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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 무렵 찍은 클로티드 크림. 포장이 산뜻해졌습니다. 한국에도 클로티드 크림이 들어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그런데, 것으로 들어갔다면서요? 이곳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주로
▲ 런던 버클리 호텔의 다이아몬드 쥬벌리 기념 아프터눈 티 친애하는 방문자 여러분. 영어 좀 되십니까?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듣고 쓰고 말하는 건 어려워도 사전 찾아가며 더듬더듬 읽고 해석하는 정도는 하실 수 있을 거라 전제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ㅋ 오늘 한국의 홍차인·녹차인들을 '깜놀'하게 했던 기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한국 포털들의 대문을 장식했던 그 기사를 BBC와 Daily Mail 원문으로 한번 보십시오. ☞ Male tea drinkers 'at greater risk of prostate cancer' ☞ Seven cups of tea a day 'raises risk of prostate cancer by 50%' '프로스테이트 캔서prostate cancer'는 남성분들이 잘..
아니, 요즘 한국이 그렇게 덥다면서요? 믿거나 말거나, 저흰 두꺼운 내복을 입고도 덜덜 떨다 못 견뎌 엊저녁엔 난방을 좀 했습니다. 추워 죽것어요, 아주. 차생활이 다소 단조로워졌습니다. 홍차는 무조건 머그 한가득 담은 수퍼마켓표 종이 티백 밀크티입니다. 우아하게 공부차 우려 '바디감'이 어쩌고 할 계제가 아녜요, 지금. 하도 추워 오늘은 매콤한 비스킷으로 몸이나 훈훈히 데워 보세 하고 난생 처음 진저브레드 비스킷을 다 구워 보았습니다. 사람 모양 비스킷 커터가 없어서 크리스마스 땡처리 할 때 사 둔 커터를 썼습니다. 생강가루만 넣으면 매가리가 없으니 이런저런 향신료를 더 넣어 제대로 풍미를 살려 봅니다. 비율은 취향껏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단것 싫다고 당밀 양을 줄이면 맛과 향이 제대로 안 나니 너무..
다쓰 부처는 외식을 잘 하지 않습니다. 형편에 맞는 저렴한 외식을 하자면 재료도 후지고 맛도 평범해 도무지 성에 차질 않더라고요. 동네 펍pub에서 아무리 저렴한 식사를 한다 해도 둘이서 최소 20~30파운드는 들 텐데, 그 돈이면 웨이트로즈Waitrose 같은 고급 수퍼마켓에서 질 좋은 재료 사다 집에서 저 헤스톤 블루멘쏠Heston Blumenthal이나 마커스 웨어링Marcus Wareing 같은 최정상급 요리사들 레서피로 요리해 먹는 게 재미도 있고 훨씬 낫다는 거죠. 최신 테크닉으로 만들어진 최고의 요리를 즐기려면 이제는 이태리나 프랑스가 아니라 뉴욕이나 런던, 스페인을 가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게다가, 영국이 얼마나 요리 프로그램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인지는 요리에 조금만 관심 있는 분이라면 잘..
영국인들. 무슨 일만 있다 하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스트리트 티파티'를 합니다. 전승 기념 티파티, 로얄 웨딩 기념 티파티, 대관식 기념 티파티, 25주년 실버 쥬벌리 티파티, 50주년 골든 쥬벌리 티파티, 60주년 다이아몬드 쥬벌리 티파티, . . . 로얄 웨딩이나 대관식은 영국인이라면 살면서 몇 번 정도는 볼 수 있지만, 군주의 재위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 쥬벌리는 여간해서는 맞기가 힘들죠. 역대 영국 왕들 중 빅토리아 여왕과 현 여왕만이 재위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제아무리 까칠한 사람이라도 누군가 공직에 60년 세월 동안 몸 담고 있었다는 건 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왕의 다이아몬드 쥬벌리를 기념하기 위해 영국은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의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아..
