 운전면허증 갱신하러 운전면허시험장에 간 다쓰 부처. 오늘 신청하고 연락 오면 찾으러 다시 와야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접수하시는 분이 "저기 왼쪽에 가서 앉아 계시면 화면에 이름 뜨고 면허증 나올 거예요." 하는 것임. 뭣이? 새 면허증이 오늘, 지금 당장 나온다고? 놀랍게도 접수한 지 3분도 안 돼 우리 이름이 뜨면서 빳빳한 새 면허증 발급! 심지어 갓 구워 따끈하기까지;; ..
와아...... (넋 나감) 이제는 레서피도 이렇게 올리는 시대가 되었구나아. 단단은 구닥다리였구나아. 저기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야겠다. (작아짐) ▲ 기원전 1700년경 바빌로니아(현 이라크 지역)의 양고기 스튜 레서피.

단단은 어제 권여사님, 다쓰베이더와 함께 영화 을 봤어요. 웃다가 손에 땀을 쥐다가 막 그랬어요. 우리 칠십 노모 권여사님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셔서 어제 이 영화도 재밌어하며 보셨어요. 상영관 나오시면서 "상 받을 만하네!" 따봉 하셨어요. 집에 TV가 없어 한국 연예인을 잘 모르는 단단은 어제 영화에서 송강호씨 딱 한 명만 알아볼 수 있었는데, 것두 (2000)에서 본 게 마지막. 음냐. (어디 가면 간첩 취급 받음.) 영화 보신 분들, 우리 또 재밌었던 장면을 꼽아 봅시다. 나는 복숭아 씬이 최고 재밌었어요. 특히 싸모님이 계단 올라오면서 '각혈'하는 가정부 목격하는 대목 절정.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가족들 움직임은 마치 타이트하게 잘 짜인 연극 같기도 하고, 훌륭한 안무의 무용 ..
☞ 신문에서 그림만 오렸어요. 원문은 여깄어요. 이틀 뒤 - 어구구 삭신이야. 제가 원래 운동을 안 하는 사람입니다. (학창시절에 체육은 매우 잘했음.) 모든 움직이는 사물에는 수명이 있게 마련인데 왜 일부러 빨리 닳게 합니까? 게다가, 운동으로 늘린 수명, 운동하느라 들인 시간으로 죄 상쇄. 이런 바보 같은 짓이? 그래도 근육은 지금부터 부지런히 저축해 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신문 방송마다 하도 닦달을 해대 집에서 돈 안 드는 근력 운동을 하기로 했어요. (스크랩 해놓고 보니, 어, 노인용;; 권여사님께 알려 드려야지.) 우연히 발견한 이 기사를 띄워 놓고 자정 넘어 열심히 따라해 봤어요. 그랬는데, 교감신경이 흥분을 했는지 아드레날린이 뿜뿜 솟아 밤새 잠을 설쳤어요. 그래서 건강이 나빠졌어요. 역시 ..
오늘 다음Daum 대문에 어느 젊은 현자의 소송 이야기가 떴다. ☞ "왜 동의 없이 날 태어나게 해?" - 부모에게 소송 걸겠다는 청년 와, 나 이 사람한테 후원금 보내고 싶다. 2011년에 단단은 이런 글을 썼었다. ☞ 어린이날 - 인간과 그의 새끼들에 관하여 하이데거는 인간을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 정의하였다. 나는 이십대 초반에 이 '피투성의 인간'이라는 표현을 처음 보고는 '피투성이 인간'을 잘못 쓴 거 아냐?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었다. 뜻을 깨닫고는 피투성이 인간 맞네, 고개를 끄덕였지만. 위의 갈무리 화면에서 "자신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관습이나 의무성 따위에 의해 이미 결정된 고통, 좌절과 함께 현재에 '던져진' 상태"라는 표현에 주목하자. 그래서, 단단 님은 사는 게 죽을 맛이라서 이런..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질 수 있을까? 곰곰......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영국에서는 고기와 매운 음식을 '남자의 음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금요일 저녁이면 남정들이 커리집에 몰려가 누가 더 매운 커리를 먹을 수 있냐로 내기하며 남자다움을 과시하기도 한다. ㅋ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때리고 부수는 테러를 감행했던 과격하고 멋진 영국 언니야들은 육식은 기득권자 남성들의 것이라며 고기 맛있는 나라에서 기꺼이 채식주의로 전향하였다. 채식주의는 공장식 사육에 넌더리난 현대인의 도덕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금도 크리스마스 만찬상에서 칠면조구이나 거위구이의 해체는 그 집안의 나이 든 남자, 즉, 아빠가 맡는다. (조리는 엄마가 고생해서 했는데 왜 아빠가..
