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모찌방에 모찌는 없고 웬 과자 나부랭이만 있냐는 기웃이 님의 지적에 맛있는 모찌 찾아 삼만리. 영국에 가 있는 동안 새로 창작한 떡, 전에는 쓰지 않던 재료를 도입해 맛있게 개량한 기존 떡 등 우리 떡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딸기나 바나나 같은, 전에는 떡에 사용하지 않았던 과일들과, 치즈나 크림 같은 유제품, 쵸콜렛, 커피 등 서양 제과에서 많이 쓰는 재료들이 기존 떡의 변주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서양 차음식과 후식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변해 가는 거겠죠. 기름진 차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이런 변화가 반갑습니다. 대만의 펑리쑤 보세요. 자기네 농산물에 버터로 반죽한 밀가루 피皮를 더하니 맛있잖아요. 서양 재료 안 쓰고 전통 재료를 잘 다듬어 쓰는 뚝심 ..
에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전통과자인 올리브 오일 또르따tortas de aceite를 발견했습니다. 하, 이게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들어왔구나. 또르따를 보면 생각 나는 영국 TV 프로그램이 있으니, 제이미 올리버의 스페인, 이태리, 스웨덴, 모로코, 그리스, 프랑스 음식 기행을 담은 . 이렇게 요리책으로도 정리돼 나왔었죠. 이 프로그램에서 제이미가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한 수녀원nunnery에 가 올리브 오일로 반죽하고 아니씨드aniseed, anise로 향 낸 동그랗고 바삭한 전병torta을 사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고 과자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은 당장 수퍼마켓으로 달려갔죠. 생긴 건 못난이인데 바삭바삭 경쾌하게 씹히고 씹을수록 맛이 쌓여 제법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을..
짠. 어떻습니까?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모찌방 9월'과 분위기가 비슷하죠? 으흐흐흐흐흐흐. 저는 떡보다는 바삭한 과자나 기름진 케이크를 좋아하므로 모찌 대신 북해도 특산 미소된장 참깨 센베이를 곁들여 보았습니다. 에서 샀습니다. (백화점 식품관들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미소맛은 나는 듯 마는 듯 은은하면서 검은깨의 고소한 맛이 두드러지는 달콤한 과자인데, 미소맛이 지금보다 더 나도 좋겠으나 어쨌거나 맛있어서 가끔 사 먹게 될 것 같습니다. 봉지에 "타케다 오리미소 센베이"라는 한글 표기가 있었습니다. 이 제품입니다. 비싸죠. 공장제 일본 가공식품이 으레 그렇듯 성분은 그저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나쁘지 않네요. (마가린에 유지방이 들어가기도 하나요? 처음 알았습니다. 100% 식물성 유..
여러분, 재난 지원금 어떻게 쓰고들 계십니까? 늘 이용하던 대형마트나 온라인 식료품점에서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책 시행 초기에는 잠깐 해보았으나, 실물 매장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 이 방식이 맞는 거지요. 그래서 저도 동네에서 죄 탕진하기로 마음먹고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일본식 찻집에 가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 보름달 님의 연희동 화과자 집 방문기를 보고는 이 집이 생각 났거든요. 요즘은 모찌나 화과자 같은 일본 전통 과자들을 일본식 차들과 함께 깔끔하게 내는 게 또 새 유행인가 봅니다. 제대로 만들었다는 일본식 모찌는 어떤 맛과 식감일지, 제대로 준비한 맛차(抹茶)는 또 어떤 맛과 빛깔일지, 다과는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 내줄지 궁금했습니다. 온도도 ..
에서 이런 걸 샀습니다. 버터 비스킷 애호가인 단단은 진짜 버터가 (듬뿍) 든 비스킷이라면 국적 안 가리고 사서 맛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북서쪽 삐에몬테의 특산물이랍니다. 말발굽을 본떠 만든 입체적이고 다소 육감적인 형상의 과자인데, 코코 파우더를 쓴 것과 플레인, 두 종류가 있길래 둘 다 사 보았습니다. 원어민 발음을 들어 보니 '또르체띠'라고 하던데, 에서는 '토르세티'라고 표기해 놓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과자 크기가 큽니다. 양도 많아요. 데이니쉬 버터쿠키 상자만 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한투박 하죠. 수제라서 모양이 다 다른데, 이런 과자들이 사진을 찍으면 공장제 일사불란한 과자보다 더 근사하게 나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유, 기분 좋아라. 집에서..
