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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봐요 저, 가운뎃손가락에 끼웠는데도 헐거워서 반지 돌아간 거. ▲ 식힘망에 옮겨 완전히 식히기. 몇 개는 벌써 없어졌군요.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 인기 만점 트리오에 담아 냠냠. 마음 같아서는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께 각자 마음에 들어하시는 트리오 하나씩 척 안겨 드리고 싶으나. 국제 배송비가 너무 비싸 감당이 안 됩니다.;; 이놈의 나라는 우편비가 너무 비싸 당최 답이 안 나옵니다. 교통비도 너무 비싸 밖에 마음껏 나다닐 수도 없어요. 우편비가 비싼 건 서비스가 지나치게 좋기 때문이고(하루에 우체부가 이른 아침, 오후, 두 번이나 왔다감. 인적 드문 산골짜기 오지도 마다않고 열심히 다님), 교통비가 비싼 건 민영화 탓입니다. 영국인들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가장 후..
단단이 저녁 설거지 할 동안 부엌 쓰레기 버리러 나간 다쓰베이더. 한참 만에 다크한 낯빛이 부하 직원 스톰 투룹퍼처럼 하얗게 질려 허겁지겁 뛰어들어왔다. "결혼반지가 쓰레기통 속으로 사라졌어!" "에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뜨내기 유학생 집에 전기초롱불lantern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전깃불도 없는 으슥한 빌라 쓰레기장에 둘 다 빈손으로 뛰어 내려가 달빛에 의지해 집채만 한 쓰레기통 뒤지기를 한 차례 한 끝에 (우웩) 다행히 바닥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찾아냈다는데. ㅡ,.ㅡ 이게 다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때문이다. ☞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성공담 단단과 함께 반식 다이어트 했던 다쓰베이더, 손가락 살이 같이 빠지는 통에 반지가 헐렁헐렁, 내 안 그래도 불안했지. 쓰레기 봉투 냅다 던질 때..
힘든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채리티 숍들을 훑었습니다. 채리티 숍 순례 수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자사호 발견. 아니, 이게 왜 여기 있냐?! 자사호가 뭔지 모를 게 분명한 영국인들은 아마 이걸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을 겁니다. '티폿이 왜 이렇게 작아? 아무 짝에도 쓸모 없네. 한 잔도 안 나오겠구만. 가만, 돌 하우스doll's house용인가? 그렇다 해도 색이 너무 칙칙한걸. (뒤집어서 보고) 한자 있는 걸 보니 중국 거로구만.' 안 봐도 훤합니다. ㅋㅋ 젤리 빈처럼 생긴 꼭지가 인상적입니다. 색은 꼭 스니커즈 한입 씹은 것 같네요. 쵸콜렛과 캐러멜 색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가치를 모르고 또 값을 잘못 매겨 놓은 것 같았습니다. 공예와 품질이 꽤 괜찮아 보였는데도 2.49 파운드..
동양은 작은 찻잔 하나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사유한다. 막 피어 올린 가녀린 움싹을 유린 당한 차나무에게 진실로 머리를 숙인다. 특히 차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차나무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또한 일일이 한 순 한 순 찻잎을 채집해서 덖고 비비기를 거듭해 차를 만들어 준 제다인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제 이런 귀한 차를 입에 머금고 주변과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찻잔 속의 귀한 차를 마음 속에 떠올리며 너와 나,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귀한 차, 귀한 생각이 담긴 찻잔은 그래서 두 손으로 꼭 안아야 하는 귀한 보석 같은 존재이다. 보석 같은 귀한 존재를 만든 사기장은 더 귀한 존재가 된다. 이것이 찻잔 하나에 ..
▲ 매장의 계단. 권여사님의 구매 대행 부탁을 받고 런던 상경. 한적한 시골 동네에 콕 처박혀 살다 모처럼 런던에 올라온 촌사람 다쓰 부처, 자동차 소음과 넘쳐나는 관광객과 즐비한 숍들과 으리으리한 건물에 어안이 벙벙,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데. 흩어진 정신 겨우 수습하고 백화점에 들러 블로그 친구들을 위해 다구 몇 점 사진 찍어 왔다더라. ▲ 사측의 광고 사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다구와 홍차. 내 가진 돈은 없지만 그래두 저 홍차와 과자 한 통은 사서 먹어줬지. 암. 잘했고 말고. 뮤직 박스가 들어 있는 금색 과자통에서 영국 국가 이 음정 박자 무시하고 술 취한 듯 비틀비틀 흘러나와 보통 웃기는 게 아니다. 과자 한 입 먹고, 음악 틀고, 데굴데굴 덱데굴. ▲ 사측의 광고 사진. 마..
