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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아, 웬즐리데일. 이름이 예쁘죠? 지극히 잉글랜드적인 어감이죠. '데일dale'은 '산골짜기'를 뜻합니다. 잉글랜드 북부에서 쓰는 용어로, 문어체스러운 느낌이 좀 있다네요. 이 치즈는 1150년경부터 만들어오던 요크셔 지역의 전통 치즈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요크셔 중에서도 북요크셔 쪽이고요. 지금은 수요가 많아 영국 전역에서 만들고 심지어 외국에서도 모방하고 있지만, 요크셔 지역에서 만든 웬즐리데일은 특별히 '요크셔 웬즐리데일'로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표시보호PGI 제도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에 있는 치즈 포장에도 'Yorkshire Wensleydale'이라고 써 있죠. 아무나 이런 이름을 갖다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유럽연합..
▲ 이스트 서섹스 East Sussex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제 치즈 시식기의 90%는 떨이 치즈를 사 먹고 쓰는 것들입니다.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하는 아티잔artisan 치즈를 3천원 조금 넘게 주고 사먹을 수 있다니, 치즈 천국이 따로 없어요. 잉글랜드 남부에 위치한 이스트 서섹스 지역의 호람Horam 마을에서 만듭니다. 에서 만드는 염소젖 치즈인데, 젖을 외부로부터 공급 받지 않고 자기네 농장에 있는 염소들로부터 직접 짜서 만듭니다. 염소 품종은 Toggenburg와 British Saanen, 두 종류라고 합니다. 저온살균을 하고 식물성 효소를 써서 굳힌 뒤 압착 과정을 거쳐 단단하게 만듭니다. 2개월간 숙성시킵니다. 지름 18cm, 높이 9cm, 무게 2kg짜리 원반으로 만들어 납품을 하고..
▲ 햄프셔 Hampshire 흰곰팡이 소젖 치즈는 그간 프랑스 정통 브리말고도 영국 브리로 두 종류를 더 소개해 드렸습니다. 서머셋 브리와, 코니쉬 브리인 '세인트 엔델리온'을 소개해 드렸었죠. 브리는 큰 원반 형태로 만들어 케이크처럼 쐐기wedge 꼴의 조각으로 잘라 파는 것이 일반적이고, 브리를 모방해 후대에 만들었다는 꺄몽베흐는 지름 11cm 정도의 작은 원반으로 만들어 개별 포장을 해서 파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나무 상자에 든 것들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종이, 깡통, 플라스틱에 든 것들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느낌이 납니다. 브리를 모방한 치즈임에도 불구하고 꺄몽베흐의 인기가 브리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이유는 크기가 작은 데다 나무 상자에 개별 포장되어 유통된다는 편리성 때문입니다. 조각..
▲ 콘월 북쪽의 세인트 엔델리온 마을 St Endellion, Cornwall [빨간색 지역의 흰 점] 300g이나 되는 치즈를 3천원 조금 넘게 주고 사 왔습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해 값이 3분의 1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치즈 카운터 아주머니가 "운 좋으시네!" 하셨습니다. 영국 전통 치즈들에는 본래 체다, 랭커셔, 글로스터, 체셔, 레드 레스터 등 단단한 경성 치즈들이 많으나 2차대전 이후부터는 수분 많은 연성 치즈들도 꾸준히 생산해 오고 있습니다. 실력 좋은 치즈 장인이 많아 국제대회 신생 치즈 부문에서 수상도 곧잘 하곤 합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흰곰팡이 껍질의 연성 치즈들은 유통기한이 다 된 걸 사 와 그날 바로 먹으면 아주 좋습니다. 풍미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이거든요. 사 와서 일부러 유..
