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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yrenees-Atlantiques 일단 치즈 이름 풀이부터 해야겠습니다. 불어로 양을 브레비brebis, 염소를 셰브르chevre라고 하지요. 이 치즈는 양젖과 염소젖을 반반씩 섞어 만드는 혼합유 치즈입니다. 그래서 브레비와 셰브르를 합쳐 셰브리라 이름 붙였습니다. 오쏘-이라티로 유명한 ☞ 오네틱Onetik 사에서 만드는 신생 치즈입니다. 저온살균유를 써서 2.5kg 정도 되는 납작한 원반 형태로 만들며 두 달 반 가량 숙성을 시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프랑스에서 단단한 양젖 치즈를 생산하는 곳 하면 바스크 지역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치즈도 피레네 산맥 쪽에서 생산합니다. 전에 바스크 지역 양젖 경성 치즈로 스페인의 ☞ 만체고와, 만체고를 쏙 빼닮은 ☞ 오쏘-이라티와, 오쏘-이라티를 쏙 빼닮..
▣ 뻬꼬리노 로마노는 이탈리아 양젖 경성 치즈(= 뻬꼬리노)들 중 숙성 기간이 길고 맛이 강한 편에 속해 요리용으로 많이 씁니다. 최소 5개월에서 8개월 정도 숙성시키며, 그 이상도 갈 수 있습니다.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만든 것들만 노란색-빨간색 PDO 인장을 받을 자격이 주어집니다. 로마 사람들이 까르보나라에 갈아 넣는 치즈가 바로 이 치즈입니다. 뻬꼬리노 중에서는 이 로마노가 가장 대중적이어서 심지어 한국 마트에서도 볼 수 있죠. 지역별로 자기네 뻬꼬리노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명을 딴 뻬꼬리노 중에서는 뻬꼬리노 로마노, 뻬꼬리노 싸르도, 뻬꼬리노 토스카노, 뻬꼬리노 시실리아노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뻬꼬리노 싸르도 돌체: 20일에서 60일 정도 숙성. 촉촉한 어린 치즈 만들기..
비가 잠깐 내리긴 했지만 오늘은 햇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찬란한 햇빛을 보고 나니 창가에 앉아 아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나는 거예요. 장 보러 가는 길에 해 잘 드는 곳에 앉아 한참 햇빛을 쬤습니다. 영국에서는 좌우간 해만 봤다 하면 맨살 드러내고 햇빛을 쬐야 합니다. 영국 여자들이 노출증이 있어 툭하면 길에서 옷 훌렁훌렁 벗어제끼는 게 아녜요. 그게 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거예요. 며칠 전 한국 신문을 보니 한국 여성들이 하도 잡티 없는 뽀얀 피부에 집착을 해 비타민D 부족이 심각하다는 경고가 다 났던데, 한국에 계신 여성 동지 여러분, 거죽 뽀얀 건 중요하지 않아요. 뼈 다 삭으면 어쩌려고요. 햇빛을 쬐야 뇌도 팔팔하다면서요. 햇빛을 쬐세요, 햇빛을! 오늘은 햇빛이 하도 강해 스티로..
단단의 찻잔 수집 조건을 다시 한 번 정리해봅니다. 1. 본 차이나여야 한다. 또는 본 차이나처럼 뽀얗고 섬세한 맛이 있어야 한다. 2. 금테나 은테를 두르고 있어야 한다. 3. 찻잔 - 받침 - 간식접시tea plate로 된 트리오여야 한다. 4. 푸른 꽃이 주 소재여야 한다. 두툼한 도기earthenware나 석기stoneware에는 보통 금테를 두르지 않기 때문에 2번은 1번에 종속될 때가 많습니다. 금테는 얇은 자기에나 두르지요. 한국 도자기 회사들에 고함 유럽, 미국, 일본산 찻잔들만 살피다가 문득 우리 한국산 찻잔들이 궁금해진 단단. '그래, 한국산 도자기도 품질이 좋으니 디자인 괜찮은 것만 나오면 내 당장 산다.' 결심하고 검색에 나섰으나...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같은 국내 도자기 회사들은..