▲ 영국 화가 엘리자베쓰 키스가 일제 강점기 때 그린 한국의 노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권해드리면서 제가 이 땅의 노인들께 경의를 표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 나십니까? ☞ 쉬는 시간에 웹툰 하나 보세요 노인은 사실 한국에서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오래 살다 보니 별꼴 다' 보고 겪는 세대죠. 그래서 그 오래 살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래 세대들이 보편적으로 존경해 드리고 있고요. 한국은 노인 공경이 특히 더 발달돼 있는 사회여서 지하철에 노인들(만) 앉는 좌석이 따로 준비돼 있고, 지자체들도 공문서나 현수막에 "노인"이라는 가치 중립적 단어 대신 "어르신"이라는, 공문서에 별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 단어를 굳이 가져다 쓰며, 그분들이 젊을 때 이루어 낸 놀라운 경제성장에 대한 노고를 치하해 드리..
여러분,다음 블로그가 드디어 개편에 들어갔습니다. 제 블로그가 당분간은 이런저런 오류를 보이고 불안정할 겁니다. 저는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서 새로 바뀐 환경에 하루만에 적응하고 간단한 html 편집도 익혔으나 연세 지긋하신 이용자 분들은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가 언젠가는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합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개편된 환경에서 기존 글 수정도 해 보고 새 글도 써 보았는데, 글쓰기 도구나 환경이 티스토리 블로그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개편하면서 통합 준비에 들어간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스마트폰이란 게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PC 화면에 최적화하도록 설계됐었죠. 저도 PC 화면에서 예쁘게 보이는 쪽으로 문서를 '곱게' 다듬어 발행을 해 왔었..
▲ 남성들이여, 노인 여성한테 이런 신발 선물하면 돈 쓰고도 두고두고 서운타 소리 들을 테니 그리 아시라. 권여사님 신발장에 수년째 처박혀 있는 노인화. 이런 건 친구들한테도 못 준다는데. 내가 일흔 넘은 우리 권여사님과 주변의 노인 여성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니, 서류상으로는 빼박 노인인데 다들 늙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똥고집을 부려요. 우리 권여사님이 얼마 전 자식들로부터 받은 생일축하금을 들고 옷 한 벌 사시겠다며 신나서 백화점엘 가셨어요. 아, 그런데 이 권노인이 자꾸 4,50대 여성복 코너에서 얼쩡거리시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내 옷을 사 주려고 그러시나 보다, 내심 기대를 하고 굽실거리며 열심히 에스코트를 해 드렸는데, 뙇, 눈 깜짝할 새 당신 입으실 하늘하늘 야리야리한 얇고 예쁜 간절기 ..
과자통이 예뻐서 통 수집하려고 산 과자입니다. 비싸지만 몹시 예쁘므로 용서가 됩니다. ㅋ 재료가 좋아 이것도 맛은 훌륭하나 빨간 체크 무늬 포장의 쇼트브레드만은 못합니다. 것만큼 진한 맛이 안 나요. 너무 진한 버터 풍미가 부담스러운 분들께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요. 영국의 식품 업계들은 좌우간 클로티드 크림만 넣었다 하면 값을 왕창 올려 받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비싼 크림이거든요. ㅋ 클로티드 크림 이야기 꺼낸 김에, 얼마 전에 어느 음식평론가가 일간지에 쓴 크림에 관한 글을 읽다가 클로티드 크림 대목을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정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클로티드 크림은 우유를 찜기나 중탕으로 데운 뒤 넓은 팬에 부어 표면에 생기는 크림의 막을 걷어내 만드는데 크림 프레슈보다는 살짝 거칠면서 꾸..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춰 주기 위해 오스트리아-독일 쪽 저자나 그곳에서 유학했던 저자의 문헌만 읽히지 않고 영·미 쪽 문헌도 읽히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이 쓴 좋은 책이 있어 번역에 문제는 없나 확인차 한글판을 사서 읽고 있는데요, 휴... 번역가 김병화씨는 음악책 번역은 이제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좋은 책을 가져다 단단히 망쳐 놓아 다른 사람이 번역할 기회도 걷어차 버리고 학생들에게 권하기도 힘들게 되었어요. 오역 예를 몇 가지만 들어 봅니다. • 'modulation'은 음악 장르에 따라 '전조'로 번역해야 할 때도 있고 '변조'로 번역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냥 다 '변조'로 번역. 그 흔한 음악 용어인 '전조'를 매번 '변조'로 읽어야 한다니, 독자가 기가 막혀. • 12분의..