▲ 체셔Cheshire 잉글랜드 전통 치즈 중 주황색 나는 치즈들을 계속해서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쁜 살굿빛이 나는 체셔 치즈입니다. 원래는 색소를 넣지 않는데, 색소 넣은 제품이 더 인기가 있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체셔 하면 으레 주황색 나는 치즈로만 알고 있다고 합니다. 색소 안 넣은 체셔가 원조입니다. 색은 아나토annatto로 냅니다. 가장 오래된 영국 치즈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던 때 로마인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들을 하는데, 11세기 말 에도 체셔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며, 17세기 초에는 영국의 주요 도시들에 이미 체셔가 보급되었고, 1739년부터는 영국 해군의 배에 배급품으로도 실렸다고 합니다. 넬슨의 배에 실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 레스터셔Leicestershire ▲ 전통 제법으로 만든 '스파켄호 레드 레스터 Sparkenhoe Red Leicester 레드 레스터를 드디어 소개합니다. 스틸튼stilton으로 유명한 레스터셔 지역에서 만듭니다. 교통이 발달해 있질 않던 옛 시절, 자기 동네에서 얻을 수 있는 우유의 양은 한정돼 있고 레드 레스터보다는 스틸튼의 인기가 더 높으니 질 좋은 우유는 죄 스틸튼 만드는 데 동원이 되고 레드 레스터는 점차 질이 떨어지는 우유를 가져다 만들게 되었다는 슬픈 역사가 있습니다. 산업혁명의 기운이 절정에 달했던 빅토리아 시대를 거치면서 쇠퇴를 거듭하고, 설상가상, 농가에서 정성껏 손으로 만들던 것을 두 차례의 전쟁 이후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게 되면서부터 이 레드 레스터의 위상은 한없이 추락하게 되..
▲ 앗, 내 발이 왜 이러지? ▲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잉글랜드 남서부에 글로스터셔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철자와 발음이 다르니 주의해야 합니다. 영국 지명 중에는 '-cester'가 들어있는 곳이 더러 있는데, 철자 그대로 '세스터'라 발음하는 한국인이 많아요. 심지어 기자들도 기사 쓸 때 이렇게 쓰는 걸 봅니다. '-ce-'가 묵음입니다. 'Leicester'는 '레이세스터'가 아니라 '레스터'라고 발음해야 합니다. 도자기 회사 'Royal Worcester'는 '로얄 워세스트'가 아니라 '로얄 우스터'입니다. 'Gloucester'는 '글로우세스터'가 아니라 '글로스터'입니다. 이 지역에 '쿠퍼스 힐Cooper's Hill'이라 불리는 경사가 심한 언덕이 하나 있어요. 매년 5월 말 ..
▲ 자기네 농장 염소들한테 이름을 일일이 지어 붙였다고 함. 사진은 에쎌. 포장마다 다 다름. 영국 고트 치즈 네 번째 시간입니다. 맛이 순한 것에서부터 강한 것으로 점차 옮겨 오면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카프리콘'은 별자리 중 염소자리를 뜻하죠. 고트 치즈 이름으로는 더없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세계에 고트 치즈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자기가 만든 치즈에 이름 붙이는 것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쟁이 치열한 치즈 시장에서 신생 치즈들이 돋보이고 살아남으려면 이름도 신경 써서 잘 지어야겠지요.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름 붙은 미술 작품들은 내용을 떠나 이젠 이름만으로도 너무 지겨워요. , 이름 붙인 음악도 심드렁, 쯤 돼야 음악 상품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나마 기억..
염소젖 유제품 전문 회사의 고트 치즈입니다. 소젖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염소젖과 염소젖으로 만든 요거트, 버터, 치즈,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팝니다. ☞ St Helen's Farm 왁스로 싼 영국 치즈는 처음 봅니다. 겉 껍질이 없으니 겉과 속의 맛과 질감을 균일하게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사실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치즈 애호가들 중에는 험상궂은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표리부동'한 치즈를 즐기는 사람이 많거든요. 이런 치즈들은 껍질, 껍질 안쪽, 속살의 맛과 질감이 다 달라 먹는 재미가 좀 더 있어요. 신기한 치즈입니다. 조각 전체를 코 앞에 바싹 대고 냄새를 맡으면 놀랍게도 체다 향이 납니다. 먹기 위해 작은 조각으로 잘라 냄새를 맡으면 체다 향에 ..
