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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버클리 호텔의 다이아몬드 쥬벌리 기념 아프터눈 티 친애하는 방문자 여러분. 영어 좀 되십니까?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듣고 쓰고 말하는 건 어려워도 사전 찾아가며 더듬더듬 읽고 해석하는 정도는 하실 수 있을 거라 전제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ㅋ 오늘 한국의 홍차인·녹차인들을 '깜놀'하게 했던 기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한국 포털들의 대문을 장식했던 그 기사를 BBC와 Daily Mail 원문으로 한번 보십시오. ☞ Male tea drinkers 'at greater risk of prostate cancer' ☞ Seven cups of tea a day 'raises risk of prostate cancer by 50%' '프로스테이트 캔서prostate cancer'는 남성분들이 잘..
아니, 요즘 한국이 그렇게 덥다면서요? 믿거나 말거나, 저흰 두꺼운 내복을 입고도 덜덜 떨다 못 견뎌 엊저녁엔 난방을 좀 했습니다. 추워 죽것어요, 아주. 차생활이 다소 단조로워졌습니다. 홍차는 무조건 머그 한가득 담은 수퍼마켓표 종이 티백 밀크티입니다. 우아하게 공부차 우려 '바디감'이 어쩌고 할 계제가 아녜요, 지금. 하도 추워 오늘은 매콤한 비스킷으로 몸이나 훈훈히 데워 보세 하고 난생 처음 진저브레드 비스킷을 다 구워 보았습니다. 사람 모양 비스킷 커터가 없어서 크리스마스 땡처리 할 때 사 둔 커터를 썼습니다. 생강가루만 넣으면 매가리가 없으니 이런저런 향신료를 더 넣어 제대로 풍미를 살려 봅니다. 비율은 취향껏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단것 싫다고 당밀 양을 줄이면 맛과 향이 제대로 안 나니 너무..
영국인들. 무슨 일만 있다 하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스트리트 티파티'를 합니다. 전승 기념 티파티, 로얄 웨딩 기념 티파티, 대관식 기념 티파티, 25주년 실버 쥬벌리 티파티, 50주년 골든 쥬벌리 티파티, 60주년 다이아몬드 쥬벌리 티파티, . . . 로얄 웨딩이나 대관식은 영국인이라면 살면서 몇 번 정도는 볼 수 있지만, 군주의 재위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 쥬벌리는 여간해서는 맞기가 힘들죠. 역대 영국 왕들 중 빅토리아 여왕과 현 여왕만이 재위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제아무리 까칠한 사람이라도 누군가 공직에 60년 세월 동안 몸 담고 있었다는 건 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왕의 다이아몬드 쥬벌리를 기념하기 위해 영국은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의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아..
올해는 여왕 할머니의 즉위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왕님의 '포스'는 실로 대단해 손자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기념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상술에 절대 놀아나는 법이 없는 꼿꼿한 단단, '우리가 이런 기념품 따위 살 돈이 어딨간. 밖에 나다닐 차비도 없구만.' 심드렁해하고 있는데, 얼마 전 식품 관련 소식지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보게 되었지요. 으응? 또 솔깃 그런데 이번에는 똑같은 차를 무려 세 가지 색 깡통으로 냈어요. 점잖던 트와이닝도 장사 수완이 점점 느는 모양입니다. 깡통 디자인도 다른 홍차 브랜드 것들에 비하면 좀 덜 근엄하고요. 상큼·발랄한 십대·이십대 아가씨들 취향입니다. 저 깡통에 있는 마차가 바로 여왕이 스물 여섯 살에 대관식 할..
오늘은 영국 아프터눈 티 테이블의 필수 요소인 '오이 핑거 샌드위치'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설명을 위해 다쓰베이더가 만든 식빵을 잘라 하나 급조해보았는데, 얌전하지가 못하고 어수선한 것이 꼭 제이미 올리버가 만들다 만 음식 같군요. ㅋ 단단은 한국 블로거들의 영국 여행기를 보면서 가끔 킥킥거릴 때가 있습니다. 영국 여행을 오시면 십중팔구 티룸을 가시죠. "영국은 홍차의 나라라 하니 그 뭐시기 '애프터눈 티'인지 뭔지 하는 걸 꼭 먹어줘야지." 하시고는 '억' 소리 나는 비용도 마다않고 호텔 티룸들을 가십니다. 그런데 막상 찻상을 받아 보시고는 실망하는 분이 적잖은 것 같아요. "뭐야, 이 퍽퍽한 동그란 빵은?" (스콘) "우웩, 푸딩인 줄 알고 퍼먹었는데 뿜을 뻔했네. 대체 이 느끼한 노란 물질은 뭐야..
