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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살 때 즐겨 먹던 티타임 케이크 중 '레몬 드리즐 케이크'란 게 있습니다. 파운드 케이크를 구운 뒤 꼬챙이로 여기저기를 푹푹 찔러 설탕과 레몬 즙 섞어 만든 시럽을 부어 주면 시럽이 구멍 속으로 쏙쏙 스며들어 촉촉하고 새콤달콤한 스폰지가 되죠. 위에 살얼음 같은 반투명한 레몬 아이싱도 씌워 주고요. 레몬 껍질을 갈아 반죽 속에 넣거나 아이싱 위에 흩뿌려 주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레몬맛이 물씬, 홍차와 함께 먹고 나면 나른했던 오후가 활기차집니다.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티타임 클래식 케이크 상위권에 항상 드는 케이크입니다. ☞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국의 티타임 케이크들은 누구나 집에서 뚝딱 만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료도 몇 가지 안 들고 조리법도 매우 간단합니다. 영국에 있을 때는 자주 구워 먹거..
적금이 만기가 되어 필요한 물품들을 이것저것 사 들이는 중입니다. 수비드 기계가 널리 보급되면서 값이 내려 이제는 가정집에서도 살 만해졌네요. 요리에 관심 많은 젊은이들이 늘어 앞으로는 혼수에 수비드 기계도 포함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대개는 고기 잘 먹겠다고 수비드 기계를 들이죠. 고기 잘 안 먹는 다쓰 부처는 채소와 생선을 잘 먹어 보겠다며 주먹 불끈 쥐고 들였습니다. ㅋ 그간 온도계 꽂아 가며 저온(50˚C)의 올리브유 냄비에 꽁피confit하듯 연어를 익혔었는데,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어서 맘 편하고 몸 편하려고 샀어요. 기대가 됩니다. ■ ▲ 헤스톤 블루멘쏠Heston Blumenthal의 수비드 가정식. 연어를 소량의 올리브유와 함께 진공sous-vide 포장해 50˚C 수조water ba..
Sci-fi 애호가인 다쓰 부처는 둘 다 재미있게 봤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충만해 설에 가족 영화로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단, 대사가 잘 안 들린다고 하니 영화 보실 분들은 한글 자막을 띄워 놓고 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재미있었던 부분들, 또 열거해 봅니다. 촌스러운 이름들승리호, 장선장, 박씨, 태호, 업동이, 꽃님이, 순이... 작명이 인상적이었는데, '장선장'이 야리야리한 젊은 처자인 것도 재밌고, 터프 가이 '타이거 박'을 공사판 인부 부르듯 '박씨'라고 부르는 것도 재밌고, 이름만 들어서는 가장 정의롭고 늠름할 것 같은 '태호'가 돈이 최고야 하고 있는 것도 재밌고. '승리호', '태호', 이거 우리 어릴 때 만화영화에 나왔던 이름 아닌가요? 그나저나, 송중기라는 배우..
[사진을 클릭하면 크고 더 또렷한 사진이 뜹니다.] 한국산 홍차가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여 일단 기본 점수를 후히 주고 시작하렵니다. 오설록 차들의 발효 정도와 향미 특성입니다. ▲ 6대 차류의 제다 과정 홍차의 제다법은 맨 아래 빨간색 과정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오설록 차들은 다들 어린 찻잎으로 만드는 비싼 제품들이니 채엽한 생엽을 시들려 수분 함량을 줄여 준 뒤(wilting), '발효를 위한 찻잎 세포 구조 부수기'(bruising) 과정에서 '가볍게 짓이겨 주고'(light crushing), '산화'(oxidation) 과정에서 '산화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full oxidation) 방식으로 홍차 맛을 이끌어 낼 겁니다. 전통orthodox 방식의 홍차 제다법입니다. 'CTC'(crush, t..