오늘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 지 60년이 되었습니다. 재위 기간을 놓고 보면 역대 영국 왕 중 2위를 기록합니다. 2011년 5월 12일을 기점으로 조지 3세의 21,644일 기록을 깨 2위에 올랐으나, 빅토리아 여왕의 기록을 깨고 1위에 오르려면 아직 2015년 9월까지는 더 살아주셔야 합니다. 공식 기념 행사들은 올림픽 치르기 전 날씨 좋은 6월에 뻑적지근하게 할 모양인지, 오늘은 언론에서 그간의 행적을 살피고 공을 기리는 정도로 다들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재위 기간 중 캔터베리 대주교가 6번, 교황이 6번, 총리가 12번(!), 미국 대통령이 12번 바뀌었습니다. 세월을 가늠할 수 있겠지요. 왕위 계승자였던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하필 두 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는 미국 여자와 결혼하려..
기회주의자 단단은 얼마 전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님께서 터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도 분명 일정에 있으렷다, 기회는 찬스로구나, 싶어 까도남 님께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찬스 → 그러고 보니 영국 발음.) 그랜드 바자르에 가시걸랑 부디 이 불쌍한 유학생을 떠올리시고 터키 찻잔 '차이 바르닥çay bardağı'으로 적선 좀 해줍쇼~ 굽실굽실 저기, 차이 바르닥은 여섯 개가 모여 한 조가 되는 모양이니, 적선하시려거든 한 개 말고 최소 여섯 개는 사다 줍쇼~ 굽실굽실 아참, 오합지졸 찻잔들만 있으면 기강이 안 서니 반드시 찻주전자도 같이 사다 줍쇼~ 굽실굽실 여섯 개나 되는 찻잔과 찻주전자를 어디에 보관하리이까, 기왕 사다 주실 거 ..
▲ 화학자들의 현학적 유머 오늘은 조지 오웰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03년에 시행됐던 영국 왕립 화학회의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조지 오웰의 홍차 우리는 방법은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어요. 영국 왕립 화학회는 이렇게 가끔씩 실생활에 관련된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연구들을 해서 깜짝 발표를 하곤 합니다. 일종의 '대민봉사'인 셈이죠. 밀크티에 어울리는 과자 연구도 한 적 있고, 가장 저렴한 샌드위치 만드는 법도 발표한 적이 있었지요. 단단은 수학과 화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성적은 바닥을 깔았더랬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면서 어떻게 성적이 나쁠 수 있느냐? 가능합니다. 음치가 음악 애호가 되지 말란 법 있나요? ㅋ 수학과 화학의 세계는 잘은 모르지만 뭔가 심오한 세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단단이 좋아하는 백화점 가 얼마 전 올해 성탄절을 위한 TV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이라 다들 선물 준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백화점들도 크리스마스 TV 광고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이때 올려둔 수입으로 다음 한 해를 버틴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시기에 판매량이 집중되지요. 불황으로 그늘져 있던 영국인들의 마음이 이 광고로 잠시 훈훈해졌다고 하니 같이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반전과 꼬마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애들 있는 집은 이 맛에 애 키우는 걸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 권여사님, 큰 아들이 어렸을 때 한푼 두푼 모아 생일 선물로 사 드린 오만원짜리 금반지 얘기를 아직도 하십니다. 오만원이면 당시로서는 아이한테 정말 큰 돈이었을 텐데, 군것질, 사고 싶..
▲ 권여사님의 은제 3단 트레이와 똑같은 물건. 눈이 번쩍. 우리 한국인들, 집집마다 멸치볶음이 다 다르고 누구나 자신만의 라면 끓이기 비법을 갖고 있지요. 영국에서는 가정마다 스콘 레서피가 다르고 사람마다 홍차 우리는 법이 다 다릅니다. 영국에서도 스콘은 이제 수퍼마켓이나 제과점에서 사 먹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홍차는 아직도 집에서건 직장에서건 직접 우려야 할 때가 많죠. 한국의 홍차인들은 이미 다양한 홍차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이야기일 테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홍차 우리기 권장안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무슨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순 자신의 취향에 의거한 것을 만인이 따라야 할 법령인 양 역설하고 있어 재미..
