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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랭커셔 Lancashire 아, 랭커셔 치즈. 정말이지, 지극히 영국스러운 이름 아닙니까. 랭커셔는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카운티county 이름입니다. 카운티는 크기가 좀 작긴 하나 우리나라 '도' 개념과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지도의 빨간 부분입니다. Q 잠깐! '랭커셔'는 알겠는데, '랭카스터Lancaster'는 또 뭔가요? 랭커셔와 랭카스터, 헷갈려요. 장미전쟁The Wars of Roses, 1455-1485 때 요크 가문과 왕위 쟁탈을 위해 무쟈게 싸워댔다는 랭카스터 가문이 떠오르죠? 랭카스터는 랭커셔에 속한 지역 이름입니다. 즉, 랭커셔는 강원도, 충청도, 할 때의 우리나라 도 비슷한 큰 개념, 랭카스터는 도에 있는 한 지역 이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랭커셔 치즈는 설명을 하자면 좀..
치즈 사진이 잔뜩 밀렸습니다. 2년 전에 찍은 것도 아직 못 올렸어요. 당분간 재미없는 치즈 이야기가 계속 올라올 테니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 독자: 이봐, 치즈 얘기 아니어도 그간 재미 없었다고. 단단: 그,그런가요?;; 긁적긁적 오늘 소개해드릴 치즈는 '코니쉬 야그'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영국 치즈입니다. 이 치즈를 사게 된 사연이 좀 웃깁니다. 푸른곰팡이 치즈 좋아하는 단단, 수퍼마켓 치즈 진열장을 들여다보다가 겉모습만 얼핏 보고는 푸른곰팡이 심하게 핀 치즈인 줄 알고 신나서 사 왔습니다. 사 와서 보니, 엥? 푸른곰팡이가 아니고 웬 이파리가 덕지덕지 발린 치즈였네요. 꽈당 잎맥이 선명히 보이죠? 이 잎이 뭐냐면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쐐기풀nettle입니다. 깻잎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영국에..
3월부터 10월까지가 나름 제철이라는 카망베르. '꺄몽베-ㄹ흐'로 발음해야 합니까? 공장제 대량생산 꺄몽베흐는 먹고 또 배앓이 할까 봐 그간 오븐에 구워 빵에 찍어 먹기만 했는데 오늘은 생으로 그냥 먹어 보기로 하고 수퍼마켓에서 하나 사 왔습니다. 공장제 대량생산 꺄몽베흐 중 가장 인지도 높은 축에 드는 를 먼저 소개하고 아티잔artisan 꺄몽베흐를 소개하겠습니다. 시판 꺄몽베흐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냥 'Camembert'만 써 있는 것과 'Camembert en Normandie'라 써 있는 것과 'Camembert de Normandie'라 써 있는 것. 맨 앞의 것은 어느 나라의 누구든 만들어 팔 수 있고, 두 번째 것은 생산만 노르망디에서 한 것이고, 마지막 것이 정부가 정한 엄격..
치즈 시식기를 한동안 안 썼더니 사진이 많이 밀렸습니다. 헷갈릴까 봐 접시 앞에 이름표를 두었습니다. ㅋ 독일 치즈는 처음 사 먹어봅니다. 이 치즈는 좀 독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독일 치즈라면서 이름이 어째 독일스럽지가 않고 이태리스럽죠. 프랑스 흰곰팡이 치즈인 꺄몽베흐와 이태리 푸른곰팡이 치즈인 고르곤졸라 이름을 따서 합쳤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치즈 둘을 합쳐 손쉽게 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보이나 제조법은 1900년경에 이미 개발되었고 1970년대 들어와서야 이름을 이렇게 붙이면서 대량생산에 나섰다고 하네요. 독일 치즈 회사 Käserei Champignon>의 제품입니다. 발음 맞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맛있는 치즈입니다. 잘 만들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치즈에 독일 고유의 이름을 붙였으면 얼마..
