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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다단 웨딩 케이크. 수공이 많이 들어 매우 비싸다.케이크를 실제로 잘라 하객들에게 일일이 나누어준다. 예식장이나 호텔에서 결혼식 올리신 분, 손들어보세요~피로연 때 하객들 앞에서 웨딩 케이크 잘랐던 분, 손들어보세요~그때 잘랐던 웨딩 케이크, 본인이 직접 맛보고 깐깐하게 고른 분 손들어보세요~ 영국인들의 결혼식에서는 웨딩 케이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BBC 드라마 시즌 3에서 존과 메리가 웨딩 케이크 고르느라 고심하는 장면이 잠깐 지나가죠? 예비 신랑 신부가 머리를 맞대고 케이크의 전체 디자인, 단 수, 높이, 케이크 속에 들어갈 스폰지 맛 등을 카탈로그와 샘플 체크해 가며 꼼꼼히 고르죠. 영국에서는 웨딩 케이크 시장이 제법 큰 산업입니다. 우리 한국에서도 피로연 때 3단으로 올..
▲ 올드 암스테르담 원반. 배트맨과 고담 시티 삘이 물씬. 이 올드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의 국민 치즈인 하우다Gouda를 18개월까지 숙성시킨 제품입니다. 체다나 하우다 같은 치즈 종류의 이름이 아니라 특정 회사의 특정 상품 이름입니다. 그 때문에 올드 암스테르담 이름 옆에 ® 표시가 붙어 있죠. 숙성 하우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하우다 시식기를 보시면 좋겠네요. 네덜란드 간척사업으로 더이상 어업을 할 수 없게 된 어부 집안이 업종을 바꿔 1932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치즈입니다. 네덜란드 시장에 공식적으로 출시한 것은 1985년에나 와서였는데,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로 이름을 지었다고 하죠. 검은 왁스를 씌운 것과 치즈의 색상과 질감 등이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숙성 하우다와..
▲ 프랑쉬-콩떼 Franche-Comté 프랑쉬-콩떼 지역의 모르비예 마을에서 만들던 소젖 반연성 치즈입니다. 과거에는 콩떼Comté를 만들고 남은 응유로 만들었습니다. 치즈 장인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콩떼 만들 만큼은 양이 안 되는 응유를 치즈 틀에 넣고 퇴근을 합니다. 이때 응유 표면에 막이 형성되지 않도록 위에 숯가루를 뿌려 놓습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해 어제의 응유 위에 아침에 짠 우유로 만든 새 응유를 쌓습니다. 두 겹짜리 치즈인 거죠. 그래서 가운데에 저런 검은 색 줄이 생깁니다. 푸른곰팡이가 아니라 재ash예요. 저는 처음 모르비예를 보고 푸른곰팡이 치즈인 줄 알았습니다. 곰팡이 참 신기하게 피웠네 했죠. 오늘날에는 콩떼 만들다 남은 응유로 만들지 않고 아예 처음부터 모르비예를 만듭니다. ..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뱅어스 앤드 매쉬'를 소개합니다. 소세지와 으깬 감자를 일컫습니다. 영국인들은 소세지를 '뱅어'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개 복수형인 '뱅어스'라고 쓰는데, 평소에는 소세지라고 잘만 부르다가 이 요리를 지칭할 때면 어김없이 '뱅어'로 바꿔 부릅니다. 소세지를 왜 이렇게 부르게 되었느냐? 배급제를 실시하던 2차대전 당시에는 고기가 턱없이 부족해 양을 불리느라 소세지 소에 물을 많이 섞었고, 고기 함량이 떨어지는 이런 물 많은 소세지를 고온에 갑자기 구우면 "빵Bang!" 하고 터지는 일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뱅어라 부르게 되었는데, 요즘 영국 소세지는 질이 좋아 이렇게 부를 이유가 없는데도 영국인들은 여전히 재미 삼아, 그리고 애정을 듬뿍 담아 '뱅어'라고 부릅니다. ㅋ 이 뱅..
