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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블루 치즈의 최강자 록포르. 역사가 참으로 오래된 치즈입니다. 양젖으로 만들기 때문에 양젖 특유의 향이 좀 납니다. 염소젖 치즈만큼 향이 강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익숙한 소젖에 비하면 나름 향이 좀 있어요. 복잡한 풍미를 위해 살균하지 않은 생유를 쓰고 동물성 효소를 써서 굳힙니다. 숙성을 오래 안 시킨 연성 치즈라 수분도 좀 많습니다. 수분 많은 생유 치즈는 임산부와 노약자가 금해야 할 식품이지요. 동물성 효소를 써서 굳히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없습니다. 록포르의 생산 과정을 담은 영상을 걸어봅니다. 영국 치즈들 만드는 모습을 보다가 프랑스 치즈들 만드는 모습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영국 치즈들은 대개 농장farmhouse에서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소규모로 생산을 하는 반면 프랑..
▲ 인도 바스마티 현미와 요거트를 곁들인 가지 커리. 다쓰베이더 作. 영감, 밥이 좀 더 꼬들꼬들해도 되갔어. 영국에서는 벼가 안 자랍니다. 여기서는 주로 밀과 귀리oat를 생산하죠. 밀과 귀리의 질이 좋아 제가 영국에 와서야 베이킹에 취미를 들이고 귀리에 맛을 들였는데, 스코틀랜드 요리에 특히 귀리가 많이 쓰입니다. 몸에도 좋아 곡물중 유일하게 '수퍼푸드' 목록에 반드시 포함되곤 하지요. 귀리는 주로 북쪽 스코틀랜드 쪽에서 많이 재배를 하고, 기차 타고 남쪽을 여행할 때는 밀밭 사이를 지나게 될 때가 많습니다. 밀밭 풍경 참 아름다워요. 밀과 귀리를 재배해 먹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수퍼마켓에 가 보면 쌀이 제법 많습니다. 쌀 생산국이 아니니 오히려 전세계 쌀을 거리낌없이 다 갖다가 먹고들 있어요. 영국..
▲ 요크셔 Yorkshire 영국에는 블루 치즈가 얼마나 많은지, 지역마다 자기 고장 블루 치즈가 하나씩은 다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웬만한 영국 지명 뒤에 '블루'를 갖다 붙여 검색을 해보면 아마 블루 치즈가 수두룩 나올 겁니다. '영국 수퍼마켓 선반에 놓인 전세계 치즈들을 다 맛 보고야 말리!' 영국 생활 초기에 이런 원대한 꿈을 품었었는데요, 이건 뭐 영국 치즈도 다 못 먹어보고 귀국하게 생겼는걸요. 프랑스 치즈들이야 워낙 대량 생산들을 해대니 한국에 가서도 이렇게저렇게 먹을 기회가 많겠지만 영국 치즈들은 작은 농가에서 소량 생산하는 것들이 많아 영국 밖에서는 구하기가 좀 힘들 겁니다. 어떤 것들은 영국에 있어도 구하기 힘들어요. 치즈 전문점에 가야만 합니다. 유학생들은 영국에 있..
야심 차게 아이스크림 사업에 새로 뛰어든 어느 유명 세제 회사가 시식회에서 들은 평: "세제 냄새가 좀 나는 것 같아요." 르 크루제 티포트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 '기울이면 왠지 진한 갈색의 그레이비gravy나 주jus가 나올 것 같아.'
▲ Long Clawson's Shropshire Blue 이름이 다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치즈입니다. 처음 만들어진 곳은 잉글랜드의 슈롭셔가 아닌 스코틀랜드의 인버네스Inverness였고[1970년대], 그 뒤로는 잉글랜드의 레스터셔Leicestershire와 노팅엄셔Nottinghamshire의 스틸튼 생산자들이 만들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야 슈롭셔의 치즈 생산자들이 이 슈롭셔 블루의 생산에 나섰습니다. 슈롭셔가 가장 늦게 생산에 뛰어들었으나 소비자는 이름 때문에 슈롭셔산 슈롭셔 블루가 정통이라 생각할 확률이 높겠지요. 재미있습니다. 스틸튼과 거의 유사한 제법으로 만드나 스틸튼보다는 맛이 순합니다. 식물성 천연 염료인 아나토annatto를 써서 주황색을 내기 때문에 블랙스틱스 블루Blackstic..