영국의 국민 비스킷인 쇼트브레드shortbread를 모르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으로는 빨간 타탄tartan 포장의 사 제품이 유명하지요. 저는 이것도 좋아하고, 것도 좋아합니다. 한입 베물면 '쇼트'하게 파삭 부서진다고 해서 '쇼트브레드'라고 불립니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사진에 있는 것은 손가락처럼 길죽하다고 해서 '핑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얼마 전 단단은 티타임에 밀크티와 함께 쇼트브레드 핑거를 먹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대량생산 과자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꼬챙이로 낸 구멍이 삐뚤빼뚤한 거예요. '어? 이게 핸드 메이드 비스킷이었나?' 싶어 과자 상자에서 또 하나를 끄집어내 살펴봤지요. '어라? 같은 사람이 작업했나? 구멍이 ..
소식이 늦었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새 글을 올리겠노라 다짐해도 쉽지가 않네요. 오늘은 영국 동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래의 영국 동전 사진을 자세히 보십시오. 디자인이 끝내주지 않습니까? 영국 살면서 생활 곳곳에서 맞닥뜨리는 사소한 물건들의 디자인에 감탄하다 감탄하다 지쳐 이제는 두통이 다 생겼습니다. 영국 생활 초기에 다쓰 부처는 범죄율 높고 주거 환경 열악한 흑인 밀집 지역에 살았었습니다. 그런 후진 동네에 살았어도 분기마다 날아오는 구정 소식지의 디자인과 색상 안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더군요. 깜짝 놀랐더랬죠. 무슨 일을 하든 반드시 전문 디자이너를 따로 두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영국인들은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 같아요.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언제 날 잡..
작가 아저씨가 저작권 신경 쓰지 말고 아무나 출력해서 인형놀이 하라고 했으니 우리 어린이들, 엄마한테 프린터로 뽑아 달라고 해 마음껏 가지고 놀아보세요. 특히 파묵 오빠와 메리 언니를 활용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번 꾸며보아요. 더 크고 선명한 원본은 ☞ 여기에 있어요. 어린이1: 단단 아줌마, '저작껀'이 뭐예요? 단단: 으응, '저작'이란 '씹는다'는 뜻인데, 만든 사람한테 허락을 받지 않고 막 갖다가 쓰는 사람들은 통째로 "씹어 먹어버리겠다"라는 무시무시한 뜻이 담긴 말이란다. ■
올해는 여왕 할머니의 즉위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왕님의 '포스'는 실로 대단해 손자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기념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상술에 절대 놀아나는 법이 없는 꼿꼿한 단단, '우리가 이런 기념품 따위 살 돈이 어딨간. 밖에 나다닐 차비도 없구만.' 심드렁해하고 있는데, 얼마 전 식품 관련 소식지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보게 되었지요. 으응? 또 솔깃 그런데 이번에는 똑같은 차를 무려 세 가지 색 깡통으로 냈어요. 점잖던 트와이닝도 장사 수완이 점점 느는 모양입니다. 깡통 디자인도 다른 홍차 브랜드 것들에 비하면 좀 덜 근엄하고요. 상큼·발랄한 십대·이십대 아가씨들 취향입니다. 저 깡통에 있는 마차가 바로 여왕이 스물 여섯 살에 대관식 할..
오늘은 영국 아프터눈 티 테이블의 필수 요소인 '오이 핑거 샌드위치'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설명을 위해 다쓰베이더가 만든 식빵을 잘라 하나 급조해보았는데, 얌전하지가 못하고 어수선한 것이 꼭 제이미 올리버가 만들다 만 음식 같군요. ㅋ 단단은 한국 블로거들의 영국 여행기를 보면서 가끔 킥킥거릴 때가 있습니다. 영국 여행을 오시면 십중팔구 티룸을 가시죠. "영국은 홍차의 나라라 하니 그 뭐시기 '애프터눈 티'인지 뭔지 하는 걸 꼭 먹어줘야지." 하시고는 '억' 소리 나는 비용도 마다않고 호텔 티룸들을 가십니다. 그런데 막상 찻상을 받아 보시고는 실망하는 분이 적잖은 것 같아요. "뭐야, 이 퍽퍽한 동그란 빵은?" (스콘) "우웩, 푸딩인 줄 알고 퍼먹었는데 뿜을 뻔했네. 대체 이 느끼한 노란 물질은 뭐야..
