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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 이야기 - 다쓰베이더와 함께 모던하고 근사한 치즈 바cheese bar에 갔다. '치즈 바'라는 곳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만, 하여간 우리는 편한 소파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웨이터가 오기를 기다렸다. 앉아서 바 쪽을 바라보니, 거기 김정은이 검은 양복을 간지나게 차려입고 혼자 앉아 작게 썬 다양한 치즈들을 콕테일 픽, 우리말로는 이쑤시개로 찍어 천천히 우아하게 즐기고 있었다. 놀랐다. 아니? 샛별장군이 여긴 웬일로? 잠시 망설였다. '그래도 영국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셀렙이니 사인을 받아 두는 게 좋을까?' 가방을 뒤져 펜과 종이를 찾는데, 펜은 찾았으나 아무리 뒤져도 종이가 나오질 않았다. 격은 없다만 냅킨에라도 사인을 받아야 하나, 다 먹고 가버리면 어떡하나, 마음이 급해졌..
▲ 사진을 뭐라도 한 장 넣어야 하므로 옛날 사진 하나 박음. 노리다케 찻잔들로 꾸민 찻상. 영국 와 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거리에 노인, 장애인, 유모차 밀고 다니는 아기 엄마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유모차 미는 아기 엄마들은 그렇다 쳐도, 어딜 가나 노인과 장애인이 많이 보이는 것은 정말 신기했다. 처음엔 선진국이다보니 고령사회라서 노인이 많은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우리 한국 같으면 자식과 함께 살면서 바깥 활동은 거의 안 하는 팔순, 구순 넘은 노인들이 여기 영국에서는 혼자 장 보러, 우체국 업무 보러 잘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오전에 수퍼마켓을 가면 노인들이 정말 많다. 자기가 먹을 음식을 위해 직접 장을 보고 있다. 자식과 함께 살지않는 노인이 많기..
▲ 이스트 서섹스East Sussex. 남의 동네에 놀러갔다가 그 곳 수퍼마켓 치즈 카운터에 우리 동네에선 못 보던 귀여운 고슴도치 치즈가 있길래 덥석 집어왔습니다. 에서 만듭니다. 이 농장의 고트 치즈는 전에도 한번 소개해 드린 적 있어요. 고트 치즈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농장입니다. ☞ 영국 치즈 - 서섹스 요우먼 겉이 북실북실해서 이게 무슨 치즈인지 못 알아보시겠죠? 부재료를 첨가해 맛을 냈기 때문에 고트 치즈이면서 'flavour-added' 치즈로도 분류가 됩니다. 로즈마리 말린 것을 잔뜩 붙이고 주니퍼 베리와 작은 고추를 올렸네요. 속살을 보니 고트 치즈가 맞습니다. 소젖 치즈보다 훨씬 뽀얗습니다. 치즈 뒤에 보이는 얇고 길죽한 크래커와 함께 먹도록 하겠습니다. 와, 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치즈..
▲ 노팅엄셔Nottinghamshire 스틸튼Stilton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치즈 농가 이 낸 신제품입니다. 이것도 블루 치즈입니다. 2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해 올해 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스틸튼은 단단하면서도 잘 부스러는 반경성 치즈로 분류가 되는데, 이 보베일은 이태리의 고르곤졸라 피칸테처럼 수분이 좀 더 많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내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7주 숙성을 시킵니다. 국자로 응유를 떠서 치즈 틀에 살살 담은 뒤 천천히 유장을 빼기 때문에 수분이 비교적 많고 부드러운 질감이 납니다. 프랑스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 특히, 꺄몽베흐 만들 때와 비슷한 기법을 쓰는 거지요. 보기에도 벌써 스틸튼보다 훨씬 수분이 많고 부드러워 보이죠? 스틸튼은 껍질을 먹지 않지만 보베일은 껍질까..
영국의 리테일러들은 크리스마스 광고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광고 하나 만드는 데 공도 많이 들이고 돈도 참 많이 들여요. 이때 잘 벌어 놓지 않으면 다음 한 해를 버티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죠. 올해는 1차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늘은 영국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광고 영상을 하나 소개할까 하는데요, 단단이 애용하는 수퍼마켓의 크리스마스 광고입니다. 참전병, 부상병, 전쟁 유족들의 복지를 위해 설립된 영국의 자선 원호 단체 'The Royal British Region'과 손잡고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1차대전 이후 설립된 단체입니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영국 전역에서 종이로 만든 빠알간 양귀비 꽃 파는 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데, 바로 이 단체에서 기금 마련을 위해 ..
