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② 광동식 차슈 포크 (Cantonese⋯
-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 아저씨와 딸기 - 탕후루 糖葫蘆 Tanghulu
- [음식우표] 일본 2021 - 나고야 전통 음식 ①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
- 토마스 탈리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Thomas Tallis 'If Ye Love M⋯
- 텐동(天丼) - 밥과 튀김?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Hainane⋯
-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
-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 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
- 조스캥 데 프레 - 샹송 '천번의 후회' (Josquin des Prez, chanson ⋯
cloudspotter

오렌지꽃 향을 맡아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오렌지꽃 향을 좋아해서 향수를 오렌지꽃을 증류해 얻은 정유neroli로 제조하는 ☞ 오렌지 블로썸 향수로 쓰고, 요리에는 정유를 분리할 때 생기는 부산물인 ☞ 오렌지 블로썸 워터를 쓰며, 티타임에는 오렌지꽃 정유로 향을 입힌 홍차를 즐겨 마십니다. 한국에는 그간 125g짜리 작은 깡통만 들어오다가 얼마 전부터 250g짜리 큰 깡통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구매 후에야 시음기를 씁니다. 깡통에 적힌 광고와 우리기 지시 문구를 옮겨 적어 봅니다. "Famous for Tea. Fortnum & Mason first began trading in 1707 and quickly established a tradition for quality and servic..
이케아 조립 설명서에 깊은 감명을 받은 단단은 오늘 게시물에 문자로 설명을 달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 블로그 주인장을 닮아 총명하기 짝이 없으신 우리 독자분들은 사진만 보고도 내용을 척! 파악하시리라 믿쓥니다. 아멘.
비가 잠깐 내리긴 했지만 오늘은 햇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찬란한 햇빛을 보고 나니 창가에 앉아 아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나는 거예요. 장 보러 가는 길에 해 잘 드는 곳에 앉아 한참 햇빛을 쬤습니다. 영국에서는 좌우간 해만 봤다 하면 맨살 드러내고 햇빛을 쬐야 합니다. 영국 여자들이 노출증이 있어 툭하면 길에서 옷 훌렁훌렁 벗어제끼는 게 아녜요. 그게 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거예요. 며칠 전 한국 신문을 보니 한국 여성들이 하도 잡티 없는 뽀얀 피부에 집착을 해 비타민D 부족이 심각하다는 경고가 다 났던데, 한국에 계신 여성 동지 여러분, 거죽 뽀얀 건 중요하지 않아요. 뼈 다 삭으면 어쩌려고요. 햇빛을 쬐야 뇌도 팔팔하다면서요. 햇빛을 쬐세요, 햇빛을! 오늘은 햇빛이 하도 강해 스티로..
수퍼마켓에 크리스마스 식품들이 드디어 떨이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아프터눈 티를 뒤늦게 즐겨 봅니다. (크리스마스 식품을 사면 리본이 생겨서 좋아요.) 아프터눈 티라는 게 워낙 '글로발'한 것이긴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유럽 4개국 크리스마스 단것들로 찻상을 차리려 합니다. 크으... 아프터눈 티에 걸맞지 않는 회색조 사진. 산통 다 깨네... 늦봄이 될 때까지는 햇빛이 시원찮아 어쩔 수 없겠습니다. 오후 1시인데도 이렇게 어두워요.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갔다가 동네 골동품상이 갖고 나온 2단 은도금 케이크 스탠드를 샀다고 했었죠? 오늘 첫 선을 보입니다. 백화점에서 산 크리스마스 간식 접시 두 장도 동원되고, 채리티 숍에서 산 순박한 찻잔 2조도 동원됩니다. 아뿔싸, 초를 안 켰구나, 초를;;..
한국에 홍차 관련 책이 많아졌다. 홍차 강좌를 여는 이도 많아졌고, 잡지사나 신문사에 직접 기고를 하거나 기자의 기사 작성에 감수나 조언을 해주는 이도 많아졌다. 그런데 엉터리 정보가 너무 많다. 한두 개 정도의 오류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오류가 너무 많은 정보성 글들을 보면 공익을 위해 마냥 입 다물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오늘은 들었다. (어디 홍차뿐이랴, 치즈에 관한 기사도 홍차만큼이나 엉터리가 많더라.) 다음Daum에 잡지의 홍차 특집 기사가 올라왔는데, (☞ 가을날의 홍차) 휴... 길지도 않은 글 한 편에 이토록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니... "전통적으로 홍차에 곁들여 먹는 음식 중 스콘은 옥수숫가루를 반죽해 삼각형 모양으로 구운 것으로 입안에서 부스러지는 부드러운 맛..