바깥 양반이 바깥에 나갔다 집에 들어오면서 손에 들고 온 겁니다. 미국산 은도금 버터 디쉬입니다. 금속도 경박하지 않고 제법 두툼한데다 속에 유리 라이너까지 제대로 들었습니다. 미국 물건인 줄은 어떻게 아느냐? 세 가지 근거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미국은 버터를 벽돌형이 아닌 긴 막대형으로 만듭니다. 둘째, 미국 실버는 장식의 과함이 꼭 영국 빅토리안 시대 실버를 보는 듯합니다. 셋째, 바닥에 미국 제품이라고 써 있습니다. ㅋ 가장자리의 장식을 따로 만들어 붙였기 때문에 제법 두툼합니다. 이런 류의 버터 디쉬들이 시장에 많이 돌아다니는데요, 얇은 금속판에 그저 프레스로 무늬를 찍어 만든 경박한 것들이 많으니 잘 구별해서 사셔야 합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워요. 사실 때 장식 뒷..
영국의 전통 피클인 호두 피클을 한 병 사 보았습니다. 18세기 중반에 이미 인기가 한창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1727년 영국 요리책에도 만드는 법이 실려 있습니다. 빅토리안 시대에 들어와서는 찰스 디킨스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도 언급이 될 만큼 진미delicacy로 통했었다고 합니다. 단단한 겉껍질이 형성되기 전 아직 연둣빛 꼬마일 때 따서 소금물과 촛물에 담가 삭힙니다. 영국에서는 대개 6월 하순에 따서 준비합니다. 뭣? 호두를 껍질째 먹는다고? 네에, 과육과 호두 껍질과 안의 호두를 모두 먹는 거죠. 신기하죠? 이렇게 연두색이었던 호두가 이렇게 검게 변하는 겁니다. 먼저 소금물에 10여일간 담갔다가 건져 공기 중에 말립니다. 이 자연 건조하는 과정에서 호두 열매의 색이 검게 변합니다. 그런 다음 피클..
한국에 있을 땐 너무나 당연해서 의문 품을 생각조차 못 했던 식탁 유리. 영국 와서 보니, 엥? 식탁에 유리가 없다. 영국만 그런 건가 궁금해서 다른 나라 식탁을 염탐해 보니 오히려 우리 한국이 특이한 거라. 우리는 왜 식탁에 유리를 까는 걸까? 공용 반찬을 가운데 두고 먹으니 자기 밥그릇으로 음식 옮기다 흘릴까봐? 그거야 식탁보 깔았을 때나 염려할 일이지, 식탁보를 깔지 않은 경우에도 우리는 유리를 꼭 두지 않나. 유리 닦는 거나 식탁 닦는 거나 드는 품은 비슷할 텐데 누가, 왜, 언제부터 식탁에 유리를 깔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 우리 집 식탁에 박혀 있는 전지자全知者의 눈. 군것질 하고 있으면 더 쏘아본다.
수퍼마켓에 크리스마스 식품들이 드디어 떨이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아프터눈 티를 뒤늦게 즐겨 봅니다. (크리스마스 식품을 사면 리본이 생겨서 좋아요.) 아프터눈 티라는 게 워낙 '글로발'한 것이긴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유럽 4개국 크리스마스 단것들로 찻상을 차리려 합니다. 크으... 아프터눈 티에 걸맞지 않는 회색조 사진. 산통 다 깨네... 늦봄이 될 때까지는 햇빛이 시원찮아 어쩔 수 없겠습니다. 오후 1시인데도 이렇게 어두워요.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갔다가 동네 골동품상이 갖고 나온 2단 은도금 케이크 스탠드를 샀다고 했었죠? 오늘 첫 선을 보입니다. 백화점에서 산 크리스마스 간식 접시 두 장도 동원되고, 채리티 숍에서 산 순박한 찻잔 2조도 동원됩니다. 아뿔싸, 초를 안 켰구나, 초를;;..
▲ 웨일즈 몬머쓰셔Monmouthshire, Wales 염소젖 치즈와 맛체다를 전문으로 하는 ☞ 아버가베니 파인 푸드 사의 맛체다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전에 에일과 씨겨자로 맛낸 ☞ 어 베니를 소개해드렸었죠. 이번 것은 연두색 왁스가 씌워져 있는 차이브와 샬롯맛 체다입니다. 부재료를 넣어 맛을 냈지만 어쨌거나 자연치즈인 체다를 바탕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것도 엄연히 자연치즈로 분류가 됩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느냐? 저 옛날, 틴턴 마을에 있는 틴턴 사원Tintern Abbey의 수도승들이 수도원 경작지에 샬롯 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데, 샬롯이 든 치즈이니 샬롯 재배지 이름을 갖다 붙이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한 모양입니다. '차이브와 샬롯맛 체다'보다는 이렇게 고유명사가 붙으면 뭔가 ..