▲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스 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너무 작아서 이름도 안 나왔네요. 섬 위치만 확인하세요. ▲ 타이 그린 커리 재료들. 전체 205×139mm, 우표 한 장 38×50mm.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 완성된 커리. 전체 100×140mm, 우표 한 장 50×38mm. 아, 제가 좋아하는 태국의 그린 커리 재료들이 떠억 하니 우표에 박혀 나왔습니다. ☞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스를 이루는 섬 중 하나인 무스티크Mustique가 2013년에 태국에서 열린 세계 우표 박람회를 기념해 냈던 우표입니다. 그래서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이 이렇게 자국 우표에 남의 나라 식재료와 음식을 다루고 있는 겁니다. 이 세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우리..
(할로윈은 10월31일에 지났지만 사진 찍어둔 것이 있으니 한참 지나 뒷북 쳐 봅니다.) 으흐흐흐흐흐~ 스멀스멀 으악! 징그러! 이게 뭐야?! 으흐흐흐~ 뭐긴 뭐야~ 마귀할멈 절단 손가락이지~ 꿈틀꿈틀 뭐,뭐얏, 당근이 왜 검보라색이야! 으악! 저 도,도자기 손은 또 뭐야?! 으흐흐흐흐~ 뭐긴 뭐야~ 도자기 촛대지~ 바보~ 당근은 원래 보라색이 원조야~ 오렌지의 나라 네덜란드 놈들이 우릴 오렌지색으로 바꿨다고~ 영국에는 주황색, 보라색말고 노란색 당근도 있다고~ ▲ 단단의 할로윈 재정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1년치 색소를 한꺼번에 먹이며 고문하는 날. 할로윈은 원래 아일랜드와 영국의 켈틱 전통이 이민자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희한하게도 아일랜드나 영국에서는 할로윈을 기념하지..
오늘 글에서는 한국과 영국의 기본 밥상을 비교해봅니다. 한국인의 기본 밥상• 1식 3찬 - 밥, 국, 반찬 세 가지. 급식판도 아예 1식 3찬 구획.• 밥이 중심. 영국인의 기본 밥상• 고기와 두 가지 채소meat and two veg.• 고기가 중심.• 탄수화물은 후식, 티타임, 커피 브레이크 등에 먹을 수 있으므로 본식main dish으로 꼭 챙겨 먹지는 않는다.• 서양인들은 밥 대신 빵을 먹는다고 생각해 매 식사 때마다 빵이 올라오는 줄 아는 한국인이 많으나, 영국인들은 빵을 주로 버거, 샌드위치, 토스트 먹을 때나 먹고, 수프나 치즈 먹을 때 종종 곁들인다.• 두 가지 채소 중 하나는 감자, 호박, 당근, 스쿼쉬, 셀레리악, 파스닙, 터닙 등의 전분질 채소로 선택해 탄수화물을 대신하기도 한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치즈 두 가지 - 아마 체다와 모짜렐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체다가 진짜 체다가 아닌 가공치즈인 게 유감이긴 하지만요. ㅋ 한국에서 모짜렐라 슈레드는 이제 이태리 음식뿐 아니라 김치볶음밥에서부터 각종 술안주, 아이들 간식에 이르기까지 안 들어가는 곳이 없지요. 떡볶이 위에도 올라가는 걸 자주 목격합니다. 매운 음식 위에 특히 많이들 올리던데, 빨간 음식에 색상 대비도 줄겸, 불 붙은 혀도 달랠겸 두루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 식단에는 칼슘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니 어떤 형태로든 자꾸 치즈를 먹어 주면 좋지요. 영국인들도 모짜렐라를 많이 씁니다. 이들은 자국 음식에는 자국 치즈를 쓰고, 모짜렐라는 주로 이태리 음식 만들 때 씁니다.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모짜렐라의 형..
