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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콜리플라워 치즈를 수프 형태로 전환한 겁니다. 영국의 미슐랑 2-스타 셰프 톰 케리지Tom Kerridge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릴게요. 체다가 전체 수프의 맛과 질을 결정하니 체다를 오래 숙성한 질 좋은 것으로 잘 고르셔야 합니다. 재료 [4인분] • 버터 50g • 양파 한 알, 짜장면 양파처럼 네모나게 썰기 • 마늘 2개, 강판에 갈기 • 소금 • 콜리플라워 큰 것 1통, 작은 것을 쓸 경우엔 2통, 작게 떼어 놓기 • 닭육수 1리터 • 더블 크림 200ml [유지방 48%의 영국 크림. 열을 가해도 분리되지 않아 요리에 많이 씁니다. 미국에 계신 분들은 유지방 36~40%인 헤비 크림으로 바꿔 쓰셔도 됩니다.] • 숙성 체다 200g, 강판에 갈아놓기 • 파프리카 가루 1..
햇빛이 약해 사진 찍기가 힘듭니다. 봄이 될 때까지 사진이 계속 회색조를 띠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날이 추워졌으니 오늘은 뜨거운 오븐 요리를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심심하기 짝이 없는 채소인 콜리플라워를 조연도 아닌 주연으로 쓰는 과감한 레서피입니다. 영국 전통 음식입니다. 한국에서도 해먹는 가정이 많던데, 아기들 이유식으로 특히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이 음식, 프랑스 음식이 아니고 영국음식이에요. '콜리플라워 그라탕'이라고 하는 분이 많네요. 제대로 만든 영국 체다를 써야 하는 영국 레서피입니다. 위에는 간혹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파마산)을 양념 삼아 뿌려 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체다 레서피입니다. 다른 치즈로는 깊고 진한 맛, '바디감'을 내기 힘듭니다. 꽉 찬 맛을 내는 강한..
저희 집에 이런 접시가 한 장 있어요. 많이들 보셨죠? 제가 가진 것은 지름이 무려 28.5cm나 되는 큰 서빙 디쉬입니다. 중국음식을 푸짐하게 담아 손님상에 내면 딱 좋을 크기입니다. 약간 우묵하게 패여 있기 때문에 소스 있는 중국음식을 담으면 특히 좋아요. 영국인들은 이를 '블루 윌로우 패턴', 혹은 그냥 '윌로우 패턴'이라 부릅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 아시아틱 페전트Asiatic Pheasant 패턴과 함께 영국에서 가장 사랑 받았던 클래식 패턴으로 꼽힙니다. 아시아틱 페전트는 19세기 빅토리안 시대 때 유행을 했었고요, 블루 윌로우는 그보다 좀 더 전인 18세기말 조지안 시대 때 창조돼 유행을 했었습니다. 18세기에 유럽에 중국 취향Chinoiserie이 대유행을 한 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
2014년에 선정된 세계 50대 레스토랑 중 상위 10대 레스토랑 목록입니다. 미슐랑 가이드와는 또 다른 겁니다. 선정하는 레스토랑 수가 미슐랑 가이드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셰프들이 다들 목을 멥니다. 이 세계 50대 레스토랑 선정 역시 해마다 하는 것으로, 패널이 무려 900명이나 됩니다. 10위 안에는 못 올랐지만 50대 목록에는 태국(2), 중국(홍콩1), 싱가포르(2), 일본(2) 레스토랑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서양인들 기준으로 서양 레스토랑들만 뽑았다고 불평할 수는 없습니다. 미식의 중심지가 이제는 프랑스에서 미국, 영국, 스페인으로 옮겨갔다는 말이 있는데, 이 목록을 보고 나니 수긍이 갑니다. 5위를 차지한 영국의 은 퓨전도 아닌, 그야말로 영국 전통 음식들을 재해석해서 내는 영국음식 전문 레..