단단이 베아트릭스 포터 이야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영국 동화 . 이 동화를 무척 좋아해 책도 사 놓고 아가들용 소꿉놀이 티세트도 다 사 놓았지요. 책은 특별판 제본이라 품질이 좋지만 소꿉장은 그냥 그렇습니다. 그래도 모아 놓으면 참 귀여워요. 저게 저래봬도 도자기 재질입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분들은 아이 키우면서 장난감도 이것저것 사주고 같이 놀아 주니 늙어서도 동심의 세계를 한 번 더 체험할 수 있지만, 저처럼 애 없는 사람은 자기가 갖고 놀 장난감 자기가 알아서 사서 혼자 놀아야 합니다. ☞ 영국 발음으로 동화 들어 보기 티포트. 뚜껑은 잘 안 맞지만 차가 실제로 담기고 잘 따라집니다. 밀크 저그. 케헷, 형태가 제법 예쁘죠? 찻잔 2인조. 암요, 혼자만 마시면 안 되고 엄마 아빠도 한 잔 따라..
매튜가 죽어 나간 뒤로는 김이 새서 보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전 시즌 5가 시작됐다는 소리 듣고 놀라 자빠지거고. 아니, 그게 아직도 제작되고 있었어? 격려차 다시 보기 시작. 작가 참 힘들겠다 생각이 절로 드는 게, 애초 계획해 놓은 스토리가 있었을 텐데 그놈의 '할리우드'가 뭐라고 거기서 좀 떠보겠다며 주요 인물 둘이 쏙 빠져버려? 특히 메리 남편 녀석. 마치 내 애인을 전쟁터에 보낸 양 가슴 졸이며 전장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려주고 병상에서 어여 벌떡 일어서기를 기원해 주었건만, 배은망덕한 것, 미국 가서 쫄딱 망해라. 아무튼, 흐지부지 끝난 줄 알고 있다가 용케 시즌 5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고 짠한 마음에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아니, 둘째 딸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어? 전 시즌을 못 본 ..
오늘은 영국의 클래식 케이크인 당근 케이크 만드는 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집에서 자주 굽는 케이크 중 하나입니다. 다쓰베이더 생일에도 당근 케이크를 구워 축하해 주었죠. 서양인들에게는 이 당근 케이크가 아주 익숙한데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좀 낯설 겁니다. "뭐어? 케이크에 당근을 갈아 넣어? 우웩, 역시 영국음식이군." 어라? 당근이 어때서요? 호박 케이크도 있고, 고구마 케이크도 있고, 비트루트 케이크도 있는데요. 영국에서 당근 케이크는 어느 수퍼마켓, 어느 제과점에서든 꼭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티타임 클래식 케이크 상위권에 꼽히거든요. 향도 좋고 촉촉하니 참 맛있습니다. 지금이야 저 적도 부근에서 사탕수수로 설탕을 잔뜩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을 하고 있지만 옛 시절엔 지금과 같은 설탕 가..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바비 케이크. 미국 엄마들은 딸내미 생일에 이런 걸 다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대단한 정성이죠. 다쓰 부처, 밥 먹으면서 이 영상 보다가 하도 신기하고 재밌어서 턱 떨어뜨렸습니다. (떠꺽) 그러고 보니, 우리 미일리어와 이리나, 말 안 들으면 이렇게 케이크 안에 가두고 팔 들고 서 있게 해야겠어요. 바비의 저 뻣뻣한 팔은 볼 때마다 재밌어서 웃습니다. * * * 홍차의 계절, 베이킹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다쓰베이더가 어제 밖에 나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뜬금없이 커피콩 모양 쵸콜렛을 사 왔습니다. 툭 던지더니만, "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커피맛 케이크를 구워 내시오." 합니다. 아니, 이 양반? 오늘은 영국의 티타임 클래식인 커피 월넛 케이크를 구워 보겠습니다. 사연이 있는..