▲ 싱가포르-마카오 2008년 공동 발행 우표. 위쪽의 우표들은 마카오, 아래쪽은 싱가포르. ▲ 전체 80×60mm, 우표 한 장 40×30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싱가포르 음식 소개 계속 이어집니다. 우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로띠 쁘라따 Roti Prata [인도계] • 하이난 치킨 라이스 Hainanese Chicken Rice [중국계] (해남) • 사테이 Satay [말레이계] • 락사 Laksa [말레이+중국계] ▲ 중국 해남Hainan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안겨 주었다는 치킨 라이스. 오늘은 해남식 치킨 라이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음식 우표들을 주욱 살피면서 음식들에 대해 두루 알아보니, 이 나라에서 먹는 음식이 저 나라에서도 보이고, 이름도 같거나 비슷..
▲ 싱가포르-마카오 2008년 공동발행 우표. 위쪽의 우표들은 마카오, 아래쪽은 싱가포르. ☞ 우표 발행 공고 싱가포르와 마카오가 2008년에 공동발행joint issue한 우표들입니다. 우표의 세계에서는 친선 도모 차원에서 두 나라가 손잡고 함께 우표를 내는 일이 많아요. 저는 이런 공동발행 우표들을 참 좋아합니다. 비교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대개는 양국의 대표할 만한 문화나 음식을 담는데, 제가 본 공동발행 우표들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아래의 것이었습니다. ▲ 한국-싱가포르 2007년 공동 발행 우표.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양국의 전통 혼례 복장입니다. 막 결혼식을 마친 부부의 모습을 담다니, 아, 정겹네요.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다문화 국가라서 우표를 잘 보면 중국계, 인..
▲ 전체 70×70mm, 우표 한 장 35×35mm. 말레이시아는 음식우표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심지어 자국의 샐러드도 이렇게 우표로 소개를 하니 말 다 했죠. 향초herb나 채소가 쓴맛이 너무 많이 나지만 않는다면 저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 편인데, '울람'에 쓰이는 우표 속 채소들은 본 적도 먹어 본 적도 없어 몹시 궁금합니다. 말레이어로 샐러드를 울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샐러드에 쓰이는 향초나 채소들도 울람으로 통칭해 부르는 모양입니다. 자료 찾으면서 헷갈려서 혼났습니다. 이 우표는 샐러드로서의 울람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위키Wiki의 설명입니다. 위키에도 틀린 정보가 많으니 너무 믿지는 마시고 가볍게 참고만 하세요. Ulam - a traditional salad of undres..
▲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말레이시아. 동쪽 보르네오 섬의 사라왁과 사바를 눈여겨보세요. ▣ ▲ 전체 200×153mm, 우표 한 장 35×35mm. 우표 수집가들의 특징 - 세계 지리를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압니다. 소장한 우표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 지도를 펼치는 일부터 해야 하거든요. 말레이시아는 음식 우표를 그간 많이 냈습니다. 아직도 소개가 안 끝났는데, 어휴, 우표에 음식 이름을 써 놓질 않아서 글 쓰는 데 보통 애먹고 있는 게 아녜요. 오늘 소개해 드릴 우표에도 음식 이름이 없어 자료 찾느라 시간 많이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못 알아낸 음식이 많아요. 혹 말레이시아나 그 근방에 거주하는 분들 계시면 도움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우표 맨 왼쪽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① 말레이계 전..
▲ 전체 130× 100mm, 우표 한 장 35×35mm. 우표에 서양 알파벳이 적혀 있어서 얼핏 보고는 마음을 놓았는데, 이런, 자세히 들여다보니 말레이어였네요.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죠. 구글 번역기를 돌려 봅니다. Makanan = food Tradisional = traditional Musim = season Perayaan = celebration 고로, 우표의 말레이어 문구 "Makanan Tradisional Musim Perayaan"은 구글 번역기로는 'Traditional Food Season Celebration'이 되고, 우표의 영어 번역 문구 "Traditional Festive Food"와 얼추 비슷합니다. 우표가 모두 세 장인데 각 우표 밑에 써 있는 깨알같이 작은..
