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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이 깁니다. 사진도 많지만 글도 많아요. 쉬엄쉬엄 보세요.) ▲ 1605년 잉글랜드 국회 의사당 건물을 폭파시키려다 발각돼 처형된 구교도 테러리스트 가이 폭스Guy Fawkes 쟈킷 포테이토 특집 'Jacket'을 영국인들은 '쟈킷'이라고 발음합니다. 재킷도 아니요, 쟈켓도 아니요, 쟈킷. 'Barbour jacket'은 '바버 쟈킷'. 자자자, 입에 붙게 골백번 되뇌어 보세요.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쟈킷... 껍질째 먹는 구운 감자를 '쟈킷 포테이토'라고 합니다. 섬유질 많고 고소한 감자 껍질을 그냥 버리는 것은 너무 아깝죠. 오븐에 갓 굽혀 나온 감자를 반 가르면 그 모습이 꼭 쟈킷을 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쟈킷 포테이..
탐나는 수퍼마켓, . BBC 방송국, 공원과 함께 귀국할 때 떼어서 갖고 가고 싶은 3대 영국 '명품'입니다. 소비자들의 경험 증진, 내공 증진을 위해 농산물이든 공산품이든 여러 품종, 여러 종류를 부지런히 구해다 진열해 놓는 아주 바람직한 습성이 있는 수퍼마켓이거든요. 잘 팔리는 것 한두 가지만 내지 않고 많이 안 팔리는 것도 꿋꿋이 진열을 해 놓습니다. 사과 철에는 사과를 50종 넘게 선보이기도 합니다.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사과들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쌀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녹차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올리브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냉장 생소세지들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치즈용 비스킷들 설탕과 크림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고추..
검보라색 당근이 눈에 많이 띄는 걸 보니 할로윈이 또 오는 모양. 그런데, 당근은 원래 보라색이 원조인 것 아시죠? 주황색은 개량으로 나온 거랍니다. 한국에는 아이든 어른이든 당근 싫어하는 사람이 참 많은데, 영국에서는 밥상 필수 요소쯤으로 여겨져 접시 위에 정말 자주 올라옵니다. 저는 당근을 주로 다음과 같이 먹습니다. 영국인들한테 배웠습니다. ☞ 캐롯 케이크 ☞ 글레이즈드 캐롯 캐롯 케이크는 티타임에 홍차와 함께, 글레이즈드 캐롯은 주로 로스트한 짭짤한 고기 요리에 곁들입니다. 단맛을 가진 재료이므로 한식에서처럼 이 단맛을 억누르거나 어정쩡한 상태로 둘 생각말고 영국인들처럼 십분 살리거나, 꿀, 메이플 시럽 등에 버무린 뒤 오븐에 수분 날려가며 꼬들꼬들해지도록 오래 구워 단맛을 증폭시켜 먹는 쪽이 좀..
다쓰베이더가 주말에 코니쉬 페어링을 구워 주었습니다. 잉글랜드 남서부 끝자락에 있는 콘월Cornwall의 전통 과자입니다. 생강을 비롯한 이런저런 향신료로 매운 맛과 복잡한 향을 내는데, 영국인들이 생강을 무척 좋아해 생강으로 맛낸 비스킷과 케이크는 영국 어느 지역이든 자기들 판을 다 따로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람 모양을 한 매콤한 진저브레드 맨 비스킷도 튜더 궁정에서 나왔지요. 옛 시절엔 장fair에서 팔던 온갖 종류의 기념품들을 'fairing'으로 총칭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생강과 향신료로 맛낸 비스킷 기념품으로 그 뜻이 한정되었다고 합니다. 장에 갔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사다 주거나, 연인들 사이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로 사 주던 과자라고 합니다. 시판 전통 제품들은 지름이 5cm 정..
오늘은 난이도가 제법 있는 무화과 활용 요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비스킷 회사가 소개하는 레서피입니다. 완성된 요리에서 얇고 바삭해 보이는 호밀 과자rye crispbread가 보이는데, 그걸 만든 과자 회사에서 영국 요리사Phil Fanning와 협업해 펴낸 레서피입니다. 과자 겨우 네 장을 소비하게 하려고 무화과 십수 개를 요구하고 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과자 회사보다는 무화과 생산자 조합 같은 곳에서 내는 레서피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아요. ㅋ 난이도 3.5짜리 전식starter입니다.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공정이 많아 번거로우므로 난이도를 다소 높게 매겼습니다. 채식주의자용 전식으로도 훌륭합니다. 무화과와 염소젖 치즈 전식 [4인분] 난이도 3.5 ★★★½☆ 1...
