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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걷던 이십대 청년, 길바닥에 카악 퉤. 내 앞에 걷던 칠십대 노인, 영혼까지 끌어올려 실한 건더기 크어어억 퉤. 올림픽대로에서 여의도 빠져나가려는데 오십대 남성, 벌건 대낮 갓길에 차 세우고 노상방뇨. 권여사님, 꼭 봐야 할 저녁 드라마 있다 하셔 억지로 같이 시청하는데 뺨 때리는 장면 두 번, 총각김치로 남의 얼굴 떡칠하는 장면 한 번. (이런 험한 드라마를 외국에 수출까지 한다 함.) 자정 무렵, 편의점 옆에 나란히 서서 노상방뇨 중인 삼십대 남자 둘과 눈 딱 마주쳐. 실화냐.
영화 의 예고편입니다. 1분 10초부터 토스트 먹고 홍차 마시는 장면이 나오니 유심히 보세요. 영국 영화에 차 마시는 장면이 안 나올 리가 없지요. 이 영화에서도 한 서너 번 나왔던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언급하는 문제의 바로 그 장면. 저거 보고 집에 돌아와 홍차에 잼 듬뿍 얹은 토스트 곁들여 '덩케르크 콤보', '덩케르크 정식' 드신 분들 많아요. ㅋ 식량 조달하기 쉽지 않았던 전시인데도 병사들에게 저렇게 딸기잼 듬뿍 얹은 토스트를 나눠 주다니, 대한민국의 어느 군필자가 그걸 보고 몹시 서러웠던 모양입니다. ㅋ 군인에게 단것이란, 초코파이 한 개를 얻기 위해 일주일마다 종교도 바꿀 가공할 위력의 것이라죠. 자자자, 서러워 마시고. 영국음식 소개 또 이어집니다. 오늘은 '덩케르크 정식' 맛있게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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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싶다. ☞ '채식주의자' 영어로 읽은 독자들이 어리둥절한 이유는 한강의 영어 번역판을 읽고 ☞ 독후감 비슷한 것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 맨부커상 수상 직후 한국의 번역자들 사이에 이미 오역에 관한 말들이 오갔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작품이 가진 아우라를 느끼기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한글 원문도 안 읽어봤는데 어떻게 아냐고? 한글로 쓰인 평들과 내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 그런데 어느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뒤늦게 엉터리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이를 며칠새 언론들이 너도나도 소개하며 떠들고 있다. 논문을 뒤늦게 쓴 건지, 일찍 쓰인 논문을 놓고 언론들이 이제 와 떠들어 대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후자라면 왜..
영화가 남긴 여운이 길어 며칠째 내용을 곱씹고 있습니다. 대사도 별로 없는 영화가 생각할 거리는 참 많이도 줍니다. 오늘은 영화에 쓰인 음악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 공간은 제 놀이터와 같아서 웬만하면 여기서는 일(음악)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드는데, 음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글이 없어 제가 한번 끄적거려봅니다. 전문 용어는 가급적 쓰지 않겠습니다. 이 영화의 작곡가로 다들 한스 짐머를 언급하죠. 음악을 맡은 작곡가는 사실 한스 짐머 외에 두 명이 더 있습니다. ▲ Hans Florian Zimmer (1957- ) ▲ Benjamin Wallfisch (1979- ) ▲ Lorne Balfe (1976- ) 현대의 영화음악 작곡가들은 좋든 싫든 클래식 음악 악보를..