▲ 전체 120×80mm, 우표 한 장 50×60mm. 이번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입니다. 향신료를 말레이어로 'Rempah Ratus'라 하나봅니다. 인도에서 쓰이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죠?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향신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향신료를 다룬 우표가 이것 말고도 몇 개가 더 발행되었을 정도입니다. 왼쪽 위에서부터 아래로 • 캔들너츠candlenuts • 고추 • 고수 씨앗coriander seed • 회향fennel seed • 정향cloves 오른쪽 위에서부터 아래로 • 계피cinnamon 혹은 cassia • 팔각star anise • 자바강황Curcuma zanthorrhiza, temulawak, Java ginger, Javanese ginger, Javanese tu..
▲ 전체 130×130mm, 우표 한 장 40×40mm. 인도음식에 쓰이는 향신료는 이 우표에 실려 있는 것말고도 한참 더 있습니다. 고추도 여러 종류가 쓰이고, 기름도 지역에 따라 기ghee, 피넛 오일, 머스타드 오일, 코코넛 오일 등이 다양하게 쓰이고요. 향신료를 적절히 이용하면 음식에 소금을 많이 치지 않아도 혀가 속아 싱거운 줄 모르고 먹게 됩니다. 영양학자들이 저염식을 실천해야 하는 대사증후군 환자들에게 권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레몬 즙, 라임 즙, 식초 등을 활용해 신맛을 더하거나 기름을 넉넉히 써서 고소한 맛을 내도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도는 더운 나라이므로 소금을 마냥 적게 먹을 수는 없겠으나, 인도음식에는 기름이 넉넉히 쓰이는 편이며, 레몬 즙, 라임 즙, 요거트, 토마..
▲ 고풍스러우면서도 다소 엉뚱하고 뭔가 참신한 영국 식품 포장 "Coveted by Cord Wearers" "골덴 옷 즐겨 입는 사람들이 껄떡대며 찾는 칩" 오늘 지에서 본 흥미로운 기사 한 꼭지 요약. ☞ British food winning over the French 프랑스가 영국의 두 번째로 큰 식품 수출국이라는 사실. 개인뿐 아니라 레스토랑들도 영국 식품들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파리에만 영국의 식료품점이 10개가 들어섰는데, 이게 장사가 너무 잘 돼 2016년까지 2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프렌치들이 영국 식품들의 예스러우면서도 참신하고 유머러스한 패키지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내가 전에 영국 크래커 포장 얘기 한참 했잖나. ☞ 영국 수퍼마켓에서 미술품 사기 요즘 돈맛을 좀 알..
▲ 위는 한국식, 아래는 영국식. 양쪽을 각각 틀어야 하니 무지 불편해.근데도 영국인들은 옛날풍이고 예쁘다며 이 방식을 더 좋아해. 미쵸. 영국에서 보기 힘든 것들01. 공중목욕탕02. 노점상03. 횡단보도 앞에 서서 파란불 켜질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영국인04. 형광등 단 가정집05. 유리 깐 식탁06. 좌우로 돌려 냉온수를 마음대로 선택해 틀 수 있는 편리한 막대형 수전07. 미리 깎아 가지런히 접시에 담은 과일 (과일은 무조건 손에 들고 껍질째 우적우적)08. 한국에서 흔히 보던 과일 포크09. 명절에 정육이나 과일 등 생식품 선물하는 것10. 벽돌 모양 직사각형 햄11. 반바지 입은 영국 성인 남자12. 바지 밖으로 셔츠 빼 입은 영국 성인 남자13. 반팔 와이셔츠14...
▲ 오뜨-노망디 Haute-Normandie.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뉴샤뗄-엉-브래Neufchâtel-en-Bray 마을에서 유래한 치즈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노르망디는 흰곰팡이 연성 치즈로 이름난 곳이죠. 우리가 잘 아는 ☞ 꺄몽베흐의 고장입니다. ☞ 뽕-리베끠와 ☞ 리바로도 여기서 생산됩니다.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노르망디와 영국은 상당히 가깝습니다. 기후와 토양이 서로 비슷해 선선하면서 습도가 높아 질 좋은 목초지 조성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하드 치즈 왕국'인 영국 남부에서도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이 꽤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 꾀흐 드 뉴샤뗄은 저온살균 소젖으로 만들며 8주에서 10주간 숙성을 시킵니다. 1969년부터 AOC로 보호를 받고 있는 전통 치즈입니다. 꺄몽베흐보다는 ..
