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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이 고객들한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물어서 나온 1위는 바로, . . . . . . 로스트 포테이토. 크리스마스 터키도 아니요, 크리스마스 구스도 아니요, 크리스마스 햄도 아니요, 로스트 포테이토. 평소에는 삶은 감자, 버터와 우유 넣고 으깬 감자mashed potatoes, 납작하게 썰어 버터에 지진 감자, 피쉬 앤드 칩스에 올라오는 것 같은 튀긴 감자chips, 껍질째 구운 감자jacket potatoes를 먹다가, 선데이 로스트와 크리스마스 만찬 때는 꼭 로스트 포테이토로 먹어야 한다네요. 감자 이게 말이죠, 단순한 감자구이가 아닙니다. 겉은 바삭하다 못해 마치 겉에 유리막이 한 겹 씌워진..
영국의 크리스마스 음료인 멀드 와인mulled wine 조제용 향신료 사다 놓고, 채리티 숍에서 집어 온 빈티지 멀드 와인 잔 두 개 꺼내 놓고, 술을 안 마셔서 멀드 와인이 어떤 맛인지 모르니 무알콜 멀드 '펀치' 사다 한번 마셔보고, 크리스마스 넛 사다 놓고, 잎사귀 달린 크리스마스 귤clementine 사다 놓고, 크리스마스 민스 파이 사다 놓고, 올해는 것을 사보았는데, 지금까지 사 먹어본 민스파이들 중에서 가장 맛있었습니다. 너무 달지 않고 세련된 향이 납니다. 크리스마스 진저브레드 비스킷 구울 때 넣는 당밀 사다 놓고, 맨입에 그냥 퍼 먹어도 기똥찬 ☞ 생 크랜베리 소스 세 병 만들어 놓고, 영국인들의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오르는 고구마 맛탕 맛의 ☞ 파스닙과 당근 구이 미리 해 놓고, 고양이 ..
2015년 한 해 동안 다음Daum 첫 화면에서 가장 많이 본 식품 관련 기사는 1. 우유 많이 먹자 2. 쌀 많이 먹자 3. 고기 많이 먹자 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국민들 고기 많이 먹게 하려고 고기의 효능을 줄줄 읊고 채식이 얼마나 안 좋은지 설파하다가 급기야는 샐러드가 몸에 나쁘다는 기사까지 다 내더군요. 우유 소비하게 하려고 돌려돌려 쓴 기사도 수두룩 봤습니다. 그 중 압권은 고등어 소개 기사였는데, 고등어 얘기 한참 하더니, 비린내를 잡으려면 우유에 담가야 한다는 결론. 꽈당 서양에서처럼 그 우유로 다시 소스를 만들어 생선 위에 끼얹는 것도 아니고 생선만 담갔다 버리라뇨, 사람 먹을 우유도 비싸서 못 사 먹는 나라에서 이게 말이 됩니까. 기레기 왕국이죠. 쌀 문제는 저도 늘 안타깝게 생각을 합..
대만 여행 다녀오신 지인이 과자 좋아하는 단단에게 대만 과자를 보내 준다고 하셔서 넙죽 받았습니다. 대만을 가지 않고도 대만 과자를 맛볼 수 있다니, 이게 웬 떡과자냐. ☞ 대만 과자 우표에서 소개했던 다섯 가지 과자들 중 하나겠죠? 어? 녹두고? 이건 처음 보는데요? 꼬르륵. 과자가 색도 곱고, 모양도 예쁘고, 문양도 선명하게 찍힌데다 틀에서 깔끔하게 빠져 참으로 완성도 높아 보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식과 비슷할 것 같네요. 지름도 우리나라 다식과 비슷한데 속에 고운 팥소가 들어가서 높이는 좀 더 높습니다. 마치 저 어릴 때 동무들과 함께 갖고 놀던 예쁘게 장식된 플라스틱 공깃돌처럼 생겼습니다. (요즘 애들이 공기놀이 알까?) 질감은 어릴 때 먹던 상투과자(허쉬 키세스 모양의 줄무늬 과자)와 비슷합니..