기웃이영국은 동계 올림픽 성적이 왜 그래요? 단단1. 눈이 안 와.2. 얼음이 얼질 않아.3. 그러니 동계 올림픽 나가려면 짐 바리바리 싸서 남의 나라 가서 연습해야 해. [Credit: British Society for Geomorphology] 기웃이어? 정말요? 영국은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데도요? 영국보다 위도가 더 낮은 프랑스와 독일에도 눈 오던데?단단지구과학 시간에 졸았구나. 영국 서쪽에 있는 큰 바다를 대서양이라고 하지. 대서양에 멕시코 만류Gulf Stream라 불리는 따뜻한 바닷물이 지나가는데, 그 때문에 아일랜드와 영국은 주변 국가들보다 겨울이 따뜻해. 위 지도에서 빨간화살표가 멕시코 만류다.기웃이오, 영국이 프랑스나 독일보다 겨울이 따뜻할 줄은 몰랐어요. 잠깐! 그..
▲ 빅토르 안 응원하러 소치로 휴가 간 우리 이리나. (반말 주의) (욕설은 없음) 동계 올림픽 중계 보면서 든 생각 - 어제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 땄잖냐?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만, 어쨌든 김 선수는 최선을 다해 명연기를 펼쳤고 선수로서의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지. 물론 본인도 섭섭은 했겠지만, 국민들이 대신해서 그토록 열불을 내주고 있으니 것두 고맙기 짝이 없는 일일 테고, 잘했다는 기록이 영상으로 영원히 남을 테니 김 선수 본인은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으면 되는 거고, 욕은 심사위원들이 두고두고 먹으면 되는 거고. 그나마 이런 사실들이 위로가 좀 되지 않갔어? 그런데, 나는 이번 김 선수 연기가 4년 전 벤쿠버 때보다 한참 못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난 피겨 까막눈이니 ..
오늘은 비빔밥을 한번 따라해 보겠습니다. 재료는 단출해 보이나 만들어 보니 은근히 '오쎈틱'하고 품이 많이 듭니다. 재료 [2인분] • 쌀식초 2큰술[1큰술 = 15ml] • 설탕 1작은술 • 소금 1/2 작은술 • 오이 반 개: 껍질 벗기고 가운데 씨 제거한 뒤 1cm 길이 막대 모양으로 썰어둘 것. • 숙주 70g (영국에는 콩나물이 없음) • 재래종 시금치 175g: 다듬어 깨끗이 씻을 것. (영국 시금치와 한국 시금치는 종이 다름. 한국 시금치는 맛이 좀 더 강한 재래종, 영국 시금치는 잎이 둥글고 연한 신종으로 어린 잎만 따서 생 샐러드로 많이 먹음. 외국이라 재래종 구하기 힘들면 신품종을 쓰셔도 됨.) • 참기름 2작은술 • 간장 2작은술 • 마늘 반 개: 강판에 갈 것. • 쌀 200g: 밥..
영국에서도 차를 재배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잉글랜드 남서부 끝에 콘월Cornwall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영국의 예술가들이 무척 사랑하는 곳이죠. 가서 죽치고 앉아 그림 그리는 화가가 많아요. 바람과 햇빛이 특별하다나요? '트레고쓰난Tregothnan'이라 불리는, 콘월 지역 어느 귀족의 영지에서 놀랍게도 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빨간 색 A 지점]. 이 영지는 200년 전 영국에서 최초로 차나무가 속해 있는 동백나무속屬 관상수를 재배해 지금까지 2천여 종에 달하는 동백나무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백과 같은 계통에 속하니 차나무 재배도 가능하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2001년부터 심기 시작한 것이 결실을 맺어 2005년에 영국 땅에서는 최초로 완성품 차를 생산..
얼마 전, 헤어리 바이커스의 김치찌개를 보고 단단은 적잖은 감동을 받았더랬습니다. 초록색 주물 냄비는 아직 못 샀으나 대신 집에 있는 더 비싼 구리냄비에 김치찌개를 끓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흐흐. "신 김치로 해야 제대로 맛이 나." 하길래 작은 봉지 김치 하나 사다가 봉지가 빵빵 부풀 때까지 두었습니다. 지금쯤이면 맛이 좀 들었을 것 같네요. 한식을 잘 안 해먹어 집에 김치도, 된장도 없어요. 김치는 겨우 구했는데 한국 된장은 못 구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일본 미소 된장을 대신 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된장보다 성분이 더 좋긴 합니다. 캐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일본인이 1995년에 영국에 설립한 회사 제품입니다. 한식을 기껏 알렸더니 재미는 딴 사람이 보게 생겼네요. 미소 된장은 영국의 일반 수퍼마켓에..