[2악장 17:10] [3악장 25:47] [4악장 37:45] 해가 바뀔 때만 해도 '2020'이라는 숫자가 참 미래적sci-fi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인류는 이제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는 지성에 근접했다고 낙관했는데 이 첨단 테크놀로지 시대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미지의 바이러스로 속수무책 죽고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할 일이 산더미인데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 Covid-19 Dashboard 오늘은 러시아 태생의 작곡가 알프레드 슈니트케(Alfred Schnittke, 1934-1998)의 깊은 울림을 내는 무반주 합창곡을 듣고 싶습니다. 진혼곡requiem은 아니지만 진혼곡보다 더 진혼곡 같은 곡입니다. 러시아는 무반주 합창을 위한 콘체르토choral..
오후에 나가 사전 투표를 하고 에 가서 간단히 장을 보고 왔습니다. 전염병이 도는 시기에 전 국민이 투표하러 모일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마트 선반에 싱싱한 채소와 식품이 그득한 것도 놀랍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다 마스크를 썼습니다. 날이 더워져 답답하니 마스크를 기껏 쓰고도 턱까지 끌어내린 중장년 남성들이 간혹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매우 높은 착용률을 보여 밖을 다니면서도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평소 집에만 얌전히 있으므로 공적 마스크 두 개를 사기 위해 마스크 하나를 쓰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해 사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차피 쓰고 나온 김에 약국에 들러 두 개를 샀습니다. 이제는 마스크 공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지 KF94, KF80 두 종류 중 고를 수 있고, 크기도 대·중·소 중에서..
영국에 도착해 집을 구하고, 공영방송인 BBC를 시청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구입하고, TV 수상기를 사 와 다음날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음악 전공자인 다쓰 부처 둘 다 턱이 떨꺽. 대중음악과 디제잉의 나라답게 뉴스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매우 감각적인 거라. BBC에서 전통적으로 써 왔던 카운트다운 라디오 시보pips, +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음악과 서구 대중음악에 만연한 2/4박자 트레씨요tresillo 리듬의 베이스, + 뉴스 프로그램에 걸맞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중립적 느낌의 코드, + EDM[electronic dance music] 분위기를 결합해 새로 창작했다. 그러니까, 과거와 현재와 범세계적인 것과 치우치지 않은 어떤 것을 합쳐 만든 거란 말이지. 상징적이고 대단히 훌륭한 발상이다..
지난 글에 이어 - 흥미롭게도 집집마다 쌈장 맛이 다 다르잖아요? 저는 시판 쌈장을 사다가 아래와 같이 짠맛을 희석해서 먹습니다. 단단네 쌈장 재료 [양 엄수해야 맛있음] [견과류가 신선해야 함] • 170g짜리 소포장 시판 쌈장 [마트에 브랜드별 두어 종류 진열] [단단은 해찬들 사계절 쌈장 선호] • 양파 알 굵은 것으로 1개 • 두부 300g 1모 • 잣 25g • 해바라기씨 50g • 호박씨 50g 만들기 1. 기름 안 두른 편평한 지짐판frying pan에 잣, 해바라기씨, 호박씨를 넣고 잣에 윤기가 돌 때까지만 잠깐 덖어 냉동실 냄새를 날리고 고소한 씨앗 냄새를 북돋워 준다. 2. 1을 도마에 쏟아 칼로 잘게 다진다. 우묵한 큰 그릇에 옮겨 담는다. 3. 양파를 잘게 다져 기름 안 두른 편평한..
