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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Daum 미즈넷의 요리방 이름이 '미즈쿡'에서 '요리'로 바뀌었다. 얼마 전 미즈쿡이라는 방 이름을 놓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불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서 요리는 여자들만 하는 게 아니므로.) 그리고 나서 5년 넘도록 쓰이던 방 이름이 갑자기 바뀌었다. 우연일까? 나는 여전히 미즈넷에 올라오는 집밥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오늘은 미즈넷 요리방의 단골 소재인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은 한때 나도 몹시 즐긴 적이 있으나 이제는 잘 안 먹는 식품들이다. 라면을 마지막으로 먹은 지는 3년 되었고, 스팸 안 먹은 지는 15년 정도 되었다. 지금은 안 먹지만 인스탄트 라면과 스팸이 왜 그토록 우리를 사로잡는지 그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다. (맛있잖아.) 다음이 스팸의..
체다에 부재료를 첨가해 맛을 낸 '맛체다'들은 지구상에 너무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다루지 않으려 했는데요, 수퍼마켓에 도시락용 1회 분량의 작은 포장 맛체다가 떨이로 나와 있길래 호기심에 한번 사 보았습니다. 우리돈 500원 주고 사 왔네요. 이럴 때 먹어 보지 언제 내 돈 다 주고 맛치즈 '따위'를 사 먹겠습니까. 여러분이 잘 아시는 미국의 타바스코 홋 소스로 매운 맛을 낸 체다입니다. 뭐, 보나마나 체다 조각을 타바스코 소스에 찍어 먹는 그런 맛이 나겠지요. 으응? 상당히 맛있습니다! 맛을 아주 잘 냈어요. 성깔 있고 매력적입니다. 그냥 체다를 타바스코 소스에 찍어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듯한데요? 영국에 계신 분들은 이 치즈를 꼭 사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맛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치즈입..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훈제한 웬즐리데일이 다 있길래 호기심에 사 보았습니다. 훈제해서 바싹 말랐을 줄 알았는데 오리지날 플레인 웬즐리데일과 마찬가지로 치즈에 물기가 제법 있고 껍질도 촉촉합니다. 훈향이 물씬 나네요. 참나무oak 조각들을 불때서 18시간이나 훈향을 씌운다고 합니다. 오리지날 플레인 웬즐리데일은 잘 부서지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에 기분 좋은 산미가 나는 순둥이 치즈인데요, 그걸 장시간 훈제하고 나니 질감이 꼭 튀긴 두부 같기도 하고, 유부 같기도 하고, 얼었다 녹은 두부 같기도 합니다. 질깃질깃 꼬득꼬득 씹혀서 재미있네요. 마치 두부를 기름 듬뿍 두른 지짐판에 지진 뒤 식혀서 가볍게 가다랑어 간장 양념을 입힌 것 같은 맛과 질감이 납니다. 훈향이 나면서 씹는 맛이 있어 술..
다쓰베이더가 가장 좋아하는 스위스 치즈입니다. 스위스의 거대 낙농 기업 사의 제품입니다. 는 스위스 전통 치즈들을 만들어 전세계에 공급을 하는 스위스 치즈 전문 기업입니다. 한국에도 스위스 치즈들이 많이 들어가 있죠? 의 제품들 중 프리미엄 제품군은 '칼트바흐'라는 브랜드 이름을 따로 달고 출시가 됩니다. 특별히 잘 만들어진 치즈들만 골라 루체른Lucerne 주의 바우빌러 무스Wauwiler Moos 지역에 위치한 잔텐부르크 산Mount Santenburg 지하의 칼트바흐 동굴에서 숙성을 시킨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사암 재질의 지하 동굴과 독특한 기후의 결합으로 치즈를 숙성하기에 매우 적합하며 치즈에 묘한 뉘앙스를 입힌다고 하네요. 치즈 숙성고로는 1953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스위스 발레Valais. 라끌레트를 소개합니다. 소젖 생유로 만드는 반경성 치즈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숙성을 시킵니다. 스위스에서는 옛날 이름인 '발레 라끌레트Valais Raclette' 혹은 '프로마쥐 아 라끌레트Fromage a Raclette'로 부르기도 합니다. 프랑스쪽 알프스에서도 만들지만 스위스 것을 원조로 칩니다. 스위스 사람들이 발음하는 걸 들어 보니 '라끌레트'와 '하끌레트'의 중간 발음쯤 되는데, '라'를 가래 끓듯이 내뱉어야 합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금은 스위스 전역에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치즈도 참 맛있습니다. 라끌레트의 라끌러racler가 불어로 '긁어 내다'라는 뜻이라는데, 이름 탓인지 이 치즈는 생으로 먹는 걸 여간해서는 볼 수가 없고, 치즈에 열을 가해..