부엌 창문 너머로 산비둘기woodpigeon 한 마리가 보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까치로 바뀌었습니다. 흔히 보는 까치이지만 가만 보면 흑백의 명쾌한 대비와 잘 빠진 꼬리 깃털이 매우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새입니다. 새 얘기 꺼낸 김에 단단이 설거지하면서 볼 수 있는 새들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열다섯 종이 훌쩍 넘는 것 같은데 이름을 다 알지는 못 해요. 오늘은 일단 아는 녀석들만 열거해볼게요.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로빈robin. 오렌지빛 가슴 털과 목소리가 정말 예쁜 새죠. 그런데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깔이 좀 있어요. 수컷 둘이 맞붙으면 한 쪽이 피 흘려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로 통합니다. 스모키 눈화장이 ..
▲ 저봐요 저, 가운뎃손가락에 끼웠는데도 헐거워서 반지 돌아간 거. ▲ 식힘망에 옮겨 완전히 식히기. 몇 개는 벌써 없어졌군요.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 인기 만점 트리오에 담아 냠냠. 마음 같아서는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께 각자 마음에 들어하시는 트리오 하나씩 척 안겨 드리고 싶으나. 국제 배송비가 너무 비싸 감당이 안 됩니다.;; 이놈의 나라는 우편비가 너무 비싸 당최 답이 안 나옵니다. 교통비도 너무 비싸 밖에 마음껏 나다닐 수도 없어요. 우편비가 비싼 건 서비스가 지나치게 좋기 때문이고(하루에 우체부가 이른 아침, 오후, 두 번이나 왔다감. 인적 드문 산골짜기 오지도 마다않고 열심히 다님), 교통비가 비싼 건 민영화 탓입니다. 영국인들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가장 후..
단단이 저녁 설거지 할 동안 부엌 쓰레기 버리러 나간 다쓰베이더. 한참 만에 다크한 낯빛이 부하 직원 스톰 투룹퍼처럼 하얗게 질려 허겁지겁 뛰어들어왔다. "결혼반지가 쓰레기통 속으로 사라졌어!" "에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뜨내기 유학생 집에 전기초롱불lantern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전깃불도 없는 으슥한 빌라 쓰레기장에 둘 다 빈손으로 뛰어 내려가 달빛에 의지해 집채만 한 쓰레기통 뒤지기를 한 차례 한 끝에 (우웩) 다행히 바닥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찾아냈다는데. ㅡ,.ㅡ 이게 다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때문이다. ☞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 성공담 단단과 함께 반식 다이어트 했던 다쓰베이더, 손가락 살이 같이 빠지는 통에 반지가 헐렁헐렁, 내 안 그래도 불안했지. 쓰레기 봉투 냅다 던질 때..
힘든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채리티 숍들을 훑었습니다. 채리티 숍 순례 수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자사호 발견. 아니, 이게 왜 여기 있냐?! 자사호가 뭔지 모를 게 분명한 영국인들은 아마 이걸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을 겁니다. '티폿이 왜 이렇게 작아? 아무 짝에도 쓸모 없네. 한 잔도 안 나오겠구만. 가만, 돌 하우스doll's house용인가? 그렇다 해도 색이 너무 칙칙한걸. (뒤집어서 보고) 한자 있는 걸 보니 중국 거로구만.' 안 봐도 훤합니다. ㅋㅋ 젤리 빈처럼 생긴 꼭지가 인상적입니다. 색은 꼭 스니커즈 한입 씹은 것 같네요. 쵸콜렛과 캐러멜 색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가치를 모르고 또 값을 잘못 매겨 놓은 것 같았습니다. 공예와 품질이 꽤 괜찮아 보였는데도 2.49 파운드..