자동차와 높은 건물과 사람밖에 없을 것 같은 강남 한복판에도 풀이 있다. 강아지 꼬리를 닮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풀. 강아지풀을 보면 뚝 걸음이 멈추고 시간이 멈춘다. 내 어릴 적 우리 집 풀밭의 강아지들 생각이 난다. 코 끝을 간질이던 꼬리의 감촉이 되살아난다. 헤헤 헤헤헤헤
저는 이 양반 작품은 다 재밌더라고요. 조금 있으면 유료로 전환되니 다음Daum이 돈 안 받고 무료로 보여줄 때 어여들 보셔요. 컴퓨터 책상에 언능 맛있는 야식 준비해 갖고 오셔요들. ☞ 윤태호
이번 명절에 권여사님은 또 해외 여행을 가셨어요. 그래서 셋이나 되는 단단의 새언니들 꺄오 신났어요. 단단은 여행 가시기 전날 찔끔 담은 명절 금일봉과 선물을 건네 드렸어요. 드리면서 "저기, 쓰던 향수가 다 떨어졌는데 면세점에서 향수 한 병만" 굽실굽실, "기왕이면 100ml짜리 양 많은 걸로" 굽실굽실. 권여사님 돌아오시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맏며느리인 단단은 추석 당일 새벽 5시에 시댁으로 출발했습니다. 시댁을 일년에 명절 딱 두 번만 가는 아주 나쁜 아들과 며느리입니다. "날이 충분히 선선하지 않으니 음식 장만해 오면 오는 길에 다 상한다. 그냥들 와라." 신신당부 하신 시모의 뜻을 받들어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둘 다 빈 손으로 룰루랄라. 안개 덕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이 한참 펼쳐졌었습니다..
그저께인 11일 아침, 차 한 잔 우려 놓고 눈 비비며 뉴스를 읽다가 아래의 소식에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 청년 김홍도 작품 추정 그림 7점 첫 공개 에 실린 일곱 점의 그림 중 단단의 마음을 특별히 사로잡았던 것은 이것. 아침에 이 그림 보고는 하도 재미있어 저 이날 하루종일 실성한 사람처럼 혼자 키득키득 웃고 돌아다녔습니다. 제가 여러 사람이 모여 무언가 먹고 있는 그림을 좋아하거든요. 유럽 옛날 회화들 중에도 이런 거 많아요. 단원의 인물들은 브뤼겔(브뤼헐, 브뢰열, 브뢰겔...)의 '티격태격 회화'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동글동글한 얼굴을 하고 있어 귀여워요. 표정도 또렷하고요. 원형 구도를 즐겨 채택하는데 꼭 딴짓 하는 사람을 하나 끼워 넣어 구도에 파격을 줍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
▲ 생신 겸 어버이날 기념 꽃바구니. 우리 권여사님, 중요한 날 꽃 없으면 슬퍼하는 분이라서 누군가는 꼭 준비해야 한다. 어버이날 기념글에 '19금' 경고가 붙다니,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이냐. 재작년 어버이날 글 기억하시는 분? ☞ 갈대의 의미 이참에 아예 어버이날에는 야한 얘기 하는 것을 이 블로그의 전통으로 만들어 버릴까 생각중입니다. 어버이날 전야에 단단이 아주 기특한 꿈을 꿨어요. 내 또 실화처럼 생생한 꿈 얘기 들려 드릴게요. * * * 가만 있자... 엄마가 올해로 과부된 지 18년째로구나. 나는 집에 있는 남자와 '씨름'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 엄만 혹시 밤마다 외롭지 않았을까? 측은한 마음이 들어 단단은 꼬불쳐 두었던 비상금을 확인한 뒤 근육질의 잘생긴 젊은이를 수소문해 하루 고용하기로 ..
