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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몬 소울lemon sole, 학명은 'Microstomus kitt'. ▲ 포fillet 뜨는 법. ▲ 레몬 소울 서식지. [지도를 누르면 큰 그림으로 뜹니다.] 레몬 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소울도 아닌데 '레몬 소울'이라는 이름이 붙은 불가사의한 생선을 소개합니다. 소울sole 과가 아니라 플레이스plaice, 할리벗halibut과 같은 과입니다. 납작한 생선이 대개 그렇듯 레몬 소울도 심해 바닥에 붙어 살기 때문에 낚시로는 잡히지 않습니다. 가을과 겨울에 먹는 것이 가장 좋고, 4월부터 9월까지는 산란기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 시기에 잡은 것들은 어차피 알roe이 너무 크고 생선살도 스폰지 같아서 맛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17년까지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영국에서 팔리는 것..
오늘은 안초비 특집입니다. 글이 또 깁니다. 이동하시거나 누구 기다리시면서 시간 때워야 할 때 보세요. ▲ 우리 집 생선 도감의 안초비. 위에서 두 번째 은빛 나는 것이 유럽 안초비. 맨 아래는 북태평양 북미 안초비. 단단이 참 좋아하는 식재료 안초비. 안초비는 정어리sardines보다 살색도 더 진하고 맛도 더 진합니다. 집에 염장 안초비 깡통, 하드 치즈, 토마토 퓨레, 피쉬 소스(액젓), 간장만 있으면 우마미 내는 다른 조미료는 따로 둘 필요가 없지요. 영국인들도 안초비를 먹습니다. 그런데 영국 바다에서는 안초비가 잡히질 않아 수입을 해 와야만 합니다. 영국 남서쪽 바다에 적은 수가 드물게 잡히기는 하나 양이 적어 16세기부터 남유럽에서 안초비를 염장해 가져오고 있는데, 안초비 자체를 먹기도 했지만..
"고기나 생선이라면 소금 하나로 충분하지만 야채는 그렇지가 않아. 때문에 마요네즈라든가 드레싱 같은 양념이 만들어지게 됐던 게 아닐까. 매장에 가서 살펴보니 놀랄 만큼 다양한 드레싱과 샐러드 소스가 진열돼 있더군. 그걸 보고 난 확신하게 됐네. 생야채를 먹는데 이렇게 다양한 드레싱이 필요한 것은 인간이 생야채를 본질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증거라고 말일세." - 34권 5화 '샐러드 승부' 인용한 위의 글에 다들 동의하시죠? 저도 익힌 채소는 양껏 먹을 수 있으나 생채소는 맛있는 드레싱이 있어야만 겨우 먹습니다. 아니면 베이컨이나 소세지, 안초비, 치즈 같은 기름지고 짭짤한 단백질 재료들과 함께 씹든가요. 저는 남들보다 쓴맛을 훨씬 증폭해서 느끼는 못된 혀를 장착하고 있어서 생채소, 특히, 색이 짙은 잎채소..
이 음식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글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젠틀맨스 렐리쉬 - 영국식 안초비 페이스트(버터)
영국에 계신 분들 중 안초비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음 번 장보실 때 이렇게 생긴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십시오. '젠틀맨스 렐리쉬' 혹은 '파툼 페퍼리움'이라는 근사한 라틴어 이름을 가진 영국의 안초비 페이스트입니다. 전통 장으로, 1828년에 존 오스본John Osborn이라는 사람이 조제해 등록한 제 품이 지금까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올리브 생산국들은 올리브 오일을 써서 안초비 페이스트를 만들고, 올리브 오일이 안 나는 대신 버터가 펑펑 나는 영국에서는 버터와 이국 향신료를 써서 안초비 페이스트를 만듭니다. 안초비 버터라고도 부릅니다. 북유럽 바다에서는 안초비가 잡히지 않아 전량 수입을 합니다. 남유럽 바다에 없는 연어와 청어herring를 주고 대신 안초비를 가져오는 거..