단단이 매우 아끼는 머그입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입니다. 너무 아끼느라 아직 차를 한 번도 못 담아봤어요. 앞으로도 담지 않을 생각이고요. 설거지하다 이 빠지면 큰일나게요. 영국인들은 도자기 회사 머그보다는 도예 공방의 손맛 나는 머그를 더 좋아하는데, 이건 공방 머그도 아닌 유명 작가의 몇 안 되는 '작품' 머그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앞태. 어떻게 이런 효과를 내는지 매일매일 한참을 들여다보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없는 단단으로선 이게 그린 건지 새긴 건지조차도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멋있는 번짐blur 효과가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머그 한 가득 사람 얼굴이 담겨있는 것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손잡이. 형태가 독특합니다. 단순한 손잡이보다는 쥐기 다소 불편해도 이런 멋부린 손잡이를 더..
동양은 작은 찻잔 하나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사유한다. 막 피어 올린 가녀린 움싹을 유린 당한 차나무에게 진실로 머리를 숙인다. 특히 차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차나무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또한 일일이 한 순 한 순 찻잎을 채집해서 덖고 비비기를 거듭해 차를 만들어 준 제다인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제 이런 귀한 차를 입에 머금고 주변과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찻잔 속의 귀한 차를 마음 속에 떠올리며 너와 나,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귀한 차, 귀한 생각이 담긴 찻잔은 그래서 두 손으로 꼭 안아야 하는 귀한 보석 같은 존재이다. 보석 같은 귀한 존재를 만든 사기장은 더 귀한 존재가 된다. 이것이 찻잔 하나에 ..
▲ 매장의 계단. 권여사님의 구매 대행 부탁을 받고 런던 상경. 한적한 시골 동네에 콕 처박혀 살다 모처럼 런던에 올라온 촌사람 다쓰 부처, 자동차 소음과 넘쳐나는 관광객과 즐비한 숍들과 으리으리한 건물에 어안이 벙벙,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데. 흩어진 정신 겨우 수습하고 백화점에 들러 블로그 친구들을 위해 다구 몇 점 사진 찍어 왔다더라. ▲ 사측의 광고 사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다구와 홍차. 내 가진 돈은 없지만 그래두 저 홍차와 과자 한 통은 사서 먹어줬지. 암. 잘했고 말고. 뮤직 박스가 들어 있는 금색 과자통에서 영국 국가 이 음정 박자 무시하고 술 취한 듯 비틀비틀 흘러나와 보통 웃기는 게 아니다. 과자 한 입 먹고, 음악 틀고, 데굴데굴 덱데굴. ▲ 사측의 광고 사진. 마..
오늘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 지 60년이 되었습니다. 재위 기간을 놓고 보면 역대 영국 왕 중 2위를 기록합니다. 2011년 5월 12일을 기점으로 조지 3세의 21,644일 기록을 깨 2위에 올랐으나, 빅토리아 여왕의 기록을 깨고 1위에 오르려면 아직 2015년 9월까지는 더 살아주셔야 합니다. 공식 기념 행사들은 올림픽 치르기 전 날씨 좋은 6월에 뻑적지근하게 할 모양인지, 오늘은 언론에서 그간의 행적을 살피고 공을 기리는 정도로 다들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재위 기간 중 캔터베리 대주교가 6번, 교황이 6번, 총리가 12번(!), 미국 대통령이 12번 바뀌었습니다. 세월을 가늠할 수 있겠지요. 왕위 계승자였던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하필 두 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는 미국 여자와 결혼하려..
로얄 알버트 올드 컨트리 로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찻잔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 이 찻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치 랍상 수숑 홍차처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찻잔이죠. 순한 색의 도자기를 즐겨 왔던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무늬와 색상이 너무 화려해 보일 수 있어요. 단단은 지인으로부터 이 찻잔 한 조를 결혼 선물로 받았었습니다. 어린 시절엔 이런 요란한 꽃무늬가 어쩐지 나이 들어 보이고 싫었지요. 그래서 받자마자 돌아 와서 누군가에게 줘 버렸습니다. 순결하고 고결하기 짝이 없는 순백색 무지 그릇이나 젠 스타일의 깍쟁이 그릇들을 주로 즐기던 때였습니다. 영국 와 살면서 비로소 이 찻잔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굴지의 영국 도자기 회사 웨지우드와 로얄 알버트의 찻잔을 비교하면 두 회사의 표방하는 바..
