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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좋아하시는 분?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수두룩) 저도 튀김 좋아합니다. 그런데요, "튀기면 뭐든 다 맛있어진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 라는 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 정말 많죠. 튀김은 (1) 튀길 재료가 신선하면서 밑손질이 잘 되어 있고, (2) 튀김옷과 기름의 상태가 적절하며, (3) 튀기는 기술이 좋아야 맛있지 아무 튀김이나 다 맛있을 리 있습니까. 튀기면 다 맛있다는 분들은 살면서 맛본 튀김들이 정말 다 맛있었나요? 그렇다면 잘 튀긴 튀김만 맛보며 사셨다는 건데, 운이 매우 좋은 분들인걸요? 아니면 '막입'이거나요. ㅋ 저는 살면서 맛있는 튀김과 맛없는 튀김 만난 비율이 50:5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노량진 수산 시장의 튀김 ..
엊그제(!) 삼성동 코엑스 파르나스몰에 홍콩의 또 다른 유명 딤섬집 이 문을 열었습니다. 방문기를 올려 봅니다. 제가 이 집 음식은 본점 지하 식품관 입점 매장에서 이미 맛본 적이 있습니다. 새로 문 연 매장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벽에 붙은 그림 중에 새장birdcage이 보이는데, 딤섬집에 새장이 있는 이유, 제 음식우표 중 딤섬 우표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 [음식우표] 마카오의 전통 찻집 풍경 둘이 왔다고 사진에 보이는 편한 소파 자리 대신 좁은 개별 의자 자리로 안내합니다. 앉았더니 앞뒤 식탁들과의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 뒷식탁 여성의 포니 테일이 자꾸 제 뒤통수에 닿습니다. 가방 둘 데도 없고, 심지어 스마트폰과 벗은 마스크 올려 놓을 자리도 없어 음식을 먹기도 전에 짜증이 막 치솟습니다..
홍콩의 유명한 딤섬집 이 작년 12월 삼성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 이 근처에 사는데 이 사실을 블로그 이웃이신 ☞ 보름달 님 글 보고 알았습니다. 뭡니까, 저? 전에는 뿌까 님이 디저트 집 의 존재를 알려 주셔서 거기도 걸어서 갔다 왔는데요. 동네 소식을 왜 타지 분들께 들어서 알게 되는 거죠? 게으른 주민 같으니. 코로나 시국을 맞아 이 집이 배달을 시작하면서부터 줄 서기가 한결 완화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무서워 사람 적은 시간에만 갔더니 줄 서지 않고 매번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액자 사진은 이 집의 '시그너춰 디쉬'인 구운 차슈바오 번과 인기 음식들을 담고 있습니다. 홍콩식 우육면, 청펀, 연잎밥, 하가우, 차슈바오 번, 샤오마이가 보입니다. 아, 연잎밥. 음식우표 글에서 오래 전에 소개해 놓..
아프터눈 티를 즐기러 용산에 있는 신사옥 ☞ 오설록 1979 티하우스에 다녀왔었습니다. 그때 오설록이 만든 청차인 '제주화산암차'를 주문해 마셨었죠. 찻물색은 이랬습니다. 포춘쿠키를 깨서 같은 차를 경품으로 받기까지했고요. 청차이면서 '암차(岩茶)'라는 단어가 붙은 차를 보면 차인들은 대번 중국의 무이암차(武夷岩茶)들을 떠올립니다. 중국 복건성(福建省) 무이산시(武夷山市)에서 만드는 청차들로, 그중 대홍포(大紅袍), 철라한(鐵羅漢), 백계관(白鷄冠), 수금귀(水金龜)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이4대암차'라고 부릅니다. 오설록의 제주화산암차 이름을 보자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저도 '중국 무이암차를 벤치 마크 삼았구나.' 바로 눈치를 채고 맛이 어떨지까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무이암차들 ..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에서 만든 청차를 맛봅니다. 역시나 세련된 포장에 차의 특성, 출처, 우리는 법을 깔끔하면서도 자세히 명기해 놓았습니다. 백번 칭찬할 만합니다. 바로 앞 글에서 오설록의 대표 상품인 '세작' 녹차를 소개했었는데, 세작 티백은 녹차 찻물색을 따서 연두색 포장을 입혔고, 이건 청차라고 오렌지빛 포장을 입혔습니다. '청차'라는 이름은 찻물색이 아닌 완성된 잎의 색을 따서 붙인 것으로, 찻잎이 은색을 띠는 청색이 난다고 해서 이렇게 부릅니다. 통상 '반발효차'라고 부를 때가 더 많습니다. '오룡차烏龍茶'는 청차의 한 종류이면서 청차 전체를 일컫는 용어로 쓰이기도 해 많은 이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완성된 찻잎 모양이 까마귀처럼 까맣고(烏) 용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해서(龍) 붙여진 이..