▲ 우리 집 생선 도감의 대서양 고등어Scomber scombrus, Atlantic Mackerel. 훈제 고등어.영어로는 '스모크트 매커럴'.이곳 수퍼마켓 냉장 생선 선반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생선 가공품 중 하나로, 고등어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생선 10위 안에 듭니다. 다쓰 부처한테는 훈제 연어와 함께 훈제 고등어가 가장 맛있는 생선이고요. 피쉬 카운터에 가면 생물도 물론 살 수는 있으나 생물 사다 집에서 조리하는 이는 드물고, 대개는 훈제한 것을 사 먹습니다. 포장 뜯어 먹기만 하면 돼 편합니다. 양념도 다양합니다.고등어는 잡은 뒤 빠른 속도로 선도가 떨어지는 까탈스러운 생선이므로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잘 가공된 것을 사 먹는 게 낫다고 하죠. 우리 한국인들도 간고등어를 많이 먹고요. 가공되었..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생선 파이를 하나씩 소개해 드렸으니 닭고기 파이도 소개를 해 드려야지요. 말하자면, 영국인들의 삼계탕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삼계탕만큼 국물이 많지는 않지만 고소한 닭육수가 주는 푸근한comforting 느낌이 비슷합니다. 크림까지 들어 더 고소하죠. 치킨 파이 중에서는 '치킨 앤드 머쉬룸' 파이가 가장 흔하고 유명한데, 여기에 햄을 더 넣어 주기도 합니다. 리크leek는 거의 항상 들어가고요. 그래서 파이 이름을 '치킨 앤드 머쉬룸 파이'로 쓰기도 했다가, '치킨, 햄 앤드 머쉬룸 파이'로 쓰기도 하고, '치킨, 햄 앤드 리크 파이'로 쓰기도 하는 등, 재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붙이기도 합니다. 근본은 모두 같은 파이입니다. 간편식 파이 사 먹고 나서 일인용 파이 그릇이..
더이상 영국적일 수 없는 음식,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영국은 쇠고기와 에일의 나라입니다. 와인도 기원후 43년부터 즐겨 왔으니 즐긴 지는 꽤 오래되었고 요리에도 많이 쓰기는 하나, 어쨌거나 수입 술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사과술인 싸이더cider, 맥주ale, 위스키, 진gin이야말로 지극히 영국스러운 술로 생각들을 하죠. 생산량도 많고요. 영국 전통 음식에 그래서 와인뿐 아니라 이 술들을 쓰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와인을 소량 생산하기는 합니다. 주로 스파클링 와인.) 이 파이도 서민 음식이라서 조리법이 단순합니다. 기본 얼개는, 장시간 푸욱 익힌 비프 스튜 위에 파이지를 얹어서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 것. 조리법 시연 영상을 세 개 걸어 드릴게요. 재료는 조금씩 달라도 관통하는 기본 ..
바로 전 글에서 셰퍼즈 파이를 소개해 드렸지요, 오늘은 양고기 대신 쇠고기를 쓰는 코티지 파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리법은 같고 주원료인 고기 종류만 달라지는 것이니 조리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 셰퍼즈 파이 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만드는 법은 동영상까지 걸어 이미 소개를 잘 해 드렸으므로 오늘은 간편식ready meal 사 먹은 이야기나 해보렵니다. 먼저, 의 코티지 파이. 1인분 325g £4.50. 제품 설명: Tender mince British beef, slow-cooked with red wine and thyme, then topped with our creamy mashed potato, Cheddar cheese, parmesan and breadcrumbs. Perfect! 성..