윈체스터는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유서 깊은 중세 도시입니다. 아써 왕과 원탁의 기사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알프레드 대왕이 통치하던 옛 영국의 수도이기도 했지요. 집에서도 멀지 않아 그간 여러 차례 와서 사진도 많이 찍어 두었는데, 어쩐 일인지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없네요. 윈체스터 대성당은 다쓰 부처가 즐겨 방문하는 곳입니다. 이곳 코리스터와 성가대의 연주가 좋거든요. 해마다 이맘때면 교회 뜰에서 크리스마스 장터가 열리는데, 파는 물건들은 공예품 위주의 고만고만한 것들이지만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뻐 관광객이 많이 찾아옵니다. 저는 이 윈체스터 대성당의 대문을 정말 좋아합니다. 보통 이런 큰 교회들의 문은 중후한 색과 거대한 크기로 위압감을 주기 마련인데, 윈체스터 대성당은 작은 문을 여러..
▲ 화학자들의 현학적 유머 오늘은 조지 오웰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03년에 시행됐던 영국 왕립 화학회의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조지 오웰의 홍차 우리는 방법은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어요. 영국 왕립 화학회는 이렇게 가끔씩 실생활에 관련된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연구들을 해서 깜짝 발표를 하곤 합니다. 일종의 '대민봉사'인 셈이죠. 밀크티에 어울리는 과자 연구도 한 적 있고, 가장 저렴한 샌드위치 만드는 법도 발표한 적이 있었지요. 단단은 수학과 화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성적은 바닥을 깔았더랬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면서 어떻게 성적이 나쁠 수 있느냐? 가능합니다. 음치가 음악 애호가 되지 말란 법 있나요? ㅋ 수학과 화학의 세계는 잘은 모르지만 뭔가 심오한 세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권여사님의 은제 3단 트레이와 똑같은 물건. 눈이 번쩍. 우리 한국인들, 집집마다 멸치볶음이 다 다르고 누구나 자신만의 라면 끓이기 비법을 갖고 있지요. 영국에서는 가정마다 스콘 레서피가 다르고 사람마다 홍차 우리는 법이 다 다릅니다. 영국에서도 스콘은 이제 수퍼마켓이나 제과점에서 사 먹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홍차는 아직도 집에서건 직장에서건 직접 우려야 할 때가 많죠. 한국의 홍차인들은 이미 다양한 홍차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이야기일 테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홍차 우리기 권장안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무슨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순 자신의 취향에 의거한 것을 만인이 따라야 할 법령인 양 역설하고 있어 재미..
삼년이면 서당 개도 풍월을 읊고 성인聖人집 하녀는 라틴 구절을 인용하며 A saint's maid quotes Latin 영국 유학생은 안티크antiques를 앞에 놓고 깝죽대는 법입니다. 안티크 중에서도 단단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영국 실버입니다. 실버 중에서도 다구와 플랏웨어flatware가 주 대상입니다. TV 보다가 실버 티포트가 나오기라도 하면 차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 밥 먹던 숟가락도 내려놓고 열심히 보곤 한다지요. 얼마 전 골동품 프로그램에서 본 실버 티 세트는 정말이지 혼이 쏙 빠질 정도로 아름다워 소개해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어떻습니까? 형태는 단순·우아하면서 세부 장식은 지나치게 과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혀 있지요? 왼쪽부터 설탕기, 찻주전자, 우유기milk jug입니다. ..
자, 왔어요, 왔어, 니모가 왔어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니모가 아녜요~ 일년에 딱 한 번, 다쓰베이더 생일 때만 출몰하는 니모이올시다~ 꽥, 영감! 충분히 감상도 않구 바로 칼질 들어가는 거요? 만드느라 힘들었는데;; 순식간에 스시로 돌변. T_T 영국음식은 피쉬 앤드 칩스밖에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단단이 블로그를 통해 줄기차게 영국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간 꽤 많이 소개해 드렸죠? 영국에 있을 동안 틈날 때마다 영국음식 소개를 해 드리고 날 잡아 정리도 한번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영국음식 열전 사진에 있는 만두 모양의 파이는 '코니쉬 파스티Cornish pasty'라 불리는 영국 남서부 콘월Cornwall 지역의 특산 파이입니다. 스콘 대신 내 봅니다. 유럽연합에 의해 보호·보전해야 할..