뭐어? 신발을 다 물려줘? 그 알뜰함에 놀라는 분들 많은데, 나는 지금까지 그 신발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수십년 전 신발을 기억하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징헌 영국인들. ▲ 만 스무살이 되어 할머니의 결혼반지를 물려받은어이구내새끼1. 우리 집도 역사를 한번 만들어 보자. ☞ 브로치의 재발견☞ 오래된 인형
개봉 둘째 날, 극장입니다 영화 를 막 보고 나왔습니다.감동입니다.지금까지 본 전쟁영화 중 저한텐 이게 최곱니다.아아, 아름다운 스핏파이어. 극장에서 든 의문 하나 상영중인 영화는 으레 극장 로비에 포스터를 게재해 내방한 관람객들에게 상영중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지 않나요? 그런데 극장 와서 보니 이상하리 만큼 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군요. (CGV 용산 아이파크 몰에서 봤습니다.) 심지어 상영관 길안내 표지판조차 없어 상영관 자체를 찾는 것도 힘듭니다. 직원들한테 물어물어 상영관 앞까지 가니 그제서야 '아이맥스관'이라는 작은 표지가 겨우 하나 보입니다. 무인 발권기에도 영화 장면을 담은 포스터 하나 안 띄워 놓았습니다. 반면 는 발권기 여러 대와 극장 로비 벽면 곳곳에 조명을 댄 대형 광고 스크린을 ..
때 묻지 않은 풍경과 소리를 담은 '서늘한' 30분짜리 영상입니다. BBC가 이런 짓을 잘합니다. 집에 큰 모니터 갖고 계신 분들은 영상 하단의 'YouTube' 로고를 눌러 이동하신 뒤 'full screen' 표시를 다시 눌러 최대 화면으로 감상하세요. (저는 28인치 모니터를 씁니다.) 볼륨도 높이시고요. 갑갑한 서울 한복판에 살면서 올 여름 피서도 못 가는 단단은 BBC가 고맙습니다. ■
☞ OK툰 참고로, 맥도날드 빅맥 한 개를 사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은: • 뉴질랜드 20분 • 호주 21분 • 독일 21분 • 영국 26분 • 일본 27분 • 캐나다 29분 • 프랑스 29분 • 한국 41분 • 미국 42분 • 스페인 63분 • 중국 161분 • 러시아 180분 • 인도 424분 ※ 이 지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의 이 고안해 낸 것으로, 영국 지가 1986년에 각국의 화폐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빅맥 지수'와 각국의 월 최저 임금을 결합해 도출. 최신 빅맥 지수 ☞ The Big Mac Index 빅맥 한 개를 사기 위한 각국의 노동 시간 ☞ WageIndicator.org
▲ 식중독균 중 하나인 포도알균(포도상구균) [확대] 영국 유학을 떠나기 전 한국에 있을 때 식중독으로 신장에 손상을 입었었다. 이후 관해remission 판정을 받았으나 관리 차원에서 지금까지 약을 먹고 있다. 그런데 식중독이 일어난 당일과 전날, 전전날에 먹은 음식이 여러 가지라 어떤 음식이 원인이었는지 콕 집어낼 수가 없어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인을 놓고 궁금해하고 있다. 채식을 하던 때였다. 재수가 없으면 이렇게 과일이나 채소, 곡류, 견과류 등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린다. (새싹 샐러드와 묵은 견과류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영국 여왕은 해외 순방 시 샐러드와 갑각류·패류를 먹지 않는다. 자기 몸을 생각해서라기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과 요리사가 민망해질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고 ..
홍차인 여러분, 희소식을 담은 기사 하나 읽어보세요. ☞ 홍차 애호가라면 놓쳐서는 안 될 소식한국 와서 가만 살펴보니 삼성가 사람들이 영국적인 것과 영국 물건, 영국 식품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버터 함량 무려 32%나 되는 저 신이 내린 버터 비스킷 쇼트브레드도 백화점 덕에 먹고, 영국 잼들과 클로티드 크림도 와 신세계 백화점 덕에 먹고, 영국 백화점 물건들도 신세계 백화점 덕에 봅니다. 옷들도 영국풍이죠. 그런데 신세계 백화점이 이번에는 을 '숍 인 숍' 형태로 들여온다지 않습니까. 다쓰 부처한테 크나큰 위로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디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붙이지 않아야 할 텐데요. 영국 살 때 수퍼마켓에서 자주 사 먹던 390원(26펜스)짜리 값싼 베이크트 빈즈baked b..
