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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isbury Cathedral, cloister, April 2010. 한국에서는 정말 하루에 한 번 꼴로 생활고로 인한 자살 소식과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들리는 것 같다. 며칠 전엔 송파동 사는 세 모녀가 번개탄 피워 놓고 한 방에 누워 자살. (키우던 고양이는 왜. 고양이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문 열어 내보내 주지 않고서...) 그리고 나서는 막노동 하던 67세 노인이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아 보지 못 하고 간암으로 고독사 했다는 소식. ☞ 화장 비용 100만원 남기고... 막노동 67세 고독사 유럽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인 블로거들 입을 통해 유럽의 복지에 대해서는 신물 나도록 들었을 테니 나는 오늘은 영국의 무상 의료나 복지 이야기 따위는 하지 않으련다. 안그래도 이런 가슴 아..
알다시피 맞춤법은 철자와 띄어쓰기 둘 다를 포함하지. 철자 지적하고 있는 이 자도 띄어쓰기를 썩 잘한 건 아닌데, 이건 어느 정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게, 우리말 띄어쓰기 규정처럼 복잡한 게 지구 상에 또 있겠냔 말이지. 대학 졸업한 정도의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별오류 없이 쓸 수 있어야 모국어 아니냐? 맞춤법 제대로 아는 이가 극히 드문 건 우리 국민이 다 같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우리말 띄어쓰기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한 탓이라는 거지, 내 말은. 글쟁이들도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려다 띄어쓰기 찾느라 시간 다 보내겠어. 너무 비효율적이야. 난 그래서 띄어쓰기 틀리는 건 절대 뭐라 안 해. 나도 밤낮 틀리고 워낙 까다로우니까. 참, "난 영맛살이 끼여 자꾸 돌아다녀야되."라고 쓴 남자도 본 적 있다..
▲ 브라우니를 구워보았습니다. 단단의 외가 쪽에 정신과 의사가 무려 세 분이나 계십니다. 그 덕에 단단의 정신이 아직까지는 멀쩡한 거예요. 평소 고민 있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셔서 그런지 이분들 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속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기냥 술술 나옵니다. 가정사를 스스로 까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죠. ㅋ 이분들 하고 대화 나누는 게 하도 재미있어 단단은 기회만 되면 뵈려고 애를 씁니다. 다들 또 유머 감각들은 어찌나 좋은지. 가만히 관찰해보니 이분들은 말하는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듣는 기술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듣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요. 그런 기술은 어떻게 익힐 수 있는 걸까요? 의대 정신과 수업 중에 그런 과목이 따로 있기라도 한 걸까요? 판소리 아..
단단이 어릴 적엔 길거리에 왜 그렇게 변태 소아성애자 아저씨들이 득실댔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이제 그런 사람들은 눈 씻고 찾아 봐도 보기 힘들지만요.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그런 놈들은 성인들 눈을 피해 우리 어린 딸내미들한테만 골라 출몰하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는 소리죠. 아이들이 자주 돌아다니는 시간, 즉, 등하교 시간이나 학원 다니는 시간에만 교묘히 맞춰 출몰하는 데 도가 텄다는 거죠. 그러니 어른들 눈에 띄지 않는 거고요. 우리가 못 봐서 그렇지, 지금도 거리에는 그런 놈들 많이 돌아다니고 있을 겁니다. 오늘은 제가 어릴 때 만났던 '수많은' 변태 아저씨들 중 한 명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유쾌한 경험은 못 되지만 딸내미들 교육용 사례로 쓰시라고 올려 봅니다. 국민학교 5학년 때..
영국은 그랜파, 그랜마, 마더, 파더, 엉클, 안트면 끝이다. 그보다 복잡해지면 그냥 이름을 부르면 된다. 시부모, 장인·장모도 이름으로 부른다. 이름 뒀다 뭣에 쓰나. 노친네들, 요즘 젊은 것들 가족 구성원간 호칭도 제대로 모른다며 전통 붕괴 운운 개탄하더니만, 전통은 개뿔, 이게 다 유학과 함께 중국에서 건너온 악습이었어. ☞ 한국의 근친간 호칭법 한국 호칭법에 의하면 다쓰베이더의 여동생의 남편은 나더러 "아주머니"라 불러야 한다는데, 뭣이?!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나? 나는 자기 색시를 결혼했는데도 "아가씨"라 불러주는데. 말 나온 김에, 도련님, 아가씨, 이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우리 결혼한 여자들이 무슨 하녀라도 된단 말이냐. 남자는 처남·처제에게 반말하는데 여자는 시동생들한테 존대 써야..
영국 와서 처음 맛본 식재료 중에 '브뤼셀 스프라우트Brussels Sprouts'라고 불리는 것이 있습니다. 영국 발음으로는 '브러쓸스 스프라우츠'가 되겠네요. 오백원 동전 지름만 한 꼬맹이 양배추인데, 피를 엉기게 하는 비타민K가 많아 심혈관계 질환 있는 분, 고지혈증 치료 중인 분들에게는 삼가야 할 식재료로 꼽히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몸에 좋은 채소로 여겨지지만요. 영국에서는 겨울철, 특히 성탄절 만찬상에 구운 칠면조 또는 구운 거위와 함께 오르곤 합니다. 아래 사진들을 보세요. 사진마다 브러쓸스 스프라우츠가 보이죠? 전형적인 영국의 성탄절 상차림이 이렇습니다. 소스 떡칠한 음식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죠. ㅋ 집집마다 나물 조리법이 다 다르듯 영국에서도 가정마다 브러쓸스 스프라우츠 조..