무화과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영국에서는 관상수로 심는 집은 많아도 식용으로 진한 맛 나도록 맛있게 재배하기에는 기후가 잘 맞지 않아 대개 터키나 중동에서 수입을 해 옵니다. 자기네 땅에서는 잘 되지도 않는 과일을 예로부터 부지런히 수입해다 자기네 과일인 양 즐기고 있으니 영국인들 재미있죠. 레몬과 오렌지, 복숭아, 포도도 그렇고요. 껍질은 검보라색을 띠고 속은 저렇게 빨간 것이 잘 익은 거랍니다. 캬핫, 사진이 무슨 ☞ 카라바지오 정물화 같은 빛을 하고 있네요. 아무 짓도 안 하고 그냥 셔터만 누른 건데요. 유럽 와 살면서 비로소 유럽 'old master'들의 명화에 담긴 빛을 이해한 단단. ☞ 터너 풍경화 같은 하늘을 보고 경이로움에 휩싸일 때도 있습니다. 창밖이 정말로 터너 그림에 나오는 것과 똑같..
▲ 곳간에 쵸콜렛 쿠키가 차곡차곡. 반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짐. 우리 집 영감이 생긴 건 우락부락 산적인데 성격은 온화하면서 나이에 걸맞지 않게 해맑은 데가 좀 있어요[반전]. 그런데 또 손은 의외로 매섭고 야무집니다[반전]. 그래서 요리를 하거나 접시에 음식을 담으면 '비주얼'이 아저씨스럽지가 않고 제법 그럴싸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또, 버터 칠한 손가락butterfingers이라서 물건은 무지 잘 떨어뜨려요[거듭 반전]. 결혼해서 지금까지 다쓰베이더 손에서 탈출 당해 손괴된 재물의 양이 엄청납니다. 아끼는 그릇을 하도 많이 깨서 단단이 한번은 속상해 눈물을 다 흘린 적도 있어요. ☞ 흑흑, 이 그릇도 깼어요 그래서 여행 중 그릇 가게를 발견하면 들어가기 전에 신신당부를 합니다. "손은 절대 대지 말고..
▲ 요리책 ☞ 에 담긴 'Peanut flapjack'. 귀리의 나라 영국. 귀리를 써서 만드는 영국음식 중 오늘은 두 번째로 만들기 쉬운 것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웃이: 첫 번째는 뭔데요? 단□단: 아침식사로 먹는 귀리죽porridge이요. 것두 소개해 드릴게요. 귀리강정인 플랩잭은 재료가 거의 고정되다시피한 클래식이어서 요리사별로 비율만 조금씩 다를 뿐 레서피들이 다들 고만고만합니다. 어떤 레서피로 만들든 다 맛있으나 그래도 만들어 먹어 본 것들 중에서는 마커스 웨어링Marcus Wareing 것이 가장 맛있었으니 그걸로 소개해 드립니다. 시판 고급 제품들보다도 맛있습니다. 땅콩을 추가로 넣고, 단맛도 설탕 중에서는 맛이 가장 풍부한 머스코바도 슈가를 써서 냅니다. 비정제 설탕이라 사탕수수의 풍미..
▲ 분쇄한 뒤 납작하게 누른 귀리rolled oats. 포리지porridge와 제과 등에 쓰인다. 귀리의 나라 영국. 잉글랜드 북부와 스코틀랜드 쪽에서 특히 잘됩니다. 귀리는 영양은 풍부하나 값은 매우 싸서 영국의 많은 가정들이 비축하고 있는 곡물이기도 합니다. 저희 집 '곳간'에도 1년 365일 귀리가 놓여 있죠. 통곡을 그대로 누른 것과 분쇄한 것, 두 종류를 두고 씁니다. 비교적 튼튼한 작물이라 재배하기가 쉬워 2천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구 곳곳에서 식용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로마 시대의 폼페이에서도 귀리를 갈던 맷돌이 발견되었으며, 영국에서도 각기 다른 시대의 귀리 관련 유물들이 꾸준히 발굴되고 있습니다. 2차대전 전까지는 귀리가 영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곡물이었으나, 교통과 곡물 분쇄 기..