우리 녹차를 맛본 소감을 적어 봅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의 2020년 햇녹차 '세작'입니다. 비싼 차 덜컥 사 놓고 맛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저 같은 기우를 위해 오설록이 피라미드형 고급 실크 티백을 딱 세 개만 담아서 팔기도 합니다. 생각 잘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녹차 등급은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매겨지고 있다는데, 뒤로 갈수록 채엽한 잎 크기가 커지면서 급이 낮아집니다. 즉, 차나무 위쪽에 있는 작은 잎을 일찍 따서 쓸수록 고급으로 쳐 줍니다. 사진의 녹차 포장에서 'golden pick'이라고 써 있는 부분의 찻잎 그림을 보세요. 가장 윗잎들인 '1심 2엽', '1아 2엽', '1창 2기'를 표현했습니다. 다 같은 말입니다. ▲ 6대 차류의 제다법 [클릭하..
(찻상 차리기와 차음식 만들기에 관심 많으신 분들을 위해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크게 띄워 놓고 보세요.) 용산에 있는 본사 건물 로비 티룸에 다녀왔습니다. 이 의 모회사입니다. 조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랍니다. 저는 비대칭이거나 부정형의 산만해 보이는 조명등을 좋아합니다. 이건 창가쪽을 찍은 것이고, 이건 로비쪽 해가 안 드는 곳입니다. 저는 창가 자리에 앉았었습니다. 앉자마자 차림표와 '웰컴 티'를 가져다 줍니다. 녹차인데 '오설록 세작'이냐고 물어 보니 "세작 아닌 다른 녹차"라고만 답합니다. 오설록 세작보다는 맛이 깊고 또렷합니다. 매장에서 즉석에서 한 번 더 볶아 우려 낸다고 합니다. 차 선택을 돕기 위해 찻잎 담은 종지 여덟 개를 가지고 옵니다. 뚜껑에 차 이름이 써 ..
▲ 위층 아기가 인사하고 말 건 목적. 본론에 다다르기까지 대화 'buildup' 해가는 것 좀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한편, 다쓰베이더네 어이구내새끼C가 제작한 할머니 생신 축하 카드. 미세먼지 캐릭터에 꽂혀 6개월째 이것만 그리고 있다는데. ㅋㅋㅋㅋㅋㅋ 귀엽고 엉뚱한 녀석들 같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 성인은 여덟 명이나 되고 꼬맹이는 저 혼자인데 할머니 생신 케이크를 꼬마에 맞춰서 삼. 어느 집이든 애가 상전이여. ㅋ
2018년, 에 갔다가 떡 매대에 밥알이 그대로 다 보이는 신기한 찹쌀떡이 있길래 한 꾸러미 사 왔었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관찰해 보세요. 이렇게 한꺼번에 담아 놓으면 파는 쪽 입장에서는 먹음직스럽고 푸짐하게 보여 좋을 것 같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포장해 놓은 쪽이 훨씬 편하죠.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성분: 찹쌀 31%(국내산), 삶은 쑥 27%(국내산), 통팥앙금 27% [팥 99.8%(중국산), 산도조절제, 설탕, 물엿, 소금, 변성전분], 잣 5%, 땅콩 4%, 호두 4%(미국산), 설탕 1%, 소금 1%(국내산). 