단단이 날라리 주부인 건 다들 잘 아시죠? ☞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아직도 헷갈린다 거기 밥상에서 제가 한 일이라곤 줄기콩 데친 것밖에 없었죠. 오늘 이 밥상에서도 제가 한 일은 1. 호두 조리기 2. 쌈장 만들기 이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ㅋ 그것도 매번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일주일치를 왕창 만들어 놓고 야금야금 꺼내 먹어요. 쌈장은 시판 쌈장 사다가 냉장고 냉동고에 있는 묵은 재료 다 때려 넣고 짠맛을 희석만 해줬어요. 반숙 맛달걀도 귀찮을 땐 그냥 시판 제품 사 먹어요. 밥도 즉석밥 사다 놓고 먹어요. 부부가 둘 다 쌀밥을 먹으려 들질 않아 밥을 지을 수가 없어요. 쌀 양이 지나치게 적으면 밥이 맛있게 안 되잖아요. 그래서 냉장고에 즉석 오곡밥을 쟁였다가 어쩌다 한 개씩 꺼내 전자..
Thank You for the Music (originally by ABBA) (from "Mamma Mia! The Movie" soundtrack) I'm nothing special, in fact I'm a bit of a bore When I tell a joke, you've probably heard it before But I have a talent, a wonderful thing 'Cause everyone listens when I start to sing I'm so grateful and proud All I want is to sing it out loud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
명절에 선물 받은 비싼 무말랭이 장아찌무침. 허, 달다. 이게 원래 이렇게 단 음식이었나? 가물가물 더덕 장아찌무침. 재료 자체가 비싸다 보니 이 작은 한 병이 무려 29,000원. 선물 주신 분 복 받으세요.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어후, 이것도 많이 달다. 더덕은 실하고 좋아 보이는데 안타깝네. 덜 달면 나도 명절에 막 여기저기 선물할 텐데. 우엉 장아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올던 달아. 한식은 이제 맵고 짠 게 문제가 아니라 단 게 더 문제인 듯합니다. 인기 있다는 유명 장아찌 브랜드의 제품 3종을 맛보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장아찌가 예전엔 이렇게까지 달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장아찌를 씹으면 보통은 '짜다' 혹은 '시다'를 먼저 느끼는데, 이 제품들은 "달다" 소리부..
에헴, 제가 오랜만에 또 그릇 자랑을 해보겠습니다. 남의 집 부엌살림 구경하는 거 무지 재밌지 않습니까? (→ 마트 계산대에서도 남 장본 거 훔쳐보며 즐거워하는 단단.) 그런데 잠깐."그릇 자랑"이라 하니 한 장에 수십 만원 하는 고가의 것을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 돈 없어서 그런 비싼 그릇 못 사요. 돈 생겨도 맛있는 거 사 먹거나 평소에 못 사던 비싼 식재료 사는 데 쓰지 고가의 물건 사는 데는 잘 안씁니다. 아, 냄비는 쫌 좋은 거 있어요. 오늘은 갖고 있는 그릇 중 식재료 모양을 차용해 만든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집에 갖고 계신 식재료 모양 그릇 꺼내 자랑해 주세요. 저는 옥수수 모양의 ☞옥수수구이 그릇 갖고 계신 분 사연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미국 사시는 분들은 이..
잠깐, 잠깐. 제목을 '중년의 매력'으로 잘못 읽고 가슴 벅차 냉큼 클릭해 들어오신 중년분들, 눈 비비고 다시 잘 보세요. 눈 비벼도 잘 안 보이면 당장 ☞ 오메가3 복용 시작하세요. 사진은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어느 소박한 국숫집의 비빔국수입니다. 맛집이라서 찾아간 건 아니고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국수와 만두를 판다길래 밥때 그냥 들어가 봤습니다. 싸고 맛있는 집이었습니다. ㅋ 싸고 맛있는 집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맛잘알' 주방이 저低비용 고高효율로 맛을 낸다는 거지요. 햐, 양념장에 콩나물과 지방 너덜너덜 붙은 저품질의 불고기만 올렸는데도 기찬 맛이 납니다. 면은 소면이 아닌 중면을 씁니다. 저는 밖에 나와 밀가루 소면이나 중면으로 만든 음식은 처음 사 먹어 봤습니다. 소면은 집에서 자주 ..