제가 콘월어에는 까막눈이라 'Llawnroc'의 정확한 발음을 모르겠습니다. 발음 기호를 찾아 겨우 독음해 봤는데, 틀릴 수도 있어요. 잉글랜드 남서부 끝자락 콘월에 있는 흰곰팡이 연성 치즈 전문 회사에서 만드는 치즈입니다. 수퍼마켓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수퍼마켓이나 치즈 전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요. 저온살균한 소젖 전지유로 만들고 식물성 효소로 굳힙니다. 이 치즈는 실온에 두면 희한하게도 껍질쪽이 아니라 가운데부터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브리인 ☞ 세인트 엔델리온보다는 맛이 단순하고 싱겁습니다. 흰곰팡이의 쏘는 맛도 적고 치즈 속살 자체도 싱거워요. 고소하기로는 또 ☞ 서머셋 브리만 못하고요. 이걸 사 먹느니 세인트 엔델리온이나 서머셋 브리를 사 먹겠습니다. 떨이로 나왔길래 궁금..
2013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의 최고상은 영국의 ☞ 클락스톤 블루가 차지, 4,780개의 치즈들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고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 그럼 2012년 챔피언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독일의 '몬타뇰로 아피네'입니다. 3,900개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했죠. 독일 치즈 회사 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걸작 ☞ 캄보졸라는 이미 소개해 드렸고요. 이 회사가 치즈 실력이 좋은가 봅니다. 1990년대부터 만들던 치즈이고, 영국 시장에는 2006년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 독일 회사가 왜 자꾸 자사 치즈에 이태리 어감의 이름을 붙이는가 하는 겁니다. 기껏 맛있는 치즈 잘 만들어 놓고 남..
▲ 프랑스 혁명기를 다룬 장편 만화 . 이 다음에 이어지는 장면은 살면서 지금껏 본 정사 장면 중 최고. 근데 너무 슬퍼... 곰곰 생각해 보니, 제가 좋아했던 영화나 이야기들 중에는 격동기를 살았던 여성이 주인공인 것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적당히 섞인 이야기를 특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격동기에 남자들끼리 투닥투닥 치고박고 전쟁 벌이는 이야기는 그런가 보다 하면서 보는데, 주인공이 여성이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지죠. 더 애잔합니다. 이런 이야기들로는 • 데블스 호어 - 영국 청교도 혁명 • 베르사이유의 장미 - 프랑스 혁명 • 캔디캔디 - 1차대전 전후 • 올훼스(오르페우스)의 창 -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 색계 - 일제 강점기 • 홍등 등이 기억 나는데, 은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오랜만에 영국 블루 치즈 이야기를 다시 해봅니다. 울퉁불퉁 못생겼죠? 이 치즈가 이래봬도 작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에서 최고상을 받은 치즈랍니다. 27개국에서 출품된 4,285개의 치즈들을 물리치고 영예를 차지했죠. 116번째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영국인들은 블루 치즈를 정말 잘 만듭니다. 소위 세계 3대 블루 치즈라고 이태리 고르곤졸라, 프랑스 록포르, 영국의 스틸튼을 꼽잖아요? 고르곤졸라나 스틸튼은 맛이 있으니 눈감아 줄 수 있지만 거기 록포르가 낀 것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금이 많이 들어 먹고 나면 소화기관 전체가 다 얼얼한 치즈가 세계 3대 블루 치즈 중 하나라니요. 푸아그라와 캐비아와 송로버섯을 세계 3대 ..
고르곤졸라를 드디어 소개합니다. 이태리 북부 삐에몬테Piedmont와 롬바르디아에서 생산을 합니다. 롬바르디아는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탈렛지오Taleggio와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의 생산지이기도 하죠. 같은 지역에서 같은 소의 젖을 짜서 만들고 숙성 기간 동안 표면을 소금물로 닦아줘서 그런지 고르곤졸라도 탈렛지오와 유사한 맛이 납니다. 고르곤졸라는 그간 몇 번 사서 죄 요리에 쓰느라 맛을 제대로 보질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맨입에 그냥 먹기로 하고 두 가지 제품을 모두 사 보았습니다. 고르곤졸라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나뚜랄레 혹은 피칸테, 그리고 돌체. 돌체는 이태리어로 '달다sweet', 피칸테는 '맵다, 혹은 톡 쏜다piquant'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본고장에서는 종류가 더 나..