찹쌀떡 만들 때 요즘은 찹쌀을 가루 내서 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밥알이 그대로 보이게끔 만드는 이유는, 옛날 방식대로 밥알을 절구에 넣고 사람이 떡메로 직접 ..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길 가다가 재미있어서 찰칵. 식당들이 이제는 내방 손님뿐 아니라 배달 리뷰에도 신경 써야 하고 배달 기사님께도 잘 보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기하는 배달 기사들을 위해 식당 밖에는 이렇게 차양도 치고 벤치도 마련해 놓는다. ■
에 모찌가 또 뭐 있나 뒤져 보니 이런 게 있습니다. 캬핫, 쵸콜렛 넣은 모찌라뇨. (티라미수 모찌도 있고, 딸기와 크림 모찌도 다 있더군요.) 남들 다 알고 있는 변종 모찌인데 저만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리뷰 숫자가 어마어마하네요. 제대로 만든 단팥 모찌 먹기 전 변종들을 두루 맛보고 있는데, 재료비가 비싸서 그런지 값이 꽤 나갑니다. 작은 모찌가 개당 2천 5백원이라... 뭐, 재료 좋고 맛만 좋으면야. 벨기에산 생쵸콜렛으로 속을 채웠다고 합니다. 광고 사진입니다. 손으로 빠른 시간 막 주물러 만들었는지 배달돼 온 떡이 울퉁불퉁 죄 못난이입니다. 값이 비싸서 묶음 포장으로는 팔지 않고 낱개로만 판매하는데, 배달 상자 속에서 다른 구매품들에 치여 더 못생겨진 것 같아요. 예쁘게 보이도록 잘 찍어 주고..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크아아아악! (이게 웬 길거리 영감님 영끌 가래 뱉는 소리냐.) 신세계 백화점 지하 식품관 수입과자 매대에 갔다가 라메르뿔라르La Mère Poulard 비스킷 틴 디자인 바뀐 것 보고 경악해 비명을 다 지른 단단. 이 사람들이 왜 이래? 그 멋졌던 틴을 왜 이런 에스쁘리 없는 단순무식한 디자인으로 바꿨어? 가운뎃줄에 있는 색색의 비스킷 틴들을 보십시오. 이전의 틴은 어땠냐면요, 이랬습니다. 틴 옆면에도 뚜껑에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이 인쇄돼 있습니다. 아르 누보풍 디자인이 끝내주죠. 복잡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정교한 느낌을 주는데다 색감도 세련됐어요. 손그림, 손채색, 손글씨로 된 유럽의 옛날 상점 간판들을 생각 나게 합니다. 역시 프렌치들. (악보 표지도 옛날에 출판된 ..
수업 시간에 미니말 음악을 다루는데 학생들이 대중음악에서의 짧은 장식악구 반복(riff)과 예술음악에서의 고집악구(ostinato, ground bass 등)를 미니말 음악과 헷갈려 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음악을 비교해 들려 주다가 영국 록 밴드 의 음악도 들려 주게 되었죠. 음악에 붙은 영상이 인상적이어서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미니말 음악을 영어로는 'minimal music', 'minimalism music', 'minimalist music', 셋 다 써서 표현합니다. 미술 쪽에서 먼저 쓰던 용어를 영국 작곡가 마이클 나이만Michael Nyman이 음악 분야에 처음으로 가져다 쓰면서 학술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걸어 드린 영상은 오리지날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독일인 영상 작가의..