▲ 윤태호 제43화 중에서 - 성질 괴팍한 우리 미식가 독재자 영감님은 1945년 2월, 즉, 해방 직전에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셨다. 모친 권여사님은 이듬해인 1946년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태어나셨다. 권여사님은 종종 6·25 전쟁 당시 꼬마의 눈으로 목격한 피란길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시곤 했는데, 강에 퉁퉁 분 시체들이 수습도 못 된 채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고 했다. 발이 부르터 걷다가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남의 지게 신세를 지기도 했다. 폭격이 일면 모두 가까운 방공호에 들어가 숨을 죽였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인텔리' 큰오라버니(단단의 큰외삼촌)는 납북인지 월북인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지금까지도 소식을 모른다. 큰아들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외할아버지의 애끓는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
▲ 클로티드 크림을 넣은 영국의 라이스 푸딩. 겨울 음식 이야기를 여름에 꺼내는 철없는 주인장. 몸은 비록 영국 땅을 떠났으나 컴퓨터 하드 디스크 속에는 찍어 둔 영국음식 사진이 그득, 머릿속에는 못다한 영국음식 이야기가 그득. 고로, '영국음식 블로그'라는 저 위의 간판은 앞으로도 수년간은 끄떡없을 듯합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맛있는 영국음식의 세계. 오늘은 영국인들의 겨울철 '컴포트 푸드'인 라이스 푸딩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쓰 부처도 영국에 있을 때 계절 상관없이 즐겨 먹던 음식입니다. 동물의 젖을 얻을 수 있거나 쌀을 수확할 수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쌀젖죽'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는데, 서양에서는 로마 시대 때 약으로 먹던 '라이스 포티쥐rice pottages'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정..
▲ 귀국 입국 절차 마치고 인천공항 중앙광장concourse에 나왔더니 "의료관광안내" 데스크가 떠억. ▲ 지하철 전동차 문 앞에 섰더니 옆에는 보톡스 광고, ▲ 위에는 정형외과 광고, ▲ 혹시나 하고 뒤돌아봤더니 맞은편에도 역시나 병원 광고. ▲ 흡사 식당 차림표 같은 꼼꼼한 시술 가격표. ▲ 비염수술 하는 김에 코성형까지 같이 하라는 기발한 협진. ▲ 지하철 역사에도 어김없이.오드리가 무덤에서 돌아 눕것네. ▲ 그렇게 해서 탄생한 옆집 언니, 윗집 언니, 아랫집 언니.논현동 근처에 살아 동네에서 이런 언니 하루 수십명씩 본다. 피부과에 갔다가 (돈 안 되면서) 난이도 높은 치료는 못 하겠다고 해 퇴짜 맞고 돌아온 다쓰베이더. (돈 되는) ..
▲ 다쓰베이더가 지진 갈치 한국. 일인당 수산물 섭취량 세계 1위. [2013~2015년 한국인 1인당 연 평균 58.4kg 소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먹죠. ☞ 개불도 다 먹잖아요. 으악 ㅋㅋ 영국은 섬나라인데도 반도국가인 우리 한국보다 해산물을 덜 다양하게 먹습니다. 사방이 목초지라서 예로부터 고기가 '펑펑', 해산물에 너무 의존하지 않아도 됐거든요. 그래서 피쉬 앤 칩스의 나라이면서 동시에 로스트 비프의 나라로 회자되는 거지요. (영국의 음식사학자들은 영국을 양고기의 나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것도 맞는 말입니다.) 당장 양국의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생선 가짓수를 비교해 봐도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
한편, 먼지 많고 무더운 날에는 짜장면 대신 냉면을 먹기도 했는데, 이 냉면도 외국 살면서 가장 먹고 싶은 한국음식 중 하나로 꼽던 것이었다. 짜장면과 냉면 둘 다 집에서는 맛을 잘 낼 수 없는 음식이므로 사 먹는 것이 최선. 특히 짜장면의 경우, 화력은 차치하고 맨 정신에 자기가 먹을 음식에 자기 손으로 기름과 당을 그토록 많이 쏟아 붓는 건 불가능하므로 이런 건 그냥 눈 딱 감고 밖에 나와 사 먹어야 하는 것이다. 잘한다는 집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먹지는 않으므로 냉면을 많이 경험해 보지는 못 했다. 단단이 강남에서 좋아하는 냉면집은 방이동의 . 귀국 후 두 번 가 봤다. 두 모금, 세 모금, 마실수록 고소한 맛이 혀에 쌓인다. 음악에 비유하자면 끝으로 갈수록 크레셴도poco a poco cresc...