(할로윈은 10월31일에 지났지만 사진 찍어둔 것이 있으니 한참 지나 뒷북 쳐 봅니다.) 으흐흐흐흐흐~ 스멀스멀 으악! 징그러! 이게 뭐야?! 으흐흐흐~ 뭐긴 뭐야~ 마귀할멈 절단 손가락이지~ 꿈틀꿈틀 뭐,뭐얏, 당근이 왜 검보라색이야! 으악! 저 도,도자기 손은 또 뭐야?! 으흐흐흐흐~ 뭐긴 뭐야~ 도자기 촛대지~ 바보~ 당근은 원래 보라색이 원조야~ 오렌지의 나라 네덜란드 놈들이 우릴 오렌지색으로 바꿨다고~ 영국에는 주황색, 보라색말고 노란색 당근도 있다고~ ▲ 단단의 할로윈 재정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1년치 색소를 한꺼번에 먹이며 고문하는 날. 할로윈은 원래 아일랜드와 영국의 켈틱 전통이 이민자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희한하게도 아일랜드나 영국에서는 할로윈을 기념하지..
오늘 글에서는 한국과 영국의 기본 밥상을 비교해 봅니다. 한국인의 기본 밥상 • 1식 3찬 - 밥, 국, 반찬 세 가지. 급식판도 아예 1식 3찬 구획. • 밥이 중심. 영국인의 기본 밥상 • 고기와 두 가지 채소meat and two veg. • 고기가 중심. • 탄수화물은 후식, 티타임, 커피 브레이크 등에 먹을 수 있으므로 본식main dish으로 꼭 챙겨 먹지는 않는다. • 서양인들은 밥 대신 빵을 먹는다고 생각해 매 식사 때마다 빵이 올라오는 줄 아는 한국인이 많으나, 영국인들은 빵을 주로 버거, 샌드위치, 토스트 먹을 때나 먹고, 수프나 치즈 먹을 때 종종 곁들인다. • 두 가지 채소 중 하나는 감자, 호박, 당근, 스쿼쉬, 셀레리악, 파스닙, 터닙 등의 전분질 채소로 선택해 탄수화물을 대신하..
▲ 고풍스러우면서도 다소 엉뚱하고 뭔가 참신한 영국 식품 포장 "Coveted by Cord Wearers" "골덴 옷 즐겨 입는 사람들이 껄떡대며 찾는 칩" 오늘 지에서 본 흥미로운 기사 한 꼭지 요약. ☞ British food winning over the French 프랑스가 영국의 두 번째로 큰 식품 수출국이라는 사실. 개인뿐 아니라 레스토랑들도 영국 식품들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파리에만 영국의 식료품점이 10개가 들어섰는데, 이게 장사가 너무 잘 돼 2016년까지 2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프렌치들이 영국 식품들의 예스러우면서도 참신하고 유머러스한 패키지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내가 전에 영국 크래커 포장 얘기 한참 했잖나. ☞ 영국 수퍼마켓에서 미술품 사기 요즘 돈맛을 좀 알..
비트루트beetroot가 제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비트'라고 부르죠? 영국인들과 비트루트의 관계는 한국인들과 무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트루트를 생채로도 먹고, 숙채로도 먹고, 한국인들 뭇국 끓여 먹듯 수프로도 만들어 먹고, 빵이나 크래커용 딥dip으로 만들기도 하고, 케이크에도 넣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비트루트 즙으로 맑고 투명한 젤리를 만들어 고기 요리 옆에 폼 나게 곁들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영국식 비트루트 샐러드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생채와 숙채로 각각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비트루트 샐러드는 사실 사람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 달라 그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나라 무생채나 무나물처럼 비교적 통일된 이미지와 레서피가 존재하질 않죠. 다만 한 가지 특징이 있다..
▲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 '빠스떼이즈 드 나따Pasteis de Nata'. 많은 분들이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와 영국의 에그 커스타드 타르트를 헷갈려 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이에 대해 글을 좀 써보려 합니다. 포르투갈 여행을 하셨던 블로그 이웃님께서 현지에서 에그 타르트를 사 드시고 소회를 적은 글입니다. ☞ 포르투갈의 커피와 빠스뗄 드 나따 포르투갈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에그 타르트 주세요." 하면 "우리 것은 타르트 아닌데..." 한답니다. 영국 것은 타르트가 맞지만 포르투갈 것은 타르트라 부르면 별로 안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포르투갈의 에그 타르트는 18세기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이 돼 있죠. 영국의 에그 커스타드 타트는 그보다 훨씬 오래 전에 기록이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모음과 자음 사..