▲ 우리 집 생선 도감에 있는 대구. 대구 요리 두 번째 시간이 되겠습니다. 헤스톤 블루멘쏠Heston Blumenthal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립니다. 맛은 레스토랑 퀄러티이지만 수퍼마켓과 손잡고 선보이는 가정요리라서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그간 여러 번 만들어 먹으면서 재료와 공정에 손을 좀 보았습니다. 리크 소스를 곁들인 코드와 감자 [2인분] 재료 • 생선육수 300ml • 감자 중간 크기의 것 한 개, 1cm 정도의 정육면체로 깍둑 썰기 • 무염 버터 10g • 양파 반 개, 가늘게 채 썰기, 갈아서 소스로 만들 것이므로 모양 중요치 않음 • 리크leek 160g, 길이로 반 가른 뒤 가늘게 채 썰기, 이것도 소스로 갈릴 운명 • 소금·흰후추 • 면보에 싼 향신료와 향초 보따리 • [제 취..
쟌느 님과 매니아 님께서 치커리 커피 글에 덧글로 언급하셨던 보리 커리가 몹시 궁금해 한 병 사 보았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아요.) 캠프 커피 글 쓴 이후로 수퍼마켓이나 식품점 가면 대용 커피들에 무엇무엇이 있나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 소리인즉슨, 커피는 마시고 싶으나 몸이 안 받아 줘서 못 마시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요. 제법 커피 비슷한 느낌들은 내지만 역시 커피가 가진 깊고 진한 향미는 완벽하게 재현해 내지 못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고소한 맛이요. 그러나 이것들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대용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길 만한 매력들이 있어요. 커피와 비슷한 맛과 향을 내지만 우리가 보리차, 메밀차, 둥글레차 마시듯 각자가 지닌 고유의 맛이 ..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릴 때면 저는 마법이 풀릴 때까지 카페인 섭취를 일절 금합니다. 쵸콜렛 한 조각도 안 먹습니다. 하루에 최소 두 잔씩 꼬박꼬박 마시던 밀크티를 못 마시니 마음이 그렇게 헛헛할 수가 없어요. 특히 요즘 같은 쌀쌀한 계절에는 마음까지 다 시립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커피가 몸에 맞지 않는 사람입니다. 기분상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정말 몸에 안 맞아요. 심장이 막 두근거려서 일에 오히려 집중을 할 수가 없고, 많이 마신 날은 손도 다 떨립니다. 목도 따가워지면서 신물도 올라옵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도 커피와 안 맞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는 기사가 났었죠. PDSS2 유전자의 발현률이 높은 사람, 쉽게 말해, 카페인에 매우 예민하고 효과를 오래 지속시키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카페인 섭..
영국인들이 펍에서 맥주ale 마실 때 흔히 곁들이는 안주들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돼지껍질로 만든 과자를 소개해드렸지요. 맥주 안주에 땅콩이 빠지면 섭섭합니다. 톰 케리지Tom Kerridge의 레서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국의 펍 음식들pub grubs로 미슐랑 2-스타를 받은 요리사입니다. 재료 [4인분 이상] • 영국식 커리 파우더 1큰술 [1큰술 = 15ml] • ☞ 집에서 직접 조제하는 법 • 고운 소금table salt 2작은술 [1작은술 = 5ml] • 카이옌 페퍼cayenne pepper 1작은술 • 큐민 가루 1작은술 • 강황 가루 1/2작은술 • 물 4~6작은술 • 땅콩 500g, 껍질 깐 것으로 만들기 1. 오븐을 180˚C로 예열한다. 팬 오븐은 160˚C. 2. 커..
▲ 시판 마른 오징어 가공품 중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것. [일본산] '치맥'이 인기를 얻기 전에는 소박한 마른 오징어와 땅콩이 오랫동안 맥주 친구가 돼 주었었지요. 영국인들은 맥주ale를 마실 때 양념땅콩, 감자칩crisps, 돼지껍질로 만든 과자 등을 곁들입니다. 돼지껍질 과자는 돼지껍질을 갈아 넣은 밀과자나 쌀과자가 아니라 돼지껍질 자체를 과자처럼 바삭하게 굽거나 튀겨서 만든 것을 말합니다. 수퍼마켓들도 1인분 소포장 제품들을 팔고, 펍들도 직접 만들어 내거나 시판 제품들을 준비해 놓습니다. 영어로는 '포크 스크래칭스', '포크 크래클링' 등으로 부릅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돼지껍질pork rind'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아직 익히지 않은 생껍질일 때만 '포크 라인드'라고 부릅니다..