내 사랑 . 그런데 버얼리 제품이라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사진에 있는 문양만 좋아합니다. 이 아시아틱 페전트는 영국 전통 문양입니다. 원조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여러 회사들이 그간 너도나도 써 왔지요. 붉은 계열, 갈색 계열, 녹색 계열로도 있고, 심지어 보라색으로도 있습니다. 푸른색도 뉘앙스가 아주 다양하고요. 저는 버얼리의 이 꿈같은 하늘색을 가장 좋아합니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 때 이 문양으로 된 그릇들이 영국에 대유행을 했었습니다. 동양적 이미지를 영국 낭만주의풍으로 잘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번진 듯한 흐린 선들, 파스텔 조 색상, 마치 꿈결에서 본 이상향 같죠. 세부 묘사도, 부케의 배열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제품군 중에서는 지름 30cm짜리 디너 플레이트가 문양을 ..
프랑스는 수분 많은 말랑말랑한 치즈를 잘 만들고, 영국은 단단한 치즈와 푸른곰팡이 치즈를 잘 만듭니다. 어디 가서 다음과 같은 문구 읊조리며 잘난 척 팍팍 하셔도 됩니다. "영국은 하드 치즈와 블루 치즈가 유명하지. 대표적인 것으로 체다와 스틸튼이 있고 그밖에도 많은 하드 치즈와 블루 치즈가 있는데, TV에서 우리나라 라면 광고 하듯 블루 치즈 광고를 하기도 한다. 한국인은 된장찌개를 먹고 영국인은 블루 치즈를 먹는다. 스틸튼 같은 블루 치즈는 일년 내내 먹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절기 음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TV 광고를 보고 블루 치즈 한 덩이를 사 왔습니다. 원래는 레스토랑에만 납품하던 치즈였는데 인기가 좋아 수퍼마켓들이 갖다 놓고 팔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재미있게 잘 만..
오토바이 타고 영국 전역과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털북숭이 영국 요리사 아저씨 두 분을 소개해 드린 적 있었죠? ☞ BBC에서 조만간 소개할 헤어리 바이커스의 한식 오늘 드디어 BBC
영국에서는 치즈를 보통 일곱 종류로 분류를 합니다. 나라마다 다르다기보다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국가별로도 딱 부러지게 정한 분류법이 없거든요. 영국에서는 ① Fresh 신선 치즈 ② Aged Fresh 숙성 신선 치즈 ③ Soft White 흰곰팡이 연성 치즈 ④ Semi-Soft 반연성 치즈, 혹은, 껍질을 닦은 반연성 치즈 ⑤ Hard 경성 치즈 ⑥ Blue 푸른곰팡이 치즈 ⑦ Flavour-Added 맛치즈 로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이 분류법이 가장 소비자 친화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치즈의 외형과 질감을 보고 나누는 방법이거든요. 다른 분류법들은 치즈 제법에 의한 것들이 많아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용어들을 많이 포함합니다. 냄새가 가장 고약한 것..
▲ The NHS launch leaflet, July 1948. 한국의 보수 언론들은 영국의 국가의료서비스NHS에 대해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한국 신문에서 경제난으로 인한 자살 소식 기사를 보면 댓글 중에 이런 글이 항상 끼어 있죠. "젊어 게으름 떨면 나이 들어 저 꼴 나는 거다." 아직 인생에서 시련을 겪어 보지 않아 감각이 없는 젊은이, 또는 비교적 평탄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잘 합니다. 저는 아직 큰 시련을 겪어 보지 않은 젊은 사람 축에 들지만 이 말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생이 어디 자기 마음대로 되던가요. 가족 중 누구 하나 큰 병 나거나, 아픈 아기 낳거나, 사고 당하거나, 갑자기 직장 잃거나, 사업 망하면, 아무리 성실하게 산 서민이라도 버티다 버티다 결..