▲ 달걀 두 개에 훈제연어 25g과 파spring onion 한 대 송송 썰어 넣어 만든 스크램블드 에그 프랑스 사람들은 아침을 크화썽과 커피 한 잔으로 참 간단하게 먹지요. 영국인들은 아침에 달걀이나 단백질을 꼭 먹어 줘야 한다는 강박증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진 오늘날에는 드문 일이 되었지만 옛 시절엔 훈제 생선들도 아침 식사로 많이들 먹었습니다. 훈제 대구인 아브로쓰 스모키Arbroath Smokies나 훈제 청어인 키퍼kippers 같은 게 흔히 올라 왔죠.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아놀드 베넷 오믈렛, 케저리kedgeree 같은, 시간 많이 걸리고 번거로운 음식들은 이제 주말에 브런치로나 겨우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아침에는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는 기본 생각들은 여전히..
혼자 몰래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또 가서... 지난 번에는 눈치 보느라 사 먹지 못 했던... (누구 눈치?) 엑스·엑스·라지 저먼 소세지를 사 먹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맛있었습니다.
오늘은 영국인들의 게 취식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영덕대게나 붉은대게, 꽃게를 먹지요. 영국인들은 'European Brown Crab'을 먹습니다. 줄여서 그냥 '브라운 크랩'이라고 합니다. 나라들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를 테니 학명을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Cancer pagurus'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 게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름이 '유러피안' 브라운 크랩이니 태평양 쪽에서는 잡히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게를 쪄서 껍데기가 얇은 대게는 가위로 다리를 갈라 살을 쏘옥 빼 먹거나, 껍데기가 단단한 것들은 게 전용 포크를 이용해 후비적후비적 발라 먹거나, 해물탕이나 꽃게탕을 끓여 먹거나, 간장게장을 담가 먹는데, 영국인들은 게를 '드레스dress' 해서 먹습니다. 게살도 몸..
백화점과 상점들이 밀집한 남쪽 번화한 동네Southampton에 놀러갔다가 뜻하지 않게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저기 저 병정 인형과 이런저런 장식, 판매 상인들의 얼굴 등을 보니 왠지 영국식이 아닌 겁니다. 으음... 초입부터 돼지고기가 등장하는 걸로 보아...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독일인들이 와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이었습니다. 다들 영어가 어눌한 걸 보니 원래 여기 살던 독일인들이 아니라 정말 독일에서 온 사람들 같았습니다. 유럽연합이 좋긴 좋네요. 독일을 크리스마스 마켓의 본고장으로 여기지요.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크리스마스 풍경들은 빅토리아 왕조 시대 때 독일풍이 섞여 형성된 영국풍이 미국을 통해 전해진 것입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선왕들도,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도,..
▣ 식빵 같은 머리를 한 이티E.T.를 빼닮은 저 삐걱삐걱 월이Wall-E가 과거에는 지구가 아름다웠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낡은 TV 수상기로 인간 남녀가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죠. 제가 '이 지구 위에서의 삶은 그래도 아직 살 만하다'라고 느끼는 순간도 바로 이 춤추는 모습을 목격할 때입니다.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신나고 아름답고 모든 시름이 잊혀집니다. 취미로 춤 좀 배워둘걸, 늘 아쉬워요. 제 대중음악 취향은 매우 극과 극인데,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같은 쿨 재즈와 느슨한 보사노바 같은, 조용하면서 복잡한 화음을 구사하는 음악. 그리고, 그 반대로 화음은 단순하지만 강하고 깔끔한 음악. 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인고 하니, 베이스와 비트가 ..
▲ 청바지가 참 잘 어울렸던, 60대쯤 돼 보이던 어느 영국 여인. 수퍼마켓에서. 영국인들은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를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므로 영국 가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영국 와 살면서 가만히 관찰해보니 여기 사람들은 이 두 표현을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쓴다. "고맙습니다"는 정말 고마워해야 할 상황에서 쓰기 때문에 별로 특이할 게 없는데 "미안합니다"는 좀 희한하다. 미안해해야 할 상황에서뿐 아니라 이들은 자기가 사과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도 미안하다고 말을 한다. 발을 밟히고도 미안하다고 한다. 밟은 사람은 난데?! 수퍼마켓에서 트롤리(영국에서는 카트cart가 아니라 트롤리trolley라고 한다.)를 끌고 매장을 여기저기 누비며 장을 보다..
