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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아이섀도우를 쓰다가 버버리로 갈아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회사의 제품으로 화장품을 일괄 구매하는 건 화장할 줄 모르는 이들이나 하는 짓이라면서요? ㅋ 마치 주부가 한 회사의 냄비를 세트로 우르르 사는 형국이죠. 저는 화장할 줄도 모르지만 귀차니스트라서 더 그렇습니다. 화장을 잘 안 해서 화장품 사는 일이 매우 드문데, 모처럼 마련하려고 보니 돈이 참 많이 드네요. (핑크 택스 근절해야 합니다.) 이제는 화사한 샤넬보다는 한풀 꺾인 차분하고 웅숭깊은 버버리의 색조들이 더 좋아졌습니다. 영국에 살고 있어서 그런 건지, 그냥 나이가 들고 취향이 변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일 수도 있고요. 가을이 오기 전까지 당분간은 제 눈가가 이 색상들로 물들 겁니다. 발라 보니 오렌지색, 갈색, ..
누리터에 글쓰기에 관한 유명 작가들의 조언이 돌아다니길래 한번 모아보았습니다. 1. 누구도 좋은 책을 읽으며 자살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책을 쓰면서는 많은 이들이 자살했다. (로버트 번) 2. 캐릭터가 스타일이다. 나쁘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캐릭터에선 좋은 스타일이 나올 수가 없다. (노먼 메일러) 3. 없애는 건, 남아 있는 걸 응축시킨다. (트레이시 세발리에) 4. 다른 출판물에서 익숙하게 본 비유나 직유, 상징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 (조지 오웰) 5. 캐릭터는 작가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존재하고 있던 것이 발견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보웬) 6. 다 완성하기 전까진 절대 이렇게 이렇게 쓸 거야 남에게 말하지 마라. (마리오 푸조) 7. 우울하지 않으면 당신은 진지한 작가가 될 수 없..
영국인들은 토스트한 샌드위치를 '토스티toastie'라고 부릅니다. (실제 발음은 '토우스티'에 가깝습니다.) 제가 전에 제이미 올리버의 새 요리책에 담긴 ☞ 날개 달린 치즈 토스티를 소개해 드린 적 있죠. 이건 그보다 좀 더 쨍한 맛을 내는 토스티입니다. 프랑스의 ☞ 크로크 므쓔와 어떻게 다른지 한번 비교해 보세요. 미국의 ☞ 몬테 크리스토와도 비교해 보시고요. 영국 체다는 에멘탈이나 그뤼예르, 콩떼보다 맛이 진하면서 쨍한 산미raw onion tang가 있기 때문에 체다를 쓴 영국식 토스티도 이들 두 나라 토스티들보다는 풍미가 강합니다. 먹고 나면 정신이 버쩍 나죠. 재료 [4인분] • 마일드 체다 110g 실온에 둔 것, 강판으로 굵직굵직하게 갈 것 • 잉글리쉬 머스타드 1/4작은술 [1작은술 = ..
예전에 쓴 ☞ 제이미 올리버의 영국식, 프랑스식, 미국식 스크램블드 에그 글에 보름달 님께서 아래와 같은 덧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그 "집에 있는 중식책"이란, 바로 이 책을 말합니다. ☞ 아마존에서 구경하기 제가 가장 아끼는 중식책인데요, 보름달 님이 말씀하셨던 그 중국식 스크램블드 에그가 잘 찍은 사진과 함께 이렇게 실려 있다는 말씀이지요. 눈 앞에 놓인 요리처럼 생생하죠? 소개글이 재미있습니다. "중국 해안가 사람들이 토마토를 처음 접했을 때 이들은 이를 '오랑캐의 가지', '서양 빨간 감' 등으로 불렀습니다. 오랑캐의 가지를 넣고 오늘은 달걀 볶음을 한번 해봅시다. 쓰촨성에 살 때 저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이걸 해먹었습니다. 선명한 빨간색과 노란색에 눈이 참 즐거운 요리죠. 달걀과 토마토 - 재료..