얼마 전에 본 사진 한 장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가져올 수가 없네요. ☞ 여기 가셔서 잠깐 보고 오시면 됩니다. * * * 라이카 카메라가 얼마 전에 탄생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BBC가 이에 관한 짤막한 영상을 내보냈었고요. ☞ One hundred years of Leica cameras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참 많이도 담아냈습니다. 그중 인상적인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1990년대 전반부를 휩쓸었던 보스니아 내전 당시의 사라예보를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사라예보 거리에서 우아하게 차려입은 여인이 총 들고 선 군인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가 잘 차려입는다는 것에는 실로 많은 의미가 있죠. 그러나 잘 차려..
한국에 있을 때는 이게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영국 와서 보니 이 사람들은 국경일에 집에 국기를 달아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영국이라고 순국선열 없겠나. 전쟁을 얼마나 많이 치른 나란데. 이들은 대신 평소에 전쟁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TV나 신문에서 얼마나 전쟁 이야기를 해대는지, 아줌마인 나도 하도 주워들은 게 많아 노르망디 상륙 작전 5개 상륙 지점 이름을 다 알고 있을 정도. 영국 어디를 가든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돌판이나 기념물이 꼭 있고. 즉, 우리나라처럼 평소엔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다가 현충일만 되면 갑자기 순국선열 찾고 국기 달기 쌩쑈 하는 건 안 한다는 거. 해외 거주 중인 분들께 여쭤 보고 싶네. 다른 나라에서도 국경일에 국기 달게 하는지. 한국에선 국경일마다 아파..
Credit: ☞ Shelia Butcher Credit: ☞ John Patrick 아름다운 스웨일데일. 여름과 늦가을의 모습을 각각 찍은 것 같네요. 스웨일데일은 ☞ 요크셔 데일 국립 공원The Yorkshire Dales National Park의 북쪽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야생 동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 전체가 국립 공원에 속하게 되었지요. 정말 아름답죠? 영국 땅을 뜨기 전에 꼭 여행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빨간 표시된 지역이 바로 스웨일데일입니다. 스웨일데일 치즈는 현재 그 옆 동네에 있는 리치몬드 마을에서 ☞ 스웨일데일 치즈 컴퍼니가 독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압착 가열 반경성 염소젖 치즈입니다. 소젖과 양젖으로 만든 스웨일데일 치즈도 있는..
▲ 링컨셔 Lincolnshire 링컨셔 포처. 영국인들 발음으로는 링컨셔 포우처. 우리말로 번역하면 '링컨셔의 밀렵꾼'. 사냥꾼이 아니라 밀렵꾼입니다. 돈 없고 힘 없는 자가 지주의 땅에 몰래 들어가 고기를 마련해 온다는 숨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옛 시절엔 이 밀렵꾼에 대한 처벌이 무시무시했지요. 그래서 목숨 걸고 들어가 밀렵을 한 뒤 무사히 빠져나왔다는 무용담도 많이 전해져오고요. 이게 사실 도적질과 마찬가지인데, 권위에 맞서고 힘 있는 자를 한껏 조롱한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니 재미있죠. 로빈 후드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영국인들은 '링컨셔 포처'라는 단어를 들으면 즉각 다음의 세 가지를 떠올립니다. 우선, 라는 이름의 링컨셔 지역 민요. 선율이 어찌나 경쾌하고 리듬이 힘찬지, 한 번 듣고 나면 ..
▲ 웨스트 서섹스West Sussex, England 웨스트 서섹스 지역에서 나는 양젖 치즈를 소개합니다. 영국 양젖 치즈는 처음 소개하는 것 같네요. 이름의 '슬립코트'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농가에서 만든 작은 치즈 한 덩이little (=slip) piece of cottage (=cote) cheese"라는 옛말. 또 하나는, 치즈를 숙성시킬 때 속살이 껍질로부터 자꾸 미끄러져slip 빠져 나오려는 성질을 묘사한 것. 현재는 서섹스 슬립코트를 ☞ 하이 윌드 데어리에서 독점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중세 때부터 만들어 오던 오래된 전통 치즈입니다. 크림 치즈처럼 생겼죠? 부흐쌍Boursin처럼 빵이나 크래커에 바르면 좋아요. 재킷 포테이토에 얹거나 파스타 소스에 활용해도 좋고요. 치즈 속에..