롬지 관광 마지막 편. 교회abbey 관람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담은 사진을 몇 장 올려 보겠습니다. 이 동네 출신의 수상이었다고 하네요. 마켓타운이라 그런가, 가만 보니 이 동네가 은근 '포쉬posh'한 데가 있더라고요. 특이한 점은, 우리말고는 외국인이나 이민자가 보이질 않았다는 건데, 제가 돌아다녀본 영국 동네 중 이렇게 백인만 있는 동네는 처음이었습니다. 어딜 가나 백인 영국인들뿐이어서 돌아다니는데 왠지 좀 낯설고 부담이 됐어요.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 눈을 맞추고 웃어 줍니다. 사진 마음껏 찍으라고 지나가지 않고 기다려 주는 사람도 많았어요. 멋진 가로등이 그림자로 비치길래 이때다 하고 찰칵. 엥? 두 번째 장 찍는데 그새 먹구름. 영국에서는 5초도 안 돼..
(초소형 저가 똑딱이로 찍어서 사진 품질이 좋지 않습니다.) 티룸에서 나와 롬지 사원으로 향합니다. 환영합니다! 낡은 돌과 새 돌. 가고일gargoyle 부분이 새 돌로 돼 있네요. 전에도 말씀 드렸죠. 영국인들은 부분이 낡았다고 전체를 갈아엎는 일을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못 쓸 정도로 낡은 부분만 새로 갈아 끼우죠. 건물을 유심히 보면서 새 부분, 낡은 부분을 가려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정말 낡았네요. 저 창들이 모두 스테인드 글라스일 텐데 밖에서 보면 신기하게도 그냥 까맣기만 합니다. 안에서 보면 만화경 같겠죠. 뒤뜰로 가는 길에 깔린 돌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하나가 모두 비석이었습니다. 비석이 이렇게 바닥에 깔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는데요. 오래되어 이제는 기억도, 기록도, 희미해..
잉글랜드 남부에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마켓타운 '롬지Romsey'에 다녀왔습니다. 롬지 사원Romsey Abbey 방문이 목적이었는데, 길을 걷다 보니, 오오, 티룸이 다 있는 거예요. 꽤 오래된 티룸으로, 이곳에서는 제법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도로 이정표에 티룸 안내가 다 되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예쁜 정원이 딸린 아주 작은 티룸이었습니다. 반가워서 크림 티나 마셔볼까 하고 들어갔다가, 마침 때가 점심 시간이라 차 대신 수프와 빵, 푸딩으로 된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탁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점심 시간에 돈 안 되는 차를 주문하는 건 좀 실례인 듯했거든요. 아직 겨울이라 정원이 좀 황량했는데, 봄꽃 피었을 때 오면 아주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할 시간이라 가게..
며칠 전 서점에서 발견한 '특별한' 요리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월30일에 출판된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라 불리는 영국 남자 둘이서 한식 요리책을 냈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한식만 소개한 것은 아니고, 홍콩, 태국, 일본, 한국을 두루 여행하며 맛본 음식들을 자기들 식으로 재해석해 펴낸 요리책입니다. 중국음식은 서방에 이미 오래 전에 알려져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니 굳이 또 다루진 않았고 홍콩음식만 간단하게 다루었습니다. 영국에서 일본음식은 이미 광풍을 한 번 일으키고 지나갔고, 그 다음엔 태국과 동남아 음식이 아주 인기였죠. 한국에도 동남아 음식 파는 식당이 많이 생겼죠? 영국인들은 동남아 식재료 향을 참 좋아합니다. 저도 레몬그라스, 코코넛 밀크, 타마린드, 피쉬 소스, 새우 페이스트, 라..
미국에 계신 귀한 분으로부터 사의 여러 가지 차들을 선물 받았습니다. 지금부터 티 열전. 라벤더 향 씌운 얼 그레이. 프랑스는 프로방스 지역이, 영국은 노포크Norfolk 지역이 라벤더로 유명합니다. 티백을 일일이 종이 '상자' 안에 넣고 비닐로 쌌네요. 영국에서는 낱개 종이 포장된 티백도 보기 힘듭니다. 이눔의 나라에서는 홍차가 생필품이라서 아무도 홍차 귀한 줄 모릅니다. 향긋하고 좋네요. 뜨거운 물로 한차례 우린 뒤 실온의 물 부어 냉침한 두 번째 탕이 더 맛있었습니다. 실온수로 재탕하면 목넘김이 좀 더 부드러워집니다. 허니 부쉬 캐러멜 티. 홍차는 아니고 루이보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파스 맛. 싱거우면서 향만 요란. 대망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허, 잉글리쉬 브렉퍼스트를 나일론 티백에. 지나치게..