▲ 스위스 아펜첼Appenzell 아펜젤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위스 치즈입니다. 그간 먹어 본 스위스 치즈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다 맛있었는데, 그래도 가장 맛있는 것 하나를 어렵게 꼽자면 저는 이 아펜젤러를 꼽겠습니다. 스위스 치즈의 장점인 달고 고소하고 탄력 있는 질감은 고스란히 다 갖고 있으면서 '성깔'까지 있어 매력적이거든요. 스위스 산악 지방 치즈들 중에서는 아펜젤러가 가장 맛이 세고 '스파이시'한 치즈로 꼽힙니다. 스위스 북동부 아펜첼 주에서 만들며, 이것도 역사가 꽤 오래된 치즈라 13세기 말에 이미 그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명성에도 불구, 아펜젤러는 AOC 제도로 보호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신기하죠? 여기에는 사정이 좀 있습니다. 아펜젤러를 만들 때는 ..
▲ 스위스 프리부흐Fribourg 치즈 시식기가 스무 개 가까이 밀렸으니 당분간 밀린 치즈 시식기를 좀 쓰겠습니다. 그뤼예르를 사 왔습니다. 1782년부터 스위스 치즈 숙성을 전문으로 해온 에미 유업The Emmi Company이 공급하는 제품으로, 14개월간 동굴에서 숙성시킨 강도 6짜리입니다. 원어민 발음을 들어보니 그뤼에르보다는 그뤼예르에 더 가까운 것 같네요. 스위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 먹는 치즈라고 합니다. 치즈보드에 올려 그냥 먹기도 하지만 요리에 특히 많이 써서 수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스위스의 국민 요리 '퐁듀'의 주재료이거든요. 치즈 포장 뒷면의 광고 문구: "The Emmi Company have been maturing cheese since 1782. They ..
단단이 베아트릭스 포터 이야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영국 동화 . 이 동화를 무척 좋아해 책도 사 놓고 아가들용 소꿉놀이 티세트도 다 사 놓았지요. 책은 특별판 제본이라 품질이 좋지만 소꿉장은 그냥 그렇습니다. 그래도 모아 놓으면 참 귀여워요. 저게 저래봬도 도자기 재질입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분들은 아이 키우면서 장난감도 이것저것 사주고 같이 놀아 주니 늙어서도 동심의 세계를 한 번 더 체험할 수 있지만, 저처럼 애 없는 사람은 자기가 갖고 놀 장난감 자기가 알아서 사서 혼자 놀아야 합니다. ☞ 영국 발음으로 동화 들어 보기 티포트. 뚜껑은 잘 안 맞지만 차가 실제로 담기고 잘 따라집니다. 밀크 저그. 케헷, 형태가 제법 예쁘죠? 찻잔 2인조. 암요, 혼자만 마시면 안 되고 엄마 아빠도 한 잔 따라..
비트루트beetroot가 제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비트'라고 부르죠? 영국인들과 비트루트의 관계는 한국인들과 무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트루트를 생채로도 먹고, 숙채로도 먹고, 한국인들 뭇국 끓여 먹듯 수프로도 만들어 먹고, 빵이나 크래커용 딥dip으로 만들기도 하고, 케이크에도 넣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비트루트 즙으로 맑고 투명한 젤리를 만들어 고기 요리 옆에 폼 나게 곁들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영국식 비트루트 샐러드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생채와 숙채로 각각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비트루트 샐러드는 사실 사람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 달라 그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나라 무생채나 무나물처럼 비교적 통일된 이미지와 레서피가 존재하질 않죠. 다만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체셔 지방에서 탄생한 섬세하고 우아하기 짝이 없는 염소젖 치즈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치즈 장인 하면 대부분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는데요,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치즈를 만들었다는 기록들이 많이 전해져 오긴 하지만 치즈와 버터를 만드는 일은 예로부터 원래 농가 아낙네들의 몫이었습니다. 영국에서도 여자들 손에 의해 탄생한 걸작 치즈들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이 키더튼 애쉬도 그중 하나입니다. 속이 촉촉하면서 쫀득한 치즈들은 구멍 뚫린 치즈칼로 썰어야 모양 덜 망가뜨리고 잘 썰 수 있어요. 흰곰팡이 연성 치즈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칼을 하나쯤 장만해 두시면 좋지요. 염소젖 치즈라서 하얗습니다. 흰곰팡이 껍질과 속살 사이에 까만 선이 보이죠? 숯가루charcoal ash입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린 영국의 로자리..