치즈들 중에는 겉껍질에 주황색이 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치즈 매대에서 가끔씩 보시죠? 흰옷 입은 치즈는 흰곰팡이가 덮여 그런 거라는 걸 알겠는데, 이런 치즈들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매혹적인 주황색이 나는 걸까요? 희미한 주황빛에서 정신 버쩍 나는 형광 주황색, 갈색에 가까운 웅숭깊은 진한 주황색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먹음직스러운 주황색을 갖고 있지요. 이런 치즈들은 '껍질을 닦은 (연성) 치즈'로 분류가 됩니다. 예전에 소개해 드렸던 프랑스의 이푸아스epoisses나 이태리의 탈렛지오taleggio도 이 부류에 속합니다. 치즈를 숙성시키는 동안 주기적으로 치즈 표면을 소금물이나 술 혼합액으로 닦아 주고 문질러 주기 때문에 껍질에 점차 주황색이 나게 되고, 냄새도 고약해지고, 표면이 끈끈해집니다..
전통 치즈가 그렇게 많은 프랑스에서도 신생 치즈는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 치즈는 바로 전에 소개해 드린 '르 블루'와 마찬가지로 독일의 캄보졸라를 흉내 내 만든 '블루 브리' 계열의 치즈입니다. 저온살균 소젖 반연성 숙성 치즈로, 단 2주만에 뚝딱 만들어 내보내는 공장제 속성 대량생산 치즈입니다. 브리는 완성되기까지 8주가 걸리죠. 2주만에 만들어 내는 데는 '울트라필터레이션' 공법의 공이 큽니다. 살균을 마친 우유의 지방을 잘게 부수어 물을 빼 내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치즈 만드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고, 유장으로 영양 성분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해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높은 치즈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대신 지방 함량도 높아집니다. 포장의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Silky..
프레지덩. 전세계의 인기 있다는 치즈는 거의 다 만들어 파는 프랑스 거대 낙농 기업 사의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저는 공장제 대량생산 치즈에 대한 편견이 없습니다. "뭐야, 공장제 영혼 없는 치즈였어?" 이런 스놉snob은 부리지 않아요. 공장제 치즈들 중에도 기차게 잘 만든 것들이 있거든요. 영국 오기 전에는 유럽 치즈란 모두 꼬질꼬질 다 쓰러져 가는 작은 농가에서 주름 깊게 패인 장인이 한땀 한땀, 아니 한공정 한공정, 정성껏 손으로 만드는 건 줄로만 알았어요. 잘 만든 신생 공장 치즈들 먹어 보고 생각을 고쳐 먹는 데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스위스 사도 락탈리스와 마찬가지로 큰 기업이긴 하지만 에미 사는 스위스 치즈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신생 치즈도 독자적으..
오늘은 치즈를 티라이트tealight 그릴로 녹여 즐겨 보겠습니다. 촛불로 치즈를 녹인다니, 것 참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캠핑족들께서는 지금부터 사용기를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집에서 혼자나 둘이서 오붓하게 분위기 내고 싶은 분들도 잘 보세요. 색상과 디자인이 여러 가지였는데, 저는 두 가지를 골라서 샀습니다. 빨간색의 스위스 국기 문양과, 노란색의 스위스 치즈 문양. 구멍이 송송, 아주 귀여워요. 둘 다 식탁 위에 올려 놓으면 참 예쁩니다. 쓰기는 또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전기 꽂고 할 것도 없이 식탁 위에 올려 티라이트에 불만 붙여 주면 끝. 식탁에 초를 따로 켤 필요도 없이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 뒷설거지도 편합니다. 훅 불어서 촛불 끄고, 티라이트 위에 얹는 지짐판과 치즈 주걱만 씻어 주면..
김 모락모락 나는 영국 홍차 소식 하나 - 영국의 막강 소비자 단체 에서 얼마 전에 전문가들을 동원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최고의 브렉퍼스트 밀크티 티백을 꼽았었다. 수퍼마켓의 자사 상품이 수퍼마켓 자사 상품과 함께 공동 1위를 했는데, 같은 내로라 하는 전통 홍차 회사들의 제품과 같은 신생 고급 티백 제품들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다쓰 부처가 애용하는 밀크티용 티백은 의 ☞ 케냐 골드인데, 이 제품은 평가에서 빠졌다. 평가에 들어갔다면 이게 1등 했을지도 모른다. ㅋ 어쨌거나 1등을 한 세인즈버리즈 제품 역시 링톤스에서 블렌딩해 납품하는 제품이라는 사실. 이 회사가 차 실력이 아주 좋다. (내가 진작에 알아봤다니까.) 포트넘 같은 고급 백화점, 나 같은 고급 수퍼마켓의 혼합blended차들도 이..