모찌방에 모찌는 없고 웬 과자 나부랭이만 있냐는 기웃이 님의 지적에 맛있는 모찌 찾아 삼만리. 영국에 가 있는 동안 새로 창작한 떡, 전에는 쓰지 않던 재료를 도입해 맛있게 개량한 기존 떡 등 우리 떡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딸기나 바나나 같은, 전에는 떡에 사용하지 않았던 과일들과, 치즈나 크림 같은 유제품, 쵸콜렛, 커피 등 서양 제과에서 많이 쓰는 재료들이 기존 떡의 변주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서양 차음식과 후식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변해 가는 거겠죠. 기름진 차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이런 변화가 반갑습니다. 대만의 펑리쑤 보세요. 자기네 농산물에 버터로 반죽한 밀가루 피皮를 더하니 맛있잖아요. 서양 재료 안 쓰고 전통 재료를 잘 다듬어 쓰는 뚝심 ..
에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전통과자인 올리브 오일 또르따tortas de aceite를 발견했습니다. 하, 이게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들어왔구나. 또르따를 보면 생각 나는 영국 TV 프로그램이 있으니, 제이미 올리버의 스페인, 이태리, 스웨덴, 모로코, 그리스, 프랑스 음식 기행을 담은 . 이렇게 요리책으로도 정리돼 나왔었죠. 이 프로그램에서 제이미가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한 수녀원nunnery에 가 올리브 오일로 반죽하고 아니씨드aniseed, anise로 향 낸 동그랗고 바삭한 전병torta을 사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고 과자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은 당장 수퍼마켓으로 달려갔죠. 생긴 건 못난이인데 바삭바삭 경쾌하게 씹히고 씹을수록 맛이 쌓여 제법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을..
짠. 어떻습니까?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모찌방 9월'과 분위기가 비슷하죠? 으흐흐흐흐흐흐. 저는 떡보다는 바삭한 과자나 기름진 케이크를 좋아하므로 모찌 대신 북해도 특산 미소된장 참깨 센베이를 곁들여 보았습니다. 에서 샀습니다. (백화점 식품관들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미소맛은 나는 듯 마는 듯 은은하면서 검은깨의 고소한 맛이 두드러지는 달콤한 과자인데, 미소맛이 지금보다 더 나도 좋겠으나 어쨌거나 맛있어서 가끔 사 먹게 될 것 같습니다. 봉지에 "타케다 오리미소 센베이"라는 한글 표기가 있었습니다. 이 제품입니다. 비싸죠. 공장제 일본 가공식품이 으레 그렇듯 성분은 그저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나쁘지 않네요. (마가린에 유지방이 들어가기도 하나요? 처음 알았습니다. 100% 식물성 유..
여러분, 재난 지원금 어떻게 쓰고들 계십니까? 늘 이용하던 대형마트나 온라인 식료품점에서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책 시행 초기에는 잠깐 해보았으나, 실물 매장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 이 방식이 맞는 거지요. 그래서 저도 동네에서 죄 탕진하기로 마음먹고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일본식 찻집에 가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 보름달 님의 연희동 화과자 집 방문기를 보고는 이 집이 생각 났거든요. 요즘은 모찌나 화과자 같은 일본 전통 과자들을 일본식 차들과 함께 깔끔하게 내는 게 또 새 유행인가 봅니다. 제대로 만들었다는 일본식 모찌는 어떤 맛과 식감일지, 제대로 준비한 맛차(抹茶)는 또 어떤 맛과 빛깔일지, 다과는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 내줄지 궁금했습니다. 온도도 ..
에서 이런 걸 샀습니다. 버터 비스킷 애호가인 단단은 진짜 버터가 (듬뿍) 든 비스킷이라면 국적 안 가리고 사서 맛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북서쪽 삐에몬테의 특산물이랍니다. 말발굽을 본떠 만든 입체적이고 다소 육감적인 형상의 과자인데, 코코 파우더를 쓴 것과 플레인, 두 종류가 있길래 둘 다 사 보았습니다. 원어민 발음을 들어 보니 '또르체띠'라고 하던데, 에서는 '토르세티'라고 표기해 놓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과자 크기가 큽니다. 양도 많아요. 데이니쉬 버터쿠키 상자만 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한투박 하죠. 수제라서 모양이 다 다른데, 이런 과자들이 사진을 찍으면 공장제 일사불란한 과자보다 더 근사하게 나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유, 기분 좋아라. 집에서..