여러분, 이 과자, 다들 아시죠? 한국에서는 '누네띠네'로 이름 붙여 팔았었는데, 이게 이태리 과자이고 원래 이름은 '스폴리아띠네 글라싸떼sfogliatine glassate'입니다. 이름 외우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편의점과 마켓컬리에서 각각 산 '본토' 이태리산 다른 브랜드 제품들인데 포장을 벗겨 놓고 보니 생김새가 같습니다. 맛도 같고요. 브랜드는 다른데 제조사가 같아서 그런가 봅니다. 값도 쌉니다. 이 과자, 신기하지 않으세요? 아래쪽은 파삭하게 부서지는 겹겹의 파이puff pastry인데, 표면의 달걀흰자+분당 아이싱icing 층은 매끈하고 광택이 나면서 또 다른 질감을 선사하고, 살구잼으로 그은 금은 제3의 식감을 더합니다. 부서져 흩어지려는 과자에 나름 결속력을 다져주죠. 평범하게 보일 수 ..
▲ 백화점 식품관의 간장 선반.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모처럼 국물요리를 하나 해먹으려는데, 김새고 의욕 사그라들게스리 만들어 둔 국물용 맛간장이 똑 떨어졌습니다. 허나. 요즘이 어떤 세상입니까. 만들기 번거로운 맛간장이 시판 제품으로 안 나왔을 리가 없죠. 궁금해서 마트를 검색해 보니 '간장'이라 부를 수 있는 건 의외로 두 개밖에 없고 (☞ 국·찌개용 맛간장) 참치액이나 멸치다시마액 등의 국물 맛내기용 소스나 완성품 육수들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저처럼 집에서 국물이나 조림용 맛간장 만들어 쓰는 분 계세요? 맛간장 만드는 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죠. 그간 '방배동 최경숙 선생' 레서피로 만들어 썼었는데, 마트에 있는 것 보고 저도 앞으로는 사서 쓰기로 했습니다. 대조해 보니 집에서 만드..
▲ 영국에 살 때 애용하던 날개다랑어 뱃살 통조림. 값도 싸다. 2021년 1월 현재 영국인들 체감 물가로는 약 2,750원(£2.75). 통조림 참치, 자주 사 드시나요?저는 가다랑어 통조림보다는 날개다랑어 뱃살 통조림을 좋아하고, 통조림 참치를 쓴 음식 중에서는 다음의 것들을 좋아합니다. • 니스와즈 샐러드• 튜나마요 샌드위치• 양평 에서 내는 것 같은 고기참치완자• 권여사님식 참치무침 반찬 2014년 여름에 지중해 샐러드에 대해 시리즈로 글을 쓰면서 통조림 참치에 대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니스와즈 샐러드 그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았었습니다. • 가다랑어skipjack tuna, 학명 Katsuwonus pelamis보다는 날개다랑어albacore, 학명 Thunnus alalunga..
▲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세상. 비대면 수업 준비하느라 한 해 동안 죽다 살았습니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녜요 지금. 몸무게는 역대 최고치를 찍고 어깨도 다 굳었어요.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 듣고 에어 드롭으로 사진 주고 받는 2020년에 전지구적 전염병이라니, 이거 실화입니까? 종말론적 영화들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 코로나 후유증에 정신질환도 다채로운 미쟝센, 독특한 음향, 넓은 공간(좁은 집에 살다 보니;;), 시간의 뒤섞임, 공간의 뒤섞임, 아찔한 속도, 슬로우모션급 속도, 템포 변화, 빛, 부유, 상상력, 오만하고 어리석은 인류의 폭망을 보는 고소함, 무심히 누려왔던 자연·환경·현상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만드는 힘, 존재와 관계에 대한 성찰 등 여러 이유에서 제가 sci-fi ..
웨이퍼 좋아하십니까? 저는 두툼하고 기름진 와플은 잘 사 먹는데 웨이퍼는 부스러기가 많이 생기고 입에 넣으면 얇은 밀가루 전병이 혀와 입천장에 떡 들러붙어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ㅋ 입 안의 침을 삽시간에 빨아들여 힘들게 하죠. 그런데 또, 쵸콜렛으로 코팅한 웨이퍼는 잘 먹습니다. 이십대 초반에는 킷캣KitKat도 잘 사 먹었고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성찬식용 얇은 전병host이 교회 밖으로 나와 세속화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스핀 오프'들을 만들어 냈는데, 두껍게 구워 와플로도 만들고, 얇게 부쳐 뜨거울 때 돌돌 말기도 하고, 겹겹이 쌓아 '샌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곱게 제분한 밀가루를 써야 하므로 옛 시절엔 웨이퍼가 호화로운 과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누리터에서 다양한 무늬의 ..