영국인들은 느끼한 고기 요리를 먹을 때면 항상 새콤달콤한 피클이나 렐리쉬, 처트니 등을 곁들입니다. 새콤하게 조린 베리류 과일을 곁들이기도 하고요. 우리 한국인들도 쨍한 통닭무 없이는 통닭 먹는 맛이 안 난다고 하잖아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국 피클은 이름부터가 경쾌합니다. 피칼릴리. 이런저런 채소들을 식초, 설탕, 강황, 맵싸한 영국 겨자 가루, 각종 향신료를 푼 물에 넣고 짧게 끓인 뒤 병입한 것을 말합니다. 한국인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을 겁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기름진 고기 먹을 때 곁들여 보세요. 만들기도 쉬운데다 재료는 그야말로 본인 취향대로 골라 넣을 수가 있어 변주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동영상을 걸어 드릴 테니 만드는 과정을 한번 보세요. 아래에 조리법을 다시 정리해 드립니다. 35..
▲ 멜튼 모우브리Melton Mowbray 포크 파이. 먹기 편한 미니 파이로 샀는데, 원래는 훨씬 큼. 파이의 나라 영국. 셰퍼즈 파이, 코티지 파이, 치킨 앤 릭 파이, 머쉬룸 앤 스틸튼 파이, 스테이크 앤 키드니 파이,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 게임 파이, 피짓 파이, 피쉬 파이, 포크 파이, 랭카셔 치즈 앤 어니언 파이, . . . 온갖 종류의 파이가 있지요. 한국인들 중에는 "영국음식? 셰퍼드 파이라니, 이름부터가 벌써 혐오스럽잖아." 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독일 셰퍼드 개를 떠올리고 그런 소릴 하나 본데, 아니? 영어를 몰라도 어쩜 그렇게 몰라요? 이 사람은 셰퍼드가 '양치기'라는 뜻인 것도 모르고 있는 겁니다. 셰퍼즈 파이는 이름이 암시하듯 양고기 파이죠. 애플 파이요? 네에, 영국음식입니..
오늘은 영국의 클래식 케이크인 당근 케이크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릴게요. 집에서 자주 굽는 케이크 중 하나입니다. 다쓰베이더 생일에도 당근 케이크를 구워 축하해주었죠. 서양인들에게는 이 당근 케이크가 아주 익숙한데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좀 낯설 겁니다. "뭐어? 케이크에 당근을 갈아 넣어? 우웩, 역시 영국음식이군." 어라? 당근이 어때서요? 호박 케이크도 있고, 고구마 케이크도 있고, 비트루트 케이크도 있는데요. 영국에서 당근 케이크는 어느 수퍼마켓, 어느 제과점에서든 꼭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티타임 클래식 케이크 상위권에 꼽히거든요. 향도 좋고 촉촉하니 참 맛있습니다. 지금이야 저 적도 부근에서 사탕수수로 설탕을 잔뜩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을 하고 있지만 옛 시절엔 지금과 같은 뽀얀 설탕 ..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15분 안에 뚝딱 완성할 수 있다는 책에서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이 책에도 맛있는 요리가 많아요. 2012년에 나온 책인데 그간 이것저것 많이 해먹어 봤습니다. 이걸 만들어 보겠다는 거지요.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구성돼 있거든요. 요크셔 푸딩 또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요크셔 푸딩은 로스트 비프와 함께 먹는데, 요즘은 또 훈제 생선과 먹기도 합니다. 로스트 비프는 집에서 장시간을 조리해야 해서 수고롭고 번거롭고 전기세가 많이 들지만 훈제 생선은 사다가 포장만 뜯어 간단하게 데우거나 그냥 낼 수 있어 편하거든요. 고기 먹는 것보다는 가볍다는 느낌도 나고요. 영국인들은 자기네 스코틀랜드산 훈제 연어를 먹습니다. 스콧들이 훈제 연어를 잘 만듭니다. 런던 큐어도 유명합니다. ..
▲ 소세지와 요크셔 푸딩으로 구성된 영국음식에 자주 곁들여지는 그레이비gravy. 그레이비 중에서도 오늘은 소세지 요리에 곁들이는 어니언 그레이비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니언 그레이비 만드는 방법은 집집마다, 혹은 요리사마다 달라서 정해진 레서피란 게 없어요. 같은 요리사라 해도 소세지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하냐에 따라 어니언 그레이비의 재료가 또 달라지기도 하죠. 어니언 그레이비를 곁들이는 영국 소세지 요리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 토드 인 더 홀 ☞ 뱅어스 앤 매쉬 쇠고기 요리를 할 때는 쇠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을 써서 그레이비를 만들면 되지만 소세지를 익힐 때는 육즙이란 게 생기질 않지요. 그래서 육수나 채수를 따로 준비했다가 부어주어야 합니다. 만드는 이마..