오래 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빅 브라더를 맞아 동생들이 눈 초롱초롱 빛내며 "한국에 오면 제일 먼저 무얼 먹고 싶었소?" 물었더니 그의 대답인즉슨, "짜장면." 짜장면? 고작 짜장면? 푸짐한 한정식도 아니고 짜장면? 세월이 흘러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단단이 가장 먼저 찾아 먹은 음식 역시 짜장면. 해외에 장기 체류했다 귀국하신 다른 분들은 어떤 음식이 가장 먹고 싶으셨는지 궁금하다. 영국에서 차오미옌chow mein이라는 중국 면을 먹어 보기는 했으나 볶음면인데다 단맛과 양파가 부족해 색은 까매도 한국의 짜장면과는 한참 다른 맛이 났다. 달고 끈적한 춘장 소스를 끼얹은 한국식 면은 영국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얼마나 그리웠던지. 요즘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음식이겠지만 내 세대(X-세..
▲ 길 가다 '국가 대표 떡볶이'라는 뜻의 '국대 떡볶이' 간판이 보이길래 호기심에 들어가 봄. 징허게 매워. 적당히 매우면 자주 사 먹어 줄 텐데 업주들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듯. 블랙 페퍼, 그린 페퍼, 핑크 페퍼, 화이트 페퍼, 쓰촨 페퍼, 머스타드, 와사비, 호스래디쉬, 삐멘똔 좋아하는 단단이 한국의 매운 음식은 잘 먹지 않는 이유: 품위가 급격히 없어지기 때문. 매운 음식과 품위가 무슨 상관? 상관 있고말고. 매운데다 설상가상 뜨겁기까지 해봐, 얼굴엔 송글송글 땀방울, 인중은 영롱하게 반짝이는 콧물길, 먹다 말고 콧물 끌어올려 삼켜야 해, 까칠까칠 조악한 냅킨 갖다 코 푼다 쳐, 아침에 정성껏 분칠한 고운 내 얼굴루돌프처럼 코만 빨갛게 까져, 코 푼 휴지 처리하려 두리번두리번 휴..
▲ 지방 대도시 아파트에 사시는 다쓰베이더의 부모님. 즉, 단단의 시부모님. 거실인데 TV가 없다. ▲ TV 대신 화초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남들 TV 보는 시간에 책을 읽으시거나 가드닝을 하신다는 소리. ▲ 난蘭 화분이 많은 걸로 보아 소문난 '그린 핑거즈green fingers'. 주변 사람들이 개업 선물로 들어온 것들을 죄 이 댁에 갖다 놓고 도망가는 것이다. ▲ 베란다가 압권. 사진 눌러 크게 키워 보시라. ▲ 색색의 제라늄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선인장들로 가득. ▲ 그 크기로 짐작컨대 하루이틀 키운 게 아니다. ▲ 이 집 남자들이 대체로 선인장 같은 데가 있다. 묵묵하고 속정 깊은 사람들. ▲ 단단이 영국 가기 전 키우던 작은 선인장을 위탁했는데 어느덧 이렇게 훌쩍 컸다. (오른쪽 아래 칫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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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2월 26일에 있었던 일을 적습니다 - 휴... 저는 이 건물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영국과 벨기에를 잇는 유로스타 역인 이 세인트 판크라스 역사 앞에만 서면 건물이 세워졌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문학 작품들과 당대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 그에 얽힌 얼굴들과 어록들이 공기 중에 이미지와 활자로 와글와글 찹니다. 건물 자체도 아름다운 데다, 먼길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철도역이 지닌 묘한 기운이란 게 있지요. 첨단 이미지의 공항과는 또 다른 좀 더 예스러우면서 아날로그한 느낌. 세인트 판크라스 역사 안에는 고급 호텔이 있습니다[St Pancras Renaissance Hotel]. 고급 호텔이 있으면 고급 바와 고급 식당도 있게 마련. 근사한 인테리어의 ☞ 는 ..