[클릭하면 크고 선명한 사진이 뜹니다.] 에 가면 큰 깡통에 든 이태리 모둠 과자가 있잖아요. 다과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이 그냥 지나칠 리 있습니까. 보자마자 당장 샀죠. (한참 전의 일입니다.) [클릭하면 크고 선명한 사진이 뜹니다.] 이렇게 8종이 들어 있습니다. 한 개씩 추려 접시에 담아 봅니다. 어후, 맛없어요. 성분도 그저 그렇고요. (단도직입) (돌직구) 제가 웬만한 유럽 과자는 다 잘 먹는데 이 과자들은 그냥 그래요. 마치 지금 노인들이 어릴 때 즐겼을 법한 고색한 맛이 납니다. 특히 저 줄무늬 낸 쵸콜렛 과자가 제일 맛없는데, 냉동고에 양파, 생선, 고기와 함께 2,3년 묵혔다 낸 과자처럼 잡내가 납니다. 제품은 위의 모둠 과자말고도 여러 가지가 들어와 있죠. 이것도 에서 샀습니다. 레몬맛..
오설록에서 글쎄 후발효차인 흑차도 다 냅니다. "한국 전통 장류에서 유래한 고초균으로 발효"시켜 "깊고 진한 원숙미"를 냈고 여기에 제주 삼나무향까지 입혔다 하니 기대가 됩니다. ▲ 6대 차류의 제다법위의 6대 차류 제다법 그림에서 맨 윗부분을 보십시오. 완성된 녹찻잎을 쌓아 습기를 공급해 발효시키거나 자연 상태로 발효시킨 뒤 후숙 단계를 한 번 더 거치면 흑차가 됩니다. 보이차pu'er tea가 이 범주에 듭니다. 보이차는 애호가가 많은 차죠. 보이차 드시는 분들은 차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저는 보이차 고르는 안목이 없어 내 돈 내고 일부러 보이차를 사 마시지는 않습니다. 제차 과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잘못될 여지가 상당히 많은 차입니다. 6대 차류 중 잘못 마시면 가장 위험한 ..
[클릭하면 더 크고 더 또렷한 사진이 뜹니다.] [이 블로그의 거의 모든 사진과 그림에 적용됩니다.] ▲ 6대 차류의 제다법 청차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청차 소개하는 동안은 각인되시도록 같은 내용을 반복합니다. ① 채엽 採葉 plucking 잎 따기. 녹차용은 차나무 가지 맨 위쪽에 있는 어린 잎을 이른 봄에 딸수록 고급으로 쳐 주나, 청차용으로는 좀 더 성숙한 잎을 써야 하므로 녹차용 잎보다 2-3주 늦게 채엽하고 일아삼엽(一牙三葉)을 땀. 차나무 수종 자체를 아예 청차에 적합한 것으로 씀. 중국이나 대만쪽 청차들이 이렇다는 것이고, 오늘 소개해 드릴 오설록의 '홍우전'은 곡우(양력 4월 20일경) 전에 딴 가장 어린 1아2엽을 가지고 만드는 '우전' 녹차의 청차 변주이므로 차이가 ..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여러분, 연휴를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저는 본가도 시가도 가지 않고 집에 콕 처박혀 실컷 자고 실컷 먹고 있습니다. 단 며칠이라도 '멍 때리며' 쉴 수 있으니 제겐 단비 같은 연휴입니다. 명절 두 번 중 한 번은 늘 이렇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직소 퍼즐 사 둔 게 몹시 궁금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그래서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에 맞춰 보았는데, 꺄오, 어찌나 아기자기하고 복잡한지 맞춰 본 역대 직소 퍼즐 중에서는 이게 젤루 재밌었습니다. >_< 직소 퍼즐을 맞출 때는 대개 직선을 품고 있는 가장자리 조각들 먼저 골라내 테두리부터 맞춘 뒤 안을 채워 가잖아요? 저는 머리를 좀 더 괴롭히려고 아무 조각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들어 맞췄는데, 이렇게 하면 시간이 많..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여러분, 살면서 직소 퍼즐을 한 번이라도 다 맞춰 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많아요. 이 골치 아픈 걸 남한테 선물도 하고 그럽니다. 으흐흐흐흐흐. 이 직소 퍼즐이 영국의 발명품입니다. (1760년경) 각종 놀이, 장난감, 근대 스포츠 종목들, 이야기, 대중음악 등 영국에서 탄생한 오락거리들이 수두룩한데 왜 영국인들을 점잖기만 한 재미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제가 영국 장난감들을 잔뜩 가지고 귀국했으니 시간 날 때마다 찬찬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초기 직소 퍼즐은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값싸고 생산하기 쉬운 종이 재질로 차츰 바뀌었죠. 요즘도 고급 퍼즐은 나무로 만듭니다. 대공황기에 가정에서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여흥거리로 인기를 다시..