앞으로는 생일에 모험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모험이란 무엇인고 하니, 1. 돈을 모아 솜씨 좋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예약한다. 2. 가서 지금까지 꺼려해 먹지 않았던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주문한다. 가령, 토끼고기라든가, 닭발이라든가. 기웃이: 왜 꼭 "솜씨 좋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어야 하죠?단□단: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를 경험, 잘하는 집을 가야 재료의 질과 위생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고 맛에 대한 편견도 덜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Saddle of rabbit, pancetta, salt baked turnips and tarragon. , London, Sep 2016. 올해 다쓰베이더 생일에는 양고기와 토끼고기를 먹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둘 다 ..
▲ 영국 수퍼마켓들은 복숭아나 사과를 대개 4개 한 묶음으로 판다. ▲ 가장 잘 익은 것으로 독사진. 흐음... (싱숭생숭) ▲ 우리 주변에 이렇게 야한 게 널렸는데 따로 야동 볼 필요 있나? 저는 천도복숭아나 망고처럼 즙이 많으면서 과육이 매끄럽고 신맛 많은 과일을 좋아합니다. 미취학 아동일 때 이미 천도복숭아가 내 인생의 과일이 될 거라고 예측을 했었죠. 망고는 성인이 된 후에야 맛을 보았고요. 영국에서는 기후가 맞지 않아 복숭아 재배를 못 하고 전량 수입합니다. 대개 스페인산을 들여오는데, 제 입맛에는 한국산보다는 스페인산 천도복숭아가 더 맛있었고, 그중에서도 이번 2016년 복숭아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이틀에 한 봉지씩 사다 먹었는데, 살 때마다 품종이 달랐으나 올해는 기후가 특별히 좋았는지 어떤..
▲ 윈저 카슬Windsor Castle 구경 갔다가 길에서 맞닥뜨린 올리브 매대.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한 알 얻어먹음. ▲ 런던 버러 마켓Borough Market의 올리브 가게 오늘은 올리브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네요. 올리브가 나지도 않는 나라에 살면서 웬 올리브 타령이냐? 영국에서도 발에 채이는 게 올리브입니다. 어느 시장, 어느 장터를 가도 종류별로 늘어놓고 파는 올리브 매대는 꼭 볼 수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자기들이 생산한 것만 먹게 될 확률이 높지만 산지가 아닌 곳에서는 오히려 전세계 것을 눈치 안 보고 거리낌없이 다 갖다가 비교해 가며 즐길 수 있죠. 제가 늘 '비非산지의 역설'이라 이름 붙여 설명하곤 합니다. 오늘 수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올리브 품종을 죽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습..
▲ 헤스톤 블루멘쏠의 펍 에서 내는 체리 베이크웰 타트. 영국 전통 음식. 체리 철이 끝나 이제 수퍼마켓 선반에서 영국산 체리는 전부 사라졌습니다. 올 여름에는 (떨이) 체리를 참 부지런히 사 먹었습니다. 체리 요리를 할 때는 대개 체리를 반 갈라 좌우로 비틀어 씨를 빼서 씁니다. 그런데 영국의 베이크웰 타트bakewell tart나 프랑스의 클라푸티clafoutis처럼 체리의 동그란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조리해야 하는 레서피들이 가끔씩 있죠. 어떤 이들은 클라푸티를 만들 때 체리를 씨째 써야 씨에서 우러나온 성분에 의해 깊은 맛이 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먹을 때는 씨 삼킬까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고, 먹다가 입 오물거리면서 씨 뱉어 내는 모습도 그리 아름다워 보이진 않습니다. 게..
▲ 영국 수퍼마켓의'영국의 맛Taste of Britain' 단 간식거리 몇 가지. "탬즈 강변에서 아이를 하나 잃어버려 윗동네에 지금 난리가 났답니다."며칠 전 한국으로 망명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태영호 공사 일가족을 두고 남한의 기자들끼리 썼던 은어라고 합니다. 한국 땅에 안전하게 도착한 뒤 내막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읽어보니 이건 뭐 007 작전이 따로 없네요.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습니다. 영국, 미국, 독일의 협조로 긴박하게 진행되었다고 하죠. ☞ 태 공사, 英·美 정보기관 도움 받아 독일 거쳐 한국행 그런데, 거기 기사 내용 중 단단의 눈을 반짝이게 한 대목이 있었으니 - "관계자들은 태 공사의 부인 오씨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대형 마트인 에 들러달라고 요구했다며 영국을 떠나기 전에 자..