우리 날씬이 한국인들은 차에 설탕 넣는 짓 따윈 잘 하지 않지만 영국인들의 찻상에는 반드시 설탕기가 올라오는 법이죠. 가루설탕을 쓸 때는 스푼이 필요하고 각설탕을 쓸 경우엔 집게가 필요하지요. 영국인들은 가루설탕보다는 깔끔한 각설탕을 선호합니다. 설탕집게는 '슈가 통스sugar tongs'라 부르는데, 가위나 안경, 바지처럼 복수형으로 써야 해요. 가위 모양으로 된 것sugar nippers도 있고요. 궁극의 아프터눈 티 테이블을 꾸며보는 게 지상목표인 단단은 얼마 전 다쓰베이더로부터 깜짝선물을 받았습니다. "징그러울수록 좋다고 했소?" 하면서 무언가를 툭 내려놓는 것이었어요. 설탕집게였지요. 집게 부분을 한번 보세요. 설탕집게 끝자락을 맹금류의 갈고리 발톱 발로 장식하는 것은 오랜 전통입니다. 일종의 ..
어느 작가께서 저 이태리 의 '베니션 모제익 티Venetian Mosaic Tea'를 금테 두른 뽀얀 찻잔과 함께 근사하게 세팅해 놓은 걸 보고는 부러움과 호기심이 불일듯 일었었지요. 어디서 비슷한 느낌의 찻잔을 살 수 있을꼬 뒤지다가 뜻밖에도 동네 채리티 숍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찻잔이 아니라 작은 크기의 커피 캔입니다. 원기둥 형태로 곧게 뻗은 커피잔을 '커피 캔can'이라 부른다는 것도 이걸 사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잔으로 쓰라고 나온 제품이지만 찻잔으로 써도 문제될 건 없겠지요. 런던의 유명 차이나 숍 가 독점으로 공급했던 의 커피 캔이라 합니다. 그래서 두 곳의 백 스탬프가 한 찻잔 안에 같이 인쇄돼 있는 모양입니다. 6인조를 7파운드에 샀으니 한 조당 2천원 꼴. 금테 두..
▣ ▲ 전체 153×104mm, 우표 한 장 38×26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 ▲ 우표 확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 아니아니, 글꼴이 그게 아니다. 무슨 중세 독일 과자도 아니고. 이건 '안작'이란 말이다. ▲ 거러췌. 스텐실로 된 밀리터리 글꼴. 기웃이: "안작"이 뭐요? 단단: ANZAC은 Austrai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두문자어acronym요. 기웃이: 자,잠깐. 또 차 한 잔 우려놓고 밀리터리 얘기를 하려 하오? 다쓰베이더 마누라 아니랄까봐. 단단: 어허, 오늘이 바로 안작 데이 아니오. 안작 데이에 안작 얘기를 하겠다는데 말이 많소. 기웃이: 오늘이 안작 데이요? 안작 데이란 것은 처음 들어 보오. 자, 어서 썰을 풀어 보시..
부활주일에는 교회를 가야하므로 이틀 전인 오늘 미리 찻상을 차려 봅니다. 이크,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남들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성금요일 아닙니까.;; 오늘 찻상에는 스콘 대신 못생긴 홋 크로스 번hot cross buns이 올라왔습니다. 영국인들의 성 금요일과 부활절 전통 빵입니다. 원래 이 정도로 못생긴 빵은 아닌데 제가 특별히 못생긴 걸로 잘못 집어왔습니다. 다쓰베이더의 차이브와 훈제연어를 올린 호밀빵 품퍼니클(Pumpernickel, 벽돌 모양의 호밀 함량 높은 독일빵), 크림치즈, 차이브, 훈제연어, 달걀피클, 레몬(먹어 보니 빵과 달걀피클이 시어서 필요 없었음), 후추. 끝. 조립식품의 진수입니다. 다쓰베이더가 조립했습니다. 품퍼니클 까나페는 유럽인들의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건데, 푸른 잔디 좋..
영국에서 '쫌' 유명한 이 총각과 모델 뺨치는 패션 감각을 소유한 이 처녀가 오는 4월 29일에 결혼을 하겠다고 해 레고 세상이 다 떠들썩해졌습니다. 이때다 하고 다들 한몫 잡아 보겠다며 온갖 기념품들을 쏟아 내거나 온갖 잔재주를 다 부려 보지만 상술에 절대 놀아나는 법이 없는 꼿꼿한 단단은 1년 363일 쵸콜렛을 사 먹어도 발렌타인 데이 전날과 발렌타인 데이에만은 쵸콜렛을 절대 사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래, 남의 결혼식에 쓸데없이 흥분해서 돈 쓰는 짓 않기로 진작 마음 먹었다지요. 그런데 몇 주 전. 식품 관련 소식지를 보다가 이런 광고를 보게 된 겁니다. 으응? 매우 솔깃 단단은 영국의 대중적인 홍차 브랜드 중에서는 트와이닝을 좋아합니다. 딱히 여기 차가 맛있어서라기보다는 회사가 신제품 개발도 게을리..