튀김 좋아하시는 분?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수두룩) 저도 튀김 좋아합니다. 그런데요, "튀기면 뭐든 다 맛있어진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 라는 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 정말 많죠. 튀김은 (1) 튀길 재료가 신선하면서 밑손질이 잘 되어 있고, (2) 튀김옷과 기름의 상태가 적절하며, (3) 튀기는 기술이 좋아야 맛있지 아무 튀김이나 다 맛있을 리 있습니까. 튀기면 다 맛있다는 분들은 살면서 맛본 튀김들이 정말 다 맛있었나요? 그렇다면 잘 튀긴 튀김만 맛보며 사셨다는 건데, 운이 매우 좋은 분들인걸요? 아니면 '막입'이거나요. ㅋ 저는 살면서 맛있는 튀김과 맛없는 튀김 만난 비율이 50:5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노량진 수산 시장의 튀김 ..
엊그제(!) 삼성동 코엑스 파르나스몰에 홍콩의 또 다른 유명 딤섬집 이 문을 열었습니다. 방문기를 올려 봅니다. 제가 이 집 음식은 본점 지하 식품관 입점 매장에서 이미 맛본 적이 있습니다. 새로 문 연 매장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벽에 붙은 그림 중에 새장birdcage이 보이는데, 딤섬집에 새장이 있는 이유, 제 음식우표 중 딤섬 우표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 [음식우표] 마카오의 전통 찻집 풍경 둘이 왔다고 사진에 보이는 편한 소파 자리 대신 좁은 개별 의자 자리로 안내합니다. 앉았더니 앞뒤 식탁들과의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 뒷식탁 여성의 포니 테일이 자꾸 제 뒤통수에 닿습니다. 가방 둘 데도 없고, 심지어 스마트폰과 벗은 마스크 올려 놓을 자리도 없어 음식을 먹기도 전에 짜증이 막 치솟습니다..
홍콩의 유명한 딤섬집 이 작년 12월 삼성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 이 근처에 사는데 이 사실을 블로그 이웃이신 ☞ 보름달 님 글 보고 알았습니다. 뭡니까, 저? 전에는 뿌까 님이 디저트 집 의 존재를 알려 주셔서 거기도 걸어서 갔다 왔는데요. 동네 소식을 왜 타지 분들께 들어서 알게 되는 거죠? 게으른 주민 같으니. 코로나 시국을 맞아 이 집이 배달을 시작하면서부터 줄 서기가 한결 완화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무서워 사람 적은 시간에만 갔더니 줄 서지 않고 매번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액자 사진은 이 집의 '시그너춰 디쉬'인 구운 차슈바오 번과 인기 음식들을 담고 있습니다. 홍콩식 우육면, 청펀, 연잎밥, 하가우, 차슈바오 번, 샤오마이가 보입니다. 아, 연잎밥. 음식우표 글에서 오래 전에 소개해 놓..