아이고 두야. 이 사람들이 지금 어디서 이러고 있는지 아십니까? . . . . 탱크 속입니다. 꽈당 가만 보니 저게 지금 의 비스킷과 홍차 아닙니까! 우리 홍차인들도 큰맘 먹고 사는 백화점 것을 전투복 입은 군인들이 즐기고 있어요. 군인들에게 비스킷과 홍차를 보내는 것은 빅토리아 여왕 시절부터 행해 오던 영국의 오랜 관습입니다. 비스킷도 비닐 봉지나 종이 상자에 담아서 주질 않고 꼭 멋지게 새로 디자인한 깡통에 담아서 줍니다. 수집 가치가 높죠. 사진 속의 제품은 지난 2012년, 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왕실이 아닌 백화점에서 파병 군인들에게 위문품으로 기부를 한 것입니다. 홍차를 '퀸 안 블렌드Queen Anne Blend'로 한 이유는, 이 백화점이 안 여왕 시절인 1707년에 창업을 했기..
내 사랑 . 그런데 버얼리 제품이라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사진에 있는 문양만 좋아합니다. 이 아시아틱 페전트는 영국 전통 문양입니다. 원조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여러 회사들이 그간 너도나도 써 왔지요. 붉은 계열, 갈색 계열, 녹색 계열로도 있고, 심지어 보라색으로도 있습니다. 푸른색도 뉘앙스가 아주 다양하고요. 저는 버얼리의 이 꿈같은 하늘색을 가장 좋아합니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 때 이 문양으로 된 그릇들이 영국에 대유행을 했었습니다. 동양적 이미지를 영국 낭만주의풍으로 잘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번진 듯한 흐린 선들, 파스텔 조 색상, 마치 꿈결에서 본 이상향 같죠. 세부 묘사도 아름답고 부케의 배열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제품군 중에서는 지름 30cm짜리 디너 플레이트가 문..
영국에서도 차를 재배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잉글랜드 남서부 끝에 콘월Cornwall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영국의 예술가들이 무척 사랑하는 곳이죠. 가서 죽치고 앉아 그림 그리는 화가가 많아요. 바람과 햇빛이 특별하다나요? '트레고쓰난Tregothnan'이라 불리는, 콘월 지역 어느 귀족의 영지에서 놀랍게도 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빨간 색 A 지점]. 이 영지는 200년 전 영국에서 최초로 차나무가 속해 있는 동백나무속屬 관상수를 재배해 지금까지 2천여 종에 달하는 동백나무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백과 같은 계통에 속하니 차나무 재배도 가능하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2001년부터 심기 시작한 것이 결실을 맺어 2005년에 영국 땅에서는 최초로 완성품 차를 생산..
잉글랜드 남부에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마켓타운 '롬지Romsey'에 다녀왔습니다. 롬지 사원Romsey Abbey 방문이 목적이었는데, 길을 걷다 보니, 오오, 티룸이 다 있는 거예요. 꽤 오래된 티룸으로, 이곳에서는 제법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도로 이정표에 티룸 안내가 다 되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예쁜 정원이 딸린 아주 작은 티룸이었습니다. 반가워서 크림 티나 마셔볼까 하고 들어갔다가, 마침 때가 점심 시간이라 차 대신 수프와 빵, 푸딩으로 된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탁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점심 시간에 돈 안 되는 차를 주문하는 건 좀 실례인 듯했거든요. 아직 겨울이라 정원이 좀 황량했는데, 봄꽃 피었을 때 오면 아주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할 시간이라 가게..
영국인들은 혼합blended 홍차 티백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먹습니다. 그래서 '밀크티'라고 하지요. 설탕은 꼭 넣지 않아도 되나 우유를 넣지 않으면 써서 못 마셔요. 밀크티용으로 조제된 홍차라서 그렇습니다. '브렉퍼스트'라 이름 붙은 홍차들도 우유를 꼭 넣어 주셔야 합니다. 반면, 아쌈이나 다질링, 실론, 랍상수숑, 기문, 운남, 얼그레이, 아프터눈 블렌드는 우유와 설탕 없이 마시는 게 일반적입니다. 실론과 실론 찻잎을 기본으로 혼합하는 아프터눈 블렌드는 레몬을 썰어 잠깐 넣었다 빼 레몬 향을 입혀 주는 것도 좋지요. 영국인들은 대부분 밀크티를 마십니다. 하루에 몇 잔씩 마셔요. 다쓰 부처는 영국 와서 처음 2,3년 동안은 우유 없이 마실 수 있는 다양한 (고급) 차들을 즐기면서 영국인들을 무시했었습니..