헤스톤 블루멘쏠의 체리 베이크웰 타트 재료 [8인분] 타트 껍질 • 무염 버터 190g,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것, 깍둑 썰기 • 달걀 중간 크기 1개, 잘 풀기 • 카스터 슈가caster sugar 50g [카스터 슈가란 일반 설탕을 잘 녹게 하기 위해 잘게 분쇄한 것을 말합니다. 없으면 그냥 일반 입자의 설탕을 쓰시면 됩니다. 아니면, 시간 날 때 푸드 프로세서에 갈아 보관하셔도 됩니다. 밀가루 성상의 슈가 파우더icing sugar, confectioner's sugar와는 다릅니다.] • 우유whole milk 1/2 작은술 [1작은술 = 5ml] • 밀가루plain flour 250g 달걀물 • 달걀 중간 크기 1개 전체 • 달걀 중간 크기 1개 노른자만 크리스탈 아몬드 • 거피 아몬드 5..
훈제연어 샌드위치 이야기 하려고 오랜만에 베이글을 한 봉지 사 왔습니다. 어느 미국인이 "영국인들에게 뉴욕 베이글의 참맛을 보여 주겠노라." 단단히 결심하고 영국에 건너와 열심히 베이글을 만들고 있는데, 영국 소비자들 반응이 좋아요. 성분도 괜찮고 맛도 좋은데다 값도 쌉니다. 큼직한 베이글 한 개가 30펜스, 우리돈으로 약 450원, 여기 사람들 체감 물가로는 약 300원, 할인행사할 때 샀더니 약 200원. 베이글이 갖춰야 할 미덕인 치밀, 쫄깃, 고소, 가운데 구멍 뽕, 다 갖췄습니다. New York Bakery Co.의 Plain Bagels 성분: wheat flour, water, sugar, yeast, salt, rapeseed oil, calcium propionate (preservat..
영국의 수퍼마켓 샌드위치들 중 단단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열거를 하자면요, • Waitrose>의 프론 마요prawn mayo 샌드위치• Marks & Spencer>의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의 브리 앤드 그레이프brie & grape 샌드위치 밖에 나가 샌드위치를 많이 안 사 먹어봐서 잘 모릅니다만, 하여간 사 먹어본 몇 안 되는 샌드위치들 중에서는 위의 것들이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다쓰베이더는 저와 취향이 또 다르고요. 이전 글에서 코로네이션 치킨을 소개해드렸으니 오늘은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것도 클래식 샌드위치라서 티룸과 수퍼마켓 모두 취급을 합니다. 분석을 위해 에서 하나 사 왔습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수퍼마켓의 런..
▲ 으악 맛있쩌.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영국음식을 소개하면서 닭고기 요리는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맛있는 닭고기 요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로네이션 치킨. 우리말로 옮기면 '대관식 닭고기'. 현 여왕 엘리자베쓰 2세의 1953년 대관식을 기념해 대관식 만찬에서 첫 선을 보였던 요리입니다. 런던의 꼬르동 블루 요리학교 대표였던 로즈메리 흄Rosemary Hume과 컨스탄스 스프라이Constance Spry가 창작한 것으로 기록이 돼 있는데, 어떤 음식의 창작자, 창작 년도, 창작 목적이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는 것은 인류의 기나긴 식문화사를 놓고 볼 때 매우 드문 일이지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 레서피일까요? 그럴리가요. 하늘 아래 새것은 없나니, 모든 레서피는 앞 세대 레서피..