삼년이면 서당 개도 풍월을 읊고 성인聖人집 하녀는 라틴 구절을 인용하며 A saint's maid quotes Latin 영국 유학생은 안티크antiques를 앞에 놓고 깝죽대는 법입니다. 안티크 중에서도 단단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영국 실버입니다. 실버 중에서도 다구와 플랏웨어flatware가 주 대상입니다. TV 보다가 실버 티포트가 나오기라도 하면 차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 밥 먹던 숟가락도 내려놓고 열심히 보곤 한다지요. 얼마 전 골동품 프로그램에서 본 실버 티 세트는 정말이지 혼이 쏙 빠질 정도로 아름다워 소개해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어떻습니까? 형태는 단순·우아하면서 세부 장식은 지나치게 과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혀 있지요? 왼쪽부터 설탕기, 찻주전자, 우유기milk jug입니다. ..
자, 왔어요, 왔어, 니모가 왔어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니모가 아녜요~ 일년에 딱 한 번, 다쓰베이더 생일 때만 출몰하는 니모이올시다~ 꽥, 영감! 충분히 감상도 않구 바로 칼질 들어가는 거요? 만드느라 힘들었는데;; 순식간에 스시로 돌변. T_T 영국음식은 피쉬 앤드 칩스밖에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단단이 블로그를 통해 줄기차게 영국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간 꽤 많이 소개해 드렸죠? 영국에 있을 동안 틈날 때마다 영국음식 소개를 해 드리고 날 잡아 정리도 한번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영국음식 열전 사진에 있는 만두 모양의 파이는 '코니쉬 파스티Cornish pasty'라 불리는 영국 남서부 콘월Cornwall 지역의 특산 파이입니다. 스콘 대신 내 봅니다. 유럽연합에 의해 보호·보전해야 할..
우리 날씬이 한국인들은 차에 설탕 넣는 짓 따윈 잘 하지 않지만 영국인들의 찻상에는 반드시 설탕기가 올라오는 법이죠. 가루설탕을 쓸 때는 스푼이 필요하고 각설탕을 쓸 경우엔 집게가 필요하지요. 영국인들은 가루설탕보다는 깔끔한 각설탕을 선호합니다. 설탕집게는 '슈가 통스sugar tongs'라 부르는데, 가위나 안경, 바지처럼 복수형으로 써야 해요. 가위 모양으로 된 것sugar nippers도 있고요. 궁극의 아프터눈 티 테이블을 꾸며보는 게 지상목표인 단단은 얼마 전 다쓰베이더로부터 깜짝선물을 받았습니다. "징그러울수록 좋다고 했소?" 하면서 무언가를 툭 내려놓는 것이었어요. 설탕집게였지요. 집게 부분을 한번 보세요. 설탕집게 끝자락을 맹금류의 갈고리 발톱 발로 장식하는 것은 오랜 전통입니다. 일종의 ..
부활주일에는 교회를 가야하므로 이틀 전인 오늘 미리 찻상을 차려 봅니다. 이크,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남들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성금요일 아닙니까.;; 오늘 찻상에는 스콘 대신 못생긴 홋 크로스 번hot cross buns이 올라왔습니다. 영국인들의 성 금요일과 부활절 전통 빵입니다. 원래 이 정도로 못생긴 빵은 아닌데 제가 특별히 못생긴 걸로 잘못 집어왔습니다. 다쓰베이더의 차이브와 훈제연어를 올린 호밀빵 품퍼니클(Pumpernickel, 벽돌 모양의 호밀 함량 높은 독일빵), 크림치즈, 차이브, 훈제연어, 달걀피클, 레몬(먹어 보니 빵과 달걀피클이 시어서 필요 없었음), 후추. 끝. 조립식품의 진수입니다. 다쓰베이더가 조립했습니다. 품퍼니클 까나페는 유럽인들의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건데, 푸른 잔디 좋..