▲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 '빠스떼이즈 드 나따Pasteis de Nata'. 많은 분들이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와 영국의 에그 커스타드 타르트를 헷갈려 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이에 대해 글을 좀 써보려 합니다. 포르투갈 여행을 하셨던 블로그 이웃님께서 현지에서 에그 타르트를 사 드시고 소회를 적은 글입니다. ☞ 포르투갈의 커피와 빠스뗄 드 나따 포르투갈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에그 타르트 주세요." 하면 "우리 것은 타르트 아닌데..." 한답니다. 영국 것은 타르트가 맞지만 포르투갈 것은 타르트라 부르면 별로 안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는 18세기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이 돼 있죠. 영국의 에그 커스타드 타트는 그보다 훨씬 오래 전에 기록이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모음과 자음 사..
영국인들은 느끼한 고기 요리를 먹을 때면 항상 새콤달콤한 피클이나 렐리쉬, 처트니 등을 곁들입니다. 새콤하게 조린 베리류 과일을 곁들이기도 하고요. 우리 한국인들도 쨍한 통닭무 없이는 통닭 먹는 맛이 안 난다고 하잖아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국 피클은 이름부터가 경쾌합니다. 피칼릴리. 이런저런 채소들을 식초, 설탕, 강황, 맵싸한 영국 겨자 가루, 각종 향신료를 푼 물에 넣고 짧게 끓인 뒤 병입한 것을 말합니다. 한국인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을 겁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기름진 고기 먹을 때 곁들여 보세요. 만들기도 쉬운데다 재료는 그야말로 본인 취향대로 골라 넣을 수가 있어 변주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동영상을 걸어 드릴 테니 만드는 과정을 한번 보세요. 아래에 조리법을 다시 정리해 드립니다. 35..
▲ 멜튼 모우브리Melton Mowbray 포크 파이. 먹기 편한 미니 파이로 샀는데, 원래는 훨씬 큼. 파이의 나라 영국. 셰퍼즈 파이, 코티지 파이, 치킨 앤 릭 파이, 머쉬룸 앤 스틸튼 파이, 스테이크 앤 키드니 파이,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 게임 파이, 피짓 파이, 피쉬 파이, 포크 파이, 랭카셔 치즈 앤 어니언 파이, . . . 온갖 종류의 파이가 있지요. 한국인들 중에는 "영국음식? 셰퍼드 파이라니, 이름부터가 벌써 혐오스럽잖아." 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독일 셰퍼드 개를 떠올리고 그런 소릴 하나 본데, 아니? 영어를 몰라도 어쩜 그렇게 몰라요? 이 사람은 셰퍼드가 '양치기'라는 뜻인 것도 모르고 있는 겁니다. 셰퍼즈 파이는 이름이 암시하듯 양고기 파이죠. 애플 파이요? 네에, 영국음식입니..
매튜가 죽어 나간 뒤로는 김이 새서 보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전 시즌 5가 시작됐다는 소리 듣고 놀라 자빠지거고. 아니, 그게 아직도 제작되고 있었어? 격려차 다시 보기 시작. 작가 참 힘들겠다 생각이 절로 드는 게, 애초 계획해 놓은 스토리가 있었을 텐데 그놈의 '할리우드'가 뭐라고 거기서 좀 떠보겠다며 주요 인물 둘이 쏙 빠져버려? 특히 메리 남편 녀석. 마치 내 애인을 전쟁터에 보낸 양 가슴 졸이며 전장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려주고 병상에서 어여 벌떡 일어서기를 기원해 주었건만, 배은망덕한 것, 미국 가서 쫄딱 망해라. 아무튼, 흐지부지 끝난 줄 알고 있다가 용케 시즌 5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고 짠한 마음에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아니, 둘째 딸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어? 전 시즌을 못 본 ..