Waitrose> 수퍼마켓의 크리스마스 맞이 레트로 비스킷 틴 2탄. 어우, 정신이 다 버쩍 들지 않습니까. 빨간색 스메그SMEG 냉장고 삘도 좀 나고요. 제가 빨간색 물건을 좋아합니다. 영국에 온 뒤로 빨간색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비 부슬부슬 내리고 해 일찍 지는 늦가을과 겨울의 컴컴하고 을씨년스러운 회색조 런던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데 거기 갑자기 빨간 2층 버스가 휙 지나가고, 길 가다 빨간 우체통 떡 맞닥뜨리고, 빨간 공중전화 부쓰 앞에 뚝 서게되면, 기분이 금세 좋아지고, 런던이 막 좋아지고, 주머니에 지폐 한 장 없어도 삶이 뭔가 근사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제 우산도 그래서 빨간색으로 샀어요. 영국에서 빨간 우산 쓴 한국인 아줌마를 보게 되면 단단이니 붙잡고 알은체해 주세요. ..
오늘은 셀러리가 들어가는 샐러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펜랜드 셀러리 철이 짧아 단기간에 아주 뽕을 뽑고 있습니다. 셀러리를 매일 먹고 있어요. 3중 셀러리 샐러드 왜 '3중 셀러리'인고 하니, 셀러리 대, 셀러리 잎, 셀러리와 같은 과 작물인 셀레리악celeriac을 같이 쓰기 때문입니다. 샐러드 • 좋아하는 고기 아무거나. 햄, 소세지, 베이컨 등도 됨. 잘게 썰거나 결대로 찢기 • 셀레리악 1/4~1/2개, 껍질 벗기고 2㎠ 크기로 깍둑 썰기 • 셀러리 2대, 1cm 굵기로, 어슷 썰지 말고 직각으로 썰기 • 셀러리 잎 소량 • 올리브 오일 1큰술 [1큰술=15ml] • 달걀 2개 • 수란용 식초 1/2큰술 - 몰트malt 비니거 또는 화이트 와인 비니거 • 소금·후추 드레싱 • 싸이더cider 비..
으아아아, 영국 진짜 너무 한다! >_< 셀러리 철을 맞아 제가 며칠 전에 셀러리 스콘을 한 판 구웠습니다. 구워 놓고 자연광에 의지해 사진을 좀 찍어보려 했는데, 아, 며칠 동안 해가 나질 않는 거예요. 꽈당 하도 컴컴해 3일간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집에 냉동고가 없으니 스콘 상할까 봐 하는 수 없이 둘이서 몇 끼에 걸쳐 다 먹어치우고 엊저녁에 다시 한 판을 구웠습니다. 어휴. 영국에서 겨울에 블로그질 하기 진짜 힘듭니다. 북유럽이 다 마찬가지이겠지요. 도대체가 해를 볼 수가 없어요. 요리도 일기예보를 보고 해야 할 판입니다. 저희는 비타민D 오일을 따로 챙겨 먹습니다. 미네랄 많은 영국 석회질 수돗물 마시고 영국음식 먹고 살면 칼슘이 부족할 일은 없는데, 해를 못 보니 대신 비타민D를 신경 써서 따..
셀러리 좋아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서양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작물이 이 셀러리이지요. 바깥쪽 튼튼한 줄기는 수프나 스튜, 오븐구이 등에 쓰고, 안쪽의 뽀얗고 여린 줄기는 샐러드에 썰어 넣거나 치즈보드에 올려 생으로 즐기고, 잎은 또 수프나 샐러드에 얹어 멋을 냄과 동시에 맛과 향을 더하게 합니다. 게다가, 뿌리도 먹는다는 사실. 얇게 저며 생으로 먹습니다. 버릴 곳 하나 없는 소중한 채소예요. 어느 나라든 이제는 연중 내내 볼 수 있는 흔한 채소가 되었지만 영국의 캐임브리지셔, 노포크, 서포크, 이 세 개 주county에 걸쳐 있는 펜랜드 지역에서 겨울철에 출하하는 것들은 '펜랜드 셀러리'라고 따로 이름을 붙이고 유럽연합이 특별한 작물로 보호를 합니다. ☞ 요크셔 포스트 루바브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 30×40mm. 스티커 방식. 아, 참 오랜만에 보는 레이디와 트램프. 아, 참 맛있는 미트볼 스파게티. 그런데 저 미트볼 들어간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가 말예요, 미국식이라면서요? 영국에는 볼로냐 사람들이 낯설어하는 '볼로녜제 스파게티'라는 게 있습니다. 영국음식 책에 떡 하니 소개가 되는 영국음식입니다. ㅋ 둘 다 맛있죠. 한국에는 또 한국식으로 변형된 국물 흥건한 파스타들이 있죠. 이태리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가디언 기사를 하나 걸어 봅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뉴욕의 변형된 이태리 음식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What do real Italians think about New York's Italian food? 기사를 우리말로 요약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이태리 음식에는 마늘이..
