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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 서섹스 West Sussex 잉글랜드 남쪽에 사는 사람들만 겨우 접할 수 있는 귀한 치즈입니다. 남부에서 소량 생산되는 치즈라서 수퍼마켓 남쪽 지점들에서만 '로칼 푸드' 홍보 차원에서 소량 취급합니다. 잉글랜드 남부에 사시면서 세인즈버리즈 수퍼마켓을 이용하는 분들은 이 치즈를 꼭 한 번쯤은 사 드시기를 권합니다. 잘 만든 아주 맛있는 치즈인데 생산량이 너무 적어 영국 밖에서는 보기 힘들 거예요. 서섹스 차머라니, 지역 이름과 결합해 이름 참 참charm하게 잘 지었죠? 이 치즈가 탄생하게 된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유럽연합이 각 회원국의 전통 치즈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전에는 유럽연합국 안에서도 서로 타국의 인기 치즈들을 베껴 생산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영국 서섹스의 어느 치즈 농장도..
영국 블루 치즈인 스틸튼stilton을 이용한 가벼운 전채 겸 샐러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인들은 스틸튼을 사과나 포도 같은, 단맛과 신맛이 동시에 나는 과일과 함께 먹질 않습니다. 온화한 단맛이 나는 서양배는 종종 곁들이지만요. 제가 한 번은 치즈 보드에 포도를 올려서 스틸튼과 함께 먹어 본 적이 있는데요, 맛이 정말 안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의 푸른곰팡이에는 원래 후추처럼 퐈~한 매운 맛 외에 향긋한 과일 맛도 있는데, 둘을 같이 먹으니 포도의 단맛과 신맛도 무효, 푸른곰팡이의 단맛과 매운 맛도 무효가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상쇄하죠. 영국인들은 대신 스틸튼을 먹을 때 호두를 자주 곁들입니다. 'Stilton and walnut'은 'strawberries and cream' 같은 '클래식..
영국에서는 어쩌다가 가끔, 아주 잠깐 동안 다이제스티브가 깡통에 담겨 나올 때가 있습니다. 전세계 다이제스티브 애호가들과 비스킷 틴 수집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이런 깡통 제품이 나오면 잽싸게 낚아채죠. 이베이 같은 데서 몇 배를 남기고 되팔기도 합니다. 저도 소장용으로 깡통 두 개를 챙겼습니다. 영국에 계신 다이제스티브 애호가 여러분, 얼른 수퍼마켓으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녜요. 무려 25cm 길이의 깡통입니다. 안에는 다이제스티브가 들어 있어요. 뚜껑을 열어 보겠습니다. 햐... 아니, 과자가 어떻게 이렇게 뚜껑 바로 아래까지 꽉꽉 들어찰 수가 있나요. 깡통 밑바닥이 살짝 들린 걸 감안하면 깡통 길이와 과자 높이가 거의 일치하는 거죠. 소포장으로 여러 번 나누어..
내가 대학 다닐 때는 '매트'한 화장이 유행이어서 얼굴 반짝이는 나 같은 아가씨는 촌스러움의 상징이었어. 그래서 다들 유분 제거용 필름지까지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만 나면 부지런히 땀과 기름기를 닦아 댔지. 눈썹은 가늘게, 뒤쪽 3분의 2 지점에서 산을 약간 표현해 그리는 게 유행이었고. 피부는 잘 그을려 약간 까무잡잡하고, 머리는 염색을 쫌 해 줘서 너무 까맣지 않아야 섹시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건 아마도 미쿡 물 먹고 들어온 압구정동 오렌지족이 퍼뜨린 게 아닌가 싶다. 하여간 나도 또래들과 함께 화장법 고민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아, 옛날 생각 난다. 그런데 요즘은 창백한 피부에, 짱구 눈썹 같은 시커먼 송충이 눈썹에, 번쩍번쩍 광나는 얼굴이 유행인가 봐? 나는 처음엔 단순히 화장 유행이 바뀌었..