나도 삼십대 초반까지는 김규항씨 글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책까지 다 사서 보고. 이제는 잘 안 본다. 어느 순간부터 이 양반 글을 읽고 나면 꼭 한겨레 신문 읽고 난 뒤 느끼는 것 같은 불쾌감이 들어서다. 자기 책 사서 읽는 사람은 깨어 있는 민중이지만 다른 좌파 지식인이나 중도 좌파가 쓴 책 읽는 사람은 몹쓸 선동에 휘둘리는 우매한 대중이며, 저 신성한 단어인 '좌파'와 '진보'는 자기 허락 없이 함부로 써서는 안 되고, 중산층 인텔리 여성은 하층 계급 여성의 어려움을 이해할 리 없으므로 감히 페미니즘 이야기를 꺼내서도 안 되며, 자기 직업만 소중한지 남의 직업은 걸핏하면 폄훼하는 데다, 매사 지나치게 다듬은 세련된 문장으로 깔보듯 가르치려 들어 맞는 말을 해도 기분 나쁘게 들리게 하는 특별한 재능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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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멸치볶음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안초비 먹고 산 이야기"의 한 대목과 침 고이게 만드는 덧글. 올 초에 안초비 이야기를 하면서 집집마다 다른 한국의 멸치볶음을 칭송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 나시죠? 단단은 이제 그 다양한 멸치볶음의 나라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없는 동안 우리들의 소중한 멸치볶음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한번 보시죠. ▲ 견과류와 꿀을 넣은 시어머니표 멸치볶음. ▲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표 멸치볶음.(사진을 미처 찍어 두질 못 해 다 먹고 난 빈 통만.) ▲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 친구표 멸치볶음. ▲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의 멸치볶음. ▲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강남 어느 반찬가게 멸치볶음. ▲ ..
▲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19대 대선 요약 컷곰곰 생각해보니 얼마 전에 쓴 ☞ 한국인과 머리 염색 글이 대선을 앞두고 본의 아니게 '쏠트 앤 페퍼 헤어'인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고도의 선거 운동 글로 읽혔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필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문장으로 끝맺어 더 그렇게 보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해 없으시기를 바란다. 블로그에 투표 후기는 써도 투표 전 선거 운동은 안 한다. 그 글 쓸 때 문재인 후보는 머리 속에 담고 있지도 않았다. 모친인 권여사님과 남편인 다쓰베이더가 푸른색을 좋아해 나도 푸른색을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푸른색 꽃을. 그래서 찻잔도 푸른 꽃 그림이 담긴 것만 모으고 블로그 이름도 '푸른꽃'이다. 푸른 꽃은 낭만주의의 상징으로, 푸른색은..
'자연주의 한정식'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이라는 한정식집에 다녀왔습니다. 뜰에 꽃과 나무가 많아 한참 구경했습니다. 음식도 괜찮았습니다. 가게 이름 앞에 '자연주의 한정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집입니다.'자연주의'라는 용어는 영국에서도 많이 들었으나,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이 용어를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달라 같은 북유럽이라도 스칸디나비아쪽 요리사들과 영국 요리사들의 생각이 또 다릅니다. 영국에서는 제철 중에서도 최상의 상태에 이른 재료들을 적극 활용해 요리한다는 뜻을 지닐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계절별이 아닌 재료 수급별로 메뉴가 달라져 심할 경우 음식이 매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재능 있고 야심찬 요리사들에게는 재미도 있고 대단한 도전도 될 ..