바로 앞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소세지 요리 '토드 인 더toad in the hole'에 쓰이는 전통 소세지입니다. 컴벌랜드 소세지는 돼지고기 살코기와 지방 간 것에 메이스, 넛멕, 후추와 이런저런 향초들을 넣어 맛을 냅니다. 향초는 대개 타임, 세이지, 파슬리 등을 씁니다. 식중독균 억제를 위한 보존제만 넣을 뿐 억지로 맛내기 위한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먹고 난 뒤 한국 소세지들 먹고 났을 때와 같은 그 지긋지긋한 인공 우마미가 혀에 남지 않습니다. 수퍼마켓의 컴벌랜드 소세지 성분: Pork (97%), hog casing, sea salt, potato starch, mace, nutmeg, triphosphates (stabiliser), black pepper, white pepp..
집에서 만들어 먹어 본 영국음식들을 계속해서 소개해 봅니다. 고든 램지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릴게요. 집에 고든 램지 요리책이 많거든요. 채리티 숍에 가면 자주 보여서 잘 집어 옵니다. 어, 그러고 보니, 이 양반이 스콧이네요. 잉글랜드에 자리잡은 스콧이라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에는 표를 행사할 수 없었지요. 잉글랜드에서 성공한 사람이니 마음 속으로는 아마 독립 반대를 지지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잉글랜드에 살고 있는 스콧들이 많아 사실 독립하는 것이 실익이 없어요. 꼬장 부려서 자치권이나 자꾸 더 얻어내는 게 현명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음식은 '토드 인 더 홀'. 흙집에 들어앉은 두꺼비를 떠올려 보세요. 이름 재미있게 잘 지었죠? 생소세지를 요크셔 푸딩 반죽과 합쳐 오븐에 굽는 요리로, 예전에..
우리 한국인들은 식은 밥이 생기면 냉장고 속 이런저런 자투리 채소들을 넣고 볶음밥을 해먹죠. 감자가 주식인 영국에서도 남은 매쉬트 포테이토나 로스트 포테이토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습니다. 어느 나라든 남은 음식 가지고 뚝딱 만들어 내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기 마련인데, 예전에 소개해드린 ☞ 이태리의 판자넬라도 남은 빵을 처치하기 위한 음식이었죠. ☞ 영국의 브레드 앤드 버터 푸딩도 그렇고요. 남은 음식을 영어로 '레프트오버leftover'라고 하는데, 오늘은 레프트오버 포테이토를 이용한 간단하고 맛있는 영국음식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버블 앤드 스퀵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음식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잠시 후에 알려드립니다.) 1806년 요리책에 이미 그 조리법이 실려 있는 오래된 음식입니다...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바비 케이크. 미국 엄마들은 딸내미 생일에 이런 걸 다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대단한 정성이죠. 다쓰 부처, 밥 먹으면서 이 영상 보다가 하도 신기하고 재밌어서 턱 떨어뜨렸습니다. (떠꺽) 그러고 보니, 우리 미일리어와 이리나, 말 안 들으면 이렇게 케이크 안에 가두고 팔 들고 서 있게 해야겠어요. 바비의 저 뻣뻣한 팔은 볼 때마다 재밌어서 웃습니다. * * * 홍차의 계절, 베이킹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다쓰베이더가 어제 밖에 나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뜬금없이 커피콩 모양 쵸콜렛을 사 왔습니다. 툭 던지더니만, "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커피맛 케이크를 구워 내시오." 합니다. 아니, 이 양반? 오늘은 영국의 티타임 클래식인 커피 월넛 케이크를 구워 보겠습니다. 사연이 있는..