채리티 숍에서 물경 8천원을 주고 영국 화가의 수채화 프린트 한 점을 사 왔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영국 풍경이지만 단단에게는 좀 각별합니다. 다쓰 부처와 가깝게 지내는 어느 영국 노인이 사는 동네이거든요. 방문한 적도 있지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늘어선 조용하고 예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이 액자를 발견하고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8천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지불할 정도로 반가웠었습니다. 구글맵에서 따온 스트리트 뷰 화면. 똑같죠? 빨간 체크의 간판도 그대로입니다. 미일리어를 놓고 연출했는데 색상이나 분위기 모두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미일리어가 마치 영국의 거리를 거닐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이 액자는 앞으로 미일리어 뒤에 걸어 두기로 했습니다. 화가에 대해 말씀 드려..
▣ 성금요일을 맞아 옛날 사진첩에서 아름다운 영국 교회 사진을 찾아 올려 봅니다. 2009년 7월, 영국 여행을 오신 권여사님을 모시고 런던에 있는 어느 교회의 음악회를 갔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전문 공연장뿐 아니라 교회 건물에서도 음악회를 많이 합니다. ▣ 바로크풍과 현대풍을 적절히 조화시킨 실내. 창문의 모던한 십자가가 아주 인상적이죠. ▣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영국풍 천장 조명. ▣ 연주회 마치고 인사하는 연주자들을 몰래 찍어보았습니다. 임신해서 배가 불룩한 연주자가 무려 셋이나 있었습니다. 엄마가 연주자라니, 태교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했을 것 같네요. ▣ 오르간. ▣ 가필드 님을 위해 좀 더 밝게 한 장. 내일 모레면 부활절입니다. 부활절 직전 금요일을 'Good Friday'라 하지요. 영국인들이..
부엌 창문 너머로 산비둘기woodpigeon 한 마리가 보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까치로 바뀌었습니다. 흔히 보는 까치이지만 가만 보면 흑백의 명쾌한 대비와 잘 빠진 꼬리 깃털이 매우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새입니다. 새 얘기 꺼낸 김에 단단이 설거지하면서 볼 수 있는 새들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열다섯 종이 훌쩍 넘는 것 같은데 이름을 다 알지는 못 해요. 오늘은 일단 아는 녀석들만 열거해볼게요.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로빈robin. 오렌지빛 가슴 털과 목소리가 정말 예쁜 새죠. 그런데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깔이 좀 있어요. 수컷 둘이 맞붙으면 한 쪽이 피 흘려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로 통합니다. 스모키 눈화장이 ..
▲ 저봐요 저, 가운뎃손가락에 끼웠는데도 헐거워서 반지 돌아간 거. ▲ 식힘망에 옮겨 완전히 식히기. 몇 개는 벌써 없어졌군요.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 인기 만점 트리오에 담아 냠냠. 마음 같아서는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께 각자 마음에 들어하시는 트리오 하나씩 척 안겨 드리고 싶으나. 국제 배송비가 너무 비싸 감당이 안 됩니다.;; 이놈의 나라는 우편비가 너무 비싸 당최 답이 안 나옵니다. 교통비도 너무 비싸 밖에 마음껏 나다닐 수도 없어요. 우편비가 비싼 건 서비스가 지나치게 좋기 때문이고(하루에 우체부가 이른 아침, 오후, 두 번이나 왔다감. 인적 드문 산골짜기 오지도 마다않고 열심히 다님), 교통비가 비싼 건 민영화 탓입니다. 영국인들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가장 후..
단단이 저녁 설거지 할 동안 부엌 쓰레기 버리러 나간 다쓰베이더. 한참 만에 다크한 낯빛이 부하 직원 스톰 투룹퍼처럼 하얗게 질려 허겁지겁 뛰어들어왔다. "결혼반지가 쓰레기통 속으로 사라졌어!" "에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뜨내기 유학생 집에 전기초롱불lantern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전깃불도 없는 으슥한 빌라 쓰레기장에 둘 다 빈손으로 뛰어 내려가 달빛에 의지해 집채만 한 쓰레기통 뒤지기를 한 차례 한 끝에 (우웩) 다행히 바닥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찾아냈다는데. ㅡ,.ㅡ 이게 다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때문이다. ☞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성공담 단단과 함께 반식 다이어트 했던 다쓰베이더, 손가락 살이 같이 빠지는 통에 반지가 헐렁헐렁, 내 안 그래도 불안했지. 쓰레기 봉투 냅다 던질 때..