▲ 일광욕 중인 젊은 남녀. 우리 동네 공원. 영국 구름감상협회The Cloud Appreciation Society 회원인 나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만큼 지루한 것은 또 없다고 생각을 한다. 영국에는 고층 건물이 많지 않아 고개를 많이 들지 않아도 언제나 시야 한가득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비의 도시'로 알려진 런던의 연강우량은 서울의 반도 안 되고, 시드니, 뉴욕보다 적으며, 심지어 저 건조해 보이는 이태리 로마보다도 적다는 사실. 조금씩 자주 내려 비가 많이 오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대기 중에 먼지가 적어 좋고, 식물에 일부러 물을 줄 필요가 없어 가드닝 하기 좋다.) 영국에서는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처럼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을 때가 많다. 한국에서는 어딜 가나 땅이 붐빈다..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prosciutto = ham cotto = cooked 오늘 소개해 드릴 조제 고기는 '익힌 햄'이라는 뜻의 '프로슈토 꼬또'입니다. 영어 자막이 안 나오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내용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거리상으로는 각각 5km, 6km, 10km 밖에 안 떨어진 모데나와 비뇰라와 스필람베르토의 프로슈토 꼬또가 다 다를 만큼 이태리 음식은 지역색이 강하고 잘 보존돼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은 이태리 음식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햄을 익히는 방식도 오랫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전해져 오고 있는데, 소금 외에 월계수잎, 로즈마리 같은 향초, 메이스mace, 계피 같은 향신료, 이런저런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채수에 담가 맛을 낸 뒤 압력솥이 아니라 압착솥 ..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오늘은 훈제한 프로슈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펙speck'은 영어로 고래나 물개의 지방을 뜻하고, 독일어로는 고래나 물개의 지방 외에도 돼지의 지방을 뜻하기도 합니다. 돼지의 지방만을 가지고 조제한 독일의 '슈펙'은 오늘 소개해 드릴 같은 이름의 이태리 '스펙'보다는 오히려 '라르도lardo'에 더 가깝습니다. 영국에서는 '스펙' 하면 독일의 슈펙보다는 이태리의 훈제 프로슈토를 먼저 떠올립니다. 이태리 북부 사우스 티롤South Tyrol에서 이태리산 돼지로 만든 것들은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 표시제PGI로 보호를 받습니다. '스펙 알토 아디제Speck Alto Adige'라고 부릅니다. 제가 사 온 것에는 PGI 표식이 없는데, 생산지는 사우스 티롤이 맞아도 원료인 돼지가 ..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지난 번엔 파르마Parma 지역의 햄을 소개해드렸죠. 오늘은 산 다니엘레 델 프리울리San Daniele del Friuli 지역의 햄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포장을 유심히 보세요. 이것도 유럽연합에 의해 PDO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빨간색 노란색의 동그란 PDO 표식이 보이죠? "SD" 약자가 들어 있는 돼지 뒷다리 상징도 있는데, 파르마 햄은 왕관을 상징으로 쓰고, 이 산 다니엘레 햄은 발굽까지 붙어 있는 돼지 뒷다리를 상징으로 씁니다. 파르마 햄은 족발trotter과 정강잇살shank 부위를 제거하고 다릿살shoulder과 엉덩잇살top end, narrow end만 써서 조제를 하나, 산 다니엘레 햄은 족발과 정강잇살도 모두 포함해 조제를 한다죠. ..
며칠 몸이 좀 아파서 다쓰베이더에게 밥 신세를 지고 있는데요, 이 양반 식후 치즈 코스 내 온 것 좀 보세요. "어디서 보고 배워서 이렇게 간지나게 썰었소?" 물었더니 그냥 '본능'이랍니다. 어쭈? 우락부락 산적 아저씨가? 가끔씩 음식을 이렇게 예쁘게 담아서 줄 때가 있어 기특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건 본인 말대로 '본능'이 아니라 다 제가 교육을 잘 시킨 결과 아니겠습니까. 몸이 안 좋으니 치즈는 소금 적으면서 칼슘 함량 높은 에멘탈로 사 왔답니다. "그런데 영감, 에멘탈은 그냥 먹으면 그리티gritty해서 식감이 좋지 않아. 그릴 밑에 30초 두어 좀 말랑말랑하게 해서 줬어야지." 닥치고 감사히 받아 먹을 것이지, 기운 없는 와중에 까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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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다. 일주일 넘게 열이 펄펄 나고 마우스에 손 얹을 기운도 없이 늘어져 있는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생각이 갑자기 나 이 미친 곡을 또 찾아서 들었다. 이 곡이 주는 감동은 내 머리와 가슴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므로 듣고 나면 꼭 앓게 되는데 이걸 몸 아플 때 찾아서 들은 것이다. 이제 열병에 두통까지 더해졌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러시아를 무시하면 안 된다. 나는 러시아 작곡가들에 애착이 있다. 더 나은 남성 연주자가 있더라도 이 곡만은 반드시 여성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듣고 싶다. 유학비 마련하느라 팔아버린 내 분신과도 같던 그랜드 피아노 생각에 눈물이 난다. ■ ▲ 1900년대 초의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 1873-1943). 이 곡은 190..