아주 사소한 것들이긴 하지만 동서양의 의식 차이를 실감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주소 쓸 때 Mrs Madeleine Bakewell Flat 14 Windsor Court Shakespeare Road London SE17 4ES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동아맨션 A동 102호 김순대 님 날짜 쓸 때 Thursday 22 August 2013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요리책 150g chopped onion 또는 150g onion, chopped 양파 다진 것 150g 개인 이력 쓸 때 현재 하고 있는 일부터 기술하고 과거로 차근차근 거슬러 감. '1945년 1월 서울 출생'부터 쓰고, 과거에서 현재로 차근차근 올라옴. 이름 쓰기 Madeleine Bakewell -..
전에 한번 말씀 드린 적 있는 저염식 실천 방법, 다시 상기시켜 드릴게요. 짜게 먹지 않으려면 소금을 적게 넣는 대신 1. 기름을 넉넉히 써서 고소하게 하거나 2. 식초나 과일즙 같은 신맛 나는 물질로 짠맛을 증폭시키거나 3.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해 맛에 생기를 부여하라 영양학자들의 권고입니다. 다쓰 부처는 둘 다 소금과 웬수 진 사람들이라 짜게 먹지 않으려고 집에 온갖 기름과 향신료와 향초를 다 갖추고 있습니다. 냉장고에는 제때 못 먹고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레몬과 라임을 늘 쟁이고 있고요. 실험하느라 음식 아무데나 이것저것 마구 쳐댑니다. 운이 좋으면 짜릿한 궁합을 발견할 때도 있고 우웩 퉤퉤 할 때도 있습니다. 우웩 퉤퉤가 더 많아요. 우리 집 향신료 보관 랙rack을 한번 찍어 보았는데, 사진에 ..
채리티 숍에서 물경 8천원을 주고 영국 화가의 수채화 프린트 한 점을 사 왔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영국 풍경이지만 단단에게는 좀 각별합니다. 다쓰 부처와 가깝게 지내는 어느 영국 노인이 사는 동네이거든요. 방문한 적도 있지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늘어선 조용하고 예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이 액자를 발견하고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8천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지불할 정도로 반가웠었습니다. 구글맵에서 따온 스트리트 뷰 화면. 똑같죠? 빨간 체크의 간판도 그대로입니다. 미일리어를 놓고 연출했는데 색상이나 분위기 모두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미일리어가 마치 영국의 거리를 거닐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이 액자는 앞으로 미일리어 뒤에 걸어 두기로 했습니다. 화가에 대해 말씀 드려..
단단이 저녁 설거지 할 동안 부엌 쓰레기 버리러 나간 다쓰베이더. 한참 만에 다크한 낯빛이 부하 직원 스톰 투룹퍼처럼 하얗게 질려 허겁지겁 뛰어들어왔다. "결혼반지가 쓰레기통 속으로 사라졌어!" "에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뜨내기 유학생 집에 전기초롱불lantern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전깃불도 없는 으슥한 빌라 쓰레기장에 둘 다 빈손으로 뛰어 내려가 달빛에 의지해 집채만 한 쓰레기통 뒤지기를 한 차례 한 끝에 (우웩) 다행히 바닥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찾아냈다는데. ㅡ,.ㅡ 이게 다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때문이다. ☞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성공담 단단과 함께 반식 다이어트 했던 다쓰베이더, 손가락 살이 같이 빠지는 통에 반지가 헐렁헐렁, 내 안 그래도 불안했지. 쓰레기 봉투 냅다 던질 때..
어릴 적 왼손으로 글을 쓰고 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막내 오라버니가 학교 선생님들과 어른들로부터 무지막지한 탄압을 받는 걸 보고는 가슴이 금즉하였으나, "뭐야, 바보같이. 인간이라면 으레 옳은 손, 바른 손을 써야지." 태연한 척 옳은 손으로 글을 쓰고 밥을 먹고 칫솔질 가위질을 해댔다. 자꾸 들먹거리는 왼손을 찰싹찰싹 때려가며 단단은 완벽한 옳은손잡이가 되어 갔다. 어린 나로서는 어른들의 그 무시무시한 탄압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으니 옳은손잡이가 되기로 한 건 내 인생에 있어 몇 안 되는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왼손잡이였던 내 막내 오라버니는 결국 눈물 겨운 노력 끝에 오른손잡이로 전향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오른손으로 하는 모든 것이 어설펐고 악필도 그런 악필이 없었다. 얼마나 글씨가..