아프터눈 티를 즐기러 용산에 있는 신사옥 ☞ 오설록 1979 티하우스에 다녀왔었습니다. 그때 오설록이 만든 청차인 '제주화산암차'를 주문해 마셨었죠. 찻물색은 이랬습니다. 포춘쿠키를 깨서 같은 차를 경품으로 받기까지했고요. 청차이면서 '암차(岩茶)'라는 단어가 붙은 차를 보면 차인들은 대번 중국의 무이암차(武夷岩茶)들을 떠올립니다. 중국 복건성(福建省) 무이산시(武夷山市)에서 만드는 청차들로, 그중 대홍포(大紅袍), 철라한(鐵羅漢), 백계관(白鷄冠), 수금귀(水金龜)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이4대암차'라고 부릅니다. 오설록의 제주화산암차 이름을 보자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저도 '중국 무이암차를 벤치 마크 삼았구나.' 바로 눈치를 채고 맛이 어떨지까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무이암차들 ..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에서 만든 청차를 맛봅니다. 역시나 세련된 포장에 차의 특성, 출처, 우리는 법을 깔끔하면서도 자세히 명기해 놓았습니다. 백번 칭찬할 만합니다. 바로 앞 글에서 오설록의 대표 상품인 '세작' 녹차를 소개했었는데, 세작 티백은 녹차 찻물색을 따서 연두색 포장을 입혔고, 이건 청차라고 오렌지빛 포장을 입혔습니다. '청차'라는 이름은 찻물색이 아닌 완성된 잎의 색을 따서 붙인 것으로, 찻잎이 은색을 띠는 청색이 난다고 해서 이렇게 부릅니다. 통상 '반발효차'라고 부를 때가 더 많습니다. '오룡차烏龍茶'는 청차의 한 종류이면서 청차 전체를 일컫는 용어로 쓰이기도 해 많은 이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완성된 찻잎 모양이 까마귀처럼 까맣고(烏) 용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해서(龍) 붙여진 이..
우리 녹차를 맛본 소감을 적어 봅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의 2020년 햇녹차 '세작'입니다. 비싼 차 덜컥 사 놓고 맛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저 같은 기우를 위해 오설록이 피라미드형 고급 실크 티백을 딱 세 개만 담아서 팔기도 합니다. 생각 잘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녹차 등급은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매겨지고 있다는데, 뒤로 갈수록 채엽한 잎 크기가 커지면서 급이 낮아집니다. 즉, 차나무 위쪽에 있는 작은 잎을 일찍 따서 쓸수록 고급으로 쳐 줍니다. 사진의 녹차 포장에서 'golden pick'이라고 써 있는 부분의 찻잎 그림을 보세요. 가장 윗잎들인 '1심 2엽', '1아 2엽', '1창 2기'를 표현했습니다. 다 같은 말입니다. ▲ 6대 차류의 제다법 [클릭하..
(찻상 차리기와 차음식 만들기에 관심 많으신 분들을 위해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크게 띄워 놓고 보세요.) 용산에 있는 본사 건물 로비 티룸에 다녀왔습니다. 이 의 모회사입니다. 조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랍니다. 저는 비대칭이거나 부정형의 산만해 보이는 조명등을 좋아합니다. 이건 창가쪽을 찍은 것이고, 이건 로비쪽 해가 안 드는 곳입니다. 저는 창가 자리에 앉았었습니다. 앉자마자 차림표와 '웰컴 티'를 가져다 줍니다. 녹차인데 '오설록 세작'이냐고 물어 보니 "세작 아닌 다른 녹차"라고만 답합니다. 오설록 세작보다는 맛이 깊고 또렷합니다. 매장에서 즉석에서 한 번 더 볶아 우려 낸다고 합니다. 차 선택을 돕기 위해 찻잎 담은 종지 여덟 개를 가지고 옵니다. 뚜껑에 차 이름이 써 ..