너무 바빠서 생일은 그냥 보냈지만 결혼 기념일은 겨우 챙겼습니다. 다쓰베이더가 짬 내서 후딱 장을 봐 왔습니다. 고급 수퍼마켓에서 (떨이로) 사 왔기 때문에 티푸드 품질은 호텔급 이상입니다. ㅋ 식탁보는 시간이 없어서 못 깔았습니다. 꽃도 못 샀고요. 그래도 초는 켰어요. ㅋ 오픈 샌드위치 형태로 내봅니다. 1분도 안 돼 뚝딱 조립이 가능한 훈제연어 까나페입니다. 말랑말랑 쫄깃쫄깃한 잉글리쉬 머핀을 토스트 한 뒤 원형 커터로 찍어서 썼습니다. 홍차는 럭셔리 금색 깡통에 든 아쌈으로 우렸습니다. 스콘은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사진만 찍고 도로 밀폐용기에 넣었습니다. 반으로 잘라 양이 많아 보이도록 속임수를 썼습니다. ㅋ 스콘이 좀 컸는데, 아프터눈 티용 스콘은 크림티용 스콘보다 작게 만들어야 합..
작년에 소개했던 라는 영국 홍차 회사 기억하실 거예요. 이 회사에서 내는 밀크티용 블렌드 중 세 가지를 맛봤습니다. 다 괜찮았는데, 그 중 '케냐 골드'라는 게 특히 맛있었습니다. 다쓰베이더와 단단은 가치관은 비슷한데 취향은 많이 다릅니다. 차 취향도 달라 저는 밀크티용 티백으로 그간 부드럽고 느끼한 를 즐겼으나 다쓰베이더는 산뜻하고 쌉쌀한 를 선호했습니다. 그런데 취향이 다른 다쓰 부처가 한마음으로 맛있어하는 밀크티용 티백이 있으니, 두둥, 바로 이 의 '케냐 골드'가 되겠습니다. 깡통 디자인이 하나라 다시 구매할 때는 저렴한 비닐 포장으로 살 수 있어 좋아요. "Two cup tea bags"라는 문구가 보이죠? 일반 티백에 비해 홍차 양이 조금 더 들어 있어 더욱 진하고 맛있습니다. 가만 보니 밖에..
▲ 잼을 맨 위에 올리면 사진발은 쥑이나 먹기에는 불편하다. 영국의 아프터눈 티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3단 접시에 내는 근사한 호텔식 아프터눈 티는 일상에서 자주 즐기기엔 거창한 면이 있어 영국인들도 생일이나 기념일,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회포 풀 때, 파티할 때 등 특별한 날에나 즐긴다고 합니다. 일상에서는 '크림 티cream tea'라는 걸 더 많이 먹게 되지요. 쇼핑 센터나 관광지의 간이식당, 티룸, 카페 같은 데서 흔히들 제공합니다. 값도 쌉니다. 크림 티란 홍차와 스콘만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찻상을 말합니다. 스콘을 덜렁 그냥 내면 안 되고 사진에서처럼 반드시 크림과 잼을 곁들여 내야 합니다. 크림은 또 아무 크림이나 내면 안 되고 반드시 클로티드 크림으로 내야 하고요. 크림을 홍차..
우선, 올 겨울에 새로 출시된 트와이닝의 향홍차를 한 통 샀지요. 그 다음, 채리티 숍에서 금테 두른 푸른 꽃 찻잔 두 조를 샀지요. 로젠탈Rosenthal 그룹의 클래식 로즈Classic Rose 라인의 몽비주Monbijou 쉐입의 오키드Orchids 패턴이라고 합니다. (헉헉) 패턴 이름은 정확하지 않아요. 누리터에서 똑같은 물건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샌드위치 접시가 같이 있길래 것두 낼름 집어왔지요. 그리고는 수퍼마켓에서 아프터눈 티타임에 쓸 맛있는 샌드위치 두 종을 사 왔지요. 그러고도 돈이 남길래 위키피디아WikiPedia에 5파운드 기부까지 했어요. ▲ 크리스마스 사탕 접시. 불량소녀 님 기증. 크리스마스 때만 쓰기엔 너무 예뻐 일년 내내 사용. 트와이닝에서 새로 냈다는 '바닐라 짜이Indul..