알다시피 맞춤법은 철자와 띄어쓰기 둘 다를 포함하지. 철자 지적하고 있는 이 자도 띄어쓰기를 썩 잘한 건 아닌데, 이건 어느 정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게, 우리말 띄어쓰기 규정처럼 복잡한 게 지구 상에 또 있겠냔 말이지. 대학 졸업한 정도의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별오류 없이 쓸 수 있어야 모국어 아니냐? 맞춤법 제대로 아는 이가 극히 드문 건 우리 국민이 다 같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우리말 띄어쓰기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한 탓이라는 거지, 내 말은. 글쟁이들도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려다 띄어쓰기 찾느라 시간 다 보내겠어. 너무 비효율적이야. 난 그래서 띄어쓰기 틀리는 건 절대 뭐라 안 해. 나도 밤낮 틀리고 워낙 까다로우니까. 참, "난 영맛살이 끼여 자꾸 돌아다녀야되."라고 쓴 남자도 본 적 있다..
작년 가을, 수퍼마켓에 갔더니 아래와 같은 환상적인 포장의 크래커들이 선반에 뙇. 가격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하나하나 값이 꽤 나갑니다. 단단은 포장 디자인이 훌륭한 식품을 보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일단 사고 보는 아주 나쁜 버릇이 있어요. 과자에 돈 다 쏟아 붓고 생활비 쪼들려 감자로 연명할 때 많아요. 다는 못 사고 여덟 종류만 사 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회사길래 과자 포장에 이렇게 공을 들이나 궁금해 누리집을 찾아 보았더니, 꼬르륵. 누리집은 더 끝내줍니다. 보라색 외투 입은 분이 창업주랍니다. 백년밖에 안 된 아직은 어린 회사예요. 각 화면마다 디자인이 다 다른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 때 유행하던 채색 동판화 풍으로 작업한 듯합니다. 지극히 영국스러운 것들로 가..
이 그림을 '만든' 사람, 누군지 잘 아실 겁니다. 어우, 단단은 앤디 워홀 작품 정말 좋아합니다. 예쁜 미술품 좋아해요. 그런데 화가들은 자기 작품 보고 누가 "Pretty"하다고 하면 모멸감을 느낀다면서요? 제아무리 최신 사상에서 빌려온 온갖 근사한 말을 다 갖다 붙여대며 현학적인 척, 철학적인 척 해도 회화는 음악과 달라서 근본적으로 장식적인 속성이 그 안에 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루시앙 프로이트가 그린 뱃살 쏟아지는 아줌마 그림은 볼 때마다 내 뱃살이 떠올라 살짝 불편하긴 하지만 좋아요. 싸이 톰블리의 똥 칠한 그림, 피 칠한 그림들도 제 눈엔 다 예쁘게 보입니다. 거대한 싸이 톰블리 복제품 하나가 코딱지만 한 우리 집 거실에도 걸려 있습니다. 꼬마들이 괴발개발 그린 기린 그린 그림들도 액자에..
방금 BBC 시즌 3 마지막 화 봤는데, 무지 재밌네, 이거. 한국에 계신 분들 꼭 보세요. 이번 화에는 이렇게 생긴 악당이 등장합니다. 오늘은 한국에 계신 과자 고수 여러분들께 도움을 얻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다쓰 부처가 영국 와서 사귄 친구 중에 헝가리 사람이 있어요. '마테'라는 이름의 친구입니다. 성실하고 사람 좋아요. 이 친구가 애 아빠인데, 일곱 살짜리 딸과 다섯 살짜리 아들이 있어요. 이 친구한테 점수도 따고, 한국을 좀 알리고 싶기도 하고, 또, 한국인의 정이 어떻다는 걸 좀 보여주고 싶어 이 집 아이들한테 한국 과자를 꼭 선물 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해외 여행 많이 다니시는 분이나 눈썰미 있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한국 마트에 있는 '한국 과자'들이란 게 일본, 미국, 기타 유럽 ..