힘든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채리티 숍들을 훑었습니다. 채리티 숍 순례 수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자사호 발견. 아니, 이게 왜 여기 있냐?! 자사호가 뭔지 모를 게 분명한 영국인들은 아마 이걸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을 겁니다. '티폿이 왜 이렇게 작아? 아무 짝에도 쓸모 없네. 한 잔도 안 나오겠구만. 가만, 돌 하우스doll's house용인가? 그렇다 해도 색이 너무 칙칙한걸. (뒤집어서 보고) 한자 있는 걸 보니 중국 거로구만.' 안 봐도 훤합니다. ㅋㅋ 젤리 빈처럼 생긴 꼭지가 인상적입니다. 색은 꼭 스니커즈 한입 씹은 것 같네요. 쵸콜렛과 캐러멜 색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가치를 모르고 또 값을 잘못 매겨 놓은 것 같았습니다. 공예와 품질이 꽤 괜찮아 보였는데도 2.49 파운드..
▲ 꽈당. 블라디미르 푸틴의 재선 소식을 듣고 심장 마비 일으킨 이리나. 지금부터 4분이 아주 '크리티칼'하다. 잊을 만하면 꺼내는 이야기 중 돌아가신 우리 영감님에 관한 것이 좀 있었다. 오늘은 '공익'을 위해 우리 영감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이야기를 해야겠다. 환갑 잔치도 못 치르고 돌아가신 우리 영감님. 술과 담배와 육식을 몹시 즐기시던 분이었는데, 그 때문에 잔소리꾼 단단과는 철저한 애증 관계에 있었다. 자신의 정력과 건강을 과신하던 이 영감님이 어느 날부터 심장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 급기야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 검사를 받는 처지에 이르렀는데. 고혈압에 다혈질에, 그러면서도 술 담배 육식을 끊질 못 하셨으니, 쯧. 돌아가신 그 날도 심장 관련 검사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 병원엘 가셨더랬다. "..
단단이 매우 아끼는 머그입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입니다. 너무 아끼느라 아직 차를 한 번도 못 담아봤어요. 앞으로도 담지 않을 생각이고요. 설거지하다 이 빠지면 큰일나게요. 영국인들은 도자기 회사 머그보다는 도예 공방의 손맛 나는 머그를 더 좋아하는데, 이건 공방 머그도 아닌 유명 작가의 몇 안 되는 '작품' 머그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앞태. 어떻게 이런 효과를 내는지 매일매일 한참을 들여다보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없는 단단으로선 이게 그린 건지 새긴 건지조차도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멋있는 번짐blur 효과가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머그 한 가득 사람 얼굴이 담겨있는 것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손잡이. 형태가 독특합니다. 단순한 손잡이보다는 쥐기 다소 불편해도 이런 멋부린 손잡이를 더..
동양은 작은 찻잔 하나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사유한다. 막 피어 올린 가녀린 움싹을 유린 당한 차나무에게 진실로 머리를 숙인다. 특히 차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차나무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또한 일일이 한 순 한 순 찻잎을 채집해서 덖고 비비기를 거듭해 차를 만들어 준 제다인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제 이런 귀한 차를 입에 머금고 주변과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찻잔 속의 귀한 차를 마음 속에 떠올리며 너와 나,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귀한 차, 귀한 생각이 담긴 찻잔은 그래서 두 손으로 꼭 안아야 하는 귀한 보석 같은 존재이다. 보석 같은 귀한 존재를 만든 사기장은 더 귀한 존재가 된다. 이것이 찻잔 하나에 ..