▲ 영국 화가 엘리자베쓰 키스가 일제 강점기 때 그린 한국의 노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권해드리면서 제가 이 땅의 노인들께 경의를 표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 나십니까? ☞ 쉬는 시간에 웹툰 하나 보세요 노인은 사실 한국에서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오래 살다 보니 별꼴 다' 보고 겪는 세대죠. 그래서 그 오래 살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래 세대들이 보편적으로 존경해 드리고 있고요. 한국은 노인 공경이 특히 더 발달돼 있는 사회여서 지하철에 노인들(만) 앉는 좌석이 따로 준비돼 있고, 지자체들도 공문서나 현수막에 "노인"이라는 가치 중립적 단어 대신 "어르신"이라는, 공문서에 별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 단어를 굳이 가져다 쓰며, 그분들이 젊을 때 이루어 낸 놀라운 경제성장에 대한 노고를 치하해 드리곤 합니..
여러분, 다음 블로그가 드디어 개편에 들어갔습니다. 제 블로그가 당분간은 이런저런 오류를 보이고 불안정할 겁니다. 저는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서 새로 바뀐 환경에 하루만에 적응하고 간단한 html 편집도 익혔으나 연세 지긋하신 이용자 분들은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가 언젠가는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합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개편된 환경에서 기존 글 수정도 해 보고 새 글도 써 보았는데, 글쓰기 도구나 환경이 티스토리 블로그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개편하면서 통합 준비에 들어간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스마트폰이란 게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PC 화면에 최적화하도록 설계됐었죠. 저도 PC 화면에서 예쁘게 보이는 쪽으로 문서를 '곱게' 다듬어 발행을 해 왔..
▲ 남성들이여, 노인 여성한테 이런 신발 선물하면 돈 쓰고도 두고두고 서운타 소리 들을 테니 그리 아시라. 권여사님 신발장에 수년째 처박혀 있는 노인화. 이런 건 친구들한테도 못 준다는데. 내가 일흔 넘은 우리 권여사님과 주변의 노인 여성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니, 서류상으로는 빼박 노인인데 다들 늙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똥고집을 부려요. 우리 권여사님이 얼마 전 자식들로부터 받은 생일축하금을 들고 옷 한 벌 사시겠다며 신나서 백화점엘 가셨어요. 아, 그런데 이 권노인이 자꾸 4,50대 여성복 코너에서 얼쩡거리시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내 옷을 사 주려고 그러시나 보다, 내심 기대를 하고 굽실거리며 열심히 에스코트를 해 드렸는데, 뙇, 눈 깜짝할 새 당신 입으실 하늘하늘 야리야리한 얇고 예쁜 간절기 ..
과자통이 예뻐서 통 수집하려고 산 과자입니다. 비싸지만 몹시 예쁘므로 용서가 됩니다. ㅋ 재료가 좋아 이것도 맛은 훌륭하나 빨간 체크 무늬 포장의 쇼트브레드만은 못합니다. 것만큼 진한 맛이 안 나요. 너무 진한 버터 풍미가 부담스러운 분들께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요. 영국의 식품 업계들은 좌우간 클로티드 크림만 넣었다 하면 값을 왕창 올려 받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비싼 크림이거든요. ㅋ 클로티드 크림 이야기 꺼낸 김에, 얼마 전에 어느 음식평론가가 일간지에 쓴 크림에 관한 글을 읽다가 클로티드 크림 대목을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정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클로티드 크림은 우유를 찜기나 중탕으로 데운 뒤 넓은 팬에 부어 표면에 생기는 크림의 막을 걷어내 만드는데 크림 프레슈보다는 살짝 거칠면서 꾸..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춰 주기 위해 오스트리아-독일 쪽 저자나 그곳에서 유학했던 저자의 문헌만 읽히지 않고 영·미 쪽 문헌도 읽히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이 쓴 좋은 책이 있어 번역에 문제는 없나 확인차 한글판을 사서 읽고 있는데요, 휴... 번역가 김병화씨는 음악책 번역은 이제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좋은 책을 가져다 단단히 망쳐 놓아 다른 사람이 번역할 기회도 걷어차 버리고 학생들에게 권하기도 힘들게 되었어요. 오역 예를 몇 가지만 들어 봅니다. • 'modulation'은 음악 장르에 따라 '전조'로 번역해야 할 때도 있고 '변조'로 번역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냥 다 '변조'로 번역. 그 흔한 음악 용어인 '전조'를 매번 '변조'로 읽어야 한다니, 독자가 기가 막혀. • 12분의..