독일인들과 영국인들이 즐기는 괴물질 중에 '마지판marzipan'이라는 것이 있다. 박살내 짓뭉갠 아몬드와 설탕이 주 원료인데, 이게 왜 괴물질인고 하니, 이토록 단 음식이 세상에 또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단단이 그간 마지판을 접했던 주된 경로는 다음과 같다.• 분홍색 노란색의 알록달록한 바텐버그 케이크 [영국]• 결혼식에 먹는 프룻 케이크 [영국]• 부활절에 먹는 심넬 케이크 [영국]• 크리스마스 케이크 [영국]• 슈톨렌 [독일] 영국에서는 주로 덩어리로 된 제과제빵용 마지판을 밀대로 밀어 얇게 편 다음, 단단하고 밀도 높은 영국식 전통 프룻 케이크 위에 덮어 씌우고 그 위에 로얄 아이싱을 한 겹 덧씌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나 웨딩 케이크를 이렇게 만든다. 관광객들은 이 마지판을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영국이 느려터진 나라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음. 런던 지하철 역 · 기차 역의 에스컬레이터 속도 아찔. 스릴 만점. 놀이공원 갈 필요 없음. 여기에 익숙해지고 나면 한국 가서 에스컬레이터 탈 때마다 속도가 너무 느려 몸이 자꾸 앞으로 고꾸라지려고 할걸? 에스컬레이터 분당 속도 - 서울 30m, 런던 45m, 모스크바 50m. 총선General Election 투표 끝나자마자 바로 개표에 들어가고 결과 나자마자 곧바로 총리가 바뀜. 헌 총리는 졌다는 개표 결과가 나자마자 바로 짐 싸서 총리 공관에서 나오고 새 총리는 처자식 데리고 바로 들어감. 그 다음 날부터 바로 새 총리의 업무가 시작됨. 몇 달 기다려 취임식 하고 업무 시작? 이딴 거 없음. 속전속결. BBC 드라마 의 ..
지난 사과 철에 사 먹었던 사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올해의 마지막 글을 대신할까 합니다. 집 근처 수퍼마켓에서 사다 먹은 것들입니다. 파머스 마켓 같은 데서 사다 먹는다면 종류가 훨씬 늘어날 거라 봅니다. 수퍼마켓에서 지난 가을에 50여 가지 사과를 선보이겠다고 ☞ 광고를 했었는데, 다쓰 부처가 새 사과 나오는 대로 열심히 사다 먹었는데도 달랑 둘만 사는 가구이다 보니 50여 종 모두를 다 먹어 보진 못했네요. 놓친 것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생으로 먹는 'eating apple'들만 올려 봅니다. 요리용 사과cooking apple와 사과술cider용 사과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체계 없이 그저 사다 먹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Red Windsor 영국 품종 영국 재배. 과육 아주 단단함crisp. ..
보름달 님이 문의하셨던 디바인 쵸콜렛 시식기. 두둥 여윳돈이 많지 않아 종류별로 다는 못 사고 다섯 개만 사 보았습니다. 영국 수퍼마켓 선반에 놓인 수많은 쵸콜렛 중 가장 아프리카 현지스러우면서 아름다운 포장. 서아프리카 전통 문양이라고 합니다. 문양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문자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영국의 '핸드 레터링 아티스트' ☞ 알리슨 카마이클의 작품입니다. 저는 저 문양들 중에서 납작 눌린 '거북이포'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같은 이름의 홍차라 해도 다원별로 맛이 다른 것처럼, 또, 커피도 산지별로 맛이 다른 것처럼, 이 쵸콜렛도 코코 빈 산지별로 맛이 다 다르다고 하죠. 아프리카산 코코 빈으로 만든 70% 다크 쵸콜렛과 중남미산 코코빈으로 만든 70% 다크 쵸콜렛의 맛과 향과..