1. 평소에는 "남녀"인데 욕할 때는 꼭 "년놈들"로 레이디 퍼스트. 2. ♬♬♬♪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아 모여서 ♬♪ 이게 시부모 입장에서 만든 노래였다는 걸 나이 들어서야 깨닫게 되었는데, 순서가 아들-며느리-손자도 아니고 아들-손자-며느리인 게 영 마뜩잖아. 손녀는 아예 거론조차 안 되고 있고. 3. 마초용 게임 광고들을 보며 여성을 쓸데없이 벗겼다고 분개만 하지 말고 한번 잘 생각해보자. 싸우다 행여 작은 상처라도 날까 갑옷에, 방패에, 철퇴에, 온갖 것으로 중무장한 남전사와, "상처 따윈 아랑곳하지 않아!" 하며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젖꼭지와 삼각지만 아슬아슬 겨우 가린 가뿐한 차림의 여전사, 어느 쪽이 더 용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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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음Daum 대문에 떠억 올라왔던 영상이다. 질로 승부하는 집이 있으면 가짓수나 양으로 승부하는 집도 있을 수는 있으므로 이런 식당이 존재하는 것 자체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이런 집 홍보하는 짓은 이제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게다가, 음식점 이야기가 나왔으면 으레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해 내주는 요리사 소개를 하고 요리사의 음식 철학이라든가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텐데, 화면에는 인심 좋은 사장님과 음식 잔뜩 져 나르는 종업원들, 그리고 가짓수 많다고 행복해하는 손님들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음식을 입에 욱여 넣고 3초도 안 돼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가 있는가? 씹는 음식인데, 맛을 감지하고 맛있다 맛없다를 판단하는 데 드는 시간이 그렇게 짧을 수가 ..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프로슈토'는 돼지 뒷다리를 염지해 자연 건조 및 숙성시킨 이태리의 햄을 말합니다. 익히지 않은 생햄은 프로슈토 크루도crudo(raw), 익힌 것은 프로슈토 꼬또cotto(cooked)로 부릅니다. 때로는 프로슈토 뒤에 지명이 따라붙기도 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것은 프로슈토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파르마 지역의 프로슈토입니다. 영어권에서는 그냥 '파르마 햄'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에 파르마 햄 식별법 영상을 걸어 봅니다. 파르마 햄을 식별하는 법은 쉽습니다. 햄 표면이나 포장에서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왕관 표시를 찾으면 됩니다. 포장육일 경우엔 왕관 외에 빨간색 노란색의 PDO 표식도 함께 붙습니다. 즉,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이 제품은 그냥 이태리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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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오늘 소개해 드릴 조제 고기는 햄이 아니라 익힌 소세지입니다. 볼로냐 지방에서 만든 것은 특별히 유럽연합이 지리적 표시제PGI로 보호를 합니다. 제가 사 온 건 이태리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모르타델라라서 포장에 '볼로냐' 문구도 없고 'PGI' 표시도 없습니다. 어떤 것이든 모르타델라는 꿈 같은 분홍빛이 나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종잇장처럼 얇아 꼭 보들보들 하늘하늘한 손수건 같기도 하고요. 살면서 본 소세지들 중 이 모르타델라가 지름이 가장 큽니다. CD보다도 커요. 지름이 크면서 이렇게저렇게 잘 접히니 멋내서 플레이팅 하기 좋고 쓰임새가 많겠습니다. 다쓰베이더가 부엌에서 포장을 뜯는데 맛있는 향이 거실까지 진동을 합니다. 고기를 매우 곱게 갈아 압착해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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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치즈 시식기가 스무 개 넘게 밀려 있는데 유럽의 조제고기 시식기를 또 새로 시작합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치즈가 존재하므로 치즈 시식기는 여간해서 끝을 볼 수가 없을 듯합니다. 어제 또 새로운 치즈를 사 왔습니다. 치즈 시식기와 마찬가지로 조제고기도 수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먼저 시작을 하겠습니다. 델리 카운터에 있는 큰 덩이에서 원하는 만큼 저며서 살 수도 있고, 냉장 선반에서 얇게 저며져 포장돼 있는 것을 집어 올 수도 있는데, 포장에 인쇄돼 있는 정보가 필요하므로 가능하면 포장육으로 사서 사진을 올릴까 합니다. 똑같은 품질일 때는 미리 저며 놓은 것보다 큰 덩이에서 바로 저며서 사는 것이 맛과 향이 생생해 더 맛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둔해..