아니, 이 사람들... 사진발 안 나오게스리 할인 스티커를 전면에 떠억. 아무리 떨이 제품이라도 그렇지, 치즈 이름은 알아야하지 않소! 수퍼마켓이 자사 상품PB으로 낸 살살 녹는 순한 염소젖 치즈입니다. 당절임 크랜베리로 단맛을 더했어요. 한국과 달리 영국은 PB 상품에 오히려 품질 좋은 것들이 더 많습니다. PB 상품들에도 계급이 있는데, 품질들이 정직해서 돈을 더 주면 확실히 더 좋은 품질의 식품들을 살 수 있어요. '품질이 좋을수록 값도 비례해서 올라간다.' 단순 명쾌하지 않습니까? 광고 문구와 포장 요란하고 값만 비싸면서 품질 형편없는 식품만큼 사람 짜증 나게 하는 게 없죠. 영국 수퍼마켓들의 최고급 PB 제품의 경우, 맛과 품질이 유명 브랜드 상품들보다 훨씬 좋습니다. 당절임 크랜베리를 박아 단..
▲ 토스카나Toscana. 저는 '뻬꼬리노'가 체다나 브리처럼 특정 치즈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뻬꼬리노가 이태리어로 그저 '양젖 경성 치즈'라는 뜻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적이 놀랐더랬습니다. (뻬꼬리노는 양羊이라는 뜻의 이태리어 'pecora'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이태리에 양젖 치즈가 이거 하나뿐일 리 없지요. 소젖 치즈가 다양하듯, 또 염소젖 치즈가 그토록 다양하듯, 이태리에도 양젖 치즈가 여럿 있지 않겠습니까. 영국에도 다양한 양젖 치즈가 있으니까요. 이태리의 뻬꼬리노 치즈가 지역별로 세분된다는 것은 이 치즈를 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치즈 포장에 '뻬꼬리노 토스카노'라는 이름이 떠억. 어라? 뻬꼬리노는 무조건 뒤에 '로마노'가 붙는 거 아니었어? 토스카나 지방의 양젖 치즈라... 그 ..
부르고뉴 지방에서 탄생한 저온살균 소젖 치즈입니다. 치즈 표면을 술 혼합물이나 소금물로 닦은 'washed-rind cheese'에 속하고, 동시에, 겉에서 안으로 숙성해 들어가는 'smear-ripened cheese'에 속하기도 합니다. 봄에서 가을까지 집유한 전지유로 만들고 3~4주 숙성을 시킵니다. 어찌나 비싼지, 반만 잘라서 파는 건데도 하도 비싸 집을까말까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이푸아스epoisses보다 비싸요. 이푸아스로 유명한 사에서 만든 자매품이라 그런지 포장도, 외모도, 맛도 둘이 참 많이 닮았습니다. 특히, 외모는 이푸아스와 전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흡사합니다. 이푸아스는 4-5주 숙성 기간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 마르 드 부르고뉴Marc de Bourgogne 브랜디를 섞은 소금..
단단: 치즈보드 구성하는 "법"? 그딴 건 없어. 그냥 능력 닿는 한 자기가 좋아하는 치즈 모조리 사다가 올리면 돼. 기웃이: 에이, 그럴 리가 있나요. 그래도 뭔가 원칙이라든가, 그런 게 있을 것 같은데? 단단: 없어.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치즈 사다가 올리면 돼. 기웃이: 에이, 그러지 말고, 비법 같은 거 있으면 살짝 귀띔 좀 해 줘요. 단단: 아, 그런 건 없어! 정 '법칙'스러운 뭔가를 억지로 만들어 지키고 싶으면 그럼 이렇게 해보라고. 기웃이: 거 봐, 뭔가 있지. 단단: 법칙 아니야. 치즈 잘 모르는 사람이 하도 막막해하고 지침 비슷한 걸 듣고 싶어하니 그냥 쉬운 '팁' 하나 주는 거야. 일단, 치즈의 세계는 담론 편의상 몇 가지 범주로 나뉘는데, 그 범주에 드는 것들 중 하나씩 사다가 놓기..