존 루이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광고에 이어 오늘은 세인즈버리즈 수퍼마켓의 광고가 나왔습니다. 영국 신문에서는 불 난 집에 고양이가 들어가 사람을 깨워 집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고양이 영웅담'이 심심찮게 보도되곤 하는데요, 세인즈버리즈가 오늘 그 실상을 낱낱이 영상에 담아 까발렸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동화 속 주인공 모그가 등장합니다.
11월 11일. 오늘 빼빼로 데이죠? 일본 과자 베낀 과자 팔아먹느라 만든 날인데, 하필 오늘이 한국에서는 농업인의 날이랍니다. 그래서 빼빼로 대신 우리쌀로 만든 가래떡 홍보하느라 재미있는 만화가 한 편 떴습니다. ☞ 달콤 쌀쌀한 신혼 부부 오늘 하루동안 우리쌀 홍보하느라 여기저기서 가래떡 레서피가 막 쏟아졌는데, 그 중 압권은 이것. ☞ 떡빼로 그,그냥 떡볶이나 떡꼬치 양념해 먹는 게 낫지 않을까;; 맛있는 음식 놔 두고 왜;; 저는 영국에 있으니 빼빼로나 가래떡 대신 치즈 스트로를 사 먹기로 했습니다. 이 치즈 스트로가 아무리 늦어도 1870년대 이전부터 존재하던 영국 전통 음식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어느 나라든 콕테일 파티에 빼놓지 않고 꼭 내는 거잖아요? 영국의 고급 수퍼마켓인 의 설..
John Lewis> 백화점이 ☞ 올해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내보냄으로써 영국은 이제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영국인들에게 계절감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것 몇 가지가 있는데요, 첼시 플라워 쇼 광고가 그렇고[봄], 윔블던 테니스 대회 광고[여름], 수퍼마켓 선반의 영국 제철 사과[가을], 그리고, 이 존 루이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광고[겨울]가 그렇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영국 청년 짐Jim과 독일 청년 오토Otto가 나오는 수퍼마켓의 ☞ 광고를 소개해 드렸었죠. 2011년 존 루이스 ☞ 광고도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의 존 루이스 크리스마스 광고는 노인들을 위한 자선 단체와 손잡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명절에 노인이 가족 없이 혼자 있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 수퍼마켓들이나 자선 ..
오늘은 영국 새우와 영국의 옛 시절 식품 저장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사진에 있는 녀석들이 영국에서 잡히는 새우인데, 작은 몸집에 걸맞게 학명도 귀엽습니다. '크랭곤 크랭곤crangon crangon'. 영국에서는 '브라운 쉬림프brown shrimps'로 불릴 때가 더 많지만요. 우리가 흔히 보는 일반 새우가 옆에 놓여 있으니 크기와 생김새를 한번 비교해 보세요. 왜 브라운 쉬림프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실 겁니다. 몸 길이는 약 3cm 정도로 작은데 맛은 얼마나 진한지 모릅니다. 인건비 비싼 영국에서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까야 하니 값이 비쌉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 이 브라운 쉬림프를 즐기는데, 영국에서는 이 맛난 새우가 영국 서쪽 바다, 동쪽 바다, 양쪽 모두에서 납니다. ..