오늘은 영국의 클래식 케이크인 당근 케이크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릴게요. 집에서 자주 굽는 케이크 중 하나입니다. 다쓰베이더 생일에도 당근 케이크를 구워 축하해주었죠. 서양인들에게는 이 당근 케이크가 아주 익숙한데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좀 낯설 겁니다. "뭐어? 케이크에 당근을 갈아 넣어? 우웩, 역시 영국음식이군." 어라? 당근이 어때서요? 호박 케이크도 있고, 고구마 케이크도 있고, 비트루트 케이크도 있는데요. 영국에서 당근 케이크는 어느 수퍼마켓, 어느 제과점에서든 꼭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티타임 클래식 케이크 상위권에 꼽히거든요. 향도 좋고 촉촉하니 참 맛있습니다. 지금이야 저 적도 부근에서 사탕수수로 설탕을 잔뜩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을 하고 있지만 옛 시절엔 지금과 같은 뽀얀 설탕 ..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15분 안에 뚝딱 완성할 수 있다는 책에서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이 책에도 맛있는 요리가 많아요. 2012년에 나온 책인데 그간 이것저것 많이 해먹어 봤습니다. 이걸 만들어 보겠다는 거지요.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구성돼 있거든요. 요크셔 푸딩 또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요크셔 푸딩은 로스트 비프와 함께 먹는데, 요즘은 또 훈제 생선과 먹기도 합니다. 로스트 비프는 집에서 장시간을 조리해야 해서 수고롭고 번거롭고 전기세가 많이 들지만 훈제 생선은 사다가 포장만 뜯어 간단하게 데우거나 그냥 낼 수 있어 편하거든요. 고기 먹는 것보다는 가볍다는 느낌도 나고요. 영국인들은 자기네 스코틀랜드산 훈제 연어를 먹습니다. 스콧들이 훈제 연어를 잘 만듭니다. 런던 큐어도 유명합니다. ..
▲ 소세지와 요크셔 푸딩으로 구성된 영국음식에 자주 곁들여지는 그레이비gravy. 그레이비 중에서도 오늘은 소세지 요리에 곁들이는 어니언 그레이비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니언 그레이비 만드는 방법은 집집마다, 혹은 요리사마다 달라서 정해진 레서피란 게 없어요. 같은 요리사라 해도 소세지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하냐에 따라 어니언 그레이비의 재료가 또 달라지기도 하죠. 어니언 그레이비를 곁들이는 영국 소세지 요리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 토드 인 더 홀 ☞ 뱅어스 앤 매쉬 쇠고기 요리를 할 때는 쇠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을 써서 그레이비를 만들면 되지만 소세지를 익힐 때는 육즙이란 게 생기질 않지요. 그래서 육수나 채수를 따로 준비했다가 부어주어야 합니다. 만드는 이마..
바로 앞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소세지 요리 '토드 인 더toad in the hole'에 쓰이는 전통 소세지입니다. 컴벌랜드 소세지는 돼지고기 살코기와 지방 간 것에 메이스, 넛멕, 후추와 이런저런 향초들을 넣어 맛을 냅니다. 향초는 대개 타임, 세이지, 파슬리 등을 씁니다. 식중독균 억제를 위한 보존제만 넣을 뿐 억지로 맛내기 위한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먹고 난 뒤 한국 소세지들 먹고 났을 때와 같은 그 지긋지긋한 인공 우마미가 혀에 남지 않습니다. 수퍼마켓의 컴벌랜드 소세지 성분: Pork (97%), hog casing, sea salt, potato starch, mace, nutmeg, triphosphates (stabiliser), black pepper, white pepp..
집에서 만들어 먹어 본 영국음식들을 계속해서 소개해 봅니다. 고든 램지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릴게요. 집에 고든 램지 요리책이 많거든요. 채리티 숍에 가면 자주 보여서 잘 집어 옵니다. 어, 그러고 보니, 이 양반이 스콧이네요. 잉글랜드에 자리잡은 스콧이라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에는 표를 행사할 수 없었지요. 잉글랜드에서 성공한 사람이니 마음 속으로는 아마 독립 반대를 지지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잉글랜드에 살고 있는 스콧들이 많아 사실 독립하는 것이 실익이 없어요. 꼬장 부려서 자치권이나 자꾸 더 얻어내는 게 현명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음식은 '토드 인 더 홀'. 흙집에 들어앉은 두꺼비를 떠올려 보세요. 이름 재미있게 잘 지었죠? 생소세지를 요크셔 푸딩 반죽과 합쳐 오븐에 굽는 요리로, 예전에..