☞ 늙은 아버지와 사는 집 - 우두커니 치매에 걸린 부모님이라... 생각만 해도 두렵고 슬픈 일이다. 치매에 걸리면 인간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인 돈과 음식에 그렇게 집착을 하면서 걸핏하면 주변 사람 닦달하고, 화를 내고, 서운해 한다는데... 한없이 자상하셨던 부모님이 어느 날 "네 년이 (혹은 네 놈이) 내 돈 훔쳐갔지!" 험한 얼굴로 역정 내신다면 자녀는 대체 어떻게 마음을 추스리고 대처해야 할 것인가. 치매 부모를 돌보게 될 일보다 더 무서운 건 먼 훗날 늙은 내 자신이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까? 인간의 노력으로 예방이 되기는 할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사소한 것 무엇이든 해야겠다. 당장 걷기부터. 잠 충분히 자고. 평소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고 한다..
▲ ☞ 영국 어지럼증 학회 상징. 디자인 기차다. 휴... 제가 말이죠, 어제 응급실을 다 다녀 왔습니다.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천장이 팽이처럼 팽팽 도는 거예요. 천천히 빙그을 빙그을도 아니고, 정말 팽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돌더라고요. 꼭 '코끼리 코' 스무 바퀴 돌고 났을 때의 세상 같았달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이 돈다기보다 제 몸이 회전하는 것 같았습니다. "으아아아, 어지러워, 토할 것 같아!" 토하고는 싶은데 제가 이 나이 될 때까지 토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토할 줄을 모릅니다. 불행 중 다행이죠. (근성이 있어 일단 꿀꺽 한 건 절대 안 내놓습니다. ㅋ) 서기는커녕 몸 가누고 앉는 것조차 할 수 없고 기절할 것만 같아 도로 풀썩 누워 버렸습니다. 눈 감고 누웠는데도 팽팽 돕니다. 땀..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는 먹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 굶지 않고 살 빼려면 먹는 순서를 바꿔 보세요 요약하자면, 식이섬유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먹으면 좋다는 건데요, 위의 9,900원짜리 동네 돈카츠 집 (자선 사업) 세트 메뉴로 예를 들자면, 양배추채 → 돈카츠(小) → 카레밥 → 메밀국수 순으로 먹으라는 겁니다. 다쓰 부처가 그렇게 한번 해봤어요. 양배추채와 돈카츠는 다 먹고, 배가 불러 카레밥에서는 밥 없이 카레 소스만 먹고, 메밀국수는 반만 먹고 남겼으니 과연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주문할 때 아예 "카레는 밥 없이 소스만 주세요." 할 생각입니다. (사실, 돈카츠에 이미 탄수화물이 잔뜩 붙어 있기는 하지만요.) 세트 메뉴 내준 것을 남김..
▲ 영감이 선물해 준 명절 햄퍼hamper. 여러분, 명절 선물 뭐 받으셨습니까. 이번 명절에도 저는 역시나 단 간식거리를 선물 받고 신나했습니다. ㅋ 선물 주시는 분들 헛돈 쓰시지 않게 저는 명절 전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미리 나팔 불어 알려 드리곤 합니다. (뻔뻔도 하셔라. 공직자 되면 큰일 나겠어.) 단단이 명절에 받고 싶은 선물을 열거하자면, 단단이 명절에 받고 싶은 선물 • 비스킷, 쿠키, 갸또, 케이크, 쵸콜렛 같은 단 간식거리. 성분이 너무 후지면 안 됨. 성분이 후져도 끝내주게 맛있거나 신기한 점이 있으면 또 용서가 됨. • 전내 안 나는 신선한 한과 • 짭짤한 간식거리 • 소스, 콘디멘트, 잼, 스프레드 • 유럽 조제고기, 특이한 피클이나 병입 식품 등 공들여 생산한 식품 • 중멸..