두 번째 시간입니다. 포장이 근사하죠? 켈틱 심볼Celtic Knot이 다 박혀 있네요. 영국 남서부 끝자락에 있는 콘월Cornwall 지역에서 만듭니다. 지리상으로는 잉글랜드에 속해 있으나 이 콘월 지역 사람들이 좀 독특합니다. 지역색이 강하고 다소 배타적인 데가 있어요. 자신들을 잉글리쉬라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진정한 켈트족의 후예라 생각합니다. 잉글리쉬 부자들이 풍광 좋은 콘월에 별장을 많이 갖고 있는데, 이를 못마땅히 여긴 지역 주민들로부터 "이봐! 잉글리쉬들이 왜 여기 와서 까불고 있어?! 얼른 잉글랜드로 돌아가!" 소리를 종종 듣는다고 하지요. 심지어 콘월 지역 언어가 따로 있어, 코니쉬들 중에는 아직도 영어와 콘월어를 같이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치즈 이름도 영어가 ..
고트 치즈goat's milk cheese는 처음 소개하는 것 같습니다. 염소젖 치즈는 냄새 나서 도저히 못 먹겠다는 분들은 숙성 치즈 대신 신선 치즈fresh cheese로 한번 시도해 보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치즈가 바로 그런 치즈입니다. 겨우 3일 숙성시킨 염소젖 치즈인데, 고작 3일이긴 해도 엄연히 숙성은 숙성. 허나, 이 로자리 애쉬는 신선 치즈로 분류해도 될 만큼 '신선'합니다. 무디 씨 부부가 만든 로자리 애쉬라... 치즈 이름이 어째 가톨릭스럽습니다. 가톨릭 의식 중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날 사제가 신도들 이마에 숯으로 십자가를 그어주는 전통이 있다죠? 여기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제가 쓸 말이 포장에 이미 다 써 있어 김이 새네요. 상쾌하고refreshin..
웨일즈 지역의 대표 치즈인 캐필리입니다. 농가에서 소량 만드는 정통 캐필리는 생유로 만들고 동물성 효소를 써서 굳힙니다. 대량생산 캐필리는 시장 확보를 위해 저온살균유를 쓰고 식물성 효소로 굳힙니다. 전통적으로 웨일즈 지역의 광부들이 광산에서 점심 도시락에 곁들여 먹던 치즈였습니다. 웨일즈 지역에 광산이 많았거든요. 2차대전 후 식량 배급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던 시절,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우유는 잘 발달된 영국의 철도망을 따라 식량 배급제ration에 동원되기 바빴으므로 한동안 영국의 다양한 지역 전통 치즈들의 생산이 금지됐었습니다. 캐필리 생산도 중단됐고요. 정부 식품국The Ministry of Food에 의해 전국의 모든 우유는 배급과 체다 생산에 쓰였거든요. 1차대전 이전에는 독립 소규모 치즈..
다쓰베이더가 집에 오는 길에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포장을 벗겨 보니 어딘지 익숙합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 코니쉬 야그 치즈의 자매품인 '와일드 갈릭 야그'입니다. 같은 농장에서 생산합니다. 치즈는 같으나 겉을 감싸는 잎을 달리해 치즈맛이 달라지는 거지요. 쐐기풀nettle과는 달리 이 와일드 갈릭 잎에는 치즈의 숙성을 더디게 하는 성분이 있어 코니쉬 야그보다 숙성을 더 시켜 줘야 한답니다. 저온살균한 소젖을 쓰고 식물성 효소로 굳히는 반경성치즈입니다. 와일드 갈릭 야그를 만드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이파리 채집부터 시작해야 하죠. 잎을 딸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아 최적의 상태일 때 부지런히 따야 합니다. 사진 보고 깜짝 놀란 분? 네에, 그렇습니다, 이 와일드 갈릭 잎, 바로 ..