2015년에 실시한 BBC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로스트 디너. 2위를 차지한 음식은 셰퍼즈 파이. 양고기를 써서 만든다고 '양치기의 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전통 파이입니다. 영상에서는 몇 분 만에 뚝딱 완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제법 걸리니 사악한 편집에 속지 마시고 느긋한 마음으로 쉬엄쉬엄 만들어 보세요. 만드는 법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한 살 미만의 어린 양인 'lamb'의 맛과 향 양고기는 태어나서 처음 사 보았는데, 양념 없이 고기만 먼저 익혀 보니 신기하게도 안초비 향이 강하게 풍깁니다. 그래서 양고기 요리할 때 안초비를 자주 넣는 걸까요? 그런데 또, 익힐 때의 향과는 달리 먹을 때는 안초비 맛이 안 납니다. 어린 양이라서 그런지 아직 양..
▲ 부엌에 있는 칼 모두 소집. 단단은... 칼질을... 드랍게 못 합니다. 꽈당 칼을 무서워하거든요. 아직도 사과 껍질을 잘 못 까요. 손 다치면 악기 못 다루게 될까봐 어릴 때부터 손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던 습관이 있어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중·예고에서는 체육 시간에 음악과 아이들 손 다칠 만한 운동을 일절 안 시킵니다. 콩쿠르나 입시 앞두고 손 다치면 큰일 나죠. 허나. 칼질 못 해도 맛있는 건 잘만 해먹습니다. ㅋ 요즘은 미리 손질돼 나오는 재료들도 많고 편리한 도구들도 많아 요리할 때 우리 엄마들처럼 칼질을 많이 할 일이 없더라고요. 채소 몇 가지 잠깐 썰고 나면 끝. 채칼과 Y-필러도 많이 쓰고요. 생선도 포fillet가 미리 잘 떠져 포장돼 나옵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은 나라라서 그런지..
리크leek를 쓰는 레서피를 소개해 드린 김에 하나 더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웨일즈 지역의 전통 음식인 '글래모건 소세지'입니다. 레서피가 무려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런데 소세지라면서 고기는 전혀 들어 있지 않으니 재미있습니다. 웨일즈는 예로부터 질 좋은 고기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그곳에도 고기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있었겠지요. 고기 대신 빵가루와 치즈를 소세지 모양으로 빚어 먹은 데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데, 오늘날에는 채식 소세지의 조상쯤으로 나름 '추앙'을 받게 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소세지를 소개하는 소세지 백과사전에도 당당히 등재가 되었습니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맛있어서 일부러 사 먹기도 합니다. 저도 그 일부러 사 먹는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펍에서 채식주..
단단이 참 좋아하는 식재료, 리크leek. 이거 한국에서도 재배하고 있나요? 저 이거 없이는 못 삽니다. ☞ 리크에 대하여 단단이 참 좋아하는 식재료, 훈제연어. 훈제연어에 대해서는 '썰'을 한참 푼 적 있으니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그동안 사진을 이것저것 많이 추가했습니다. ☞ 영국 훈제연어에 대하여 단단이 참 좋아하는 식재료, 치즈. 사진은 영국산 장기 숙성 체다입니다. 음식에 넣어 먹든, 맨입에 먹든, 하루에 치즈 50g씩은 종류 상관없이 꼭 챙겨 먹고 있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치즈 중 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 두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 체다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음식에 영국산 장기 숙성 체다를 넣으면 소금과 MSG와 버터와 견과류와 식초와 양파 즙과 약간의 설탕을 한 번에 넣은 것 ..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영감님을 떠나 보낸 뒤로는 "심장 멎는 줄 알았네!", "심쿵했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게 되었다. 배에 복수가 계속 차 올라 사투를 벌이다 하늘나라로 간 어린 조카 생각에 "배 터지게 먹었어."라는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렵사리 임신했다가 유산한 친구가 있어 "깜짝이야, 애 떨어지겠네!"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가면서 애사가 쌓이니 말을 조심해서 하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죽음을 목도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내 청춘 시절을 풍미했던 유명인들의 궂긴 소식은 이제 거의 달마다 접한다. 조부모 네 분 모두 떠나셨고, 친척 어른들 중에도, 대학 은사들 중에도, 심지어 선배들 중에도 세상을 떠난 분이 있다. 해가 갈수록 그리운 얼굴들을 꼽아 보는 시간..