▲ 매장의 계단. 권여사님의 구매 대행 부탁을 받고 런던 상경. 한적한 시골 동네에 콕 처박혀 살다 모처럼 런던에 올라온 촌사람 다쓰 부처, 자동차 소음과 넘쳐나는 관광객과 즐비한 숍들과 으리으리한 건물에 어안이 벙벙,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데. 흩어진 정신 겨우 수습하고 백화점에 들러 블로그 친구들을 위해 다구 몇 점 사진 찍어 왔다더라. ▲ 사측의 광고 사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다구와 홍차. 내 가진 돈은 없지만 그래두 저 홍차와 과자 한 통은 사서 먹어줬지. 암. 잘했고 말고. 뮤직 박스가 들어 있는 금색 과자통에서 영국 국가 이 음정 박자 무시하고 술 취한 듯 비틀비틀 흘러나와 보통 웃기는 게 아니다. 과자 한 입 먹고, 음악 틀고, 데굴데굴 덱데굴. ▲ 사측의 광고 사진. 마..
오늘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 지 60년이 되었습니다. 재위 기간을 놓고 보면 역대 영국 왕 중 2위를 기록합니다. 2011년 5월 12일을 기점으로 조지 3세의 21,644일 기록을 깨 2위에 올랐으나, 빅토리아 여왕의 기록을 깨고 1위에 오르려면 아직 2015년 9월까지는 더 살아주셔야 합니다. 공식 기념 행사들은 올림픽 치르기 전 날씨 좋은 6월에 뻑적지근하게 할 모양인지, 오늘은 언론에서 그간의 행적을 살피고 공을 기리는 정도로 다들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재위 기간 중 캔터베리 대주교가 6번, 교황이 6번, 총리가 12번(!), 미국 대통령이 12번 바뀌었습니다. 세월을 가늠할 수 있겠지요. 왕위 계승자였던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하필 두 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는 미국 여자와 결혼하려..
로얄 알버트 올드 컨트리 로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찻잔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 이 찻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치 랍상 수숑 홍차처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찻잔이죠. 순한 색의 도자기를 즐겨 왔던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무늬와 색상이 너무 화려해 보일 수 있어요. 단단은 지인으로부터 이 찻잔 한 조를 결혼 선물로 받았었습니다. 어린 시절엔 이런 요란한 꽃무늬가 어쩐지 나이 들어 보이고 싫었지요. 그래서 받자마자 돌아 와서 누군가에게 줘 버렸습니다. 순결하고 고결하기 짝이 없는 순백색 무지 그릇이나 젠 스타일의 깍쟁이 그릇들을 주로 즐기던 때였습니다. 영국 와 살면서 비로소 이 찻잔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굴지의 영국 도자기 회사 웨지우드와 로얄 알버트의 찻잔을 비교하면 두 회사의 표방하는 바..
작년 다쓰베이더 생일에 권여사님께서 축하금을 보내시고 영국으로 찻잔까지 다 부쳐주셨습니다. 의 '펨브로크Pembroke'죠. 홍차인들과 찻잔 수집가들은 대번 알아보실 겁니다. 다음은 당시 오갔던 국제통화 내용. 단 단: 엄니, 웬 찻잔이오? 권여사: 다쓰 서방 생일을 맞아 백화점에서 찻잔 하나 사서 부쳤다. 니들 퍼런 찻잔 모은다며. 단 단: 엄니, 찻잔이 근사하긴 한데 내 수집 조건엔 안 맞으우. 파란색이기만 하면 안 되고 파란 '꽃'이 있어야 하는 거유. 찻잔 수집 조건에 관해 예전에 ☞ 게시물 올린 적도 있었는데 건성으로 보셨구랴. 권여사: 아냐, 잘 바바바. 파란 꽃 분명히 있었어. 단 단: 으응? 그러네? 권여사: 니들 새 좋아한다며. 자세히 바바. 보너스로 새도 들었어. 단 단: 으응? 그러네..