▲ 전체 152×185mm, 우표 한 장 30×40mm. 2013년에 발매해 화제가 됐었던 벨기에의 쵸콜렛 우표입니다. 쵸콜렛 향이 솔솔 나서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침 묻히려고 우표 뒷면을 혀로 낼름 핥으면 쵸콜렛 맛도 난다고 하는데, 저는 수집가라서 보존을 해야 하므로 거기까지는 차마 못 해봤습니다. 향기 전문가와 맛 전문가들을 동원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 How Belgium's chocolate postage stamps were made 벨기에는 'soft-centre chocolate'인 프랄린pralines으로 유명합니다. 1912년에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프랄린이 개발된 후 벨기에 쵸콜렛들은 고급 쵸콜렛의 대명사가 되었죠. 아몬드나 헤이즐넛 같은 견과류에 설탕 ..
▣ ▲ 전체 160×110mm, 우표 한 장 26×40mm.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코코 빈 프랑스 땅 도달..." 오늘 글 제목 말입니다, 어감이 꼭 프랑스어 같지 않습니까? 제목 이렇게 붙여 놓고 혼자 어찌나 흐뭇해했는지. 1609년 프랑스 땅[바욘느]에 최초로 코코 빈이 도착한 것을 기념해 발행한 우표입니다. 열 장의 우표에 쵸콜렛의 역사가 담겼네요. 1615년 스페인 공주Anne와 결혼한 루이 13세의 결혼식 피로연에도 쵸콜렛을 올렸었다는데, 여섯 번째 우표가 아마 이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쵸콜렛 포트도 보입니다. 고형 쵸콜렛이 개발되기 전에는 쵸콜렛을 음료 형태로 즐겼었습니다. 코코 빈을 유럽 땅에 처음 들여놓은 나라는 스페인, 쵸콜렛을 분말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네덜란드,..
▲ 리버티 백화점. 비가 와서 작년 봄에 찍어 둔 사진으로 대체. 비 올 때는 밖에서 사진기 안 꺼냄. 아, 리버티. 미술이나 공예, 패션, 인테리어 계통에서 일하는 분들은 다들 잘 아시는 공간이죠. 집에서 바느질 좀 하시는 분들한테는 성지나 다름없고요. 저는 바느질은 할 줄 모르지만 리버티 천들만 보면 넋이 나갑니다. 아트 파브릭Liberty Art Fabrics으로 특히 유명한 백화점입니다. 런던 여행 와서 꼭 해야 할 일 1. 리버티 백화점에 간다. 2. 일단 백화점 건물 자체를 안팎으로 꼼꼼히 감상한다. 3. 진열된 이런저런 물건들을 구경한다. 4. 천 파는 층에 가서 천들을 하나하나 살핀 후 마음에 드는 프린트의 천을 하나 고른다. 기웃이: 나같이 바느질에 관심 없는 사람두? 단□단: 네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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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를 배출한 나라 중 하나인 중국. 영국 땅에 맨 먼저 발을 들여놓은 중국인에 대한 기록은 16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차이나타운'의 영어 표기도 원래 'China Town'이었을 텐데, 하도 자주 입에 오르내리다 보니 'Chinatown'으로 한 단어가 된 모양입니다. 영국에는 런던, 만체스터, 버밍엄, 뉴카슬, 리버풀, 셰필드, 리즈, 글라스고에 차이나타운이 있고, 아버딘에는 2003년에 차이나타운 조성 허가가 났습니다. 중국과 직접 교역을 하던 역사가 있어 영국은 별로 크지 않은 땅덩이임에도 차이나타운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정면에 우연히 담긴 저 썬글라스 낀 멋쟁이 아주머니, 아메리칸 보그 편집장인 ☞ 아나 윈터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이런 구조물도 이렇게 떠억 ..