기웃이: 주인장, 근하신년 카드가 어째 좀 색다르오. 단 단: 크리스마스 스파이스로 양념한 훈제연어 카드이옵니다. 이름하여 '첩첩산중'.
201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일년 하루하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하나뿐인 특별한 날이긴 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오늘 하루는 마치 내일 죽을 사람처럼 물건 정리도 좀 하고 한 해를 곰곰이 돌아보며 묵상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맛난 음식 먹어야지요. ㅋ 독일의 슈톨렌을 사 왔습니다. 대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런 크리스마스 음식들이 떨이로 쏟아져 나오기 마련인데, 영국에서 슈톨렌이 하도 인기 있다 보니 올해는 떨이를 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이제나저제나 값이 내려갈까 기다리다가, 동날까봐 걱정돼 그냥 제값 다 주고 사 왔습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괴짜 셰프 헤스톤 블루멘쏠이 맛낸 슈톨렌입니다. 프랑스 브리오쉬 반죽에, 영국 민스미트에, 이태리풍 오렌지맛..
영국 가정집 식품 선반cupboard에 꼭 있어야 하는 어니언 처트니. 체다 위에 얹어서, 소세지 롤 속에 발라서, 햄버거, 샌드위치, 타트 속에 넣어서. 양파 단맛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에나 잘 어울리므로 집에 꼭 있어야 합니다. 쓰임새가 무궁무진하죠. 영국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식품이므로 어니언 처트니는 시판 제품들도 다들 잘 나옵니다. 집에서 만든 것처럼 첨가물 없이 성분도 좋고 맛도 좋아 굳이 시간 들여 집에서 만들 필요가 없어요. 저는 재미 삼아 집에서 한 번 만들어 보고 그 다음부터는 사서 씁니다. 제가 쓰는 어니언 처트니의 성분은 이렇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드실 분들을 위해 참고하시라고 올려 봅니다. 귀국해서 마음에 드는 제품 찾기 전까지는 저도 직접 만들어 먹어야겠지요. 의 어니언 처트니 성..
나는 새고기는 대체로 좋아하지만 칠면조는 싫다. 영국에도 이런 사람 많아요. 이런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대신 다른 새고기를 먹습니다. 거위도 있고, 오리도 있고, 만날 봐서 지겹긴 하지만 닭고기도 있지요. 꿩이나 메추라기, 자고새, 산비둘기 등도 안 될 건 없죠. 값이 비싸서 그렇지, 영국인들은 이런 고기들도 잘 먹습니다. 평소엔 고급 레스토랑에나 가야 맛볼 수 있습니다. 꼭 새고기를 먹어야 해? 새고기가 싫은 사람은 네 발 달린 짐승을 먹으면 됩니다. 실제로 칠면조 대신 돼지고기나 쇠고기, 양고기, 토끼 고기, 사슴 고기 등을 먹는 집도 많아요. 고기 자체가 싫은 사람은? 다채로운 해산물을 즐깁니다. 수퍼마켓들이 화려한 모듬 제품으로 잘 내고 있습니다. 새고기도 싫고, 네 발 고기도 싫고, 해산..
▲ 크리스마스 만찬상의 칠면조 ▲ 전형적인 영국의 크리스마스 만찬상 ▲ 접시에 옮겨 담은 1인분 오늘은 칠면조나 거위, 닭고기 등에 끼얹어 먹는 소스gravy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요리에 소질 있으신 '푸디foodie' 독자분들을 위해 헤스톤 블루멘쏠Heston Blumenthal의 레서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4년 세계 50대 레스토랑 선정에서 5위를 한 레스토랑의 셰프이자 미슐랑 3-스타 셰프이기도 합니다. 솜씨 있는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세요. 맛 내는 핵심 무기로 닭날개와 탈지분유skimmed milk powder, 갈색 나도록 끓인 버터beurre noisette, 셰리 비니거sherry vinegar를 씁니다. 헤스톤의 가금poultry용 그레이비 재료 [4~6인분] • 닭날개c..