"헤렌드 아포니 다이아몬드 쥬벌리 로얄 블루? 이게 도대체 무슨 암호야?" 홍차에 관심 없고 다구엔 더욱 관심 없고 영국에는 더더욱 관심 없는 분들께는 진정 암호와 다름 없죠. 헝가리의 '헤렌드'라는 도자기 회사에서 '아포니'라는 헝가리 굴지의 가문 식기에 쓰였던 문양을 따서 홍차의 나라 영국 군주의 재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블루 중에서도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아주 진한 '로얄 블루'색으로 도자기를 한정 출시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a?&* 해설이 더 어려워 장사꾼들한테는 불황에도 소비자 지갑을 여는 비장의 무기가 두 개 있지요. 바로 '공포심 조성'과 '한정 판매limited edition'라는 겁니다. 주방 도마에 변기보다 더 많은 세균이 우글거리는데 물로 깨끗이 씻어 햇빛에 소독..
영국인들은 10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추수감사절을 쇠지 않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이 됩니다. 수퍼마켓과 백화점들이 벌써 크리스마스 식품과 용품을 갖다놓고 팔기 시작했어요. 올해의 '프리pre-크리스마스' 과자로는 영국의 전통 티타임 비스킷 모듬을 사 보았습니다. 출시된 지 백년 넘은 진정한 클래식 과자들도 있고 1950년 이후 태어난 모던 과자들도 있지만 영국에서는 뭉뚱그려 '클래식 티타임 비스킷'으로 부릅니다. 버터가 잔뜩 든 쇼트브레드shortbread는 어쩐 일인지 클래식 비스킷 모듬에서 빠질 때가 많습니다. 수퍼마켓에서도 물론 팔긴 하지만 쇼트브레드는 기본적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 메이드' 전통 과자로 분류가 되나 봅니다. 신문사나 과자 회사들이 수퍼마켓 시판..
차 고수들은 이 말을 들으면 아마 비웃겠지만, 단단이 영국 와서 홍차에 막 입문할 당시에는 홍차 깡통이 주는 심미적 만족이 홍차 선택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곤 하였다. 영국에서 구할 수 있는 홍차들은 닥치는 대로 구입을 하고 주변의 고마운 분들로부터 다양한 차를 선물 받아 이런저런 우리기 실험을 해가며, 또, 차 관련 자료들을 찾아가며 열심히 공부했다. 영국에서는 홍차 구하기가 정말 쉽고 값도 싸다. 한국에서는 돈 드는 취미인 이 홍차 마시기가 영국에서는 취미라 하기도 민망한 일상의 일이니 여기 있을 때나 실컷 마셔 두자, 우리 부부는 둘 다 커피도 안 마시고, 술·담배도 안 하고, 돈 없어 외식도 잘 안 하니 저렴한 홍차라도 열심히 마셔 기분 내야겠구나 싶었다. 영국인들의 홍차 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
▲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잉글랜드 처녀. 도도해 보여도 의외로 나긋나긋한 구석도 있다는데. 여러분, 이태리 처녀와 영국 처녀의 이미지를 잠깐 떠올려 보세요. 어느 쪽이 더 사근사근 애교 있고 붙임성 있을 것 같습니까? 앵글로 색슨이나 게르만 쪽보다는 라틴 계열 사람들이 아무래도 햇빛을 많이 쬐서 성격도 좀 더 활달하고 여자들도 더 친절할 것 같지 않나요? 이태리 사람들은 양 쪽 볼 모두에 뽀뽀하면서 인사를 하고, 영국 사람들은 한 쪽 볼에만 뽀뽀 인사를 한다는 말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런 걸 봐서도 이태리 여자들이 왠지 더 사랑스러울 것 같죠. (요즘은 영국에서도 양 볼에 뽀뽀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움와, 움와, 이렇게 두 번.) 다혈질 마틴 루터가 유럽을 들쑤시던 시절, ☞ 에라스뮈스라는 온..
여의도 63빌딩 57층에 이라는 고급 중식당이 있지요. 그런 비싼 곳에서 외식할 처지가 못 되는 다쓰 부처를 어엿비 여긴 친척 어르신께서 가끔 맛있는 요리를 사 주시곤 하셨습니다. 으아아. 생각만 해도 침이 콸콸 나오는군요. 침샘이 다 아픕니다. 기억하기로 백리향 요리는 다 맛있었는데, 심지어 짜장면조차도 참 예술이었던 것 같아요. 맛있는 거 사 주시는 분은 두고두고 기억 나고 감사합니다. ㅋ 코쟁이들 나라에 살면서 서양 요리를 주로 먹다 보면 한·중·일 음식 어디에나 들어 있던 저 글루탐산나트륨이 불현듯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이태리 요리에는 자연적으로 글루탐산과 이노신산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파마산 치즈나 안초비, 토마토, 포르치니 머쉬룸 따위) 이태리 유학생들은 이태리 음식만 먹고도 ..