샌드위치와 영국식 아침식사 외에 요즘 한국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 먹고 있는 영국음식은 '스코치 에그'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Daum 대문에 뜨는 것도 자주 봅니다. 일년 내내 즐길 수 있으나 영국인들은 이를 대개 5월에서 8월 말까지의 피크닉 철에 파란 잔디 위에 앉아 즐기는 나들이 음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말하자면, 영국인들의 '김밥'인 거죠. 수퍼마켓이나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팔고, 펍에서도 내며, 고급 식당들도 본식인 고기 요리에 바삭한 요소로 많이들 곁들여 냅니다. 서민 음식도 됐다가, 파인 다이닝 음식도 됐다가, 아이들 간식도 됐다가, 어른들 술안주도 됐다가, 합니다. 식은 것도 맛있지만 저는 갓 튀겨 촉촉하고 뜨거울 때 먹는 것을 좋아해 집에서 만들거나 펍에서 사 먹곤 합니다. 헤스톤 블루멘쏠..
저희 집에 있는 빈티지 크리스마스 카드입니다. 홀리 가지를 꺾고 있는 여인의 표정이 참 사랑스럽죠. 빨간 열매 달린 반짝이는 홀리 잎 실물을 보면 아마 여러분도 저런 표정이 절로 나올 겁니다. 영국 전역이 그렇겠지만 저희 동네에도 홀리가 많이 심겨 있습니다. 가지치기 해서 네모 반듯한 울타리로 만든 집도 있고 이렇게 큰 나무로 키우는 집도 있죠. 어릴 때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보던 이국의 신비한 식물을 영국에 도착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맞닥뜨리고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너였구나!" 홀리는 왠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잎에 윤이 반짝반짝 더 나면서 열매도 더 빨개지는 것 같아요. 하도 예뻐서 길 가다 멈추고 넋을 놓고 봅니다. 다른 꽃들이 안 보이는 계절이라서 더 돋보이나 봅니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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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크리스마스 만찬 요소들로 꾸민 영국 어느 작은 여관inn의 명절 특선. ☞ Freemasons at Wiswell 오늘 글을 연결문서까지 다 읽으시려면 아마 두 시간은 넘게 걸릴 겁니다. 홍차나 커피 한 잔 준비하셔서 과자나 케이크 한 조각과 함께 갖고 오세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진 않더라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명절에 이런 음식들을 먹는구나.' 교양 삼아 읽어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 * * * 오늘은 집에서 해먹은 영국의 크리스마스 만찬 음식들과 수퍼마켓에서 사다 먹은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들을 주욱 올려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만찬 음식과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은 다릅니다. 크리스마스 만찬 음식은 12월 25일 오전에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고 와서 먹는 점심으로, 명절 ..
영국인들이 와인 파티나 콕테일 파티 때 즐겨 먹는 짭짤한 안주 중에 '담요 두른 돼지들pigs in blankets'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음식이 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콕테일 생소세지를 베이컨으로 감싸 오븐에 굽는 건데, 재작년에 소개를 해 드렸지요. 오늘은 그와 비슷한 음식인 '말 탄 악마들devils on horseback'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 이것도 이름이 만만찮게 재밌어요. 생굴을 베이컨으로 둘둘 말아 오븐에 굽는 '말 탄 천사들angels on horseback'과 짝을 이루는 음식인데, 이 데벌스 온 호스백에는 굴 대신 말린 자두prunes가 쓰입니다. 그러니까, 익히면 뽀얀 색이 나는 굴은 천사에, 말린 자두는 시커멓다고 악마에 비유하고 있는 거지요. 흰색을 선한 것에, 검은색을 ..