잉글랜드 남부에서는 그래도 좀 알아준다는 윈체스터의 크리스마스 마켓엘 다녀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만난 우체통. 단단은 영국의 길거리에서 만나는 우체통을 자세히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다. 어떤 건 빅토리아 여왕 때 세워졌고, 어떤 건 그 다음 군주인 에드워드 7세 때, 또 어떤 건 그 다음 군주인 조지 5세 때, 에드워드 8세 때, 현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 때 세워졌거든요. 우체통 표면에 돋을새김이 돼 있어요. 이건 현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 때 세워진 우체통입니다. 'George VI Regina'의 약자가 있죠. 윈체스터는 옛 잉글랜드의 수도였기 때문에 역사도 오래됐고 부유한posh 동네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이 윈체스터가 영국 전체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3위를 차지했더..
햄이나 생선 요리에 곁들이는 파슬리 소스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든 램지 선생이었던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의 가정식 레서피로 소개해드립니다. 미슐랑 3-스타 셰프였습니다. 재료 • 무염버터 25g • 밀가루 25g • 우유semi-skimmed milk 500ml • 채수vegetable stock [저는 젤gel 성상의 농축된 ☞ Knorr Vegetable Stock Pot를 씁니다. 이걸 쓰면 소금이 이미 들어 있어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나 집에서 직접 채수를 내서 쓸 분들은 농축시켜 물기를 최대한 줄이고 간을 따로 하셔야 합니다.] • 더블 크림double cream이나 싱글 크림single cream 50ml [더블 크림은 유지방 48%의 진한 영국 크림을 말합니다. 열에 의해 분리되지 않아 ..
▲ 영국 가정요리의 대모 딜리아 스미쓰Delia Smith ▲ 영국 가정의 필수품, 딜리아 스미쓰의 크리스마스 요리책 ▲ 이 책에 담긴 영국 전통 소스 '컴벌랜드 소스'. 허니 로스트 햄, 고기 파이, '콜드 컷' 등에 곁들인다. ▲ 컴벌랜드 소스 재료인 레드커런트 젤리 ▲ 레드커런트 ▲ 컴벌랜드 소스의 또 다른 재료, 잉글리쉬 머스타드 파우더 컴벌랜드 소스 재료 • 왁스 처리하지 않은 중간 크기 레몬unwaxed lemon 1개 • 왁스 처리하지 않은 중간 크기 오렌지unwaxed orange 1개 • 레드커런트 젤리redcurrant jelly 4큰술 수북이 [1큰술 = 15ml] 레드커런트 함량 높은 질 좋은 것으로 • 포트port 4큰술 • 잉글리쉬 머스타드 파우더 1작은술 수북이 [1작은술 = ..
어, 제목이 너무 길어 잘렸습니다. 성탄절 즈음에 다쓰 부처한테 선물을 보내 주시는 분이 계셔요. 다쓰 부처는 맛있는 거 사 주시는 분과 선물 주시는 분을 격하게 축복합니다. 고귀한 분의 몸과 영혼에 신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제가 이 분한테서 온 선물 상자에는 꼭 빨갱이 화환을 놓고 기념 촬영을 합니다. 아아, 선물 받고 나니 이제야 크리스마스인 게 실감 나네요. 저에게 '소포도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서 보낼 수가 있다'는 가르침을 주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보내 주시는 선물 상자 옆구리를 볼 때마다 늘 의아한 것이, 어떻게 하면 이렇게 포장지 끝이 딱 맞을 수 있는 거죠? 전 이게 안 되더라고요. 카드도 정성껏 고르시고. 사시는 곳의 풍경이 담겼습니다. 정겨워요. 저도 우리 동네 담은 그림이나 사..
영국인들의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오르는 소스, 두 번째 시간이 되겠습니다. 이름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브레드 소스'입니다. 중세 때부터 존재하던 '빵 소스'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게 이 브레드 소스라고 하네요. 뼈대 있는 소스입니다. ㅋ 제가 영국의 크리스마스 음식들을 소개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이 소스를 포함시킬 것인가를 놓고 잠시 고민을 했었습니다. 증점제thickener로 먹다 남긴 빵을 쓰다니, 안 될 것은 없다만, 다른 날도 아니고 하필 명절에... 명절인데 너무 '빈티' 난다고 생각했었죠. 다 만들고 나서 한입 먹어보고는 다쓰 부처 깜놀. 이거 소개 안 했으면 어쩔 뻔! 미슐랑 2-스타 셰프 톰 케리지Tom Kerridge의 레서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국의 서민 음식인 펍 음식들pub..