혹독한 추위에도 눈과 얼음 보고 놀거리를 생각해 내다니, 우리 인간 참 대단하다. 귀국 후 서울 곳곳을 거닐면서, 마트의 식품 포장을 보면서, 이놈의 나라는 대체 'colour scheme' 개념이 있기는 한 걸까 한탄했는데,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진들을 보니 '백의민족', '백설'의 흰색을 검은색과 잘 대비시켜 깔끔하면서 세련된 무대를 꾸민 것 같아 마음이 좋다. 백호white tiger, 점 땡땡 고구려 복식, 인면조human-faced sacred bird가 특히 인상적이다. 드론 활용도 멋지고. 영국의 황색언론 이 이럴 땐 또 나름 쓸모가 있다. 큰 사진으로 보자. ☞ [Daily Mail] Winter Olympics Opens With... ☞ 영국은 동계 올림픽 성적이 왜 그 모양인..
▲ "특별한 존재에게는 이름이 필요해. 이제부터는 ○라고 불러 줄게." 대체 가능한 존재들. 영화 전체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 허무한 인간의 삶보다 더 허무한 레플리컨트의 삶보다 더 허무한 인공지능 홀로그램의 삶. '용아맥'에서 영화 보는 거 맛들였어요. (용산 아이파크 몰 CGV의 아이맥스관을 말합니다.) 어제 를 보고 왔는데, 큰 화면에서 보니 확실히 몰입이 더 잘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영화 보면서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요즘은 영화 한 편을 보려 해도 아는 게 많아야겠구나.' 1982년에 나온 를 볼 때는 이 작품이 이후의 과학영화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를 생각하면서 봐야 재미있고, 속편인 이 를 볼 때는 반대로 전작과 그동안 나왔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어떤 ..

어느 항해사가 30일 동안 찍은 사진 8만장을 이어 붙여 만든 영상입니다. 경로: 홍해 → 아덴만 (예멘, 소말리아) → 인도양 → 콜롬보 (스리랑카 수도) 정박 → 말라카 해협 → 싱가포르 정박 → 남중국해 → 홍콩 정박 밤에는 깨 뿌려 놓은 듯 은하수가 펼쳐지기도 하고, 두 겹 세 겹의 구름이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여 머리 위로 바다가 펼쳐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도 하고, 번개도 치고, 눈부신 불을 단 오징어잡이 배도 지나가고... 영국에서 부친 제 이삿짐이 한 달 반 동안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뒤 제 품에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고, 수고하신 분들께 고맙기도 하고 그러네요. 차 한 잔 우려서 컴퓨터 앞에 앉으세요. 재생 단추를 누른 뒤 화면 오른쪽 아래의 'YouTube..
우리 집은 할머니-아버지 2대에 걸쳐 당뇨 환자를 배출했던 가문이므로 오라버니들과 나도 조심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젊음이라는 막강한 무기로 그럭저럭 방어해 왔으나 이제 슬슬 나이가 들어가므로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는 통보까지 받았다. 영국 살 때는 늘 정상으로 나왔던 수치가 한국에 와서 오히려 높아졌다. 어라? 지방은 영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적게 먹고 있는데? 식생활의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자. 으음... 아무래도 탄수화물이 원흉인 듯. 짜장면, 냉면, 막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냉소바, 우동, 라멘... 영국 살 때 먹지 못 했던 면류와 떡볶이를 한국 와서 환장하며 먹어 댔으니. 의학 기사들을 뒤져 보니 의..
대만 출신인 이안Ang Lee 감독의 영화는 지금까지 (1994) (2000) (2007) 이렇게 세 편을 보았는데, 세 편 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되었다. (아래 내용서부터는 와 의 스포일러를 잔뜩 포함하니 원치 않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 음식남녀 - ▲ 영화 의 한 장면. 이 사건 이후 샨샨은 반에서 일인자가 된다. 반전이 끝내주는 영화 에는 귀여운 꼬마 샨샨이 친구들 앞에서 요리 고수인 이웃 할아버지가 싸 주신 호화로운 도시락을 놓고 우쭐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중에는 친구들한테 의기양양 도시락 주문도 다 받는다. "우리 할아버진 쉬운 요리 못해!" (난이도 높은 요리를 주문하라는 뜻.) 나는 이 두 장면이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자려고 누워서도 이 도시락 장면들만 생각하면 키득키득..