더이상 '간지'날 수 없는 딤섬집, 야우아차. 영국 와서 딤섬집을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 본 집입니다. 소호점과 씨티점, 두 곳이 있는데 런던 여행 오셔서 야우아차 가실 분들은 기왕이면 소호점으로 가세요. 같은 음식을 내는데도 소호점은 미슐랑 1-스타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바로 옆에 차이나타운이 있어서 그야말로 중국 분위기가 물씬 나거든요. 중식당들도 많지만 중식 재료상들도 많아 구경할 게 많아요. 개업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홍보 영상입니다. 이것도 감각적으로 잘 만들었죠. 영상에는 주방의 모습만 담겼는데, 인테리어는 어떻냐면요, ☞ 야우아차 소호점의 모습 근사하죠? 중식당의 저 진부하기 짝이 없는 빨간색, 금색, 용은 일절 배제하고 놀랍게도 실내를 파란색으로 꾸몄습니다. 복층으로 ..
▲ 이태리 아말피 해안과 소렌토 유럽의 요리사들이 좋아하는 레몬 품종 중에 이태리 '아말피 레몬'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말피 해안에서 나는 레몬으로, 아말피 레몬과 소렌토 레몬을 한데 묶어 뜻할 때도 있습니다. 굳이 차이를 두자면, 소렌토 레몬이 아말피 레몬에 비해 크기가 좀 더 크고 즙이 약간 더 많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두 곳이 매우 근접해 있으므로 거의 같은 레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국에서는 기후가 맞질 않아 감귤류 재배를 못 하고 예로부터 전량 수입을 해서 씁니다. 감귤류가 나지도 않는 나라인데 마말레이드, 레몬 커드, 실러버브syllabub, 레몬 포싯posset, 레몬 드리즐 케이크 등 감귤류를 써서 만드는 유명한 전통 식품들과 음식들이 있다는 게 재미있죠.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주로 크기가..
오늘은 헤스톤 블루멘쏠의 에서 밥 먹은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다녀왔습니다. 두 번째 방문에 권여사님과 이모부를 모시고 갔었습니다. 헤스톤은 현재 잉글랜드 안에 다섯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The Fat Duck (1995) Bray, Berkshire ★★★ ☞ The Hinds Head (2004) Gastropub Bray, Berkshire ★ ☞ The Crown (2010) Gastropub Bray, Berkshire ☞ Dinner by Heston Blumenthal (2011) The Madarin Oriental Hyde Park, London ★★ ☞ The Perfectionists' Cafe (2015) Gastropub & Diner London ..
로얄 알버트 홀이 호텔에서 걸어서 2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으니 이곳에서 하는 공연도 한 번 보여 드려야지요. 그런데 호텔 예약하고 나서 로얄 알버트홀 공연 일정을 살펴보니 대공연장에서 음악 공연이 아니라 아트 서커스를 장기간 하고 있는 겁니다[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이모부나 권여사님이나 두 분 다 공연을 자주 관람하시는 분들이니 한국에서 이미 보셨을 것 같아 이번에는 소공연장 일정들을 살펴보는데, 2월은 공연 비수기인지 여기도 마땅한 공연이 없네요. 하는 수 없이 심야에 하는 가벼운 재즈 공연 표를 끊었습니다. ▲ 다른 데서 한 공연인데 저희가 즐긴 공연도 대략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프랑스인 리더가 노래를 하며 이끄는 재즈 악단입니다. 리더의 노래 솜씨는 평범한 편이고 악기 연..
▲ 고어 호텔(왼쪽 위 빨간 점)과 캐피탈 호텔의 아웃로스 레스토랑(오른쪽 빨간 표시) ▲ 영국의 해산물 전문 요리사 네이싼 아웃로Nathan Outlaw. 사람 좋게 생겼는데 성姓이 '무법자'. ▲ 네이싼 아웃로의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런던점Outlaw's at the Capital Hotel, London. ▲ 잊을 수 없는 해마 그림. 해산물 레스토랑에 적절한 듯하면서도 뭔가 기이. 영국의 해산물 전문 요리사 네이싼 아웃로의 런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캐피탈 호텔 안에 있습니다. 잉글랜드 남서부 끝자락 콘월 지방에 있는 네이싼 아웃로의 레스토랑은 미슐랑 2-스타를 받았고, '땅끝 마을'인 콘월까지 가기 힘들어하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해 문을 연 이 런던 레스토랑은 문 연 지 얼마 안 됐는데..