▲ 은 식기가 왜 그 모양인가. 모임이 있어 이라는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널찍하고 인테리어와 조명이 근사하길래 뭔가 제대로 내는 집인가 보다 했습니다. 음식 나온 것 보고 충격 받았습니다. 서빙 그릇들이 전부 경박, 말 그대로, 가볍고 얇은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입니다. 제가 집에서 요리할 때 쓰는 재료 준비용mise en place 스테인레스 스틸 그릇들도 이보다는 두껍습니다. 혹시 영화나 유튜브 영상에서 서양의 주방 장면 보신 적 있나요? 서양에서는 영업집 주방들이 재료 준비할 때나 이런 스테인레스 스틸 그릇을 쓰지요.게다가, 저 볶음밥pilaf 담음새 좀 보십시오. 음식들은 또 얼마나 달던지. 한식과 중식 달게 내는 것만으로는 성에 안 차 이제는 양식도 달게 내기로 작정들을 했나 봅니다. 소스, ..
한국에 와서 보니 제 오라버니들, 새언니들, 저보다 열 살, 스무 살 많은 분들이 어째 저보다 머리카락이 더 새까맣더군요. ㅋ 두 살 아래 동서한테 "자긴 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네?" 했더니 실은 몇 년 전부터 염색을 하고 있다고 이실직고 합니다.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계속 해야 해서 번거롭다는 귀띔도 합니다. 친척 모임에 갔더니 막내 고모, 작은어머니가 조카인 저보다 머리가 더 까맣습니다. 졸지에 단단은 타지에 유학하면서 억수로 고생해 팍삭 늙어 버린 측은한 조카가 되었습니다. (고생한 건 맞아요. 흑흑;;) 저는 이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어딘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곰곰 생각한 끝에 그 원인을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까만 머리카락'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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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 있은 지 오래돼서 제 한국어 실력이 퇴보한 걸까요? 저는 이 문장에서 강남구가 고쳐 주겠다는 게 자전거인지 자동차인지가 헷갈립니다. 구청측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구민들의 자동차를 고쳐 주겠다는 것인지, 고장 나서 집에 방치돼 있는 구민들의 자전거를 방문 수리해 환경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것인지. 만약 후자였다면 "이동수리센터에서 간단한 자전거 정비 무료로 해 드립니다"로 깔끔하게 쓸 수 있지요. 경정비는 "수리해" 드리는 게 아니고 그냥 "해" 드리는 건데요. 한국에서는 맞춤법 맞는 글 보기가 틀린 글 보기보다 훨씬 힘든데다 비문非文이 만연해 내용 이해하는 데 애를 먹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아파트를 가든 승강기 안에는 어법에 맞지 않는 안내문이 꼭 있고,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공공기..
로또 1등 당첨되세요.2017년 한 해 동안 길 가다 문 안 잡아 주는 사람이 흘린 만원짜리 지폐 열두 번 주으세요.마트 이벤트에 당첨되세요.회사에서 제때제때 승진하시고 정년 다 채우고 나오세요.무병장수 하시다 딱 이틀만 앓고 잠자듯 세상 뜨세요.☞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기품 있는 사람의 특징
건조식품 목구멍에 깨진 호두 껍질이 꽉 차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새벽에 깨다. 습도계를 봤더니 습도 18%. 오후에 다시 봤더니 습도 16%.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을 지경. 사람 살려. 참고로, 인간이 쾌적한 생활을 하기 위한 적정 습도는 40-60%. 한국인이 바싹 말린 식품을 먹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그제서야 섬광 같은 깨달음이 왔다. 한국에서는 겨울과 봄에 농산물을 그냥 실온에 두기만 해도 삽시간에 건조식품이 되겠다. 힘들여 식품 저장법 연구하지 않아도 되겠어. 탕반문화 영국 살 때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가래를 귀국 삼일만에 뱉고 모골이 송연. 적응해야 할 것들이 수두룩한데 우선 숨쉬기 걱정부터 해야 할 판이다. 극심한 건조에, 설상가상, 청소 잘 된 실내에 있는데도 바깥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