▲ 스틸튼 치즈도 생산자마다 질감과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위에서부터 차례로 , , 스틸튼. 가을이 다가옵니다. 영국음식이 사랑받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ㅋ 영국인들은 여름엔 지중해나 동남아 휴가지 음식을 해먹으면서 기분 내고, 찬바람 불고 쌀쌀해지면 자기네 음식을 먹으며 비바람에 지친 영혼을 달랩니다. 오늘은 영국의 전통 수프 하나를 소개해드릴게요. 된장 느낌이 물씬 나는 블루 치즈 레서피입니다. 영국인들의 된장국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스틸튼 치즈와 브로콜리가 주재료인데, 브로콜리는 굵은 대까지 다 썰어서 활용하겠습니다. 저는 보글보글한 브로콜리 머리보다는 굵은 대 부분이 더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 톰 에이킨스Tom Aikins의 조리법을 참고했습니다. 스틸튼을 구하기 ..
▲ 추석을 맞아 애연가였던 내 아버지를 기리며. 채리티 숍에서 재털이 사다 '만든' 레디-메이드 '작품'임. ㅋ 내 본가에서는 제사를 지내지 않아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 그냥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여 왁자지껄 한 끼 먹고 놀다가 헤어진다. 음식은 각 집이 한두 가지씩 한 끼 분량만 해 온다. 모임이 파하면 오라버니들은 각자의 처가로 향한다. 내 시가에서도 제사를 지내지 않아 제상과 차례상은 차려 본 적도, 구경해 본 적도 없다. 심지어 명절 음식을 만들어 본 적도 없다. 명절에 시부모님을 뵈려면 장시간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데, 오는 길에 음식 다 상한다고 못 하게 하신다. 대신 어머님이 한두 끼 먹을 음식을 손수 장만해 놓고 자손들을 기다리신다. 우리는 그저 열심히 돈 벌어 용돈이나 많이 드..
구석에 처박혀 혼자 놀고 있는 우리 집 모로칸 티포트breds한테 오늘은 일을 좀 시켜봐야겠습니다. 롬지Romsey 방문 때 채리티 숍에서 발견한 녀석이었죠. 영국 남부 백인 마을 채리티 숍에서 모로칸 티포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모로칸 티포트도 질 떨어지는 제품이 많으니 살 때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당연한 소리가 되겠지만, 세공이 정교할수록, 무게가 무거울수록, 재질이 고급일수록 비싸집니다. 들었을 때 너무 가볍거나 얇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어디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푹푹 찌그러져요. 오늘은 큰맘 먹고 모로칸 민트티를 집에서 직접 우려 보기로 하고 누리터를 돌며 공부를 좀 해보았는데요, 놀랍게도 모로코에서는 이 민트티 만드는 일이 남자의 일이라고 하네요. 집안의 가장이 민트티를 우려 ..
지중해 샐러드 5탄입니다. 유럽을 돌고 이제 지중해 남단의 북아프리카로 왔습니다. 북아프리카 샐러드는 서쪽의 모로코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모로코 요리책들을 죽 훑어보니 이 사람들은 샐러드 주재료로 당근을 많이 쓰더라고요. 당근 샐러드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익힌 것도 있고, 생 샐러드도 있는데, 오늘은 당근과 오렌지를 활용한 생 샐러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책에서 본 샐러드인데, 재료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볼게요. 먼저, 당근. 영국 수퍼마켓에서는 다양한 당근 품종을 볼 수 있습니다. 새끼손가락만 한 미니 당근서부터 저런 꺽다리 당근까지, 모양도, 크기도, 여러 가지입니다. 이 모로코 당근 샐러드를 위해서는 단맛이 특별히 많이 나는 당근을 사 왔는데, 날씬하고 예쁘죠? 영국 당근들은 대체로 ..
Worcestershire Sauce - 이거 어떻게 발음해야 합니까? '우스터셔 소스'라고 발음하면 됩니다. 영국인들은 'Worcestershire'가 원래 자기네 주county 이름이고 오랫동안 써온 자기네 소스 이름이라서 발음하는 데 문제를 전혀 못 느끼지만 영국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애를 먹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게 철자하고 발음이 너무 달라 헷갈리기 딱 좋아요. "워세스터샤이어"라고 발음하는 한국인도 종종 봅니다. 영국 도자기 브랜드 중에 가 있는데, 이것도 "로얄 워세스터"라고 쓰는 사람이 많아요. 심지어 같은 영어권 국가인 미국에서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아래의 미국 영상을 보고 제대로 된 발음을 한번 익혀봅시다. 미국인들 발음과 영국인들 발음이 살짝 다릅니다. 미국 발음을 ..