성탄절에 최선을 다해 먹기는 했지만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로 위장을 줄여 놓은 탓에 아주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더이상 남들처럼 한 번에 한상 그득 차려놓고 먹는 것도 할 수가 없으므로 두세 시간 간격으로 띄엄띄엄 먹느라 근사한 한상차림 사진도 찍을 수가 없습니다. 한 번에 많이 먹질 못하니 한정식, 뷔페, 이런 덴 이제 돈 아까워서 못 갑니다. Tomato & Pesto Puff 다 돼 있는 거 떨이로 사다가 오븐에 굽기만 했습니다. 불량주부. Yorkshire Pudding & Smoked Salmon [영국음식] 요크셔 푸딩을 사서 오븐에 구운 뒤 훈제연어와 합체했습니다. 소스만 직접 만들었습니다. ㅋ 훈제연어와 잘 어울리는 뽀얀 색의 알싸한 소스, 호스래디쉬horseradish 소..
또다른 이로부터 이번에는 린트 쵸콜렛 모둠을 선물 받았습니다. 아니, 쵸콜렛 좋아한다고 내 입으로 말한 적 없는데 어떻게 알고 다들 쵸콜렛 선물을 하는 거지? 내 얼굴이, 혹은 내 몸매가, 쵸콜렛 잘 먹게 생겼나? 보세요, 영국인들이 얼마나 쵸콜렛을 좋아하고 쵸콜렛 선물들을 즐겨 하는지 아시겠지요. 황홀경도 잠시, 한입 씹으니 길리안을 능가하는 설탕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역시나 설탕이 가장 많이 들었고, 설탕만으로는 성이 안 차 온갖 시럽까지 넣었습니다. 팜유에, 유채기름에, 기타 식용유에, 색소에, 전분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첨가물이 들었습니다. 너무 달아 단돌이 다쓰베이더조차도 커피나 홍차를 함께 마셔야만 겨우 먹어요. 그래도 모양 따라 맛도 다 다르니 먹는 재미는 있네요. 동그란 공..
다음은 누리터에 떠돌고 있는 유머 포스터. 맨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이태리, 스위스, 벨기에, 프랑스, 아이슬란드, 인도, 북한, 남아공, 그리스, 호주, 브라질, 핀란드, 스웨덴, 자메이카.☞ 국기 찾느라 혼났네 영국과 이태리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ㅋ 고기 즐기는 분들은 호주도 좋아하실 듯. 미국은 무인공격기UAV drone 보내 폭격부터 하고 본다는 뜻. 맨 마지막 자메이카는 "Problem" 글자가 쓰인 종이 말아 마리화나 피운 뒤 "No Problem Man". 레게 들으며 파티나 허세, 골치 아픈 일은 잊구서. 자메이카에서는 마리화나가 합법이라고 합니다. 김정은을 너무 멋있게 그렸습니다. 디자이너가 종북좌빨임에 틀림없어요...
길리안 쵸콜렛을 선물 받았습니다. 무려 500g이나 든 대용량입니다. 남편 기Guy 씨가 맛을 내고 부인 릴리안Liliane 씨가 모양을 냈다고 해서 '길리안'. 아름다운 모양과 헤이즐넛 맛이 일품인 전설적인 쵸콜렛이죠. 아, 길리안. 쵸콜렛을 좋아해 한국에 있을 땐 쵸콜렛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닥치는 대로 먹었었습니다. 어릴 땐 왔다 쵸코바, ABC 쵸콜렛, 가나 쵸콜렛, 투유 쵸콜렛, 슈샤드 등을 먹었고, 나이 들어서야 외쿡 물 먹은 쵸콜렛을 접하게 되었는데, 외쿡 물 먹은 것들은 확실히 개성이 있으면서 뭔가 다르더란 말이죠. 허쉬 키세스 무얼 넣었길래, 어떤 공정을 거쳤길래 이토록 독특한 향을 내는가. 승화된 똥냄새 혹은 아기 토사물 냄새. (단단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유럽인들이 전반적으로 미..
영국 작곡가 중에 레이프 본 윌리암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Ralph'를 '랄프 로렌' 할 때처럼 '랄프'로 발음하지 않고 '레이프'라 발음할 때가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영국의 전통 발음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이 발음이 다소 예스럽고 상류층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해서 철자대로 '랄프'라 불리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원하는 대로 불러 주는 게 가장 좋겠죠. 영국 배우 Ralph Fiennes는 '레이프 파인즈'라 불러 줘야 합니다. 이 양반이 좀 뼈대 있는 가문 출신이거든요. 아, 대사 읊거나 말하는 걸 보면 발음이 벌써 '포쉬posh' 하잖아요. 오늘은 본 윌리암스의 작품 하나를 들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