에서 이런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연말과 연시에 두 번 선물받아 봤어요. 제가 버터 비스킷 좋아한다는 게 소문이 나서 지인들이 저한테 버터가 든 고급 과자들을 선물로 주시곤 합니다. 제가 그랬죠, 좋아하는 음식이나 식품은 동네방네 소문 내서 나쁠 것 없다고요. 차를 즐기므로 이런 과자를 선물 받으면 신납니다. 맛 괜찮았습니다. 종류도 일곱 가지나 돼 눈도 즐겁고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요. 그런데 말이죠, 옥에 티랄까, 거기 엉뚱하게 술안주 같은 짭짤한 치즈 허브 비스킷이 한 종류 들어가 있어[사진에서 맨 앞] 그 강렬한 향초 및 향신료 향이 다른 단 과자들 향에 섞여 맛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자에서도 허브 믹스와 스파이스 향, 저 과자에서도 같은 허브 믹스와 스파이스 향. 생산하고 판매하는 쪽..
이 난리통에 엉뚱한 건강 관련 글 하나. 직업상 악보와 책을 많이 들여다봐야 하는데 노안은 둘째치고 안구건조증이 너무 심해 장시간 공부를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충분히 쉬었는데도 눈이 뻑뻑하고 따가우니 정신적으로 피로를 금방 느끼곤 했죠.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갔지만 안과에서 검사를 받고는 제가 남들보다 훨씬 심각한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안구 표면이 심하게 긁혀 있다며 인공눈물뿐 아니라 연고까지 처방을 해 줍니다. 눈두덩 온찜질도 해야 하고요. 이게 두 달 전인 1월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휴... 한편.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혈액순환에 좋다며 설 선물로 오메가3를 한 병 주셔서 꾸준히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EPA/DHA 하루 총량 1,100mg, 비타민E 9.86mgα-TE..
지금은 상황이 좀 나아졌지만 지난 주 초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panic buying'을 해대서 마트의 신선식품 매대와 일부 저장식품 매대가 텅텅 비었었죠. 우유가 떨어져 이마트에 갔더니 글쎄, 그 넓은 냉장 선반에 달걀과 두부가 단 한 팩도 남아 있지 않은 겁니다. 텅 빈 매대를 보자 초현실감이 밀려왔죠. 채소 매대도 마찬가지여서 콜라비만 혼자 외로이 산처럼 쌓여 있고 나머지 채소들은 전부 품절. 콜라비는 왜. ㅋ 외래 채소치고는 값이 싼 편인데도 소비자들한테 아직은 생소한 거죠. 저도 콜라비는 귀국해서 처음 써 봤는데요, 이렇게저렇게 먹어 보니 생으로도 참 맛있습니다. 무보다는 결이 곱고 조직이 치밀해 식감이 좋고, 매운 맛 일절 없이 단맛이 아주 많이 납니다. 야, 이거 사탕무 변종이나 사촌 아니냐..
어우, 외출을 일절 금하고 집에만 있으려니 죽것어요. 이나 같은 개봉작들도 궁금한데. 설상가상 운동도 못 하고. 대리만족이나 할 겸 오늘은 스윙 단스(→ 영국 발음) 영상을 걸어 봅니다. 단단은 춤추는 닝겐 모습 보는 걸 즐기는데 (☞ 인류와 춤) 유행했던 역대 양춤 중에서는 스윙을 특히 좋아합니다. 춤사위가 과격하기 짝이 없죠. 음악도 좋고요. 제가 빅 밴드 사운드를 무지 좋아합니다. 여러분, 가수가 빅 밴드 반주에 맞춰 노래하거나 춤꾼들이 빅 밴드를 대동해 춤추는 건 요즘 시대에는 (보기도 힘들거니와) 엄청난 럭셔리인 겁니다. 단단의 모친과 부친이 노는 데 있어서는 젊어서부터 한가락하셨던 분들인데요, 심지어 저희 어렸을 때는 이른 밤에 억지로 애들 재우고 두 분이 클럽 가서 춤추다 자정 한참 넘어 들..
1월의 어느 추운 날, 단단은 9편의 2차 관람을 위해 오비완 케노비풍 검은 양모 외투와 카일로 렌풍 검은 가죽 장갑을 착용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모든 자동문을 포스로 열고 극장에 도착해 매표소에서 관람 사은품을 챙긴 뒤 중앙의 가장 좋은 자리에 홀로 앉아 감상했죠. 다시 봐도 감동적이네, 흑흑. 크게 감명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는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검은색 폰 빛깔에 잘 어울리는 다크한 카일로 렌 사진으로 바꾸고 [7편 눈 내리는 저녁 숲 장면] 잡지에 실렸던 레이 언니 화보 보고 삘 받아 아이들용 조잡한 장난감말고 어른용으로 제대로 만든 고급 라이트세이버lightsaber를 하나 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8편 제다이 훈련 장면] '이거 사 놓으면 스트레칭이나 봉체조 할 때 유..