영국 남서부에 있는 솔즈버리Salisbury 근처의 소규모 농가에서 만듭니다. 수분이 적고 단단해 보이죠? 저온살균한 소젖으로 만드는 경성 치즈입니다. 18개월 정도 숙성시킵니다. 단단한 정도를 설명하자면, 저 유명한 이태리 경성치즈인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 [일명 '파마산' 치즈]와 영국 체다의 중간쯤 된다고 하면 되려나요? 질감뿐 아니라 맛도 중간쯤 되고요. 숙성 하우다Gouda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냥 먹기도 하고 요리에 넣기도 해서 쓰임새가 많습니다. 말랑말랑한 연성 치즈나 쫀득쫀득한 반연성 치즈들이 식감도 좋고 참 맛있다고들 하는데요, 경성 치즈들도 무조건 단단하기만 한 게 아니라 치즈마다 나름 독특한 식감이 있어 꽤 즐길 만합니다. 특히, 파마산이나 이 올..
▲ "투표권을 쟁취하고 코르셋과 브라를 벗어 던졌더니 이젠 밀가루와 분홍 설탕 반죽에 우리를 가둬?" 억압 받는 동지를 보고 캐분노한 미일리어와 이리나. 한국의 방송사 일기 예보 화면을 우연히 보고는 놀라 자빠지거고 날씨 전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꽉 끼는 불편한 옷과 짧은 치마를 입고 나오는 건가? 옷이 하도 끼고 불편하니 상체에 힘 잔뜩 들어가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 기상 캐스터 인물 검색을 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관록의 김동완 선생을 제외하고는 이삼십대 성형 미인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는 기상 캐스터가 마치 연예인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챌 수 있었다. 라틴 문화권 국가들의 기상 캐스터들도 만만찮다고 들었으나 이들 나라에서는 거리에 활보중인 보통 사람들도 남녀노소 불문 훌훌 벗..
▲ 서머셋 브리가 생산되는 서머셋 지역 영국의 대량 생산 흰곰팡이 치즈 중 으뜸이라는 의 '숙성ripened' 서머셋 브리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흰곰팡이 치즈로, 다쓰 부처도 좋아해 자주 사 먹습니다. 이름에 '브리'가 들어 있긴 하지만 외모와 질감만 비슷할 뿐 오리지날 브리Brie de Meaux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 납니다. 제조법도 다르다고 하는데, 영업 비밀인지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네요. 8주 숙성시키는 브리 드 모와 달리 서머셋 브리는 최소 4주를 숙성시킵니다. 브리는 꺄멍베흐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하던 치즈죠. 영국에서도 브리와 비슷한 치즈를 만드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그중 이 러본 서머셋 브리가 가장 인기 있습니다. 맛, 향, 식감, 무엇 하나 뒤처지는 게 없어요. 신선..
▲ Salisbury Cathedral, cloister, April 2010. 한국에서는 정말 하루에 한 번 꼴로 생활고로 인한 자살 소식과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들리는 것 같다. 며칠 전엔 송파동 사는 세 모녀가 번개탄 피워 놓고 한 방에 누워 자살. (키우던 고양이는 왜. 고양이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문 열어 내보내 주지 않고서...) 그리고 나서는 막노동 하던 67세 노인이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아 보지 못 하고 간암으로 고독사 했다는 소식. ☞ 화장 비용 100만원 남기고... 막노동 67세 고독사 유럽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인 블로거들 입을 통해 유럽의 복지에 대해서는 신물 나도록 들었을 테니 나는 오늘은 영국의 무상 의료나 복지 이야기 따위는 하지 않으련다. 안그래도 이런 가슴 아..