새 책을 들인 기념으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컴포트 푸드 하나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벌써 세 번이나 만들어 먹어 봤어요. 책에 실린 사진입니다. 치즈 샌드위치를 만들어 토스트 하는 거지요. 샌드위치 토스트를 영국인들은 '토스티toastie'라고 부릅니다. 치즈와 치즈갈이를 준비해 주세요. 영국 하드 치즈의 향연이 있겠습니다. 치즈는 두 가지를 씁니다. 맛을 내기 위한 체다와 색을 내기 위한 레드 레스터. 체다와 레드 레스터는 짝꿍처럼 붙어다닐 때가 많아요. 영국 클래식 샌드위치 중에도 체다와 레드 레스터를 보슬보슬 갈아 양파 다진 것과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채운 것이 있죠.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입니다. 그냥 주황색 치즈 하나만 쓰면 안 되느냐? ..
제이미 올리버의 열여섯 번째 요리책이 나왔습니다. 출간된 날 샀습니다. 이번 요리책에는 장장 408쪽에 걸쳐 컴포트 푸드 100개를 담았습니다. 컴포트 푸드의 대명사인 영국음식은 물론이요, 유럽 대륙과 미대륙,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중동, 심지어 아프리카 음식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음식은 없느냐? 네,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는 한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한식이 서양인들의 컴포트 푸드가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컴포트 푸드의 정의 컴포트 푸드는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미국 남부 흑인들의 '소울 푸드'와는 다르고, 위로를 주고 기운을 북돋워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 보양식과도 다릅니다. 보신의 ..
영국 블루 치즈인 스틸튼stilton을 이용한 가벼운 전채 겸 샐러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인들은 스틸튼을 사과나 포도 같은, 단맛과 신맛이 동시에 나는 과일과 함께 먹질 않습니다. 온화한 단맛이 나는 서양배는 종종 곁들이지만요. 제가 한 번은 치즈 보드에 포도를 올려서 스틸튼과 함께 먹어 본 적이 있는데요, 맛이 정말 안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의 푸른곰팡이에는 원래 후추처럼 퐈~한 매운 맛 외에 향긋한 과일 맛도 있는데, 둘을 같이 먹으니 포도의 단맛과 신맛도 무효, 푸른곰팡이의 단맛과 매운 맛도 무효가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상쇄하죠. 영국인들은 대신 스틸튼을 먹을 때 호두를 자주 곁들입니다. 'Stilton and walnut'은 'strawberries and cream' 같은 '클래식..
영국에서는 어쩌다가 가끔, 아주 잠깐 동안 다이제스티브가 깡통에 담겨 나올 때가 있습니다. 전세계 다이제스티브 애호가들과 비스킷 틴 수집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이런 깡통 제품이 나오면 잽싸게 낚아채죠. 이베이 같은 데서 몇 배를 남기고 되팔기도 합니다. 저도 소장용으로 깡통 두 개를 챙겼습니다. 영국에 계신 다이제스티브 애호가 여러분, 얼른 수퍼마켓으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녜요. 무려 25cm 길이의 깡통입니다. 안에는 다이제스티브가 들어 있어요. 뚜껑을 열어 보겠습니다. 햐... 아니, 과자가 어떻게 이렇게 뚜껑 바로 아래까지 꽉꽉 들어찰 수가 있나요. 깡통 밑바닥이 살짝 들린 걸 감안하면 깡통 길이와 과자 높이가 거의 일치하는 거죠. 소포장으로 여러 번 나누어..
▲ 스틸튼 치즈도 생산자마다 질감과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 , 스틸튼. 가을이 다가옵니다. 영국음식이 사랑 받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ㅋ 영국인들은 여름엔 지중해나 동남아 휴가지 음식을 해먹으면서 기분 내고, 찬바람 불고 쌀쌀해지면 자기네 음식을 먹으며 비바람에 지친 영혼을 달랩니다. 오늘은 영국의 전통 수프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된장 느낌이 물씬 나는 블루 치즈 레서피입니다. 영국인들의 된장국이라 보시면 되겠네요. 스틸튼 치즈와 브로콜리가 주재료인데, 브로콜리는 굵은 대까지 다 썰어서 활용을 하겠습니다. 저는 보글보글한 브로콜리 머리보다는 가운데의 굵은 대 부분이 더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 톰 에이킨스Tom Aikins의 조리법을 참고했습니다. 스틸..