▲ 낭만소녀 님이 보내주신 쌍계명차 '김동곤 명인' 무농약 우전. 트리 모양 작은 접시는 불량소녀 님 하사품. 한국 녹차 글에 달아 주신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 녹차에 대해 모르는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래서 블로그를 합니다. ☞ 한국인이 한국 녹차를 찾지 않는 이유 ① 한국 녹차에 관한 것은 언론에서 이미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글을 한번 읽어 보세요. 쓰리긴 하지만 전부 맞는 말입니다. ☞ 한국 차문화는 왜 향을 잃었나 오늘은 여러분의 의견들을 종합하고 제 의견을 좀 더 덧붙여 보겠습니다. '우리 녹차' 하면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들 -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자면요, 1. 한복 입은 중년 이상 여성분들과 이름 앞에..
사과 철이 돌아와 사과돌이 다쓰베이더가 행복해하고 있다 아, 사과 철이 돌아왔습니다. 사과 써서 베이킹 한 번 해야죠. 오늘은 영국 사과의 대모격인 '콕스 오렌지 피핀Cox's Orange Pippin'을 써서 베이크웰 타트를 구워 보겠습니다. 콕스 애플은 오늘날 수많은 사과 품종의 모체가 되는 매우 중요한 품종입니다. 맛은 참 좋은데 안타깝게도 병충해에 약해 재배하기가 까다롭고 저장성이 좋지 않아 보기가 좀 힘들어요. 콕스 애플 맛보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대기하고 있다가 수퍼마켓 선반에 보이기 시작하면 부지런히 사다 먹어야 합니다. 영국에 계신 분들은 꼭 맛보시기를 권합니다. 가지에서 충분히 익혔다 딴 'tree matured cox'로 사 드세요. 베이크웰 타트 영국 제과 중에 '베이크웰 타트'라는 ..
'죽는소리하다'라는 단어가 우리말 사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 두 가지 뜻으로 구별된다. 1. 몹시 고통스러워 내는 소리. ¶ 어린것이 어디가 아픈지 ~를 했다.2. 엄살을 부리는 소리. ¶ 장사가 잘 안 된다고 ~를 했다. 정말 괴로워서 내는 소리인 1번 뜻은 '신음하다'라는 표현으로 대체가 된 듯하고, 오늘날에는 대부분 2번의 뜻으로 이 '죽는소리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원래는 '죽는 소리(를) 하다'로 띄어 쓰던 것을, 사람들이 하도 많이 쓰니 어느덧 '죽는소리하다'로 한 단어가 되었고, 이것이 사전에 오른 것이다.나는 영국에 오기 전에는 1번 뜻이든 2번 뜻이든 입만 열면 죽는소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영국 와 살면서 가만히 관찰해 보니 여기선 죽는소리하는 사람은 인기가 없다. 죽는..
▲ 홍콩 우표. 네 우표 모두 홍콩의 차 문화를 담고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 자기로 된 전통 다기, 개완, 자사호, 홍콩식 밀크티. ▲ 러시아의 찻물 끓이개 사모바르. 찻상 위에 올려 놓고 쓴다. 진하게 우린 홍차를 사모바르 속 뜨거운 물로 희석해 마신다. 마시는 이가 각자 자기 차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제가 늘 의아해하는 게 뭐냐면요, 인도, 스리랑카, 중국, 대만, 일본 같은 차 생산국에서는 사람들이 정말로 차를 일상적으로 마시지 않습니까? 찻잎의 질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진하게 우려 우유 듬뿍 넣든 설탕을 삽으로 퍼 넣든, 다구 갖춰 우아하게 마시든, 격식 안 따지고 플라스틱 통에 담아 갖고 다니며 수시로 홀짝이든, 산지에서는 으레 그 음식을 많이 먹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어째..
머핀을 드디어 소개합니다. 진작에 소개했어야 하는데요. 오븐 없이도 구워 즐길 수 있는 다재다능한 빵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이들 보시죠? 한국에 계신 분들은 아마 이 영국 빵을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를 통해 처음 접하셨을 겁니다. 미국 유학을 하셨거나 체류하셨던 분들은 위 사진에 있는 음식을 통해 먼저 접하셨을 테고요. 에그(스) 베네딕트eggs benedict죠? 잉글리쉬 머핀에 햄이나 베이컨, 염지한 소혀 저민 것 등을 취향에 따라 얹고 수란을 올린 뒤 올랑데즈Hollandaise 소스를 끼얹어 먹는 음식입니다. 맛은 기가 막히나 설거지가 끔찍하고 만들기 번거로워 한 번 해먹고 나면 다시는 직접 해먹고 싶지 않은 음식 상위권에 드는 음식입니다. ㅋ 저는 딱 두 번 해먹어 봤습니다. ..