"알이 꽉 찬 활꽃게로 요리했어용~" 꽃게탕 끓여 놓고 자랑하는 주부들이 누리터에 수두룩. 뭐어? 알이 꽉 찬 꽃게?! 알이 꽉 찬 암컷을 맛있다고 너도나도 찾으면 알은 누가 낳아? 누리터를 뒤져보니 놀랍게도 "알이 꽉 찬 암게" 타령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산란기의 어패류를 포획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일 테고, '산란기 바로 직전'의 게라 해도 좀 그렇지 않나? 산란기에 잡으나, 산란기 바로 직전의 알이 꽉 찬 게를 잡으나, 알 가진 어미들이 알과 함께 죽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활꽃게를 어떻게 죽였는지도 궁금하다. 산 채로 손질해서 끓는 물에 그냥 덥석 집어 넣었을까? 끓는 물에 넣었을 때 게는 죽기까지 통상 4~5분, 바닷가재는 3분이 걸린다. 게는 그래도 저항 않고 비교적 얌전히 죽어가지만 바닷가재..
▲ 테두리 제외한 우표 실제 크기 30×40mm. ▲ 우표 확대.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누텔라가 탄생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영어 단어 '넛nut'을 바탕으로 만든 이름이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너텔라'라고 발음을 합니다. 이 우표는 침을 바를 필요가 없는 스티커식 우표입니다. 우표 수집가들은 이런 스티커식 우표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우표 자체도 두꺼운데다 스티커 뒤에 댄 종이 때문에 무거워지고 뻣뻣해져 섬세한 맛이 떨어지거든요. 대용 화폐 같은 느낌이 안 들고 아이들이 수첩에 붙이는 스티커 같아 '격'이 떨어지는데다, 무엇보다, 우표를 검은 바탕에 놓았을 때 드러나는 그 천공에 의한 정교한 흰 레이스를 볼 수가 없어서 저는 스티커식 우표를 꺼립니다. 아, 이렇게 중요한 기념 우표를 스티커 방..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과자, 오레오. 이게 미국 과자이지만 역사가 제법 오래됐죠. 1912년생입니다. 백살이 넘었어요. 시판 비스킷 중 가장 까맣지 않나 싶은데, 너무 까매서 초현실적으로 보일 지경입니다. 과자 표면에 선명하게 돋을새김된 화환wreath이 섬세하고 아름다워 제가 좋아합니다. 바로크 문양의 영국 '커스타드 크림 비스킷'과 함께 가장 정교하고 예쁜 공장 과자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이 오레오는 보는 것만 기분 좋지 사 먹고 싶은 생각은 또 들지가 않습니다. 어릴 적엔 이런 양과자는 정말 귀한 것이었죠. 그런데도 오레오만큼은 썩 즐기지를 않았는데, 쌉쌀한 맛의 까만 과자는 맛있었으나 하얀 크림을 싫어했었습니다. 크림이란 자고로 기름지고 부드러워야 하거늘, 설탕 입자 같은 무언가가 지근지근..
끊임없이 발생하는 미국 총기 사고 소식을 듣다 보면 미국 같은 막장 나라가 세상에 또 없을 것 같으나 (아, 곧 월드컵 치를 브라질은 더 한가?) 그래도 그 와중에 미국이 선진국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총질 해댄 놈 부모나 가족을 보호한다는 거. 지난 번 조승희 때도 그렇고 무고한 사람 마구 총질해 죽이고 저도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면 살인범의 부모나 가족이 무방비로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경찰과 언론이 보호를 하는 것 같더라고. 이번 일이야 뭐 총질한 애 애비가 영화인이라니 신분이 안 밝혀질 수 없었겠고. 우리나라 같았어 봐. 네티즌들 전부 들끓고 일어나 부모 형제 죄 신상 털고, 애새끼 교육을 대체 어떻게 시킨 거냐, 그렇게 키운 부모부터 잡아 가둬야 한다, 별소릴 다 했겠지. 기레기들부터..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이게 도대체 언제적 사진인지... (가물가물)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지난 뒤 떨이로 나온 모둠 치즈를 샀던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이 일년 중 치즈를 특별히 많이 찾는 때가 있는데, 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입니다. 각종 크고 작은 파티가 많아 치즈 수요가 많거든요. 치즈 생산자들도 이때에 맞춰 잔뜩 생산해 수퍼마켓에 납품을 합니다. 이렇게 모둠으로 사면 값이 조금 저렴한 데다, 치즈에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고민해 가며 치즈를 고를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이런 모둠 치즈를 저도 두 번 정도 사 먹어 보았는데, 맛과 질은 아무래도 하나씩 골라 사 먹는 최고급품들보다는 떨어집니다. 값이 싸고 편하다는 데 의의가 있겠습니다. 연말연시가 지나 안 팔리고 남은 것들은 원래..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아, 웬즐리데일. 이름이 예쁘죠? 지극히 잉글랜드적인 어감이죠. '데일dale'은 '산골짜기'를 뜻합니다. 잉글랜드 북부에서 쓰는 용어로, 문어체스러운 느낌이 좀 있다네요. 이 치즈는 1150년경부터 만들어오던 요크셔 지역의 전통 치즈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요크셔 중에서도 북요크셔 쪽이고요. 지금은 수요가 많아 영국 전역에서 만들고 심지어 외국에서도 모방하고 있지만, 요크셔 지역에서 만든 웬즐리데일은 특별히 '요크셔 웬즐리데일'로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표시보호PGI 제도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에 있는 치즈 포장에도 'Yorkshire Wensleydale'이라고 써 있죠. 아무나 이런 이름을 갖다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유럽연합..