Worcestershire Sauce - 이거 어떻게 발음해야 합니까? '우스터셔 소스'라고 발음하면 됩니다. 영국인들은 'Worcestershire'가 원래 자기네 주county 이름이고 오랫동안 써온 자기네 소스 이름이라서 발음하는 데 문제를 전혀 못 느끼지만 영국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애를 먹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게 철자하고 발음이 너무 달라 헷갈리기 딱 좋아요. "워세스터샤이어"라고 발음하는 한국인도 종종 봅니다. 영국 도자기 브랜드 중에 가 있는데, 이것도 "로얄 워세스터"라고 쓰는 사람이 많아요. 심지어 같은 영어권 국가인 미국에서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아래의 미국 영상을 보고 제대로 된 발음을 한번 익혀봅시다. 미국인들 발음과 영국인들 발음이 살짝 다릅니다. 미국 발음을 ..
▲ 플라우맨스 런치 1인분 기웃이: 이보오, 주인장. 오늘을 또 무슨 요리를 하려고 도마 위에 재료를 잔뜩 꺼내 놓았소? 여름인데 집에서 요리하는 거 덥지도 않소? 주인장: 이건 도마가 아니오. 코쟁이들 말로 '서빙 보오드'라 하는 것이오. 게다가, 재료를 올려놓은 게 아니라 완성된 먹거리를 올려놓은 것이오. 기웃이: 무엇? 이게 완성된 요리라는 거요, 지금? 주인장: 구라파 코쟁이들은 본디 도마, 아니, 서빙 보드 위에 이런 것들을 잘 올려놓고 즐긴다 하오. 이건 영국의 농부들이 일하다 말고 점심에 먹는 '플라우맨스 런치'라는 것이오. 기웃이: 내가 영어 쫌 아는데, '플라우맨스'라니, 그러니까 우리 새참 같은 것이오? 주인장: 그렇소. 영국에서는 저 옛날부터 맥주ale와 빵과 치즈를 함께 먹는 관습이..
다음Daum 첫 화면에 이라는 공간이 있다. 여자들 수다 떨고 정보 교환하라고 만들어 놓은 곳인데, 거기 작은 방 중에 이라는 방이 따로 있다. 운영진이 선정한 몇몇 고정 필진이 요리 솜씨를 뽐내는 방인데, 나는 우선 이라는 방 이름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 운영진들 머리 속에는 집에서 밥 차리는 일은 여전히 여자의 몫이라는 한국식 고정관념이 박혀 있다. 여기 영국 같으면 그냥 등의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혼자 사는 남자나 자취 대학생, 혹은 남자만 사는 게이 커플 가정도 수두룩한데다, 설사 남녀가 같이 산다 해도 요리란 건 남녀 상관없이 누구든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제 맞벌이 부부 많고 혼자 살면서 기똥차게 잘 해먹는 남자 많지 않나. 나는 이 에 올라오는 요리들을 열심히 관찰하는 습..
영국의 어느 인포그래픽 전문 회사에서 국가별로 그 나라 음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식재료 세 가지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빠져 있어서 좀 서운하긴 합니다만, 나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으니 한번 살펴보세요. 영국음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 세 가지로 로즈메리, 파슬리, 타임을 꼽았네요. 이의를 제기할 영국인도 물론 있겠으나, 곰곰 생각해 보니, 영국 요리책 보고 음식 만들 때 이들 재료가 실제로 많이 필요했던 것 같긴 합니다. 영국에서 쓰는 파슬리는 우리 한국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장식용 뽀글뽀글 파마한 파슬리가 아니라 납작하고 향이 강한 유럽 파슬리입니다.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요리에 강한 맛을 더하죠. 곱슬머리 파슬리도 쓰긴 하는데 납작 파슬리 만큼 많이 쓰는 것 같진 않습니다. 위의 인포그래픽..
윔블던 선수권 대회Wimbledon Championships가 한창입니다.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과 함께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로 꼽힙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이기도 합니다[1877년]. 잔디 코트 위에서 하얀 옷 입은 선수들이 실력 겨루는 모습 많이들 보셨죠? 저는 4대 그랜드 슬램 대회 중 영국 대회가 가장 눈이 시원하고 보기가 좋더라고요. 강렬한 테라코타 색의 프랑스 클레이 코트도 멋있지만, 영국의 잔디 코트 경기를 보는 건 마치 야외에 피크닉 나온 것처럼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실제로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경기장밖 잔디밭에서 대형 화면으로 경기를 보면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요. 윔블던 대회는 또 선수들의 복장 규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하죠. 우..