이 고양이 갈란드garland 기억 나십니까. 여러 분들께서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이셨죠. 고양이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는 소립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 녀석이 들고 있는 게 뭐냐면요, 민스 파이와 함께 영국의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푸딩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푸딩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음식 이름이 '크리스마스 푸딩'이에요. 크리스마스에 먹습니다. 으응? 헷갈려 ㅋㅋ 크리스마스 만찬 끝에 즐기는 전통 후식이죠. 그런데, 요리사 표정이;; 남의집살이하면서 명절 음식 장만하느라 아주 피곤에 절었네그려;; 그림에서 크리스마스 푸딩을 잘 보세요. 대포알처럼 동그란데다 불꽃에 휩싸여 있죠. 면보로 꽁꽁 싸서 삶거나 찌면 저런 모양이 나옵니다. 요즘은 대포알 모양보다 이렇게 위·아래가 평평한 모양이 더 흔..
브랜디 버터 크리스마스 즈음 수퍼마켓에 가면 냉장 크림 선반에서 '브랜디 버터'라고 써 있는 작은 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때는 볼 수 없고 크리스마스 때만 나타났다 사라지는데, 이름대로라면 브랜디로 맛낸 버터라는 소리이겠지요? 어떻게 생겼냐면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터는 맞는 것 같은데 눈으로 보기에도 살짝 입자가 느껴집니다. 설탕 탓이지요. 브랜디 버터 성분: Unsalted Butter (Milk), Icing Sugar, Brandy (7%). 끝. 또다른 곳의 브랜디 버터 성분: Unsalted Butter (Milk) (39%), Granulated Sugar, Cognac (19%), Brown Sugar, Orange Juice (3%). 끝. 밀가루처럼 하얗고 고운 아이싱 슈가 대신..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두 곡을 소개해 드릴게요. 좋아하는 캐롤이 두 곡밖에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캐롤 중 오늘은 두 곡을 소개해 드리겠다는 겁니다. ㅋ 이 두 곡은 특별히 미국의 아카펠라 그룹인 의 편곡과 연주로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Hark! The Herald Angels Sing' 음반 《He is Christmas》(1991) 수록곡 가사는 1739년에 영국인이 썼고, 선율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작곡된 멘델스존의 것을 가져다 영국 작곡가가 1855년에 가사에 맞춰 변형해 붙였습니다. 이 연주에서 맨 마지막 종지 부분cadence 말입니다, 이 대목 들을 때마다 저는 세상 모든 연주 중 그 흔한 장3화음을 이토록 근사하게 들려 주는 연주는 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 단단의 민스 파이 연대기 - ▲ 2009년 12월 6일에 본 진열창의 민스 파이. ▲ 2009년 12월 29일에 맛본 의 민스 파이. ▲ 2013년 12월 1일에 맛본 헤스톤 블루멘쏠 민스 파이. ▲ 2014년 11월에 산 퍼프 페이스트리 민스 파이. 상자는 페이퍼 컷 아티스트의 작품. ▲ 2015년 12월 4일 백화점에서 본 민스 파이. ▲ 2015년 12월 21일에 맛본 민스 파이. ▲ 2015년 12월 22일에 맛본 민스 파이. ▲ 2015년 12월 23일에 맛본 퍼프 페이스트리 민스 파이. 웃고 있다. ▲ 2015년 12월 24일에 맛본 헤스톤 블루멘쏠 민스 파이. ▲ 2016년 10월 22일에 선보인 의 크리스마스 광고. 민스 파이 등장. ▲ 2016년 11월 말에 발행된 12월호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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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신맛과 고소한 크림 좋아하는 단단이 영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우연히 맛보고는 홀딱 반한 영국 디저트가 있으니, 바로 레몬 포싯. 크림, 설탕, 레몬 즙. 재료는 이 세 가지가 전부. 빤나 꼬따panna cotta처럼 젤라틴을 쓰지 않아도 되고, 따 또 씨트롱tarte au citron이나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 burnt cream]처럼 반죽 작업을 하거나 달걀을 쓰지 않아도 돼 재료도 적게 들고 만들기도 쉬운, 그러면서도 맛은 기똥찬 디저트. 다쓰 부처는 그래서 이 레몬 포싯을 푸딩 중 최고로 여깁니다. 연말연시에 서양식으로 손님상 차릴 분들은 후식으로 이 레몬 포싯 만들어 '짠' 하고 내보세요. 이제 한국에서도 레몬은 쉽게 구할 수 있죠? 요즘 달걀 값 올라 힘드실 텐데 달걀 ..