권여사님 댁에서 즐기는 마지막 아프터눈 티입니다. 여러분, 집에서 갖는 아프터눈 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몸은 좀 힘들고 귀찮아도 이것저것 만들어 (또는 사다가) 느긋하게 즐기기. 좋아하는 찻잔에 좋아하는 차 우려 단것과 함께 먹기. 이건 고독하게 앉아 진지하게 책 읽는 것 못지 않게 행복한 일이라고 봅니다. 사실 제가 집에서 차리는 찻상은 저 스스로 봐도 보잘것없다는 걸 잘 압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줄기차게 찻상을 소개하는 이유는요, 영국식 찻상 차리는 일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보세요, 홍차의 'ㅎ'자도 모르시던 권여사님도 이렇게 근사하게 한 상 차려 내시잖아요. 커피 한 잔 놓고 맛난 케이크 한 조각 곁들여 즐기는 건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죠. 그런데 ..
며칠 전 단단은 권여사님의 다구를 정리해 드리다가 놀라 자빠졌습니다. 터키인들이 2단 포트에 우려 낸 홍차나 애플 티를 마실 때 쓴다는 '차이 바르닥çay bardağı'이 그릇장에서 튀어나왔던 겁니다. "아니? 터키 찻잔은 또 어디서 난 겝니까?" 조카(단단의 외사촌) 내외가 터키 여행을 갔다가 다구 좋아하는 이모 생각이 나 품질 좋은 차이 바르닥으로 골라 사 왔다고 하네요. 과립형 인스탄트 애플 티도 함께 사 왔다는데 그건 벌써 없어진 지 오래고, 한국에서는 터키쉬 애플 티 구하기가 쉽지 않아 그간 그릇장 구석에 고이 모셔 두었다고 합니다. 단단은 하나밖에 갖고 있지 않은 차이 바르닥을 권여사님이 무려 여섯 개나 갖고 계셨던 겁니다. 오늘은 집에 있는 유자차로 터키쉬 애플 티 흉내를 내면서 즐겨 보기..
도자 타일로 외벽을 꾸민 건물이 있다 하여 도자기집 딸 단단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친구들을 꼬드겨 구경을 갔었습니다. 명동입니다. 오, 미술관 벽화인 줄 알았지 뭡니까. 한국도 이제 작품 같은 멋진 건물들이 제법 많아진 것 같아요. 공연장 내부를 도자 타일 작품으로 꾸민 일원동의 에서 음악은 안 듣고 타일을 둘러보며 혼자 몹시 즐거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미술 작품 보는 눈은 없지만 나름 취향이란 건 있어 정교한 부분들이 모여 거대한 전체를 이루는 작품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딱 저런 걸 말하는 거지요. 작가는 노가다로 죽어나는 작품들 말예요. ^^; 비가 와서 날이 좀 흐렸습니다만 도자타일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마음이 금방 화사해집니다. 저 타일 사이로 빛이 반짝반짝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단단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닌데 권여사님께서 눈만 뜨면 지극 정성을 다해 찻상을 차려주십니다. 밖에 볼일 보러 나갔다 돌아오기만 하면 찻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집 간 딸과 이렇게 단 둘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일은 다신 없을 테니 소중한 순간이라 여기시는 것이겠지요. 장농 속에 잠자고 있던 예쁜 식탁보도 꺼내 열심히 다림질까지 하셨습니다. 캬~ 간단 버전이라 해도 갖출 건 다 갖추셨군요. 샌드위치, 스콘, 단것들에 꽃까지! 3단 트레이가 작아 차음식들이 막 비져나옵니다. ㅋㅋ 3단 트레이의 구성은 다들 너무도 잘 아실 테니 오늘은 차음식 설명을 자세히 달지 않을게요. 전체 샷. 훈제연어와 참치 샌드위치. 크랜베리 스콘. 하트 모양의 팔미에와 마카롱. 윗단에는 요런 간질간질 간드러지는 것들..
얼마 전 단단은 가필드 님, 옛 오르간 선생님과 함께 셋이서 아프터눈 티를 즐겼습니다. 저녁 7시 30분에 말이죠. ㅋ 이번에도 가필드 님이 사 주셨습니다. 벼룩도 갖고 있다는 낯짝을 단단은 갖고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가필드 님께서 누리터를 뒤져 찾아 내신 티룸인데 티룸 양쪽으로는 기라성 같은 커피 하우스들이 있었습니다. 커피 하우스에는 항상 사람이 버글버글합니다. 가만 보니 공부를 커피 하우스 와서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단단은 소싯적에 하염없이 뺑뺑 도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험 공부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 흠잡을 생각이 없습니다. 커피가 국민음료가 된 한국에서는 (솜씨가 있든 없든) 티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합니다. 자매 두 분이서 운영하는 티룸인데 한 분은 영국에서..