명품백의 조건: 재질이 좋아야 한다. 디자인이 우수해야 한다.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 들여 만들어야 한다. 대량생산해서는 안 된다. 단단도 이런 백이 있어요. 명품백 열기에 힘입어 저도 하나 자랑할까 합니다.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데다 세상에 단 네 개밖에 존재하질 않으니 희소성 측면에서도 으뜸입니다. 이 명품백의 장인은? 바로 단단의 시어머니입니다. 장인, 큰며느리[단단], 작은며느리, 딸, 이렇게 네 명만 소유하고 있으니 더없이 귀합니다. 눈도 침침하신 분이 취미 삼아 만드셨다는데,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합니다. 무늬, 색상, 디자인 모두 단단 마음에 쏙 듭니다. 가까이서 한번 볼까요? 찻상에 생화 사서 올릴 형편은 못 되니 종종 의자에 이 가방을 올려 놓고 감상하곤 합니다...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다들 올 한 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새해를 맞아 2012년 자정에 있었던 런던 불꽃놀이 동영상을 올려볼게요. 이 게시물로 우리 권여사님 놀래켜 드리려고 했는데 벌써 동영상을 구해서 보셨다네요. 허허... 어떻게 아시고 ^^; 불꽃놀이를 십분 즐기시려면 다음의 지시사항을 잘 따라주십시오. 우선, 재생 버튼을 눌러 동영상을 실행시켜 주시고요, 오른쪽 하단에 있는 [360p]를 [1080p HD]로 바꿔 화질을 높여주시고요, 화살표 네 개짜리 기호를 클릭, 보기를 선택해 화면을 키워주십시오. 스피커 볼륨도 왕창 올려주시고요. 방 불까지 꺼주신다면 더욱 좋죠.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과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식이 있지요. 음악들이 이를 반영하고 있으니 주의 깊게 ..
크리스마스 찻상 사진 올려봅니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티는 경이로움 님이 보내주신 의 'White Christmas'로 정했습니다. 실은... 집에 크리스마스 티가 이것밖에 없었어요. (꽈당) 경이로움 님께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찻잎에 은박 코팅 별사탕과 구슬이 섞여 있어 깜짝 놀랐었습니다. ㅋ 보내주신 루피시아 가향차들을 마셔보니 이 회사의 취향에 대해 대략 감이 좀 잡힙니다. 일단 맛도 향도 순해서 좋았는데, 회사 측이 선호하는 향이 몇 가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보내주신 차 맛 보느라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입니다. 에고, 올해 성탄절엔 만사가 귀찮고나. 샌드위치, 스콘, 갸또, 무스 다 생략. 고급 민스파이나 사다 오븐에 구워보세. 다 찌그러진 망에 솔향 나는 설탕 담아 사라락 ▒ 화이트 크..
▣ 아프터눈 티를 즐기고 나왔더니 5시도 안 됐는데 깜깜해졌습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조명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불경기라 그런지 과하지가 않습니다. 어쨌거나 불황에도 불을 밝혔다는 게 중요한 거죠. 우리 권여사님의 인생 철학 중 단단이 좋아하는 게 몇 가지 있어요. 그중 하나 - 어려운 때일수록 (그 '어려움'이란 게 물질적인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뭐든 간에) 더욱 공들여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자. 지치지도 않는지 힘든 여행을 다녀오셔서는 그 다음 날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품을 꺼내 집안을 꾸미고 남의 가게까지 다 꾸며 주셨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아이언 레이디가 따로 없어요. ▣ 소박한 크리스마스 트리. 어떻게 하면 저렇게 꼬마전구들을 무질서하면서도..
윈체스터는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유서 깊은 중세 도시입니다. 아써 왕과 원탁의 기사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알프레드 대왕이 통치하던 옛 영국의 수도이기도 했지요. 집에서도 멀지 않아 그간 여러 차례 와서 사진도 많이 찍어 두었는데, 어쩐 일인지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없네요. 윈체스터 대성당은 다쓰 부처가 즐겨 방문하는 곳입니다. 이곳 코리스터와 성가대의 연주가 좋거든요. 해마다 이맘때면 교회 뜰에서 크리스마스 장터가 열리는데, 파는 물건들은 공예품 위주의 고만고만한 것들이지만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뻐 관광객이 많이 찾아옵니다. 저는 이 윈체스터 대성당의 대문을 정말 좋아합니다. 보통 이런 큰 교회들의 문은 중후한 색과 거대한 크기로 위압감을 주기 마련인데, 윈체스터 대성당은 작은 문을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