▲ 의 브랜디 스냅 모둠. 오늘은 영국의 크리스마스 단 과자인 브랜디 스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반죽에 브랜디가 소량 들어가서 브랜디 스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또, 옛시절에는 스냅이 오늘날의 스낵snack과 같은 의미로 쓰여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재미있게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자를 부러뜨릴 때 나는 '딱Snap!' 하는 경쾌한 소리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게 된 것으로 잘못 알고들 있지요. 영국에서는 브랜디 스냅을 얇고 바삭한 과자인 웨이퍼wafer로 분류하는데, 끓었던 설탕이 식으면서 굳어 과자와 사탕의 중간쯤 되는 질감을 냅니다. 만들기 쉽고 맛도 좋으나 단단해서 한 번에 많이 먹기는 좀 힘듭니다. 다행이죠. 흐리멍덩 눅눅해진 머리통을 우두둑 꽈드득 울려 줄 바삭한 자극이..
▲ 영국의 연어 양식지.스코틀랜드 서쪽과 북쪽에 주로 모여 있다.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식품 수출 품목은위스키가 아니라 연어. 오늘은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생선인 연어, 그것도 훈향 씌운 '그윽한 벽난로 맛'의 영국 훈제연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제가 왜 '그윽한'이라는 형용사를 썼냐면요, 영국의 훈제연어는 노르웨이 훈제연어보다 훈향을 좀 더 써틀하고 델리킷하게 씌우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 훈제연어가 좀 더 스모키하죠. (아니 이런 보그병신체가...) 게다가, 영국 안에서도 런던식 훈제는 스코틀랜드식 훈제보다 더 은은하게 향을 씌우고요. 추운 지역으로 갈수록 훈향을 강하게 입히는 경향이 있는 걸까요? 아마도요. 참고로, 미식가들과 요리사들은 훈제 식품들의 훈향이 험하지 않고 은은할수록 세련된 것으로 ..
훈제연어를 활용한 근사한 전식starter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재료를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좀 번거로워서 그렇지 만드는 법 자체는 매우 쉽습니다. 구성 요소들을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 둘 수도 있고요. 상에 내기 직전에 그야말로 '조립'만 하면 됩니다. 훈제연어 좋아하시는 분들은 연말연시 손님상에 한번 내 보세요. 영국 저지Jersey 섬에 있는 ☞ 의 헤드 셰프인 스티브 스미쓰Steve Smith의 레서피입니다. 24세 때 미슐랑 스타를 받아 지금까지 기복 없이 10년간 주욱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게살 샐러드와 '국민생선'인 훈제연어를 결합했습니다. 훈제연어와 게살 샐러드 [4인분] 게살 샐러드 • 게 다릿살white crab meat 100g • 신 사과 2개, 껍질 벗겨 작게..
2013년 11월 초에 수퍼마켓에서 집어 온 레서피 카드입니다. 식재료 판매 촉진을 위해 수퍼마켓들마다 생산자와 손잡고 레서피 카드를 매월 발행하는데, 누구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야 하므로 재료도 몇 가지 안 들고 공정도 단순합니다. 요리 초보자도 도전해 볼 만하죠. 완성된 요리 뒤에 불꽃을 연출해 놓은 걸 보니 11월 5일 가이 폭스 데이Guy Fawkes' Day를 겨냥해 발행한 레서피인 듯합니다. 가이 폭스 데이가 마침 사과 철에 있어 이 날 사과로 만든 음식을 많이들 먹거든요. 이 요리는 영국인들이 후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애플 크럼블'의 변형입니다. 오븐 용기 대신 사과를 그릇 삼아 굽는 재미있는 음식입니다. 베이크트 애플 크럼블 [4인분] 재료 • 사과 4개 [단맛이 충분하면서 과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