오늘은 시골 사는 둘째 오라버니 댁에서 아프터눈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이 블로그의 존재를 얼마 전에야 알았다는 둘째 오라버니 내외. 게시물을 주욱 훑어 보면서 상차림을 재빨리 익혀 집에 갖고 있는 골동품과 손수 만든 그릇들을 이용해 찻상을 뚝딱 차려냈습니다. 여러분, 시골 사람 무시하면 안 됩니다. 우리 둘째 오라버니 내외는 둘 다 도예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단의 눈에는 이 댁에 있는 물건들이 죄 심상치가 않아 보입니다. 벽에 걸린 나비 그림은 친한 친구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미술하는 분들은 이렇게 작품도 서로 교환하고, 참 부럽네요. 그나저나, 3단 트레이와 티라이트 홀더가 어째 좀 특이해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도록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촛대 아닙니까! 시골에서 아프터눈 티타임용 3단 트레이..
역시나 단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권여사님. 옷이나 가방보다 신발이 더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콜콜 주무시는 사이, 부츠가 하도 예뻐 몰래 한 장 찍어 봅니다. 단단 온다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여태 치우지 않고 놓아 두셨다는데, 트리 밑 상자에 단단을 위한 선물을 넣어 놓으신 줄 알고 급 흥분했다가 빈 상자라는 말에 김이 샜습니다. 아놔, 마뜨료쉬카도 아니고, 빈 상자를 크기 별로 왜 이렇게 많이 두신 겁니까. 단단이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사서 보내 드린 트리 장식품 중 일부입니다. (전년도 제품을 봄 떨이 행사 때 사뒀다가 이번 시즌 제품인 척 부쳐드린 겁니다. 쉿!) 자식이 넷이나 되니 선물 받은 트리 장식품도 제각각입니다. 레진resin치고는 나쁘지 않죠? 오, 쿠션까지? 포인세티아, 홀리, 미..
권여사님 댁에서 갖는 티타임 두 번째 시간입니다. 첫 번째 것은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너무 바빠 게시물 작성할 시간이 도대체가 안 납니다. 오늘은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 걱정하실까봐 겨우겨우 짬을 내서 올려봅니다. 권여사님의 수많은 다구 중 단단의 마음에 쏙 드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포트넘 & 메이슨의 티포원Tea for one에 차를 우려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흰 바탕에 심플하게 금색 테두리만 두르니 꼭 웨딩 티 테이블용 티포트 같습니다. 권여사님 방 창가에 마련된 티룸 공간입니다. 한강과 공원이 내려다보여 분위기가 호텔 티룸 같습니다. 단단이 갖고 있는 다구들과 접시들에 비하면 확실히 권여사님의 것들이 좀더 럭셔리한 데가 있지 않습니까? 저 은제 3단 트레이 좀 보세요. 몰래 ..
당분간 빵·과자 이야기를 계속 올릴 예정입니다. 크리스마스 식품 땡처리 하는 걸 잔뜩 사다 쟁였거든요. ㅋ 제가 이용하는 수퍼마켓은 영국에서도 중상류층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고급 수퍼마켓입니다. 빵과자들도 하나 같이 다 맛난 것들만 갖다 놓습니다. 빠듯한 유학 생활에 웬 사치냐 하실 분 계실 텐데요, 차도 없고 교통비도 비싸 걸어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퍼마켓을 이용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럭셔리 식품들을 즐기게 된 겁니다. 제값 다 주고 살 형편은 안 돼 반드시 할인 시간에만 갑니다. 명절 식품들은 이렇게 명절 지난 다음 가면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단단은 먹고 마시는 걸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믿고 실천하는 소위 '푸디 패밀리' 출신이기 때문에 식품과 식재료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비싼..