푸른곰팡이 치즈인 스틸튼과는 완전히 다른 치즈인 화이트 스틸튼을 소개합니다. 스틸튼처럼 이 화이트 스틸튼도 유럽연합에 의해 PDO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다비셔, 노팅엄셔, 레스터셔, 이 세 지역에 있는 단 다섯 개의 생산자만이 그 지역 젖소들로부터 얻은 우유를 가지고 화이트 스틸튼을 만들 수 있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저온살균유로 만들고 3-4주 가량 숙성시킵니다. PDO 치즈이긴 해도 수퍼마켓 치즈 매대에서 이 화이트 스틸튼 찾아보기는 힘들 겁니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 치즈보드에 올려 맨입에 그냥 먹는 치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로 건과일 박은 맛치즈flavoured cheese를 만들 때 베이스로 쓰거나, 페타처럼 요리에 쓰거나, 단 과일 파이 먹을 때 곁들여 내지요. 치즈케이크 만..
순한 영국 치즈를 사 왔습니다. 영국 수퍼마켓에서 파는 치즈들 포장에는 종종 숫자가 붙어 있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맛이 순합니다. '1'은 보기 힘들고 대개 '2' 이상이 많아요. 숫자가 작은 치즈에는 보통 'mild'나 'mellow' 등의 문구가 함께 따라 붙곤 합니다. 이 치즈 포장에도 순한 치즈라는 문구와 숫자가 보이죠? 체다는 '4'이상은 돼야 풍미가 제대로 납니다. 그럼 세인트 자일스도 체다처럼 '3', '4', '5', '6', '7'이 있느냐? 그건 아니에요. 이 치즈는 애초부터 그냥 이 정도 숙성된 풍미로만 즐기는 치즈인 것 같습니다. 에멘탈 계열의 치즈들만큼은 아니지만 이 치즈도 제법 잘 휘는 말랑말랑한 식감을 가졌습니다. 주황색 껍질이 아름답죠? 껍질이 하도 얇고 치즈에 밀착돼 있어 ..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요크셔 지역의 대표 치즈인 웬즐리데일을 소개합니다. 웬즐리데일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오늘은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웬즐리데일 플레인 혹은 웬즐리데일 화이트가 기본형이고 여기서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파생돼 나왔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웬즐리데일 치즈의 시조입니다. 영국인들 중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아요. 웬즐리데일 블루는 현재 한 치즈 농장에서 거의 독점으로 생산하다시피 합니다. (☞ Wensleydale Dairy Products) 인근 지역의 농가들은 스틸튼Stilton 만드느라 바쁘거든요. 스틸튼이 워낙 유명한 치즈라서 수요가 많아 그렇습니다. 저 옛날 프랑스의 시토 수도승Cistercian들이..
▲ 잉글랜드 콘월 Cornwall, England 영국 수퍼마켓들이 우윳값을 자꾸만 후려쳐 영국 우유 농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죠. 같은 윤리적인 수퍼마켓은 우윳값을 잘 쳐주는 편인데 다른 수퍼마켓들은 그놈의 가격 경쟁을 하느라 부담을 전부 우유 농가들에게 떠넘기고 있어요. 생필품 중의 생필품인 우유가 싸야 소비자가 그 수퍼마켓을 믿고 찾는다는 겁니다. 아니? 그 비용을 왜 우유 농가에게 떠넘기는 걸까요? 영국 와서 질 좋은 우유가 한국보다 싸다고 신나 했었는데, 우윳값이 마냥 싼 게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점차 깨닫는 중입니다. 버티지 못해 문 닫는 데어리dairy가 속출하고 있어요. 커피 빈이나 코코 빈, 홍차 같은 제3세계 농작물에는 공정무역fai..
▲ 요크셔 Yorkshire 영국에는 블루 치즈가 얼마나 많은지, 지역마다 자기 고장 블루 치즈가 하나씩은 다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웬만한 영국 지명 뒤에 '블루'를 갖다 붙여 검색을 해보면 아마 블루 치즈가 수두룩 나올 겁니다. '영국 수퍼마켓 선반에 놓인 전세계 치즈들을 다 맛 보고야 말리!' 영국 생활 초기에 이런 원대한 꿈을 품었었는데요, 이건 뭐 영국 치즈도 다 못 먹어보고 귀국하게 생겼는걸요. 프랑스 치즈들이야 워낙 대량 생산들을 해대니 한국에 가서도 이렇게저렇게 먹을 기회가 많겠지만 영국 치즈들은 작은 농가에서 소량 생산하는 것들이 많아 영국 밖에서는 구하기가 좀 힘들 겁니다. 어떤 것들은 영국에 있어도 구하기 힘들어요. 치즈 전문점에 가야만 합니다. 유학생들은 영국에 있..