▲ 별화음 님이 추천해 주신 인도네시아 라면. 불량소녀 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인 '른당' 맛으로 선택. 음식은 몸에 좋거나, 맛이 있거나, 둘 중 어느 하나는 충족을 해 줘야 먹을 수 있지요. 두 요건 모두 충족하면 이상적이긴 하나, 혀끝에 닿자마자 혼을 쏙 빼놓는 '완벽한' 가공식품들이 범람하는 오늘날엔 몸에 좋은 음식들을 맛있다고 느끼기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과일을 예로 들자면, 당도, 산도, 이 둘 사이의 균형, 과육의 치밀한 정도, 즙의 많고 적음, 향기 등, 모든 조건이 자기 입맛에 꼭 맞는 것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 익혀서 출하해도 맛있을까말까한 것을 익기도 전에 미리 따서 내보내니 맛있을 턱이 없지요. 순둥이 우리 한국인들은 과일이 맛없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먹지만 코쟁이들은 ..
달걀 찜기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달걀 커리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달걀 찜기 장만기) 고기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누구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맵지 않고 달착지근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으니 집에서 만들어 즐겨 보세요. "내가 인도 커리를 시판 조제 가루pre-mix의 도움 없이도 만들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구나!" 한 일주일은 뿌듯하실 겁니다. ㅋ 인도음식들은 향신료 때문에 재료 목록이 매우 길어 레서피를 처음 접할 때는 누구나 압도되곤 합니다. 그러나 향신료는 일단 한 번 갖추면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들이라 두고두고 쓸 수 있고, 커리 몇 번 만들다 보면 금세 익숙해져 긴 향신료 목록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므로 종류별로 사 두시면 참 좋아요. 에그 쿠르마를 자주 해먹기 때문..
▲ 영국 유학생 여러분, 당장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에 달려가 이렇게 생긴 자두를 사십시오. 품종이 금방금방 바뀌니 지체말고 지금 나오고 있는 저 길죽한 흑자색의 자두를 사 드세요. 플럼트리氏의 플럼 사랑 제가 성이 '자두나무'입니다. '오얏나무 이李'씨예요. 영어로는 '플럼트리Plumtree'씨가 되겠습니다. 영국에도 실제로 있는 성입니다. 자두나무씨라서 제가 자두를 좋아합니다. 내 새끼 같달까요. 쿨럭;; (자두의 'laxative effect'는 유명하죠. 효과 끝내줍니다.) 조선 왕조 오백년 동안은 벚꽃을 닮은 저 예쁜 ☞ 오얏꽃이 국화 노릇을 했었고, 고종의 결정으로 한때 황실 문장으로 쓰이기까지 했었다는데, 어찌된 일인지 현대에 와서는 멋대가리 없어 아무도 찾지 않고 진딧물이나 바글바글 꼬이는 무..
▲ 광고 이미지들 ▲ 단단이 구매한 제품 포장 실물 요즘 말로는 '지름기'라고 해야 합니까? 지르긴요, 필요한 물건 사는 건데. 저도 '주방용품 사용기'란 걸 다 올려 봅니다. 달걀 삶는 게 하도 성가셔서 달걀 찜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냄비에 달걀 삶는 거, 은근히 신경 많이 쓰이죠. 일단 삶을 달걀의 개수에 맞춰 냄비 크기를 잘 선택해야 하고, 노른자가 쏠리지 않고 정가운데에 예쁘게 오게 하려면 삶는 동안 물을 천천히 휘저어 달걀이 계속 회전하게 해야 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 반대 방향으로 저어야 하고요. (→ 푸드 스타일리스트한테 얻은 조언임.) 다른 재료들도 준비해야 하는데 달걀 삶느라 꼼짝을 할 수가 있어야죠. 게다가 천천히 달아오르고 천천히 식는 우리 집 전열판 위에서는 불조절도 보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