솜씨 없는 단단이 용감무쌍하게도 그간 여러 차례 손님을 치렀습니다. 손님 초대해 놓고 주인이 자기가 만든 변변찮은 음식 사진이나 찍고 있기가 민망해 기록을 남겨 두지는 않았지만요. 손님들 가신 다음 남은 재료들 가지고 찻상을 재현해 봅니다. ㅋ 샌드위치 대신 전채로 냈던 훈제연어 트리오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한 사람당 한 접시씩 냈었습니다. 가만히 관찰해 보니, 고급 식당에서는 같은 재료를 가지고 기술과 질감을 달리해 구성하는 '트리오'가 아주 보편적이더군요. 헤스톤 블루멘쏠의 가정식 레서피를 따라해 볼까 하다가, 재료 살 돈이 없어 집어치고 돈 안 드는 제 식으로 간단하게 만들었습니다. ㅋ 위스키 담았던 오크 배럴을 땔감으로 써서 연기 씌운 훈제연어입니다. 영국에 있을 때나 실컷 맛볼 수 있..
오늘은 1968년에 나온 영국 동화를 한 편 소개할까 합니다. 사십년이 훌쩍 지나 요즘 다시 유행을 하고 있다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읽어주신 걸 듣고 자란 요즘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대를 이어 읽어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줄 때마다 부모님 생각이 나 무언가 애틋함이 느껴지겠지요. 차 블로그 주인장 단단이 영국에서 홍차 이야기가 포함된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놓칠 수 없으니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께도 소개를 좀 해야겠습니다. 한국의 엄마들은 기겁을 하겠지만 여기 영국에서는 꼬마들도 티타임이 되면 어른들과 함께 앉아 카페인이 든 홍차를 마십니다. '괜찮을까' 걱정이 앞서겠지만 어릴 때부터 카페인에 노출되면서 자랐어도 건강하게 장수하며 살다 가는 노인들 천지니 희한하죠. 아주 짧은 아가들용 이야..
다쓰베이더 생일입니다. 이번처럼 추석과 겹칠 때가 종종 있어 손해를 보곤 합니다. 오늘은 아프터눈 티 테이블 대신 하이 티를 차려 보겠습니다. 아프터눈 티와 하이 티가 어떻게 다른지 아시는 분? 우선, 시간대가 다르죠. 아프터눈 티는 점심 먹고 나서 저녁 식사 시간이 오기 전까지 딱히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는 귀족들의 문화입니다. 나른한 오후에 갖는 간식 시간이라고 보시면 돼요. 오후 4시부터 시작해 대개 5시 정도면 끝나는데, 그리고 나서는 저녁 식사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에 반해 하이 티는 주로 잉글랜드 북부의 노동자들이나 농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갖는 이른 저녁 식사입니다. 대개 6시쯤 갖습니다. 영국의 노동자 계급working class의 생활상을 다루는 영..
이태리 홍차? 영국 브랜드 홍차는 기본이요, 미국 캐나다 일본 인도 스리랑카 프랑스 독일 브랜드 홍차까지 다 마셔보았지만 이태리 브랜드의 홍차는 금시초문이라는 분 계실지 모르겠다. 이태리 홍차라... 흐음... 커피 맛있게 내려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면 홍차에도 소질이 있을 게 분명할 것으로 판단해 덥석 구입. 산 지는 꽤 되었는데 오늘 꺼내어 사진을 찍는 이유는 이렇다. 가필드 님께서 현재 이태리 방방곡곡을 돌며 홀로 배낭여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태리 여행 하니 갑자기 내 신혼여행 때가 떠오르는 것 아닌가. 일정에 베니스도 들어 있다니 분명 산 마르코 광장의 에도 들르실 터. 오늘의 홍차가 바로 저 유명한 의 블렌딩 홍차인 것이다. 오늘은 사진 왼쪽의 녹색 깡통 차를 우려보기로 한다. 황홀한 찻물. 로..
Summer afternoon - Summer afternoon... the two most beautiful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 Henry James - 셰익스피어를 비롯, 수많은 작가들이 극찬했던 영국의 '글로리어스'한 여름 날씨. 9월이지만 아직까지는 유효합니다. 이런 날은 무조건 집 밖으로 뛰쳐 나와야 합니다. 영국에서는 여름에 햇빛을 쬐어 두지 않으면 비타민D 부족과 피부병으로 겨울을 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들 기를 쓰고 밖으로 나옵니다. 1층 할머니가 또 머그 한가득 밀크티 담아 일광욕 하러 마당에 나오셨습니다. 햄퍼hamper와 담요는 아직도 못 샀습니다만, 오늘은 공원 벤치에라도 앉아 차를 즐겨야겠습니다. 간단하게 싸 들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