우리 한국인들은 식은 밥이 생기면 냉장고 속 이런저런 자투리 채소들을 넣고 볶음밥을 해먹죠. 감자가 주식인 영국에서도 남은 매쉬트 포테이토나 로스트 포테이토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습니다. 어느 나라든 남은 음식 가지고 뚝딱 만들어 내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기 마련인데, 예전에 소개해드린 ☞ 이태리의 판자넬라도 남은 빵을 처치하기 위한 음식이었죠. ☞ 영국의 브레드 앤드 버터 푸딩도 그렇고요. 남은 음식을 영어로 '레프트오버leftover'라고 하는데, 오늘은 레프트오버 포테이토를 이용한 간단하고 맛있는 영국음식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버블 앤드 스퀵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음식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잠시 후에 알려드립니다.) 1806년 요리책에 이미 그 조리법이 실려 있는 오래된 음식입니다...
결국 앤드류는 조지와 계속 같이 살기로 결정했다. 밤 꼴딱 새면서 지역별 개표 결과 보느라 날이 밝아서야 잠자리에 들었더니 아직도 헤롱헤롱하다야. 내 평생 이렇게 장시간에 걸쳐 다양한 스코티쉬 액센트를 들어보긴 처음이네. 개표 중계 보면서 에딘버러와 글라스고가 앙숙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다만 오늘은 간단하게 몇 자만 적는다. 나는 독립 반대 진영을 지지하는 쪽이었는데, 왜냐하면, 내 기질은 회의론자에 가깝기 때문이야. 새로운 식재료나 음식을 접할 때도 효능보다는 부작용을 먼저 따지고, 인간의 윤리 문제에 있어서도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을 더 믿는 편이지. (좌우간, 인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인간 관계에서 상처 안 받고 맘 편히 살 수 있는 거다.) 생각해 봐라, 스코틀랜드가 무슨 ..
▲ 스코틀랜드 전통 과자 쇼트브레드, 스코틀랜드 국화인 엉겅퀴thistle를 담은 찻잔과 티 플레이트.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으려다 작금의 영국 상황을 두고 하도 헛소리하는 한국인이 많아 한마디. 스코틀랜드를 마치 일제 식민 통치 시절의 우리나라 생각하듯 측은히 여기는 사람이 다 있네? 《브레이브 하트》 영화 보고 사기충천했는지 (그게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냐, 응?) 3·1운동 하듯 분연히 일어나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를 하는 사람이 다 있고. 1707년의 병합을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를 강제 합병한 것인 양 말하는 사람이 다 있질 않나. 세계사 시간에 뭘 하고 놀았으면 지금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관계가 과거 식민 통치 시절의 한·일 관계와 같다고 생각을 할 ..
한국에서는 만 나이 60세가 되는 날을 회갑연으로 기념하고, 한국 나이 70세 되는 날은 고희연으로 기념한다. 30, 40, 50, ..., 80, 90세 생일 등 10년 단위로 특별한 생일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66, 77, 88, 99세 생일 등을 일컫는 용어와 기념하는 행위는 본디 우리 풍습에 없었으나 일본의 관습을 쫓아서 하는 거라고 한다. 영국인들도 회갑연까지는 아니지만 만 60세 생일은 좀더 특별하게 기념을 한다. 영국의 예술가들은 만 60세가 되는 해뿐 아니라 50세가 되는 해에도 회고전들을 많이 한다. 카드 매대에 가보면 30, 40, 50, 60, 70, .... 숫자가 박힌 생일 카드들을 늘 볼 수 있다. 그럼 만 16세, 18세, 21세 생일은 무엇 때문에 기념을 하는 걸까? 이렇..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바비 케이크. 미국 엄마들은 딸내미 생일에 이런 걸 다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대단한 정성이죠. 다쓰 부처, 밥 먹으면서 이 영상 보다가 하도 신기하고 재밌어서 턱 떨어뜨렸습니다. (떠꺽) 그러고 보니, 우리 미일리어와 이리나, 말 안 들으면 이렇게 케이크 안에 가두고 팔 들고 서 있게 해야겠어요. 바비의 저 뻣뻣한 팔은 볼 때마다 재밌어서 웃습니다. * * * 홍차의 계절, 베이킹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다쓰베이더가 어제 밖에 나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뜬금없이 커피콩 모양 쵸콜렛을 사 왔습니다. 툭 던지더니만, "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커피맛 케이크를 구워 내시오." 합니다. 아니, 이 양반? 오늘은 영국의 티타임 클래식인 커피 월넛 케이크를 구워 보겠습니다. 사연이 있는..