▲ 크랜베리 박힌 웬즐리데일Wensleydale - 간식으로 먹기 좋은 순한 맛의 영국 치즈 영국인들은 일상에서 치즈를 많이 먹습니다. 그냥 먹기도 하지만 영국음식에도 치즈 들어가는 것들이 많아 치즈 수요가 많아요. 현재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치즈 종류를 약 1,000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만큼은 안 되지만 영국도 꽤 많이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영국치즈협회British Cheese Board가 집계한 영국 생산 치즈는 현재 700종이 넘습니다. 많이 만들기도 하고 많이 먹기도 하니 임산부에 대한 치즈 지침도 아무래도 한국에서보다는 좀더 자세하죠. 두루뭉실하게 "치즈 중 어떤 건 태아에게 안 좋대." 아, 이러면 평소 치즈 즐기던 임산부들 멘붕 오는 겁니다. 저처럼 치즈 좋아하는 사람은 삶의 낙이 ..
▲ 랭커셔 Lancashire 아, 랭커셔 치즈. 정말이지, 지극히 영국스러운 이름 아닙니까. 랭커셔는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카운티county 이름입니다. 카운티는 크기가 좀 작긴 하나 우리나라 '도' 개념과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지도의 빨간 부분입니다. Q 잠깐! '랭커셔'는 알겠는데, '랭카스터Lancaster'는 또 뭔가요? 랭커셔와 랭카스터, 헷갈려요. 장미전쟁The Wars of Roses, 1455-1485 때 요크 가문과 왕위 쟁탈을 위해 무쟈게 싸워댔다는 랭카스터 가문이 떠오르죠? 랭카스터는 랭커셔에 속한 지역 이름입니다. 즉, 랭커셔는 강원도, 충청도, 할 때의 우리나라 도 비슷한 큰 개념, 랭카스터는 도에 있는 한 지역 이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랭커셔 치즈는 설명을 하자면 좀..
치즈 사진이 잔뜩 밀렸습니다. 2년 전에 찍은 것도 아직 못 올렸어요. 당분간 재미없는 치즈 이야기가 계속 올라올 테니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 독자: 이봐, 치즈 얘기 아니어도 그간 재미 없었다고. 단단: 그,그런가요?;; 긁적긁적 오늘 소개해드릴 치즈는 '코니쉬 야그'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영국 치즈입니다. 이 치즈를 사게 된 사연이 좀 웃깁니다. 푸른곰팡이 치즈 좋아하는 단단, 수퍼마켓 치즈 진열장을 들여다보다가 겉모습만 얼핏 보고는 푸른곰팡이 심하게 핀 치즈인 줄 알고 신나서 사 왔습니다. 사 와서 보니, 엥? 푸른곰팡이가 아니고 웬 이파리가 덕지덕지 발린 치즈였네요. 꽈당 잎맥이 선명히 보이죠? 이 잎이 뭐냐면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쐐기풀nettle입니다. 깻잎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영국에..
3월부터 10월까지가 나름 제철이라는 카망베르. '꺄몽베-ㄹ흐'로 발음해야 합니까? 공장제 대량생산 꺄몽베흐는 먹고 또 배앓이 할까 봐 그간 오븐에 구워 빵에 찍어 먹기만 했는데 오늘은 생으로 그냥 먹어 보기로 하고 수퍼마켓에서 하나 사 왔습니다. 공장제 대량생산 꺄몽베흐 중 가장 인지도 높은 축에 드는 를 먼저 소개하고 아티잔artisan 꺄몽베흐를 소개하겠습니다. 시판 꺄몽베흐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냥 'Camembert'만 써 있는 것과 'Camembert en Normandie'라 써 있는 것과 'Camembert de Normandie'라 써 있는 것. 맨 앞의 것은 어느 나라의 누구든 만들어 팔 수 있고, 두 번째 것은 생산만 노르망디에서 한 것이고, 마지막 것이 정부가 정한 엄격..