영국 TV에서는 음식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로라 하는 요리사들이 나와 요리를 시연하고, 타국 음식 기행도 보여주고, 요리 경연 대회도 많이 엽니다. 도 영국 프로그램을 가져다 각색해 쓰는 거죠? 자국 음식뿐 아니라 남의 나라 음식 이야기도 참 많이 하는데, 역사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 대개는 영국의 이름난 요리사들이 타국으로 음식 기행을 떠나는 형식으로 제작하곤 합니다. 요즘은 여름 휴가철이라서 영국인들이 즐겨 찾는 휴가지 음식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지중해 쪽과 동남아시아 쪽으로 많이들 갑니다. 지중해 음식 기행 하면 반드시 나오는 그릇이 있죠. 바로 까수엘라입니다. 낮은 온도에서 구운 테라코타 막그릇인데, 음식이 닿는 면에는 유약을 발라 그릇과 음식을 동시에 보호하고, 음식이 닿지 않는 밑..
▲ 라 만차La Mancha, 스페인. 만체고 치즈는 그간 몇 번 사 먹었었는데 사진을 찍어 두질 않아서 다시 사 왔습니다. 스페인의 라 만차 지역에서 만드는 양젖 경성 치즈입니다. 체다처럼 만체고라는 지역 이름이 치즈 이름이 되었습니다. 《돈 키호테》에도 여러 차례 언급이 된 스페인의 유서 깊은 치즈입니다. 유럽연합에 의해 PDO로 보호를 받으려면 다음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라 만차 지역의 지정된 네 개 마을에서 만들어야 한다. [Albacete, Ciudad Real, Cuenca, Toledo] • 지정된 마을의 지정된 농가에서 라 만차 지역 고유 품종인 만체가Machega 양의 젖으로 만들어야 한다. 탈지하지 않은 전지유를 써야 한다. • 최소 60일은 숙성을 시켜줘야 한다. 최장 2년까..
▲ Pyrenees-Atlantiques 프레지덩President 외에 수많은 유제품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 거대 낙농 기업 락탈리스Le Groupe Lactalis에서 1997년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순한 양젖 치즈입니다. 이 쁘띠 바스크는 그래서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합니다. 누리터에 미국인들이 쓴 시식기가 많이 돌아다닙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프랑스의 또다른 양젖 치즈인 ☞ 오쏘 이라티와 생산지가 같고 원료도 같습니다. 양젖을 저온살균해서 씁니다. 소위 '테루와'가 같기 때문에 늘 오쏘 이라티에 비교를 당하곤 하지요. 이것도 나름 계절을 탑니다. 양이 분만을 하고 젖을 내는 시기가 12월부터 7월까지로 한정되므로 치즈 생산도 이에 영향을 받습니다. 소비자는 물론 연중 내내 치즈..
▲ 대륙의 스케일. 풀 한 포기 없는 흙바닥. 미국. 인간과 식량이라니, 제목이 무슨 세계 석학들 모아 놓고 하는 국제 포럼 같네. 종합대학 교양 과목 이름 같기도 하고. 며칠 전 환경 도큐멘타리 보다가 알게 된 사실 - 1. 지구 자원의 80%를 잘 사는 나라 인구 20%가 소비 2. 식량 1kg을 생산하기 위해 드는 물의 양 • 감자 100ℓ • 쌀 4,000ℓ • 쇠고기 13,000ℓ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 구석구석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통째로 올라 왔으니 꼭 한번 보시라. 자녀가 있는 집은 함께 보셔도 좋겠다. 눈이 시릴 정도로 영상이 아름답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제공한다. ☞ Our Planet from the Air 건강이고 동물복지고 뭐고, 고기는 어쨌거나 적게 먹는 게 맞는 것 같다. ..
▲ 플라우맨스 런치 1인분 기웃이: 이보오, 주인장. 오늘을 또 무슨 요리를 하려고 도마 위에 재료를 잔뜩 꺼내 놓았소? 여름인데 집에서 요리하는 거 덥지도 않소? 주인장: 이건 도마가 아니오. 코쟁이들 말로 '서빙 보오드'라 하는 것이오. 게다가, 재료를 올려놓은 게 아니라 완성된 먹거리를 올려놓은 것이오. 기웃이: 무엇? 이게 완성된 요리라는 거요, 지금? 주인장: 구라파 코쟁이들은 본디 도마, 아니, 서빙 보드 위에 이런 것들을 잘 올려놓고 즐긴다 하오. 이건 영국의 농부들이 일하다 말고 점심에 먹는 '플라우맨스 런치'라는 것이오. 기웃이: 내가 영어 쫌 아는데, '플라우맨스'라니, 그러니까 우리 새참 같은 것이오? 주인장: 그렇소. 영국에서는 저 옛날부터 맥주ale와 빵과 치즈를 함께 먹는 관습이..