저의 장점이자 단점은 뭐냐면요, 어떤 일을 한번 시작하면 너무 열심히 한다는 겁니다.어후... ☞ 2주 내내 감자 구워 먹은 이야기 ☞ 사과 따위 사 먹은 게 뭐라고 이걸 몇 년에 걸쳐 기록하고 있어아마 어릴 때부터 악기를 연주해 몸에 붙은 습관 같은데 (잘 안 되는 부분은 골방에 틀어박혀 잘 될 때까지 무한 반복 연습해야 하거든요.) 이런 근성은 공부를 하거나 인생을 사는 데 대체로 도움이 되나 때로는 몹쓸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작 더 중요한 일이 있는데 내팽개치고 관심 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몰두한다거나.) 'Sci-fi'적 숫자인 2020년도를 맞아 이제부터는 막 살지 말고 예뻐지고 건강해져야겠다며 집에서 돈 안 드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랬는데, 적당히 하지 않고 무..
▲ 대문 정렬을 위해 이미지를 아무거나 하나 꼭 넣어야 한다고 해서 또 스타 워즈 이미지로.번역은, 에... 19금이므로 하지 않기로. (반말 주의) (시건방·초건방체 주의) 젠더에 관한 한국의 최근 이슈들에 대해 내 생각을 쏟아놔볼 테니 "니 생각은 완전히 틀려 먹었어." 아, 이 따위 댓글 달 생각 말고 남의 생각도 좀 들어봐요. 이견이 있으면 그냥 덤덤히 밝히면 돼요. 의견은 다양할수록 좋으니. 먼저, 군대 문제. 이건 대학 시절부터 주욱 생각해 왔던 건데, 나는 남녀 모두 고등학교 3년 과정 마치고 입시 결과까지 보고 나서 1년짜리 '인텐시브 코스'로 군대 갔다 왔으면 좋겠어. 신체 약간 불편한 사람도 빠짐 없이 전부. 신체 불편해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거든. 그리고 나서 대학을 가든,..
내 조부모는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 여덟 자녀로부터 스무 명의 손주들이 나왔다. 장성한 손주들은 이제 부모들 장례식에서나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스무 명의 손주들이 사는 형태를 보면 격세감이 든다. 내 아버지 대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집집마다 아이도 꼭 낳았다. 내 세대에 와서는 결혼해서 자녀를 둔 이가 일곱 명, 미혼과 비혼이 아홉 명, 딩크가 네 명이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한 세대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내 아래 세대에서는 동성 커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기증 받은 정자로 자녀를 얻는 비혼도 나올 수 있겠고. 재미있게도,딩크인 집은 모두 대학 때부터 연애해서 결혼한 커플이다. 생물학과 커플, 미대 커플, 음대 커플, 건축학과 커플. 엊그제 ..
(반말 주의) (약스포) 성적 판타지 충만한 우리 여성 동지들아, 이거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얼른 가서 봐라. 야동 100편 보는 것보다 이거 보는 게 더 짜릿하다. 나는 시리즈 중에서는 4편과 5편, 외전인 '로그 원'[Rogue One], 그리고 얘네 둘 나오는 7, 8, 9편이 특히 재밌었는데, 얘들 둘이 같이 나오고부터는 적과도 싸우고, 각자 자기 내면의 모순과도 싸우고, 서로를 설득하기도 해야 해서 영화가 복잡해지고 엄청 야해졌다. 힘이 비등한 남녀가 엎치락뒤치락 옥신각신 티격태격 하는 거, 격렬한 베드 씬 보는 것 같지 않니. ▣ 여우들은 눈치 챘으리라. 둘이 겨루는 장면에서는 감독이 항상 둘만 오붓하게 시간 보낼 수 있도록 외부 요소들을 차단시킨다는 것을. 저 봐라, 6편에서 팔퍼틴 골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