치즈 시식기를 한동안 안 썼더니 사진이 많이 밀렸습니다. 헷갈릴까봐 접시 앞에 이름표를 두었습니다. ㅋ 독일 치즈는 처음 먹어 봅니다. 이 치즈는 좀 독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독일 치즈라면서 이름이 어째 독일스럽지가 않고 이태리스럽죠. 프랑스 흰곰팡이 치즈인 꺄몽베흐와 이태리 푸른곰팡이 치즈인 고르곤졸라 이름을 따서 합쳤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치즈 둘을 합쳐 손쉽게 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보이나 제조법은 1900년경에 이미 개발되었고 1970년대 들어와서야 이름을 이렇게 붙이면서 대량생산에 나섰다고 하네요. 독일 치즈 회사 의 제품입니다. 발음 맞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맛있는 치즈입니다. 잘 만들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치즈에 독일 고유의 이름을 붙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기웃이 영국은 동계 올림픽 성적이 왜 그래요? 단단 1. 눈이 안 와. 2. 얼음이 얼질 않아. 3. 그러니 동계 올림픽 나가려면 짐 바리바리 싸서 남의 나라 가서 연습해야 해. [Credit: British Society for Geomorphology] 기웃이 어? 정말요? 영국은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데도요? 영국보다 위도가 더 낮은 프랑스와 독일에도 눈 오던데? 단단 지구과학 시간에 졸았구나. 영국 서쪽에 있는 큰 바다를 대서양이라고 하지. 대서양에 멕시코 만류Gulf Stream라 불리는 따뜻한 바닷물이 지나가는데, 그 때문에 아일랜드와 영국은 주변 국가들보다 겨울이 따뜻해. 위 지도에서 빨간화살표가 멕시코 만류다. 기웃이 오, 영국이 프랑스나 독일보다 겨울이 따뜻할 줄은 몰랐어요. 잠깐..
▲ 빅토르 안 응원하러 소치로 휴가 간 우리 이리나. (반말 주의) (욕설은 없음) 동계 올림픽 중계 보면서 든 생각 - 어제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 땄잖냐?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만, 어쨌든 김 선수는 최선을 다해 명연기를 펼쳤고 선수로서의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지. 물론 본인도 섭섭은 했겠지만, 국민들이 대신해서 그토록 열불을 내주고 있으니 것두 고맙기 짝이 없는 일일 테고, 잘했다는 기록이 영상으로 영원히 남을 테니 김 선수 본인은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으면 되는 거고, 욕은 심사위원들이 두고두고 먹으면 되는 거고. 그나마 이런 사실들이 위로가 좀 되지 않갔어? 그런데, 나는 이번 김 선수 연기가 4년 전 벤쿠버 때보다 한참 못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난 피겨 까막눈이니 ..
오늘은 비빔밥을 한번 따라해 보겠습니다. 재료는 단출해 보이나 만들어 보니 은근히 '오쎈틱'하고 품이 많이 듭니다. 재료 [2인분] • 쌀식초 2큰술[1큰술 = 15ml] • 설탕 1작은술 • 소금 1/2 작은술 • 오이 반 개: 껍질 벗기고 가운데 씨 제거한 뒤 1cm 길이 막대 모양으로 썰어둘 것. • 숙주 70g (영국에는 콩나물이 없음) • 재래종 시금치 175g: 다듬어 깨끗이 씻을 것. (영국 시금치와 한국 시금치는 종이 다름. 한국 시금치는 맛이 좀 더 강한 재래종, 영국 시금치는 잎이 둥글고 연한 신종으로 어린 잎만 따서 생 샐러드로 많이 먹음. 외국이라 재래종 구하기 힘들면 신품종을 쓰셔도 됨.) • 참기름 2작은술 • 간장 2작은술 • 마늘 반 개: 강판에 갈 것. • 쌀 200g: 밥..
영국에서도 차를 재배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잉글랜드 남서부 끝에 콘월Cornwall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영국의 예술가들이 무척 사랑하는 곳이죠. 가서 죽치고 앉아 그림 그리는 화가가 많아요. 바람과 햇빛이 특별하다나요? '트레고쓰난Tregothnan'이라 불리는, 콘월 지역 어느 귀족의 영지에서 놀랍게도 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빨간 색 A 지점]. 이 영지는 200년 전 영국에서 최초로 차나무가 속해 있는 동백나무속屬 관상수를 재배해 지금까지 2천여 종에 달하는 동백나무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백과 같은 계통에 속하니 차나무 재배도 가능하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2001년부터 심기 시작한 것이 결실을 맺어 2005년에 영국 땅에서는 최초로 완성품 차를 생산..