새 책을 들인 기념으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컴포트 푸드 하나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벌써 세 번이나 만들어 먹어 봤어요. 책에 실린 사진입니다. 치즈 샌드위치를 만들어 토스트 하는 거지요. 샌드위치 토스트를 영국인들은 '토스티toastie'라고 부릅니다. 치즈와 치즈갈이를 준비해 주세요. 영국 하드 치즈의 향연이 있겠습니다. 치즈는 두 가지를 씁니다. 맛을 내기 위한 체다와 색을 내기 위한 레드 레스터. 체다와 레드 레스터는 짝꿍처럼 붙어다닐 때가 많아요. 영국 클래식 샌드위치 중에도 체다와 레드 레스터를 보슬보슬 갈아 양파 다진 것과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채운 것이 있죠.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입니다. 그냥 주황색 치즈 하나만 쓰면 안 되느냐? ..
제이미 올리버의 열여섯 번째 요리책이 나왔습니다. 출간된 날 샀습니다. 이번 요리책에는 장장 408쪽에 걸쳐 컴포트 푸드 100개를 담았습니다. 컴포트 푸드의 대명사인 영국음식은 물론이요, 유럽 대륙과 미대륙,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중동, 심지어 아프리카 음식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음식은 없느냐? 네,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는 한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한식이 서양인들의 컴포트 푸드가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컴포트 푸드의 정의 컴포트 푸드는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미국 남부 흑인들의 '소울 푸드'와는 다르고, 위로를 주고 기운을 북돋워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 보양식과도 다릅니다. 보신의 ..
▲ 웨일즈 몬머쓰셔Monmouthshire, Wales 오랜만에 웨일즈 지역 치즈를 소개합니다. 전에 웨일즈의 대표 치즈인 ☞ 캐필리를 소개해드린 적 있었죠. 2차대전 당시와 전후 배급제를 실시하던 시절, 영국 전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모두 배급품으로 지급되던 '내셔날 체다' 만드는 데 동원이 되어 영국의 다양했던 전통 치즈들의 생산이 한동안 중단되었습니다. 지역 전통 치즈들 중에는 안타깝게도 이때 명맥이 완전히 끊겨 사라진 것들이 많죠. 시골마을의 소규모 치즈 농가들은 특히 더 고전을 했습니다. 배급제가 끝나고 나서는 잉글랜드의 대규모 치즈 공장들에 밀려 웨일즈의 소규모 치즈 농가들은 원유 수급도, 판로 개척도 참으로 힘겹게 이어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30년간 영국에 아티잔 치즈 광풍이..
▲ 허, 포장 그림이 어째 좀 야하다. 영국에 와서야 염소젖 치즈에 맛을 들였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사실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는 본 적도 없었습니다. 염소젖으로 치즈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는걸요. 이제는 한국에도 다양한 치즈들이 수입돼 들어가고 있죠. 제가 한국을 떠나올 당시만 해도 대형마트나 레스토랑들이 취급하는 치즈는 몇 가지가 안 되었습니다. 여염집 주부가 살 수 있는 치즈란 기껏해야 체다맛 흉내 내 만든 흐물거리는 주황색 가공 물질, 가짜 파마산 가루, 시큼하고 자극적인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 뒷맛이 개운치 않게 오래 남는 라핑 카우 벨 큐브, 치즈 풍미는 하나도 안 나는 빨간 왁스 입힌 에담풍 미니 베이비벨 정도였죠. (손님 가신 다음 상을 치우려 보니 빨간 왁스까지 다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