▲ 윤태호 제43화 중에서 - 성질 괴팍한 우리 미식가 독재자 영감님은 1945년 2월, 즉, 해방 직전에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셨다. 모친 권여사님은 이듬해인 1946년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태어나셨다. 권여사님은 종종 6·25 전쟁 당시 꼬마의 눈으로 목격한 피란길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시곤 했는데, 강에 퉁퉁 분 시체들이 수습도 못 된 채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고 했다. 발이 부르터 걷다가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남의 지게 신세를 지기도 했다. 폭격이 일면 모두 가까운 방공호에 들어가 숨을 죽였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인텔리' 큰오라버니(단단의 큰외삼촌)는 납북인지 월북인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지금까지도 소식을 모른다. 큰아들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외할아버지의 애끓는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친 ..
▲ 지방 대도시 아파트에 사시는 다쓰베이더의 부모님. 즉, 단단의 시부모님. 거실인데 TV가 없다. ▲ TV 대신 화초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남들 TV 보는 시간에 책을 읽으시거나 가드닝을 하신다는 소리. ▲ 난蘭 화분이 많은 걸로 보아 소문난 '그린 핑거즈green fingers'. 주변 사람들이 개업 선물로 들어온 것들을 죄 이 댁에 갖다 놓고 도망가는 것이다. ▲ 베란다가 압권. 사진 눌러 크게 키워 보시라. ▲ 색색의 제라늄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선인장들로 가득. ▲ 그 크기로 짐작컨대 하루이틀 키운 게 아니다. ▲ 이 집 남자들이 대체로 선인장 같은 데가 있다. 묵묵하고 속정 깊은 사람들. ▲ 단단이 영국 가기 전 키우던 작은 선인장을 위탁했는데 어느덧 이렇게 훌쩍 컸다. (오른쪽 아래 칫솔, ..
▲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19대 대선 요약 컷 곰곰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 쓴 ☞ 한국인과 머리 염색 글이 대선을 앞두고 본의 아니게 '쏠트 앤 페퍼 헤어'인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고도의 선거 운동 글로 읽혔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필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문장으로 끝맺어 더 그렇게 보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해 없으시기를 바란다. 블로그에 투표 후기는 써도 투표 전 선거 운동은 안 한다. 그 글 쓸 때 문재인 후보는 머리 속에 담고 있지도 않았다. 모친인 권여사님과 남편인 다쓰베이더가 푸른색을 좋아해 나도 푸른색을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푸른색 꽃을. 그래서 찻잔도 푸른 꽃 그림이 담긴 것만 모으고 블로그 이름도 '푸른꽃'이다. 푸른 꽃은 낭만주의의 상징으로, 푸른..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영감님을 떠나 보낸 뒤로는 "심장 멎는 줄 알았네!", "심쿵했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게 되었다. 배에 복수가 계속 차 올라 사투를 벌이다 하늘나라로 간 어린 조카 생각에 "배 터지게 먹었어."라는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렵사리 임신했다가 유산한 친구가 있어 "깜짝이야, 애 떨어지겠네!"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가면서 애사가 쌓이니 말을 조심해서 하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죽음을 목도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내 청춘 시절을 풍미했던 유명인들의 궂긴 소식은 이제 거의 달마다 접한다. 조부모 네 분 모두 떠나셨고, 친척 어른들 중에도, 대학 은사들 중에도, 심지어 선배들 중에도 세상을 떠난 분이 있다. 해가 갈수록 그리운 얼굴들을 꼽아 보는 시간..
한강. 부끄럽게도 이 작가의 이름은 이번 수상 소식을 통해 처음 들었다. 영국에 있으니 한국 문학을 접하기 힘들어 그랬노라 변명하려는 찰나, 무수한 전자책들이 떠올라 냉큼 입을 닫았다. 작가 이름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딸의 이름을 '강'이라고 지을 수 있는 부모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최소한 부모 중 한 명은 문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맞았다. 영국 언론에서 ☞ 수상 소식을 접하고는 곧바로 영국 아마존에 들어가 책을 주문했다. 다음 날 정오에 받았고 하던 일을 전폐한 채 하루종일 앉아 읽었다. 속독가들 같으면 몇 시간만에 뚝딱 읽을 수 있는 분량이나, 나는 한 문장 읽고 생각에 잠기고, 한 단락 읽고 생각에 잠기고, 한 장 읽고 생각에 잠기는 불편한 버릇을 갖고 있어 책 읽는 속도가 보통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