얼마 전, 헤어리 바이커스의 김치찌개를 보고 단단은 적잖은 감동을 받았더랬습니다. 초록색 주물 냄비는 아직 못 샀으나 대신 집에 있는 더 비싼 구리냄비에 김치찌개를 끓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흐흐. "신 김치로 해야 제대로 맛이 나." 하길래 작은 봉지 김치 하나 사다가 봉지가 빵빵 부풀 때까지 두었습니다. 지금쯤이면 맛이 좀 들었을 것 같네요. 한식을 잘 안 해먹어 집에 김치도, 된장도 없어요. 김치는 겨우 구했는데 한국 된장은 못 구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일본 미소 된장을 대신 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된장보다 성분이 더 좋긴 합니다. 캐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일본인이 1995년에 영국에 설립한 회사 제품입니다. 한식을 기껏 알렸더니 재미는 딴 사람이 보게 생겼네요. 미소 된장은 영국의 일반 수퍼마켓에..
롬지 관광 마지막 편. 교회abbey 관람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담은 사진을 몇 장 올려 보겠습니다. 이 동네 출신의 수상이었다고 하네요. 마켓타운이라 그런가, 가만 보니 이 동네가 은근 '포쉬posh'한 데가 있더라고요. 특이한 점은, 우리말고는 외국인이나 이민자가 보이질 않았다는 건데, 제가 돌아다녀본 영국 동네 중 이렇게 백인만 있는 동네는 처음이었습니다. 어딜 가나 백인 영국인들뿐이어서 돌아다니는데 왠지 좀 낯설고 부담이 됐어요.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 눈을 맞추고 웃어 줍니다. 사진 마음껏 찍으라고 지나가지 않고 기다려 주는 사람도 많았어요. 멋진 가로등이 그림자로 비치길래 이때다 하고 찰칵. 엥? 두 번째 장 찍는데 그새 먹구름. 영국에서는 5초도 안 돼..
(초소형 저가 똑딱이로 찍어서 사진 품질이 좋지 않습니다.) 티룸에서 나와 롬지 사원으로 향합니다. 환영합니다! 낡은 돌과 새 돌. 가고일gargoyle 부분이 새 돌로 돼 있네요. 전에도 말씀 드렸죠. 영국인들은 부분이 낡았다고 전체를 갈아엎는 일을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못 쓸 정도로 낡은 부분만 새로 갈아 끼우죠. 건물을 유심히 보면서 새 부분, 낡은 부분을 가려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정말 낡았네요. 저 창들이 모두 스테인드 글라스일 텐데 밖에서 보면 신기하게도 그냥 까맣기만 합니다. 안에서 보면 만화경 같겠죠. 뒤뜰로 가는 길에 깔린 돌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하나가 모두 비석이었습니다. 비석이 이렇게 바닥에 깔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는데요. 오래되어 이제는 기억도, 기록도, 희미해..
잉글랜드 남부에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마켓타운 '롬지Romsey'에 다녀왔습니다. 롬지 사원Romsey Abbey 방문이 목적이었는데, 길을 걷다 보니, 오오, 티룸이 다 있는 거예요. 꽤 오래된 티룸으로, 이곳에서는 제법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도로 이정표에 티룸 안내가 다 되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예쁜 정원이 딸린 아주 작은 티룸이었습니다. 반가워서 크림 티나 마셔볼까 하고 들어갔다가, 마침 때가 점심 시간이라 차 대신 수프와 빵, 푸딩으로 된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탁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점심 시간에 돈 안 되는 차를 주문하는 건 좀 실례인 듯했거든요. 아직 겨울이라 정원이 좀 황량했는데, 봄꽃 피었을 때 오면 아주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할 시간이라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