다음Daum 첫 화면에 이라는 공간이 있다. 여자들 수다 떨고 정보 교환하라고 만들어 놓은 곳인데, 거기 작은 방 중에 이라는 방이 따로 있다. 운영진이 선정한 몇몇 고정 필진이 요리 솜씨를 뽐내는 방인데, 나는 우선 이라는 방 이름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 운영진들 머리 속에는 집에서 밥 차리는 일은 여전히 여자의 몫이라는 한국식 고정관념이 박혀 있다. 여기 영국 같으면 그냥 등의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혼자 사는 남자나 자취 대학생, 혹은 남자만 사는 게이 커플 가정도 수두룩한데다, 설사 남녀가 같이 산다 해도 요리란 건 남녀 상관없이 누구든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제 맞벌이 부부 많고 혼자 살면서 기똥차게 잘 해먹는 남자 많지 않나. 나는 이 에 올라오는 요리들을 열심히 관찰하는 습..
지중해 샐러드 4탄. 오늘은 제이미 올리버가 창작한 스페인풍 샐러드를 따라해 보겠습니다.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제가 지중해 샐러드 소개를 하면서 지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온 것을요? 지중해 오른쪽에 위치한 그리스 → 이태리 → 프랑스 → 맨 왼쪽의 스페인, 이렇게 이동해 왔습니다. 고맙게도 영상을 다 제공합니다. 요리책에는 재료들의 양이 일일이 제시돼 있으나 이 샐러드는 정확하게 양 맞춰 조리하는 게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이가 자신의 감과 취향에 따라 재료 양을 정하면 됩니다. 양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나 재료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제맛이 안 납니다. 각각의 요소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먼저, 토마토. 형태나 크기, 색 등이 다양할수록 좋은데, 집에 토마토가 이미 있으..
영국의 일간지 이 북한의 '조선료리' 누리집 소개를 다 했습니다. 제대로 된 북한 소식은 한국에서보다 영국에서 더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언론들은 북한에 관심이 많아 북한의 동향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꽤 자세히 전하거든요. 외국인을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의 가정주부들을 위해 만든 누리집이라고 합니다. 북한에 인터넷이 얼마나 보급돼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들어가서 찬찬히 살펴보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리법뿐 아니라 음식의 유래와 음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도 함께 기록을 해 두었습니다. 다섯 가지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일단 누리집이 무겁지 않아 영국에서도 화면이 잘 뜬다는 점 2. 화면 구성이 직관적이고 내용을 훑어보기 편하다는 점 3. 이상한 영어 표현이나 한자어..
지중해 샐러드 3탄입니다. 오늘은 지중해에 맞닿아 있는 프랑스 니스의 샐러드인 '살라드 니스와즈'입니다. 영국에서 '재야의 고수' 요리사로 통하는 사이먼 홉킨슨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재는 주방 일을 그만 두고 TV 요리 강좌에서 가르치거나 요리책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시간 들여 제대로 천천히 만드는 음식을 고집하는 요리사입니다. 요리책 표지 좀 보세요. 느긋하게 앉아 콩 하나하나 속껍질 벗기면서 행복해 하고 있잖아요. ㅋ 국적 상관없이 동서양 음식을 모두 다루지만 프랑스 요리를 특히 많이 소개합니다. 영국인이니 당연히 영국 요리도 많이 다루고요. 요리책에 항상 최고급 재료들만 언급하고, 지시 사항도 참 꼼꼼하고 깐깐하게 적어 놓죠. 요리에 미묘한 향 하나 더하자고 ..