한국에 홍차 관련 책이 많아졌다. 홍차 강좌를 여는 이도 많아졌고, 잡지사나 신문사에 직접 기고를 하거나 기자의 기사 작성에 감수나 조언을 해주는 이도 많아졌다. 그런데 엉터리 정보가 너무 많다. 한두 개 정도의 오류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오류가 너무 많은 정보성 글들을 보면 공익을 위해 마냥 입 다물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오늘은 들었다. (어디 홍차뿐이랴, 치즈에 관한 기사도 홍차만큼이나 엉터리가 많더라.) 다음Daum에 잡지의 홍차 특집 기사가 올라왔는데, (☞ 가을날의 홍차) 휴... 길지도 않은 글 한 편에 이토록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니... "전통적으로 홍차에 곁들여 먹는 음식 중 스콘은 옥수숫가루를 반죽해 삼각형 모양으로 구운 것으로 입안에서 부스러지는 부드러운 맛..
다음Daum 미즈넷의 요리방 이름이 '미즈쿡'에서 '요리'로 바뀌었다. 얼마 전 미즈쿡이라는 방 이름을 놓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불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서 요리는 여자들만 하는 게 아니므로.) 그리고 나서 5년 넘도록 쓰이던 방 이름이 갑자기 바뀌었다. 우연일까? 나는 여전히 미즈넷에 올라오는 집밥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오늘은 미즈넷 요리방의 단골 소재인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은 한때 나도 몹시 즐긴 적이 있으나 이제는 잘 안 먹는 식품들이다. 라면을 마지막으로 먹은 지는 3년 되었고, 스팸 안 먹은 지는 15년 정도 되었다. 지금은 안 먹지만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이 왜 그토록 우리를 사로잡는지 그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다. (맛있잖아.) 다음이 스팸의..
체다에 부재료를 첨가해 맛을 낸 '맛체다'들은 지구상에 너무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다루지 않으려 했는데요, 수퍼마켓에 도시락용 1회 분량의 작은 포장 맛체다가 떨이로 나와 있길래 호기심에 한번 사 보았습니다. 우리돈 500원 주고 사 왔네요. 이럴 때 먹어 보지 언제 내 돈 다 주고 맛치즈 '따위'를 사 먹겠습니까. 여러분이 잘 아시는 미국의 타바스코 홋 소스로 매운 맛을 낸 체다입니다. 뭐, 보나마나 체다 조각을 타바스코 소스에 찍어 먹는 그런 맛이 나겠지요. 으응? 상당히 맛있습니다! 맛을 아주 잘 냈어요. 성깔 있고 매력적입니다. 그냥 체다를 타바스코 소스에 찍어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듯한데요? 영국에 계신 분들은 이 치즈를 꼭 사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맛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치즈입..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훈제한 웬즐리데일이 다 있길래 호기심에 사 보았습니다. 훈제해서 바싹 말랐을 줄 알았는데 오리지날 플레인 웬즐리데일과 마찬가지로 치즈에 물기가 제법 있고 껍질도 촉촉합니다. 훈향이 물씬 나네요. 참나무oak 조각들을 불때서 18시간이나 훈향을 씌운다고 합니다. 오리지날 플레인 웬즐리데일은 잘 부서지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에 기분 좋은 산미가 나는 순둥이 치즈인데요, 그걸 장시간 훈제하고 나니 질감이 꼭 튀긴 두부 같기도 하고, 유부 같기도 하고, 얼었다 녹은 두부 같기도 합니다. 질깃질깃 꼬득꼬득 씹혀서 재미있네요. 마치 두부를 기름 듬뿍 두른 지짐판에 지진 뒤 식혀서 가볍게 가다랑어 간장 양념을 입힌 것 같은 맛과 질감이 납니다. 훈향이 나면서 씹는 맛이 있어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