▲ 어이구내새끼5에게 사다 준 피터 래빗 인형. 해로즈 제품으로, 바느질이 아주 꼼꼼하다. 우선, 한국이 아닌 영국에 있다는 점과 피곤한 몸 이끌고 나가 북적이는 곳에서 돈 펑펑 쓰며 놀려 줘야 할 새끼가 없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 * * * 싸이월드에 몸 담고 있던 시절, 내 에 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대략 이런 단어들이었다. - 식욕감퇴 - 여윳돈 - 서랍용 작품 └ 공산독재국가 같은 곳에서 작곡가나 작가들이 당국의 검열을 피해 몰래 작품을 써 놓고는 발표를 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며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둔 데서 비롯된 용어. 가령, 스탈린 치하의 쇼스타코비치라든가. 왜 이 말이 '불가해 단어'인고 하면, 발표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온 작품 하나 써 내는 것도 허덕..
권여사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근 30년만에 공작시간을 가졌습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엄니와 함께 앉아 꼼지락 꼼지락 무언가를 만들고 있으니 국딩 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십시오. 꽃병이 특이하죠? 아이스와인 병이라고 하는데, 권여사님도 단단처럼 예쁜 병은 버리지 않고 죄다 모아두셨다고 하네요. 와인병이 있으면 꼭 따라다니는 무언가가 또 있게 마련이죠. 바로 코르크 마개입니다. 이런 상자가 두어 개 더 있다고 합니다. 아니, 권여사님, 그간 알콜 중독자가 되셨나, 왜 이렇게 코르크 마개가 많은 겁니까? 그래도 저렇게 모아놓으니 근사하긴 하네요. 글씨나 그림이 빈티지스럽고 멋있는 것을 몇 개 골라냅니다. 그리고는 예쁜 쪽의 반대 쪽을 칼로 약간만 깎아냅니다. 평평하게 만들어 바닥에 고정시키..
하드디스크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이 있어 다시 올려 봅니다. 아마 2006년이나 2007년에 썼던 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의 두뇌 작용 중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꿈꾸기'이다. 제아무리 가방끈 긴, 첨단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수석 과학자라 할지라도 눈곱만큼도 제어할 수 없는 게 바로 이 꿈꾸기 아닌가. 나는 조물주는 유머가 가득한 악동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인간들이 콜콜 자는 사이, 각자가 가진 기억의 조각들을 취해 그것들을 허구와 적당히 버무려 초현실적인 새 이야기로 만든 다음 뇌에 도로 솔솔 뿌려 준다... 상상만 해도 킬킬 웃음이 나온다. 내 친정 식구는 다들 요란한 꿈꾸기로 유명한 사람들인데, 그런 걸 보면 아무래도 꿈도 유전적인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어릴 적 우리 식구들은..
결혼 기념일 찻상을 위해 샀던 미니 장미가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응애가 달라붙어 그놈들 퇴치하느라 애는 좀 먹었습니다만, 달걀 노른자로 천연 살충제 만들어 정성껏 뿌려주고 물 주고 밥 주고 햇빛 쪼여주었더니 보답이라도 하듯 아주 풍성히 잘 자라주고 있어요. 작은 장미 꽃송이가 예뻐 아무 것도 모르고 무턱대고 집에 데려왔는데, 원예 고수님들 말씀으로는 이 미니 장미가 키우기 가장 까다로운 것들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를 어쩐답니까. 한 달 전 집에 데려왔을 당시엔 꽃송이가 10개 정도 있었습니다. 그 열 송이가 다 지고 새로 열한 송이가 또 올라왔습니다. 지금이 한창 자랄 때인가 봅니다. 막 벌어지기 시작한 꽃봉오리처럼 사람 감탄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집 밖에 널린 게 나무와 꽃인데도 이렇게..
오늘의 머핀 재료: 콘밀, 저 혼자 부푸는 밀가루, 코코 파우더, BP, 소금, 고급 흑설탕, 버터, 사워크림, 달걀, 진하게 우린 블랙 커피, 다크 쵸콜렛. 끝. 저명한 음식 백과사전 의 '설거지washing up'에 관한 정의와 설명이 흥미로워 소개. 음식 백과사전에 설거지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재미있다.
믿거나 말거나. 오후 4시 티타임 즈음해 야심차게 홈 베이킹을 하기 시작한 이후 살이 야금야금 빠지고 있다. 다쓰베이더와 이 기이한 현상을 놓고 진지하게 분석 및 토론을 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것들을 그 원인으로 의심해 볼 수 있었다. 1. 일단 베이킹을 한 당일은 재료 준비와 고된 믹싱 작업과 사후 설거지라는 중노동에 시달려 피곤이 급격히 엄습, 먹고자 하는 의지고 뭐고 침대로 가 무조건 엎어지게 된다. 2. 준비하고 굽는 동안 들이켰던 버터와 설탕 냄새 때문에 입맛은 저만치 달아난 지 오래. 3. 숙성을 위해 하루 묵혀 두었다가 다음 날 먹으려고 꺼내 보면, 제아무리 최고급 재료만 골라 만들었다 해도 혈관 막히고 당뇨 걸릴 것 같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최대한 얇게 썰어 적은 양만 맛보게 된다. 4. 설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