▲ 해질 무렵 찍은 클로티드 크림. 포장이 산뜻해졌습니다. 한국에도 클로티드 크림이 들어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그런데, 것으로 들어갔다면서요? 이곳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주로
▲ 런던 버클리 호텔의 다이아몬드 쥬벌리 기념 아프터눈 티 친애하는 방문자 여러분. 영어 좀 되십니까?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듣고 쓰고 말하는 건 어려워도 사전 찾아가며 더듬더듬 읽고 해석하는 정도는 하실 수 있을 거라 전제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ㅋ 오늘 한국의 홍차인·녹차인들을 '깜놀'하게 했던 기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한국 포털들의 대문을 장식했던 그 기사를 BBC와 Daily Mail 원문으로 한번 보십시오. ☞ Male tea drinkers 'at greater risk of prostate cancer' ☞ Seven cups of tea a day 'raises risk of prostate cancer by 50%' '프로스테이트 캔서prostate cancer'는 남성분들이 잘..
아니, 요즘 한국이 그렇게 덥다면서요? 믿거나 말거나, 저흰 두꺼운 내복을 입고도 덜덜 떨다 못 견뎌 엊저녁엔 난방을 좀 했습니다. 추워 죽것어요, 아주. 차생활이 다소 단조로워졌습니다. 홍차는 무조건 머그 한가득 담은 수퍼마켓표 종이 티백 밀크티입니다. 우아하게 공부차 우려 '바디감'이 어쩌고 할 계제가 아녜요, 지금. 하도 추워 오늘은 매콤한 비스킷으로 몸이나 훈훈히 데워 보세 하고 난생 처음 진저브레드 비스킷을 다 구워 보았습니다. 사람 모양 비스킷 커터가 없어서 크리스마스 땡처리 할 때 사 둔 커터를 썼습니다. 생강가루만 넣으면 매가리가 없으니 이런저런 향신료를 더 넣어 제대로 풍미를 살려 봅니다. 비율은 취향껏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단것 싫다고 당밀 양을 줄이면 맛과 향이 제대로 안 나니 너무..
오늘은 영국 아프터눈 티 테이블의 필수 요소인 '오이 핑거 샌드위치'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설명을 위해 다쓰베이더가 만든 식빵을 잘라 하나 급조해 보았는데, 얌전하지가 못 하고 어수선한 것이 꼭 제이미 올리버가 만들다 만 음식 같군요. ㅋ 단단은 한국 블로거들의 영국 여행기를 보면서 가끔 킥킥거릴 때가 있습니다. 영국 여행을 오시면 십중팔구 티룸을 가시죠. "영국은 홍차의 나라라 하니 그 뭐시기 '애프터눈 티'인지 뭔지 하는 걸 꼭 먹어 줘야지." 하시고는 '억' 소리 나는 비용도 마다않고 호텔 티룸들을 가십니다. 그런데 막상 찻상을 받아 보시고는 실망하는 분이 적잖은 것 같아요. "뭐야, 이 퍽퍽한 동그란 빵은?" (스콘) "우웩, 푸딩인 줄 알고 퍼먹었는데 뿜을 뻔했네. 대체 이 느끼한 노란 물질..
부엌 창문 너머로 산비둘기woodpigeon 한 마리가 보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까치로 바뀌었습니다. 흔히 보는 까치이지만 가만 보면 흑백의 명쾌한 대비와 잘 빠진 꼬리 깃털이 매우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새입니다. 새 얘기 꺼낸 김에 단단이 설거지하면서 볼 수 있는 새들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열다섯 종이 훌쩍 넘는 것 같은데 이름을 다 알지는 못 해요. 오늘은 일단 아는 녀석들만 열거해볼게요.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로빈robin. 오렌지빛 가슴 털과 목소리가 정말 예쁜 새죠. 그런데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깔이 좀 있어요. 수컷 둘이 맞붙으면 한 쪽이 피 흘려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로 통합니다. 스모키 눈화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