단단이 영국에 와서 재발견한 작은 물건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브로치. 한국에 있을 땐 브로치란 그저 우리 할머니들 젊었을 때나 유행하던, 지금은 한물 간 장신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국 와서 보니 이게 아직도 중요한 소품으로 취급을 받더라고요. 특히, 왕실 여자들이 어떤 브로치를 하고 공식석상에 나타났는지를 패션계와 언론이 중요하게 다룹니다. 얼마짜리냐 하는 금전적 가치를 논하기보다는 역사와 의미 등을 마치 골동품 다루듯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한국인들의 통념과는 달리 유럽 왕실은 검소합니다. 졸부와 돈 많은 셀렙들이나 비싼 옷 입고 비싼 물건 주렁주렁 바꿔 달고 나와 돈자랑하지, 왕족이나 뼈대 있는 가문 사람들은 돈자랑하지 않습니다. 졸부들이 얼마나 품위 없이 돈을 쓰고 있는지는 저 런던 해..
"한국의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얼마 전에 썼던 글의 맺음말이었죠. 영국 생활 초기에 가졌던 의문 중 하나 - '이상하네,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을까?' 길거리나 TV에서 장애인이 많이 보이니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것처럼 느껴졌던 거지요. 장애인 올림픽 대회Paralympics의 아이디어가 처음 싹 튼 곳은 이곳 영국이었습니다. 나치를 피해 망명 온 독일계 유태인 의사Ludwig Guttmann에 의해서였죠.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나치가 장애인들에게 가했던 만행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 에도 휠체어 탄 장애인을 독일군들이 그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휠체어째 창 밖에 던져 죽이는 장면이 나오죠. 이런 아픔을 뒤로 하고 현재 독일..
다쓰베이더가 집에 오는 길에 생크랜베리 한 봉지를 덜렁 사 갖고 들어왔습니다. "아니? 시어서 생으로 먹지도 못 할 과일을 무엇하러 사 왔소?"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올리는 소스를 만들겠답니다. 크랜베리 소스는 그간 병제품으로 사 먹기만 했는데, 조리법을 보니 쉬워 보여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소스를 소개해 자기도 이 블로그에 뭔가 기여를 하겠답니다. 안 말립니다. 익혀서 만드는 소스와 열을 가하지 않고 만드는 생 소스, 이렇게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둘 다 아주 맛있었습니다. 익힌 크랜베리 소스 재료 • 크랜베리 300g, 냉동이든 생이든 관계 없음 • 연한색 머스코바도 설탕light brown muscovado sugar 100g • 오렌지 즙이나 주스 100ml..
오늘은 영국의 크리스마스 만찬상 구성 요소 중 9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터핑"이라고 부릅니다. 스터핑? 네에, 어딘가에 채워 넣는다는 소리죠. 크리스마스 칠면조의 '뻥' 빈 속cavity에 채워 넣는 양념 고기 소를 말합니다. 맛있게 양념한 소세지 고기에 양파와 세이지sage를 더 넣어 칠면조 속에 꼭꼭 채워 넣는 건데, 닭고기나 칠면조 같은 흰살 새고기들은 고기 자체의 맛이 밋밋해 맛있게 양념한 붉은 고기로 이렇게 속을 종종 채워 넣곤 합니다. 속을 채우고 남은 것은 돌돌 뭉쳐 위 사진에서와 같이 만찬상에 따로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칠면조는 안 굽더라도 이것만 별도로 준비해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늘은 소세지 고기를 안 넣는 채식주의자 판으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인들의 크리스마스 만찬 음식을 일인분 옮겨 담은 모습입니다. 제가 12월 10일부터 만찬상 구성 요소들을 하나씩 소개해 오고 있는데요, 에, 어디 보자... 빼먹은 거 없나... 명절 나물은 이미 소개를 해 드렸고 [1, 2, 3] 소스도 소개해 드렸고 [4, 5, 6 - 브레드 소스는 이 접시에 안 올라와 있음] 터키도 소개해 드렸고 [7] 앗, 8, 9, 10이 아직 남았네요. 오늘은 8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름하여 '담요 두른 돼지들'. 첫 번째 사진에는 양념한 돼지고기를 미트볼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베이컨에 말았는데, 대개는 바로 위 사진에서처럼 소세지를 말아서 만듭니다. 칠면조나 거위 구운 것 옆에 장식으로 조로록 두지요.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오르는 필수 요소이나 연말연시 콕테일 파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