▲ Long Clawson's Shropshire Blue 이름이 다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치즈입니다. 처음 만들어진 곳은 잉글랜드의 슈롭셔가 아닌 스코틀랜드의 인버네스Inverness였고[1970년대], 그 뒤로는 잉글랜드의 레스터셔Leicestershire와 노팅엄셔Nottinghamshire의 스틸튼 생산자들이 만들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야 슈롭셔의 치즈 생산자들이 이 슈롭셔 블루의 생산에 나섰습니다. 슈롭셔가 가장 늦게 생산에 뛰어들었으나 소비자는 이름 때문에 슈롭셔산 슈롭셔 블루가 정통이라 생각할 확률이 높겠지요. 재미있습니다. 스틸튼과 거의 유사한 제법으로 만드나 스틸튼보다는 맛이 순합니다. 식물성 천연 염료인 아나토annatto를 써서 주황색을 내기 때문에 블랙스틱스 블루Blackstic..
프랑스는 수분 많은 말랑말랑한 치즈를 잘 만들고, 영국은 단단한 치즈와 푸른곰팡이 치즈를 잘 만듭니다. 어디 가서 다음과 같은 문구 읊조리며 잘난 척 팍팍 하셔도 됩니다. "영국은 하드 치즈와 블루 치즈가 유명하지. 대표적인 것으로 체다와 스틸튼이 있고 그밖에도 많은 하드 치즈와 블루 치즈가 있는데, TV에서 우리나라 라면 광고 하듯 블루 치즈 광고를 하기도 한다. 한국인은 된장찌개를 먹고 영국인은 블루 치즈를 먹는다. 스틸튼 같은 블루 치즈는 일년 내내 먹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절기 음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TV 광고를 보고 블루 치즈 한 덩이를 사 왔습니다. 원래는 레스토랑에만 납품하던 치즈였는데 인기가 좋아 수퍼마켓들이 갖다 놓고 팔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재미있게 잘 만..
영국 남서부에 있는 솔즈버리Salisbury 근처의 소규모 농가에서 만듭니다. 수분이 적고 단단해 보이죠? 저온살균한 소젖으로 만드는 경성 치즈입니다. 18개월 정도 숙성시킵니다. 단단한 정도를 설명하자면, 저 유명한 이태리 경성치즈인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 [일명 '파마산' 치즈]와 영국 체다의 중간쯤 된다고 하면 되려나요? 질감뿐 아니라 맛도 중간쯤 되고요. 숙성 하우다Gouda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냥 먹기도 하고 요리에 넣기도 해서 쓰임새가 많습니다. 말랑말랑한 연성 치즈나 쫀득쫀득한 반연성 치즈들이 식감도 좋고 참 맛있다고들 하는데요, 경성 치즈들도 무조건 단단하기만 한 게 아니라 치즈마다 나름 독특한 식감이 있어 꽤 즐길 만합니다. 특히, 파마산이나 이 올..
▲ 서머셋 브리가 생산되는 서머셋 지역 영국의 대량 생산 흰곰팡이 치즈 중 으뜸이라는 의 '숙성ripened' 서머셋 브리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흰곰팡이 치즈로, 다쓰 부처도 좋아해 자주 사 먹습니다. 이름에 '브리'가 들어 있긴 하지만 외모와 질감만 비슷할 뿐 오리지날 브리Brie de Meaux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 납니다. 제조법도 다르다고 하는데, 영업 비밀인지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네요. 8주 숙성시키는 브리 드 모와 달리 서머셋 브리는 최소 4주를 숙성시킵니다. 브리는 꺄멍베흐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하던 치즈죠. 영국에서도 브리와 비슷한 치즈를 만드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그중 이 러본 서머셋 브리가 가장 인기 있습니다. 맛, 향, 식감, 무엇 하나 뒤처지는 게 없어요. 신선..