한국에 있을 때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찻자리를 가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찻잔을 수집한다는 말을 꺼냈었나 봅니다. 일행 중 한 분이 이 말을 마음에 두고 계셨다가 제 수집 조건에 맞는 찻잔을 구해 이곳 영국에까지 부쳐 주셨습니다. 깨지는 일이 빈번하니 다구가 먼길 여행을 한다는 말만 들으면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다행히도 금 하나 가지 않고 오늘 아침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미일리어가 이때다 하고 잽싸게 등장했군요. 새 다구만 보면 흥분하는 경향이 좀 있어요. 오늘은 일이 없나 봅니다. 다리 뻗고 아주 푹 쉴 모양입니다. 슬쩍 보이는 허벅지가 뇌살적입니다. 제가 전에 말씀 드렸던가요? 미일리어와 이리나를 볼 때마다 살 마저 빼고 멋 좀 부리고 다녀야겠다는 의지가 불끈불끈 솟는다고요. 그..
권여사님 댁에서 즐기는 마지막 아프터눈 티입니다. 여러분, 집에서 갖는 아프터눈 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몸은 좀 힘들고 귀찮아도 이것저것 만들어 (또는 사다가) 느긋하게 즐기기. 좋아하는 찻잔에 좋아하는 차 우려 단것과 함께 먹기. 이건 고독하게 앉아 진지하게 책 읽는 것 못지 않게 행복한 일이라고 봅니다. 사실 제가 집에서 차리는 찻상은 저 스스로 봐도 보잘것없다는 걸 잘 압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줄기차게 찻상을 소개하는 이유는요, 영국식 찻상 차리는 일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보세요, 홍차의 'ㅎ'자도 모르시던 권여사님도 이렇게 근사하게 한 상 차려 내시잖아요. 커피 한 잔 놓고 맛난 케이크 한 조각 곁들여 즐기는 건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죠. 그런데 ..
도자 타일로 외벽을 꾸민 건물이 있다 하여 도자기집 딸 단단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친구들을 꼬드겨 구경을 갔었습니다. 명동입니다. 오, 미술관 벽화인 줄 알았지 뭡니까. 한국도 이제 작품 같은 멋진 건물들이 제법 많아진 것 같아요. 공연장 내부를 도자 타일 작품으로 꾸민 일원동의 에서 음악은 안 듣고 타일을 둘러보며 혼자 몹시 즐거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미술 작품 보는 눈은 없지만 나름 취향이란 건 있어 정교한 부분들이 모여 거대한 전체를 이루는 작품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딱 저런 걸 말하는 거지요. 작가는 노가다로 죽어나는 작품들 말예요. ^^; 비가 와서 날이 좀 흐렸습니다만 도자타일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마음이 금방 화사해집니다. 저 타일 사이로 빛이 반짝반짝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단단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닌데 권여사님께서 눈만 뜨면 지극 정성을 다해 찻상을 차려주십니다. 밖에 볼일 보러 나갔다 돌아오기만 하면 찻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집 간 딸과 이렇게 단 둘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일은 다신 없을 테니 소중한 순간이라 여기시는 것이겠지요. 장농 속에 잠자고 있던 예쁜 식탁보도 꺼내 열심히 다림질까지 하셨습니다. 캬~ 간단 버전이라 해도 갖출 건 다 갖추셨군요. 샌드위치, 스콘, 단것들에 꽃까지! 3단 트레이가 작아 차음식들이 막 비져나옵니다. ㅋㅋ 3단 트레이의 구성은 다들 너무도 잘 아실 테니 오늘은 차음식 설명을 자세히 달지 않을게요. 전체 샷. 훈제연어와 참치 샌드위치. 크랜베리 스콘. 하트 모양의 팔미에와 마카롱. 윗단에는 요런 간질간질 간드러지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