[2악장 17:10] [3악장 25:47] [4악장 37:45] 해가 바뀔 때만 해도 '2020'이라는 숫자가 참 미래적sci-fi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인류는 이제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는 지성에 근접했다고 낙관했는데 이 첨단 테크놀로지 시대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미지의 바이러스로 속수무책 죽고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할 일이 산더미인데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 Covid-19 Dashboard 오늘은 러시아 태생의 작곡가 알프레드 슈니트케(Alfred Schnittke, 1934-1998)의 깊은 울림을 내는 무반주 합창곡을 듣고 싶습니다. 진혼곡requiem은 아니지만 진혼곡보다 더 진혼곡 같은 곡입니다. 러시아는 무반주 합창을 위한 콘체르토choral..
오후에 나가 사전 투표를 하고 에 가서 간단히 장을 보고 왔습니다. 전염병이 도는 시기에 전 국민이 투표하러 모일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마트 선반에 싱싱한 채소와 식품이 그득한 것도 놀랍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다 마스크를 썼습니다. 날이 더워져 답답하니 마스크를 기껏 쓰고도 턱까지 끌어내린 중장년 남성들이 간혹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매우 높은 착용률을 보여 밖을 다니면서도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평소 집에만 얌전히 있으므로 공적 마스크 두 개를 사기 위해 마스크 하나를 쓰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해 사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차피 쓰고 나온 김에 약국에 들러 두 개를 샀습니다. 이제는 마스크 공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지 KF94, KF80 두 종류 중 고를 수 있고, 크기도 대·중·소 중에..
영국에 도착해 집을 구하고, 공영방송인 BBC를 시청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구입하고, TV 수상기를 사 와 다음날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음악 전공자인 다쓰 부처 둘 다 턱이 떨꺽. 대중음악과 디제잉의 나라답게 뉴스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매우 감각적인 거라. BBC에서 전통적으로 써 왔던 카운트다운 라디오 시보pips, +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음악과 서구 대중음악에 만연한 2/4박자 트레씨요tresillo 리듬의 베이스, + 뉴스 프로그램에 걸맞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중립적 느낌의 코드, + EDM[electronic dance music] 분위기를 결합해 새로 창작했다. 그러니까, 과거와 현재와 범세계적인 것과 치우치지 않은 어떤 것을 합쳐 만든 거란 말이지. 상징적이고 대단히 훌륭한 발상이다..
지난 글에 이어 - 흥미롭게도 집집마다 쌈장 맛이 다 다르잖아요? 저는 시판 쌈장을 사다가 아래와 같이 짠맛을 희석해서 먹습니다. 단단네 쌈장 재료 [양 엄수해야 맛있음] [견과류가 신선해야 함] • 170g짜리 소포장 시판 쌈장 [마트에 브랜드별 두어 종류 진열] [단단은 해찬들 사계절 쌈장 선호] • 양파 알 굵은 것으로 1개 • 두부 300g 1모 • 잣 25g • 해바라기씨 50g • 호박씨 50g 만들기 1. 기름 안 두른 편평한 지짐판frying pan에 잣, 해바라기씨, 호박씨를 넣고 잣에 윤기가 돌 때까지만 잠깐 덖어 냉동실 냄새를 날리고 고소한 씨앗 냄새를 북돋워 준다. 2. 1을 도마에 쏟아 칼로 잘게 다진다. 우묵한 큰 그릇에 옮겨 담는다. 3. 양파를 잘게 다져 기름 안 두른 편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