코벤트 가든 광장에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거리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권여사님을 위해 코벤트 가든 설명을 좀 해 드리자면, 영화 (1964)에서 투박하기 짝이 없는 말씨를 가진 일라이자(오드리 햅번)가 꽃을 팔던 곳이 바로 이 코벤트 가든입니다. 과거에는 꽃과 청과 시장이었던 곳인데 지금은 유명 브랜드 상점들과 레스토랑들이 밀집한 관광지로 변했습니다. 그래, 코벤트 가든에는 왜 왔느냐? 다쓰베이더는 피카딜리 서커스에 있는 바버 매장에서 이모부께 쟈킷을 얻어 입고, 단단은 코벤트 가든에 있는 캐임브리지 사첼 컴퍼니 매장에서 권여사님께 가방을 하사 받기로 했거든요. 캐임브리지 사첼 매장에 오니 차이니즈 뉴 이어 연휴라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빨간 가방들을 잔뜩 진열해 놓았습니다. 중국인들이 영국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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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사님과 이모부께서 애들과 직원들 줄 선물이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백화점엘 모시고 갔습니다. 거기서 부피 작고 가벼운 아르 데코풍 은도금 티 스트레이너를 '잔뜩' 사셨습니다. 헉, 이거 개당 38파운드나 하는 건데? 게다가, 나도 그 '애들'에 포함되는데 엄니는 왜 내 건 빼고 오빠들 것만 사셨을까. 나도 이거 갖고 싶단 말입니다. 흑흑. 차는 애들 넷 중에 내가 제일 많이 마실 텐데. 흑흑. 대신 이모부께서 홍차 두 통을 사주셨습니다. 집에 와서 마셔보니 저 인도 향신료와 홍차를 혼합한 짜이chai가 아주 명물이네요. 인도 향이 제대로 납니다. 블렌딩이 여느 브랜드 짜이들과 달리 독특한 데가 있어요. 제가 런던 여행기 다 쓰고 나서 시음기를 따로 올려보겠습니다. 매장 사진은 못 찍었는데, 예전에 쓴 글..
"Stylish yet functional." 영국의 자연을 똑 닮은 옷. 남녀노소 상관없이 어울리는 옷. 아주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사 입을 수 있는 옷. 그래서 다쓰 부처가 바버의 옷들을 참 좋아합니다. 바버 옷들은 유행도 안 탑니다. 이모부께서 이번 런던 여행 때 가이드 노릇한 다쓰베이더에게 왁스 쟈킷을 하나 사 주셨습니다. 왁스 먹인 쟈킷들은 바람도 막아주고 비도 막아주어 고마운 대신 관리에 신경을 좀 써야 한다죠. 물에 빨아도 안 되고, 옷장에 걸 때 다른 옷과 닿아도 안 되고, 1~2년에 한 번씩 상태를 점검해 옷에 왁스도 다시 먹여줘야 하는 등 관리가 좀 필요하나 잘 관리만 하면 평생을 입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애도 없고, 개도 없고, 정원도 없으니 왁스 쟈킷이라도 한번 잘 관리해 보겠다고 ..
런던 여행을 오신 '푸디' 여러분께서는 백화점 1층ground floor에 있는 푸드 홀도 꼭 가보시기를 바랍니다. 홍차, 커피, 쵸콜렛, 비스킷 코너만 유명한 게 아니라 각국 음식들을 구색 갖춰 늘어 놓고 파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제가 푸드 홀 먹거리들을 몇 장 찍어 왔으니 한번 올려볼게요. 판매 점원이 안 볼 때 아이폰으로 후다닥 찍어 죄 '발사진'입니다. ㅋ 일단 아래 링크를 눌러 푸드 홀의 전경을 먼저 보세요.☞ Harrods Food Halls 영국 전통 음식들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건 다진 쇠고기 위에 으깬 감자를 얹어 구운 '코티지 파이'입니다. 만드는 법은 아래 '셰퍼즈 파이'와 비슷하니 참고하세요. 이건 다진 양고기로 만드는 '셰퍼즈 파이shepher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