▲ 랭커셔 Lancashire 아, 랭커셔 치즈. 정말이지, 지극히 영국스러운 이름 아닙니까. 랭커셔는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카운티county 이름입니다. 카운티는 크기가 좀 작긴 하나 우리나라 '도' 개념과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지도의 빨간 부분입니다. Q 잠깐! '랭커셔'는 알겠는데, '랭카스터Lancaster'는 또 뭔가요? 랭커셔와 랭카스터, 헷갈려요. 장미전쟁The Wars of Roses, 1455-1485 때 요크 가문과 왕위 쟁탈을 위해 무쟈게 싸워댔다는 랭카스터 가문이 떠오르죠? 랭카스터는 랭커셔에 속한 지역 이름입니다. 즉, 랭커셔는 강원도, 충청도, 할 때의 우리나라 도 비슷한 큰 개념, 랭카스터는 도에 있는 한 지역 이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랭커셔 치즈는 설명을 하자면 좀..
치즈 사진이 잔뜩 밀렸습니다. 2년 전에 찍은 것도 아직 못 올렸어요. 당분간 재미없는 치즈 이야기가 계속 올라올 테니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 독자: 이봐, 치즈 얘기 아니어도 그간 재미 없었다고. 단단: 그,그런가요?;; 긁적긁적 오늘 소개해드릴 치즈는 '코니쉬 야그'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영국 치즈입니다. 이 치즈를 사게 된 사연이 좀 웃깁니다. 푸른곰팡이 치즈 좋아하는 단단, 수퍼마켓 치즈 진열장을 들여다보다가 겉모습만 얼핏 보고는 푸른곰팡이 심하게 핀 치즈인 줄 알고 신나서 사 왔습니다. 사 와서 보니, 엥? 푸른곰팡이가 아니고 웬 이파리가 덕지덕지 발린 치즈였네요. 꽈당 잎맥이 선명히 보이죠? 이 잎이 뭐냐면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쐐기풀nettle입니다. 깻잎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영국에..
▲ 골동품 같은 치즈 덩이. 크어어, 저 대리석 같은 환상적인 푸른곰팡이의 배열! 영국 블루 치즈의 특징 중 하나다. 오랜만에 영국 치즈 이야기를 다시 해봅니다. 블루 치즈 - 그 화려한 무늬로 인해 서양식 파티의 치즈 보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치즈. 잘 알려진 것으로는 이태리의 고르곤졸라, 프랑스의 록포르, 영국의 스틸튼이 있지요. 이들을 '세계 3대 블루 치즈'라 속 편히 묶어 부르는 이들도 있고요. 고르곤졸라와 스틸튼은 소젖으로, 록포르는 양젖으로 만듭니다. 소젖으로 만든 것들은 익숙한 맛 때문인지 양젖 치즈에 비해 소스나 딥, 수프 등 요리에서의 쓰임새가 좀 더 다양한 편입니다. 스틸튼의 가장 큰 장점은 블루 치즈이면서도 많이 짜지 않아 먹을 때 부담이 없다는 것이지요. 록포르..
▲ 3년 숙성 체다. 색상과 질감을 잘 보라. 영국의 모던 체다들은 대개 이런 형태를 하고 있다. 치즈 하면 흔히 프랑스 흰곰팡이 치즈인 브리나 꺄몽베흐, 이태리의 모짜렐라, 파마산, 그리고, 에멘탈, 하우다gouda, 그뤼에르 등을 떠올립니다. 영국 치즈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흔한 치즈인 체다가 바로 영국 치즈입니다. 잉글랜드 남서부에 있는 체다Cheddar 마을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으로, 이 역시 지역 이름이 치즈 이름이 된 전형적인 예죠. 너도나도 이 체다를 모방한 나머지 이제는 너무 널리 퍼져 영국 치즈라는 특수성을 잃게 되었지만요. 한국인들은 체다와는 눈곱만큼도 닮지 않은 저 미국 크라프트Kraft 사의 흐물거리는 낱개 포장 가공 물질도 체다라 부릅니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