▲ Toscana, Italia 지중해 샐러드 2탄. 오늘은 이태리 토스카나 지방의 판자넬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토스카나의 서민 음식이었던 판자넬라가 차츰 이태리 전역으로 퍼지고 이 영국에까지 오게 되었는데, 영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제이미 올리버의 공이 큽니다. 영국에서는 'Tuscan Bread & Tomato Salad'라고도 부릅니다. 누리터에 있는 한글 문서 중 다음의 것이 판자넬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으니 제가 긴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 판자넬라 판자넬라는 그간 토마토가 떨이로 나올 때마다 사서 여러 차례 해먹어 보았는데, 저는 제이미 올리버 레서피로 해먹은 것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레서피들을 죽 살펴보니 이태리 안에서도 집집마다 판자넬라 구성 요..
▲ 인간 조건에 관한 독일어 단어 모음집 (반말 주의) 곰곰 생각해 보니, 초·중·고딩들의 방학에 대한 동서양 어른들의 생각이 참으로 다르더란 말이지. 미국은 학제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니 여기 영국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여름 방학 같은 경우, 영국에서는 가장 놀러다니기 좋은 날씨일 때를 택해 애들을 놀려 준단 말씀. 날씨 좋을 땐 학교 오지 말고 밖에 마음껏 돌아다니며 놀아라, 이거지. 영국의 여름이 얼마나 환상적인지는 여름에 영국 안 와본 사람은 잘 모를걸. 저 옛날 셰익스피어도 극찬한 영국의 여름 날씨. 겨울 방학, 봄 방학도 마찬가지. 성탄절과 부활절이 여기 애들 겨울방학과 봄방학인데, 다들 선물 주고받고 흥청흥청할 때니 그땐 그냥 학교 나올 생각 말고 놀라는 거지. 그 다음에 엄청난 시험이..
▲ 동네 수퍼마켓이 취급하는 다양한 페타. 유럽연합국에서 팔리는 페타는 전부 PDO 마크가 붙은 그리스산으로, 모방품은 유럽연합 규정상 페타라 이름 붙일 수가 없다. 영국에서는 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덴마크산 모방 치즈가 한국에서는 라는 이름을 달고 버젓이 페타 행세를 하고 있으니 속지 말자. 여름입니다. 영국인들은 여름 휴가철에는 집에서도 휴가지 음식을 해먹는 바람직한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주로 지중해쪽 음식과 카리브해, 동남아시아 음식을 해먹으면서 기분을 내므로 수퍼마켓들도 여름이 되면 이들 지역 식재료들을 많이 수입해 들여놓습니다. 치즈 선반에도 페타나 할루미 같은 그리스·사이프러스 치즈들과 모짜렐라가 특히 많이 보이곤 하죠. 오늘은 그리스 대표 음식 중 하나인 그릭 샐러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리..
BBC에서 영국의 도우미 개들에 대한 ☞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많아 좀 옮겨볼까 합니다. 태어난 지 6주에서 8주가 지나면 특별히 똘똘한 강아지들을 골라 훈련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인간을 돕는 것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강아지일때 적성을 파악해 특화된 훈련을 시킨다고 하네요. 중간에 다른 분야로 이직(?)도 가능하고, 능력에 따라 두 가지 일을 겸직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도우미 개assistance dogs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맹도견 또는 안내견guide dogs • 청도견hearing dogs • 서비스견service dogs -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개 mobility assistance dogs - 간질 환자의 발작 시기를 미리 알려주는 개 seizur..
▲ Burträsk, Sweden 영국에서 스웨덴 치즈를 다 맛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영국에는 정말 유럽의 맛있다는 치즈는 다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치즈 전문점도 아닌 수퍼마켓에서 이런 생소한 이름의 스웨덴 치즈를 다 살 수가 있다니요. 자국 수요를 감당 못해 수출은커녕 스웨덴 사람들조차도 쉽게 구하기 힘든 치즈라고 들었는데 영국 수퍼마켓에 이렇게 떡 하니 놓여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좋다는 식재료 죄 구해다 갖다 놓는 영국 수퍼마켓들의 바지런함은 미슐랑 스타 셰프들도 다 치하를 할 정도입니다. 이 치즈를 만드는 회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다음과 같은 탄생 비화가 떠돌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사모하는 한 청년의 끈질긴 구애로 정신이 산란해진 농가의 처녀가 치즈 만드는 솥을 불 위에 올려두고 자꾸만 깜빡 ..