▲ 이스트 서섹스 East Sussex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제 치즈 시식기의 90%는 떨이 치즈를 사 먹고 쓰는 것들입니다.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하는 아티잔artisan 치즈를 3천원 조금 넘게 주고 사먹을 수 있다니, 치즈 천국이 따로 없어요. 잉글랜드 남부에 위치한 이스트 서섹스 지역의 호람Horam 마을에서 만듭니다. 에서 만드는 염소젖 치즈인데, 젖을 외부로부터 공급 받지 않고 자기네 농장에 있는 염소들로부터 직접 짜서 만듭니다. 염소 품종은 Toggenburg와 British Saanen, 두 종류라고 합니다. 저온살균을 하고 식물성 효소를 써서 굳힌 뒤 압착 과정을 거쳐 단단하게 만듭니다. 2개월간 숙성시킵니다. 지름 18cm, 높이 9cm, 무게 2kg짜리 원반으로 만들어 납품을 하고..
▲ 영국 빅토리아 시대 때 어느 화가가 자기 딸을 그린 작품.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거실에 앉아 있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비로소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시기였음. 조지안 시대까지만 해도 어른들끼리 사교모임 하느라 바빠 '애덜은 가라' 분위기. 아이고 두야. 영국 ㅋㅋ 사에서 개를 위한 티백을 출시했습니다. 값은 좀 비싼데 티백 하나당 1리터나 되는 차를 우릴 수 있어 편하다고 하네요. 많이 우려 보관했다가 가족들이 티타임 가질 때마다 개 물그릇에 조금씩 부어주면 된다고 합니다. 인간들끼리만 도란도란 티타임을 즐기려니 뒷골이 땡겼던 게죠. 티타임 가질 때마다 개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주인을 올려다보니 그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저도 개 많이 키워 봐서 알아요. ㅋ 영국인들 중에는 실제로 개..
▲ Pyrenees-Atlantiques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비싸서 평소엔 엄두도 못 내던 치즈였는데 이렇게 싸게 나왔네요. 3천원도 채 안 줬습니다.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베아른 지역Bearn과 북바스크 지역Northern Basque Country에서 만듭니다. 바스크 치즈를 다 만나보네요. 치즈 이름인 '오쏘 이라티'는 베아른의 '오쏘' 계곡과 바스크의 '이라티' 삼림 지대, 두 곳의 지명에서 딴 것입니다. 프랑스 양젖 치즈들 중에서는 록포르와 오쏘 이라티, 단 두 개만이 AOC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AOC 치즈이긴 하나 완성된 치즈의 크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크기에 따라 숙성 기간도 달라집니다. 그래도 최소 3개월은 숙성을 시켜줘야 한답니다. 결론부터 말씀..
▲ 오트-사부와Haute-Savoie [빨간색] - 사부와Savoie [연보랏빛] 르블로숑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때는 13세기부터였으나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혁명 이후에 와서였습니다. 뒤늦게 알려진 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14세기에 새로 도입된 조세법 때문입니다. "오트-사부와Haute-Savoie의 알프스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소들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축유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겠노라." 세금 징수원이 보는 앞에서 젖을 짜 무게를 재게 돼 있었으니 젖을 열심히 짤 턱이 있나요. 세금 징수원이 간 뒤 남은 젖을 한 번 더 쥐어짜 치즈를 만든 데서 이 르블로숑이 시작되었습니다. '탈세 치즈'인 거죠. 치즈 이름도 그래서 르블로숑re-milk. 이렇게 만든 치즈는 당연히 집에서 몰래 소비할 수밖에 ..