클래식 중의 클래식, 아프터눈 티 테이블의 꽃과도 같은 오이 샌드위치를 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요한 샌드위치이므로 반복해서 다룰 가치가 있습니다. 우선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고 오세요. 오이 샌드위치의 의미와 쉬운 레서피 몇 가지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 아프터눈 티 테이블의 꽃, 오이 샌드위치 ☞ 영국인들은 왜 오이에 환장을 하는가 영국인들이 자국의 티 샌드위치 중에서 가장 귀족적이라고 여기는 샌드위치가 이 오이 샌드위치입니다. 티 샌드위치들 중에서도 잘 만들기 까다로운 편에 속하고요. 오늘은 김밥처럼 동그랗게 말아서 만드는 오이 샌드위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품이 좀 듭니다. 씨 없이 씨 자리만 있고 고른 녹색에 일정한 굵기로 쪽 곧아 요리에 쓰기 참 좋은 영국식 개량 오이. 서양의 요리사들..
오늘은 클래식 샌드위치인 '햄 앤드 치즈 샌드위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재료들이 필요합니다. 갓 구운 촉촉한 식빵. 어니언 브레드를 쓰시면 좋습니다. 귀찮은 분들은 그냥 시판 흰 식빵을 사다 쓰셔도 되고요. ☞ 어니언 브레드 집에서 굽기 빵에 바를 새콤달콤한 처트니chutney. 이 샌드위치에는 마요네즈를 쓰지 않고 처트니를 씁니다. 식빵 한 면에만 발라서 쓰면 되는데, 수퍼마켓들은 주로 사의 모듬 채소 처트니인 '피클'을 쓰거나 이와 유사한 제품을 씁니다. 건더기가 제법 크니 잘게 다져서 쓰시거나, 아예 처음부터 잘게 다진 채소로 만든 제품도 있으니 그걸 사시면 됩니다. ☞ 브랜스튼 피클 이야기 한편, 호텔 티룸들은 모듬 채소 처트니인 '피클' 대신 맛이 좀 덜 강한 토마토 처트니를 쓰기..
▲ 돼지 뒷다릿살을 건염dry-salting하거나 수염brining한 뒤 뼈에서 떼어 둥글게 만 개먼 조인트gammon joint. 영국에서는 삼겹살 부위보다 돼지 뒷다리와 엉덩살 부분인 햄을 더 쳐줍니다. 여기서는 햄을 구울 때 채수vegetable stock에 먼저 익힌 뒤 표면에 꿀이나 당밀black treacle, 마말레이드, 메이플 시럽 등을 발라 오븐에 구워 단맛과 광을 내줍니다. 영국의 수퍼마켓 조제고기 및 '콜드 컷' 선반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이 'honey roast ham'이고, 시판 샌드위치들이나 티룸의 샌드위치들에도 허니 로스트 햄을 많이 씁니다. 기분 좋은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밤맛이 나서 아주 맛있어요. 집집마다, 요리사들마다, 햄을 익히는 채수와 표면에 발라 주..
▲ 다쓰베이더가 지난 겨울에 잔뜩 만들어 둔 토마토 케첩. 영국의 미식가들은 토마토 케첩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거나, 토마토 케첩 대신 토마토 처트니를 먹는다고 합니다. 저희도 토마토 처트니의 존재를 알고나서는 집에서 토마토 케첩 만드는 걸 그만두고 시판 토마토 처트니로 갈아탔습니다. 얼마나 맛있는데요. 케첩보다 더 고급스러운 맛이 나고 덜 자극적입니다. (그래도 토마토 케첩은 시판 제품이라도 집에 꼭 있어야 합니다. 다른 소스 만드는 데 재료로 많이 쓰이거든요.) 아래에 영국 수퍼마켓들이 취급하는 토마토 처트니 중 몇 개를 올려 봅니다. 생산자마다 재료와 맛의 뉘앙스가 조금씩 다릅니다. 사의 토마토 처트니 성분: sugar, tomatoes (20%), Bramley apples, white wine..
미국인들과 우리 한국인들은 '피클' 하면 으레 오이 피클을 떠올리는데, 영국인들은 사진에 있는 것 같은 혼합 채소로 만든 갈색 처트니chutney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사의 '오리지날 피클'이 원조이면서 가장 유명하고, 그 외에도 여러 제조사가 있으며, 수퍼마켓들도 자체 상표로 유사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한 가지 재료로 된 피클은 오이 피클의 경우, 'pickled cucumber', 'pickled gherkin', 불어인 '코흐니숑cornichon' 등으로 부르고, 오이뿐 아니라 'pickled onions', 'pickled beetroot', 'pickled eggs'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영국 와서 병에 든 달걀 피클 보고 무척 신기해했었죠. 브랜스튼 오리지날 피클 성분: 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