▲ 위층 아기가 인사하고 말 건 목적. 본론에 다다르기까지 대화 'buildup' 해가는 것 좀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한편, 다쓰베이더네 어이구내새끼C가 제작한 할머니 생신 축하 카드. 미세먼지 캐릭터에 꽂혀 6개월째 이것만 그리고 있다는데. ㅋㅋㅋㅋㅋㅋ 귀엽고 엉뚱한 녀석들 같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 성인은 여덟 명이나 되고 꼬맹이는 저 혼자인데 할머니 생신 케이크를 꼬마에 맞춰서 삼. 어느 집이든 애가 상전이여. ㅋ
2018년, 에 갔다가 떡 매대에 밥알이 그대로 다 보이는 신기한 찹쌀떡이 있길래 한 꾸러미 사 왔었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관찰해 보세요. 이렇게 한꺼번에 담아 놓으면 파는 쪽 입장에서는 먹음직스럽고 푸짐하게 보여 좋을 것 같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포장해 놓은 쪽이 훨씬 편하죠.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성분: 찹쌀 31%(국내산), 삶은 쑥 27%(국내산), 통팥앙금 27% [팥 99.8%(중국산), 산도조절제, 설탕, 물엿, 소금, 변성전분], 잣 5%, 땅콩 4%, 호두 4%(미국산), 설탕 1%, 소금 1%(국내산). 찹쌀떡 만들 때 요즘은 찹쌀을 가루 내서 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밥알이 그대로 보이게끔 만드는 이유는, 옛날 방식대로 밥알을 절구에 넣고 사람이 떡메로 직접 ..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길 가다가 재미있어서 찰칵. 식당들이 이제는 내방 손님뿐 아니라 배달 리뷰에도 신경 써야 하고 배달 기사님께도 잘 보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기하는 배달 기사들을 위해 식당 밖에는 이렇게 차양도 치고 벤치도 마련해 놓는다. ■
에 모찌가 또 뭐 있나 뒤져 보니 이런 게 있습니다. 캬핫, 쵸콜렛 넣은 모찌라뇨. (티라미수 모찌도 있고, 딸기와 크림 모찌도 다 있더군요.) 남들 다 알고 있는 변종 모찌인데 저만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리뷰 숫자가 어마어마하네요. 제대로 만든 단팥 모찌 먹기 전 변종들을 두루 맛보고 있는데, 재료비가 비싸서 그런지 값이 꽤 나갑니다. 작은 모찌가 개당 2천 5백원이라... 뭐, 재료 좋고 맛만 좋으면야. 벨기에산 생쵸콜렛으로 속을 채웠다고 합니다. 광고 사진입니다. 손으로 빠른 시간 막 주물러 만들었는지 배달돼 온 떡이 울퉁불퉁 죄 못난이입니다. 값이 비싸서 묶음 포장으로는 팔지 않고 낱개로만 판매하는데, 배달 상자 속에서 다른 구매품들에 치여 더 못생겨진 것 같아요. 예쁘게 보이도록 잘 찍어 주고..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크아아아악! (이게 웬 길거리 영감님 영끌 가래 뱉는 소리냐.) 신세계 백화점 지하 식품관 수입과자 매대에 갔다가 라메르뿔라르La Mère Poulard 비스킷 틴 디자인 바뀐 것 보고 경악해 비명을 다 지른 단단. 이 사람들이 왜 이래? 그 멋졌던 틴을 왜 이런 에스쁘리 없는 단순무식한 디자인으로 바꿨어? 가운뎃줄에 있는 색색의 비스킷 틴들을 보십시오. 이전의 틴은 어땠냐면요, 이랬습니다. 틴 옆면에도 뚜껑에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이 인쇄돼 있습니다. 아르 누보풍 디자인이 끝내주죠. 복잡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정교한 느낌을 주는데다 색감도 세련됐어요. 손그림, 손채색, 손글씨로 된 유럽의 옛날 상점 간판들을 생각 나게 합니다. 역시 프렌치들. (악보 표지도 옛날에 출판된 ..
수업 시간에 미니말 음악을 다루는데 학생들이 대중음악에서의 짧은 장식악구 반복(riff)과 예술음악에서의 고집악구(ostinato, ground bass 등)를 미니말 음악과 헷갈려 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음악을 비교해 들려주다가 영국 록 밴드 의 음악도 들려주게 되었습니다. 음악에 붙은 영상이 인상적이어서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미니말 음악을 영어로는 'minimal music', 'minimalism music', 'minimalist music', 셋 다 써서 표현합니다. 미술 쪽에서 먼저 쓰던 용어를 영국 작곡가 마이클 나이만Michael Nyman이 음악 분야에 처음으로 가져다 쓰면서 학술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걸어드린 영상은 오리지날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독일인 영상 작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