▲ 네 장은 어디로 갔나. (아, 이번 치즈 시식기는 좀 창피한데...) 이 치즈는 제가 자연치즈인 줄 잘못 알고 사 온 치즈입니다. 집에 와서 포장을 다시 보니 "가공치즈processed cheese"라는 문구가 떡 하니 박혀 있네요. 그 앞에 있는 "naturally double smoked"라는 문구에 온통 정신을 빼앗겨 뒤의 문구를 보지 못 했습니다. 가공치즈 따위에 무엇하러 두 번씩이나 진짜 연기를 쏘여 가며 공을 들였을까요? 손쉽게 훈연액을 쓰지 않고 진짜 연기를 씌웠다는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만. 우선 맨입에 두 장을 먹어 보았습니다. 훈향은 그럭저럭 익숙하고 좋으나 치즈맛이 형편없는 데다 질감은 더 형편없어요. 치즈라 하기에는 치즈맛이 너무 안 나요. 생긴 건 말랑말랑해 보이는데 씹으니 너무..
다쓰베이더가 치즈 카운터 앞에 서서 안 먹어 본 것 뭐 있나 살피다가 분홍빛이 은은히 도는 염소젖 장기 숙성 하우다가 예뻐 보이길래 사 왔다고 합니다. 하우다를 염소젖으로도 만드는 모양입니다. 충분히 가능하죠. ☞ 염소젖으로 만든 체다도 전에 소개해 드린 적 있는데요. ☞ 숙성 하우다를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이것도 기대를 하고 사 왔다고 합니다. 과연, 속살의 연분홍 빛이 관능적으로 보입니다. 장기 숙성 치즈인 줄은 어떻게 아느냐? 소젖으로 만들었든 염소젖으로 만들었든, 20개월 이상 장기 숙성 하우다에는 노란색이 아닌 검은색 왁스를 입힙니다. 왁스의 색이 아니더라도 치즈 속살paste의 상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요. 수분이 적고 더 단단해 보이면서 소금 결정 같은 흰색의 점들이 간간히 눈에..
▲ 앵드르 Indre 프랑스 중부에서 생산되는 전통 치즈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위가 '툭' 잘린 피라미드 형상의 염소젖 치즈입니다. 왜 저 모양이 되었느냐? 나폴레옹이 나일강 전투Battle of the Nile에서 영국과 패권을 놓고 다투다가 넬슨에게 대패를 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롱쎄 성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생산되는 피라미드 모양의 치즈를 대접 받고는 이집트에서 대패한 악몽이 떠올라 분통이 터졌다죠. 분을 못 참고 칼을 꺼내들어 에잇 싹둑! 치즈 윗면을 베어 버렸다는 이야기. 원, 성질머리하고는. 치즈 장인이 애써 만든 것을.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치즈에 이런 재미난 이야기가 붙으면 판매에 유리하죠. 그리하여 프랑스인들은 그냥 맛있게 먹는 치즈, ..
로얄 알버트에서 미란이 언니 티웨어 라인을 출시했다는데, 암만 봐도 웨지우드의 , , 을 의식한 것 같은 혐의가 든단 말이지. 네 개를 한 조로 묶은 것도 그렇고. 게다가, 점잖은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티타임에 쓰일 티웨어 라인 이름을 외국인 노출증 공주병 환자 이름으로 정했다는 게 좀 의아하단 말씀. 애초 누구의 아이디어였고, 누가 최종 결정을 한 걸까? 젊은이들이 다구 제대로 갖춰 차 마실 생각을 더이상 하질 않으니 도자기 회사들 매출이 안 늘어 죽을 맛이라는 건 내 잘 안다만, 이렇게 해서라도 젊은 층의 구매욕을 자극해 보겠다는 걸까? 근데, 그냥 광고 모델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제품 라인 이름이 아예 '미란다 커'인 건 좀 그르치 않나? 자기 말로는 프로젝트의 매 단계마다 관여를 했다는데,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