▲ 싸이 톰블리Cy Twombly의 작품을 배경으로. 이거 치즈와 그림이 은근 잘 어울리잖나. 이태리의 거대 치즈 회사 가 블루 치즈 좋아하는 영국 시장을 겨냥해 1960년대에 출시한 제품입니다. ☞ 스틸튼보다는 부드럽고 순한 치즈로, ☞ 고르곤졸라보다는 저렴한 치즈로 개발해 틈새를 노렸다고 하네요. 소젖 반경성 치즈입니다. 식물성 효소로 굳혀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습니다. 질감은 고르곤졸라 돌체와 피칸테의 중간쯤 됩니다. 크림을 별도로 넣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가운데 푸른곰팡이가 바삭하게 씹히면서 알갱이가 느껴집니다. 푸른곰팡이의 성질만 놓고 보았을 때는 영국의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암모니아에 가까운 강한 치즈향, 푸른곰팡이의 꽃 향, 발효중인 과일맛, 누룩맛, 크..
영국의 어느 인포그래픽 전문 회사에서 국가별로 그 나라 음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식재료 세 가지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빠져 있어서 좀 서운하긴 합니다만, 나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으니 한번 살펴보세요. 영국음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 세 가지로 로즈메리, 파슬리, 타임을 꼽았네요. 이의를 제기할 영국인도 물론 있겠으나, 곰곰 생각해 보니, 영국 요리책 보고 음식 만들 때 이들 재료가 실제로 많이 필요했던 것 같긴 합니다. 영국에서 쓰는 파슬리는 우리 한국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장식용 뽀글뽀글 파마한 파슬리가 아니라 납작하고 향이 강한 유럽 파슬리입니다.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요리에 강한 맛을 더하죠. 곱슬머리 파슬리도 쓰긴 하는데 납작 파슬리 만큼 많이 쓰는 것 같진 않습니다. 위의 인포그래픽..
윔블던 선수권 대회Wimbledon Championships가 한창입니다.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과 함께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로 꼽힙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이기도 합니다[1877년]. 잔디 코트 위에서 하얀 옷 입은 선수들이 실력 겨루는 모습 많이들 보셨죠? 저는 4대 그랜드 슬램 대회 중 영국 대회가 가장 눈이 시원하고 보기가 좋더라고요. 강렬한 테라코타 색의 프랑스 클레이 코트도 멋있지만, 영국의 잔디 코트 경기를 보는 건 마치 야외에 피크닉 나온 것처럼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실제로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경기장밖 잔디밭에서 대형 화면으로 경기를 보면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요. 윔블던 대회는 또 선수들의 복장 규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하죠. 우..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 얄스버그Jarlberg 만드는 회사Tine에서 만드는 치즈입니다. 전통 치즈가 아니라 공장제 신생 치즈입니다. 하우다 제법을 응용해 만드는 염소젖 반경성 치즈로,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만들었습니다. 올림픽 개최 기념 치즈라... 의미가 남다르네요. 이름은 snø = snow, frisk = fresh, 즉, 'snow-fresh'라는 뜻을 지닙니다. 이보다 더 이름을 잘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접시도 일부러 스칸디나비아스러운 것을 꺼내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저 접시가 놀랍게도 1750년에 창립된 영국의 유서 깊은 도자기 브랜드의 전통 문양이랍니다. 이딸라Iittala 제품이 아녜요. ㅋ 채리티 숍에서 집어왔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
▲ 바스-노르망디Basse-Normandie. 원어민 발음을 들어 보니 "퐁 리붹-킈"로 들리네요. 첫 소리 'Pont'을 "ㅍ"로 쓸지 "ㅃ"로 쓸지 고민하게 합니다. 끝의 "킈" 는 들릴락 말락 약하게 발음합니다. 자음은 "ㅋ"와 "ㄲ"의 중간 발음쯤 되고 모음은 "ㅡ"와 "ㅣ"의 중간 발음쯤 되는데 "ㅢ"로 발음하면 얼추 비슷합니다. 저는 그냥 '퐁 리베크'로 쓰겠습니다. 바스-노르망디 레지옹region의 칼바도스Calvados 데파르트멍department의 퐁-리베크 마을에서 만드는 치즈라 해서 이름이 이렇게 붙게 되었습니다. 옛 시절에는 '엉쥘로Angelot, 아기 천사'로 불렸다 하고요. 비가열, 비압착 방식으로 만드는 소젖 반연성 치즈입니다. 숙성 기간 동안 껍질을 소금물로 닦아 주거나 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